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전집

전집은 OCR 스캔 잡업으로 진행되어 오탈자가 있습니다.
오탈자를 발견하면 다음과 같이 등록해 주시면 관리자가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1. 수정 요청을 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2. 본문을 읽는 중에 오탈자가 있는 곳을 발견하면 앞뒤 텍스트와 함께 마우스로 선택합니다.
3. 그 상태에서 [오른쪽 마우스]를 클릭하여 나타나는 창에서 수정 후 [수정요청]을 클릭합니다.
4. 각주의 경우에는 각주 번호를 마우스오버하여 나타난 창을 클릭하면 수정요청 창이 열립니다.

※ 컴퓨터 브라우저에서만 가능합니다.
3. 소리를 지르는 돌이 되는 민중

성서의 복음서 중에 예수의 수난사는 중추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그 서술 속에 무리(ochlos)의 거동은 묘하게 반영되어 있다.

예수를 처형시까지 이끄는 그 무대에 나타난 것은 유다 종교지도자와 로마의 권력자이다. 이들은 모두 그 무리의 소리에 의존한다. 그무리는 무명의 무리이다. 그들을 이끄는 지도자도 나타나있지 않다. 그런데 저들은 일제히 같은 소리를 지른다.

예수가 예루살렘에 입성할 때 이 무리는 손에 손에 종려나무 가지를 꺾어 들고 "호산나"를 부르며 어린 나귀를 타고 들어오는 초라한 예수를 '왕 중의 왕'으로 환영한다. 무얼 안다고? 그러기에 유다 종교지도자들은 그들의 우매함을 한탄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 예수는 저들이 가만있으면 저 돌들이 소리를 지를 것이라고 응수한다.

이 말은 '무리의 소리', '민심'에 대한 최대의 경의를 나타낸 말이다. 돌! 입 못 가진 돌! 그것은 자기 뜻을 논리적으로 진술 못하는 무리와 같다. 그러나 저들은 저 돌들의 '마음'을 대신했다. 저들의 '우메'는 저 돌들의 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 소리는 머리에서 입으로 나은 소리가 아니요, '몸부림'이다. 그래서 순수하며 그래서 천심이요, 천성(天聲)이었다. 저들은 오히려 영리하기 때문에 입을 다문 지도층을 뒤로 밀쳐놓고 이 역사의 소리를 대신한 것이다. 그러므로 저들의 소리는 아무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같은 무리의 소리는 순식간에 '예수를 십자가에! 십자가에!'라고 변조됐다. 우리는 저들의 변조(變調)에서 그 우매함을 한탄하기 전에 어떻게 그처럼 순식간에 변조 화음의 대합창을 할 수 있었나하는 데 놀랄 수밖에 없다. 예루살렘 입성 때는 환영, 환희의 대합창! 그런데 이번에는 일치해서 증오와 저주의 합창을 한다. 제1악장에서 제2악장으로 넘어간 합창인가? 지휘자도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저런 합창이 가능할까?

그런데 복음서 기자는 예수의 십자가처형은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 위해 꼭 있어야 할 드라마로 해석한다. 그러하면 그들의 합창의 지휘자는 하느님 자신이라는 말이 된다. 그러므로 저들은 신의 뜻을 합창한 것이다. 그를 '왕 중의 왕'으로 알고 환성을 올린 것도 이 무명의 무리뿐이었으며, 그는 반드시 죽어야 한다는 사실을 안 것도 이 무리뿐이다.

저 무리(ochlos)는 '진리'를 죽였다. 그렇게 보면 저들은 진리의 반역자들이다. 그러나 그 소리를 다시 새겨들으면, 진리는 죽어야 사람을 영원히 살리는 진리일 수 있다는 영원한 진리의 선포인 것이다.

