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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문집

2017.07.04 00:58

안병무 박사의 삶과 신학적 업적을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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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찬국

(상지대학교 총장)


1. 한국신학연구소 설립, 학술지 『신학사상』 발행


안병무(安炳茂) 박사님이 돌아가신 지가 벌써 2년이 되어가는 오늘, 가신 님의 뜻과 삶을 다시 회고해 보고, 남기신 업적을 생각해 보려고 한다. 안 박사님은 신학적 업적뿐만 아니라 한국의 사회와 교회, 그리고 일반 사회를 위한 선구자적 소리와 예언자적 희망과 실천적 결실을 뚜렷하게 보여 주었다.
안 박사님은 한국신학연구소를 설립하여 신학을 기본으로 교회와 사회를 연결하여 한국 사회의 올바른 발전과 희망을 보여주는 데 큰 공헌을 하였다. 또 안 박사님은 신학 교수로서 학문의 발전과 제자들의 육성을 위해서 큰 발자취를 남겼다.
안 박사님이 창간하여 지금도 한국신학연구소에서 나오고 있는 『신학사상』은 현재 100호를 넘고 있다. 『신학사상』은 전문학술지로서 신학자들의 학문 발표뿐만 아니라 일선 교회 교역자들의 원고도 받아들여서 교회와 신학을 연결시키고 나아가서 일반 사회 문제에 대한 기독교적 전망과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신학사상』 지에 기고한 집필자들의 글과 학문적 발표를 보면, 한국 기독교가 배출한 전문적 신학자를 비롯하여, 교회 담임 교역자들의 실천실학 부문의 글, 그리고 시대를 앞서가는 학술 발표 등을 망라하고 있다. 『신학사상』을 통하여, 유수한 새 인물들이 발굴되었고, 학문적 진전을 이루었다. 기독교서회에서 내고 있는 『기독교사상』이 일반 교회 교역자와 평교인을 위한 월간 잡지로 큰 공헌을 하고 있다면, 『신학사상』은 신학전문 계간지로서 특색이 있으며 학계뿐만 아니라 교계에 크게 공헌하고 있다. 안 박사님은 월간지 『현존』(現存)을 창간하여 암울한 시대를 일깨우며 희망을 제시했고, 80년 군부정권에 의해 폐간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그것은 88년에 월간 『살림』으로 복간이 되어 현재 116호를 내고 있다. 한국신학연구소는 이외에도 신학 전문 단행본들을 300여 종이나 출판하였으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한국신학연구소에서 출판한 책 중에 권위있는 업적이라면 『국제성서주석』으로 지금까지 나온 세계적인 여러 주석서들을 엄선하여 번역 출판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많은 교역자들이 한 질씩 구입해 간 것도 확인한 바 있다. 독일 교회로부터 출판지원을 받아 그 많은 전문 서적을 출판하고 또 자립을 위한 정책도 함께 해 나가는 것을 보았다.
안 박사님이 시작한 이런 신학교육과 실천이 후진에게 이어지면서 더 큰 발전과 공헌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감사하다. 겸해서 자랑스럽고 기쁜 일은 이제 한국에도 신학계에 새로운 신학 전문인과 교수들이 자유롭게 연구하고 글을 쓰고 전문 신학서를 출판해 내는 놀라운 진전과 발전을 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한국 교회가 새로운 인재를 키우고 교회를 위한 신학 발전의 길을 열어 주고 있다. 보수든 진보든 교회를 기본적 발판으로 하여 성서의 무궁한 교훈인 하나님의 사상을 올바르게 해석하여 열린 교회로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세워나가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2. 1976년 3·1 민주구국선언 주도로 투옥, 해직교수


