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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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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육의 자기초월

육이 된 말인 예수가 가장 밑바닥에 존재합니다. 그는 노동자이며 불학무식한 가난한 자입니다. 그러므로 그는 부자와 기득권자에 대해서 약합니다. 그는 예루살렘으로 가서 저들과 대결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그는 강한 자들에 의해 처형당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사건이 육의 자기초월인 것입니다. 이런 사건이 또한 오늘 민중사건 속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육이 그런 것처럼 또한 민중도 쉽게 유혹에 빠져 자기를 상실할 수도 있습니다. 민중은 바로 가난하기 때문에 그리고 계속되는 박해 때문에 쉽게 이기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이 민중은 자기 자신을 완전히 잊어버리고 자기를 희생의 제물로 내던질 수 있습니다.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위해 자신을 버림으로써.

이러한 민중사건은 오늘 한국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계속 발견됩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관객 같은 중립적 위치를 버릴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바로 예수사건이 그런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민중신학자들은 그러한 민중사건에 참여함으로써 현재의 그리스도사건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민중신학은 바로 민중사건에 참여함으로써 그리스도사건의 현장에서 체험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이러한 사건에 가시적인 표상이 될 수 있을까요? 그것은 오직 교회 안에서의 삶이 자기 초월할 수 있을 때만 가능합니다.

독일 신학은 생활현장과 멀리 떨어진 신학입니다. 지금도 나는 필요에 따라 독일 신학의 논문들을 읽습니다. 그런데 그 글들은 거의 예외 없이 다른 신학 또는 사고와의 관계에 대한 서술이지 삶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이 신학의 '삶의 자리'는 사회도 아니고 교회도 아닌 오직 학문영역에서 맴돌고 있습니다. 나는 이러한 신학적인 작업에서 독일 안에서 일고 있는 평화운동이나 경제정치적 상황을 거의 감지하지 못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심지어 독일 교회가 어떤 과제에 당면해 있고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지도 감지하지 못합니다.

 

독일 신학은 '신학한다'(Theologizierung)는 것 자체에 감금되어 있으면서 너무도 자족하고 있습니다. 신학은 그의 삶의 자리를 장으로하고 그것과의 교류 속에서만 가능할 것입니다. 우리는 성서를 삶의 콘텍스트 안에서 읽습니다. 또 삶과 직결된 해석은 우리에게 성서로의 길을 보여줍니다.

삶의 현장에서 문제의식을 갖게 된 것이 우리의 역사적 현실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는 수난당하면서 삶의 의미를 묻는 민중을 계속 만났습니다. 저들은 예수의 고난의 현장을 반영했으며, 고난의 의미를 찾게 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이 민중의 고난의 현장에서 우리는 예수의 고난을 경험했습니다. 즉 고난받는 현재의 민중이 예수의 고난을 가시화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예수사건이 케리그마보다 앞서고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나는 서구 신학이 역사현실을 무시하기만했다고 보지 않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후 이른바 '변증신학'은 역사적 현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였습니다. 바르트(K. Barth)는 목사로서 한 손에 신문을 들고 또 한 손에 성서를 든 고충을 반영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바르트의 손에서 신문은 사라지고 도그마만 남았습니다.

신약은 하느님이 그리스도를 이 세상에 이 세상을 위해 보냈다고 증언합니다. 그 점에서 보냄받은 예수가 어디로 보내지고 어떻게 행위했는지가 구체적이고 분명합니다. 예수는 "나는 죄인을 부르러 왔지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며, 잘사는 자나 행복한 자들을 부르 러 온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자들을 찾으러 왔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는 예루살렘이 아니라 갈릴래아로 갔습니다. 갈릴래아에서도 가난한 자나 눌린 자들에게로 갔습니다.