유다 종교지도자들은 이 순간 미소를 지었을 것이다. 저들은 이 무리를 선동하는 데 성공했다고 생각했으리라. 그러나 실상은 저들이 그 무리에게 아부한 것이다. 저들은 스스로의 힘으로는 빌라도를 설득할 수 없었기에 민중의 입을 빌리려고 했다. 그런데 그 결과는 이 무리와 로마정권(빌라도)을 대결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준 것뿐이다. 빌라도의 눈에 이 무리쯤은 하찮은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 무리의 소리에 따라 로마의 법을 유린하면서까지 예수를 처형해야만 했다. 이로써 이 무리는 로마정권을 이 일의 공범자로 몰아넣었다. 그러나 그것은 동시에 이 십자가의 사건을 세계사적 사건이 되게 한 것이다. 그렇게 만든 주역은 바로 이 무리였다. 그러므로 이 무리는 다음의 제3장의 합창을 가능하게 했다.


List of Articles
표지
역사의 담지자
   
제1부 민중의실체
   
민족ᆞ민중ᆞ·교회
    1. 민중이 없었던 역사
    2. 그리스도교회는 무엇을 했는가
    3. 한국 그리스도교의 기본자세
민중과 더불어 I
    1. 가치의 붕괴
    2. 가치의 기준
    3. 이웃이 누구인가
    4. 민중과 예수
    5. 예수와 어린이
    6. 혼동의 현장
풀과 씨알과 돌
    1. 민의 두 얼굴
    2. '기적'을 일으키는 민중
    3. 소리를 지르는 돌이 되는 민중
민중언어와 그리스도교
    1. 민중언어
    2. 한국 혼의 전승자
    3. 서구 문화와 성서언어
    4. 한국 교회와 민중언어
민중의 힘
    1. 성서 안의 민중운동의 맥
    2. 민중운동의 태
    3. 민중운동의 태동
고난하는 한국의 민중 : 독일 신학계에 하는 말
    1. 독일 신학의 피할 수 없는 함정
    2. 육의 자기초월
    3. 반(反) 두 나라설
    4. 비그리스도인들과의 연대
   
제2부 민중, 역사의 주체
   
민중신학은 무엇인가
    1. 민중신학의 주제들
    2. 질문과 대답—성서해석의 시각
    3. 민중신학의 축
민중적 신앙고백
    1. 우리의 현장
    2. 우리 교회사적 반성
    3. 현재와 미래의 과제
민중과 교회
    1. 민중신학과 교회론
    2. 고린토교회의 문제
    3. 교회 밖의 문제와 바울로의 케리그마
    4. 교회론이 없는 마르코복음
    5. 루가의 교회론
    6. 맺는 말
새 역사의 주인
    1. 역사의 담지자
        1) 예수의 경우
        2) 가난한 자의 공동체(바울로)
        3) 야고보의 경우
    2. '가난한 자'가 주인 되는 때
    3. 맺는 말
민중이 주도하는 민족통일
    1. 분단상태의 성격
    2. 민족통일을 위한 움직임
    3. 민족통일운동의 거점
    4. 통일문제 해결의 성서적 거점
예수와 민중
    1. 케리그마의 그리스도와 역사의 예수
    2. 예수와 민중
    3. 그리스도론의 핵심으로서의 예수의 고난
예수와 해방
    1. 머리말
    2. 예수시대의 민족해방의 노력들
    3. 예수의 해방운동
        1) 병에서의 해방
        2) 체제에서 해방
        3) 증오, 복수에서의 해방
    4. 결론(마리아 찬가)
   
제3부 민중운동과 민중신학
   
민중사전 속의 그리스도
    1. 충격
    2. 신학적 문제 정리
    3. 민중사건 속의 그리스도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느님의 어린양
    1. 속죄양
    2. 세진이의 부활을 경험한 어머니
    3. 예수와 석가의 만남
    4. 보라, 이 사람을
민중과 더불어 II
    1. 거울이 유죄?
    2. 허상과 실상
    3. 논어를 읽으며
    4. 역사적 시점
    5. 민중과 더불어
민중사와 교회사
    1. 그리스도교회로 몰려든 자들의 사회적 성분
    2. 교회는 저들에게 무엇을 주었는가
    3. 그리스도교와 사회주의
    4. 성서에서 본 한국 교회사
민중운동과 민중신학
    1. 민중운동에서 민중신학으로
    2. 민중신학의 눈으로 본 성서
        1) 민중신학 이전의 신학
        2) 구약은 민중해방의 사건이다
        3) 예수의 민중이야기—'우리'
    3. 한국 역사 속에서 민중신학의 과제
    4. 민중운동의 그리스도적 의미
   