1975년 2월 17일 오후에 새문안교회에서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 주체로 열린 두 교수(김동길, 김찬국)의 석방 환영 예배에서 안병무 박사님이 “민중·민족·교회”라는 제목으로 특별강연을 하였다. 실은 이 모임이 요시찰 대상이 되어 장소를 빌리기가 어려웠다. 새문안교회가 별관을 허락해 주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별관을 메울 수 있었다. 고려대학교의 이문열 교수가 기독자교수협의회 회장이었고, 서울대학교의 한완상 교수가 총무였는데, 이 두 분이 “민족과 교회”라는 주제 제목을 가지고 동아일보사로 가다가 한 박사의 제의로 “민중·민족·교회”로 바꾸었다. 안 박사님도 동의하여 “민중·민족·교회”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하였다.
이른바 민중신학의 출발이 바로 이런 배경에서 처음으로 시도되었으며, 성서의 민중 개념이 차별과 억압을 받고 있는 민중(오클로스)을 해방하고 자유하게 한다는 뜻으로 안 박사님이 해석하였다. 민중신학의 수립을 위한 학문적 근거와 이론의 해석을 안 박사님이 더 발전시켜 나갔다. 고난받는 약자 민중의 개념 해석도 계속되었다. 안 박사님의 민중신학은 스위스, 독일 등 해외에서 더 주목을 받아서, 안 박사님의 민중신학을 연구한 박사학위 논문까지 나왔다고 한다.
안 박사님의 민중신학은 곧 한국의 민주화를 위한 실천적 대열과 연결이 되어 나갔다. 안 박사님 자신이 비민주적 탄압자에 대결하는 한국 민주화 운동에 동참하였다. 마침내 1976년 3·1 민주구국선언(문익환 목사 주도) 대열에 안 박사님도 참여하였다. 여기에 참여했다가 구속된 분들이 많다. 안 박사님도 1년 반의 옥고를 치르고 나왔다. 한신대 교수직도 박탈당하셨지만 많은 해직 교수들끼리 뜻을 같이 하여 해직교수협의회란 조직을 만들어 84년에 모두 복직될 때까지 민주화 운동과 복직운동을 해 나갔다.
학교 강단에 나서지 못한 7년간 안 박사님은 해직 교수로서 한국신학연구소 출판사업을 계속하여 성서학 분야를 비롯한 많은 책들을 출판하였다. 안 박사님 자신이 저술가로서 많은 책들을 출간하셨으니 그분의 큰 공헌이라 하겠다. 『역사와 해석』(1982), 『역사 앞에 민중과 더불어』(1986), 『민중신학이야기』(1989), 『민중 사건 속의 그리스도』(1989), 『갈릴래아의 예수』(1990) 등 10권의 전문 서적을 저술했으니, 그 정력과 정성에 있어서 어느 누구도 따를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3. 평신도 설교자로서 인권운동가


필자는 안병무 박사님과 함께 이른바 복음동지회란 친교단체에 부부동반의 친교와 함께 한국 교회 문제를 비롯한 개신교의 신학적 발전을 위한 대화를 자유롭게 확대하는 모임에 참석한 바가 있었다. 각 신학대학에서 전공분야를 토론하면서도 교회 연합적인 면에서 자유로운 신학 확대의 자리를 마련했었다.
여기에 어울린 회원들은 교회연합적인 사고와 활동과 대화를 즐겼던 것이다. 신학교 또는 신학대학이 달라도 신학적 대화 자리가 계속되었던 복음동지회의 과거를 회고해 보면 한국의 신학 발전에 각각 기여한 폭넓은 안목을 키우는 대화를 즐겨 했다. 안병무 박사도 이 모임에 빠지지 않고 참가하였다.
신학대학 교수로서 대개 목사 안수를 받고서 신학교육에 헌신했는데 안 박사님만 목사 안수를 안 받고서도 한국신학대학의 신약학 교수 일을 보았다. 평신도 신학자로서 향린교회의 담임자, 평신도 설교자로서 설교와 전도를 해 왔었다. 서울 명동성당 아래 골목에 있는 향린교회는 이른바 지성인들과 젊은이들의 예배를 주관하면서 평신도 설교자로 큰 영향을 주었다.
한국에서도 인권 문제가 과거 유신독재 때와는 달리 비교적 자유스럽고 인권존중을 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안병무 박사님의 자유, 인권존중의 신학적 방향 제시가 오늘의 한국 교회와 일반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온 데 대해서 감사한다. 앞으로 더욱더 한국 사회가 인권존중을 중시하는 민주사회로 나아가는 큰 역사 발전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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