제4부 민중과 민족
   
옳은 백성 옳은 민족
    1. 민심이 곧 천심
    2. 잘난 백성 못난 백성
    3. 산 백성으로 서는 길
우리에게 일용할 배고픔을!
    1. 배고픔
    2. 그날 그날 먹을 양식을!
    3. 우리에게 그날 그날의 배고픔을 주소서
민중은 '환생'한 예수
    1. 예수는 '영웅'이 아닙니다
    2. 왜 마르코는 '만나자'는 약속만 남기고 붓울 놓는가
    3. 민중으로 환생한 예수?
    4. 오늘도 이어지는 '환생' 사건
민중적 민족주의 : 한완상 『민중과 지식인』 서평
    1. 개복(開腹)된 병상
    2. 민중은 누구인가
    3. 민중에게 의한 민족 세우기
   
제5부 민중과 예복
   
민중과 예복
    1. 객이 주인 되는 이야기
    2. 폭력으로 기득권 수호
    3. 수호자에 대한 심판
한국적 그리스도인상의 모색
    1. 문제 제기
    2. '한국적'이란 어떤 것인가
    3. '한국적'인 것과 그리스도교
    4. 한국 문화와 그리스도교 유산의 합류
    5. 근대화의 모순과 민족통일의 과제 앞에서
    6. 한국적 그리스도상의 맹아
민족문제와 민중신학
    1. 민족문제에 눈을 뜰 때까지
    2. 오늘의 민족문제를 보면서
    3. 민중적 민족
    4. 민중의 강인한 생명력, 민중은 생명의 근원이다
    5. 민족적인 것에 대한 예수의 태도—선 자리에 대한 강한 책임의식
    6. 민족문제를 어떤 원칙에서 풀어나가야 하나
    7. 민주에 대한 영원
탈서구신학과 민중신학 : 독일신학자들과의 논쟁
    1. 여러분들이 제기한 질문의 전반적인 구조
    2. 하나하나의 질문에 대하여
  
판권
표지
 
제1부 부활의 아침
어느 부활절 아침 (요한 21, 1)
오늘의 부활현장 (사도 2, 22-24)
부활의 그리스도와 그 현장 (사도 2, 22-24)
받은 것을 땅에 묻어두지 말라 (마태 25, 14-20)
사람을 낚는 어부 (마르 1,16-20)
부활 신앙 (고전 13, 12)
공포에서의 해방 (마태 10, 26-33)
"와서 보라" (요한 1, 35-39)
민중은 '환생'한 예수? (마르 6, 14-16)
 
제2부 하느님과 우상
두 질서 (마태 20, 1-16)
빛의 아들들 이 세대의 아들들 (루가 16, 1-8)
악에서의 구원 (마태 6, 13)
성서의 구원론 (요한 17, 13-16)
민중의 설교자 (루가 9, 3)
우상과 하느님 (고전 8, 1-6)
뱀처럼 들리운 예수 (요한 3, 14-16)
누가 네 이웃인가? (루가 10, 29-37)
믿음과 결단 (마태 4, 1-11)
구하라, 찾으라, 두드리라 (마태 7, 7-11)
기도 (마태 14, 22-23)
저항과 복종 (마태 21, 28)
단(斷)! (마르 9, 42-48)
살림운동은 죽임의 세력과 투쟁이다 (요한 1, 4; 6, 53)
 
제3부 새 세계의 건설자
자유에의 길 (갈라 4, 1-10)
일어나라 (사도 3, 1-10)
새 세계의 건설자 (에페 2, 11-22)
죽음보다 더 확실한 것 (로마 8, 38-39)
바울의 인간관 (로마 8, 18-30)
바울의 현존 이해 (필립 3, 1-14)
문(門) (요한 10, 7-16)
나를 따르라 (루가 9, 57-62)
'그리스도 안에서'라는 현실 (갈라 3, 26-29)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 (고전 12, 12-27)
자유에의 길과 그리스도 (루가 4, 18-19)
표지
 
제1부 구걸하는 초월자
앎의 두 면 (고전 8, 1-13)
져야 할 십자가 (마르 8, 3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Next
/ 6
위로
텍스트를 수정한 후 아래 [수정요청] 버튼을 클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