마르코 1장 14절에서 이 갈릴래아는 단순히 지역적인 의미가 아니라 정치적인 성격을 드러냅니다. 예수의 활동은 세례자 요한의 체포와 더불어 시작됩니다. 갈릴래아는 세례자 요한을 체포한 장본인인 헤로데 안티파스의 지배영역입니다. 바로 이때에 여기서 활동을 전개했다는 것은 정치적 충돌을 불가피하게 한 것입니다. 갈릴래아는 예수가 선택한 선택의 장인데, 그것이 바로 고난받는 민중의 현장입니다. 독일 교회는 이러한 현장을 알고 있습니까? 이러한 선교의 장이 있습니까? 현장이 없는 생각은 오직 무책임한 학문적인 유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구 신학을 본뜨는 데만 바빴습니다. 그런데 경제적, 정치적 갈등의 현장에서 민중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1970년 10월 13일에 분신자살하면서 노동자의 참상을 세상에 폭로한 전태일의 분신자살은 우리에게 큰 충격이었습니다. 강단신학에서 안주하던 우리는 민중의 삶에 눈을 떠야만 했습니다. 그의 분신자살을 통해서 우리는 산업화사회의 그늘 밑에서 기본적인 인권이 어떻게 유린되는지를 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고난에 찬 노동자들의 삶의 한복판에서 우리는 성서를 새로 읽고 민중의 삶에 참여함으로써 민중신학이 형성됐습니다.


List of Articles
표지
역사의 담지자
   
제1부 민중의실체
   
민족ᆞ민중ᆞ·교회
    1. 민중이 없었던 역사
    2. 그리스도교회는 무엇을 했는가
    3. 한국 그리스도교의 기본자세
민중과 더불어 I
    1. 가치의 붕괴
    2. 가치의 기준
    3. 이웃이 누구인가
    4. 민중과 예수
    5. 예수와 어린이
    6. 혼동의 현장
풀과 씨알과 돌
    1. 민의 두 얼굴
    2. '기적'을 일으키는 민중
    3. 소리를 지르는 돌이 되는 민중
민중언어와 그리스도교
    1. 민중언어
    2. 한국 혼의 전승자
    3. 서구 문화와 성서언어
    4. 한국 교회와 민중언어
민중의 힘
    1. 성서 안의 민중운동의 맥
    2. 민중운동의 태
    3. 민중운동의 태동
고난하는 한국의 민중 : 독일 신학계에 하는 말
    1. 독일 신학의 피할 수 없는 함정
    2. 육의 자기초월
    3. 반(反) 두 나라설
    4. 비그리스도인들과의 연대
   
제2부 민중, 역사의 주체
   
민중신학은 무엇인가
    1. 민중신학의 주제들
    2. 질문과 대답—성서해석의 시각
    3. 민중신학의 축
민중적 신앙고백
    1. 우리의 현장
    2. 우리 교회사적 반성
    3. 현재와 미래의 과제
민중과 교회
    1. 민중신학과 교회론
    2. 고린토교회의 문제
    3. 교회 밖의 문제와 바울로의 케리그마
    4. 교회론이 없는 마르코복음
    5. 루가의 교회론
    6. 맺는 말
새 역사의 주인
    1. 역사의 담지자
        1) 예수의 경우
        2) 가난한 자의 공동체(바울로)
        3) 야고보의 경우
    2. '가난한 자'가 주인 되는 때
    3. 맺는 말
민중이 주도하는 민족통일
    1. 분단상태의 성격
    2. 민족통일을 위한 움직임
    3. 민족통일운동의 거점
    4. 통일문제 해결의 성서적 거점
예수와 민중
    1. 케리그마의 그리스도와 역사의 예수
    2. 예수와 민중
    3. 그리스도론의 핵심으로서의 예수의 고난
예수와 해방
    1. 머리말
    2. 예수시대의 민족해방의 노력들
    3. 예수의 해방운동
        1) 병에서의 해방
        2) 체제에서 해방
        3) 증오, 복수에서의 해방
    4. 결론(마리아 찬가)
   
제3부 민중운동과 민중신학
   
민중사전 속의 그리스도
    1. 충격
    2. 신학적 문제 정리
    3. 민중사건 속의 그리스도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느님의 어린양
    1. 속죄양
    2. 세진이의 부활을 경험한 어머니
    3. 예수와 석가의 만남
    4. 보라, 이 사람을
민중과 더불어 II
    1. 거울이 유죄?
    2. 허상과 실상
    3. 논어를 읽으며
    4. 역사적 시점
    5. 민중과 더불어
민중사와 교회사
    1. 그리스도교회로 몰려든 자들의 사회적 성분
    2. 교회는 저들에게 무엇을 주었는가
    3. 그리스도교와 사회주의
    4. 성서에서 본 한국 교회사
민중운동과 민중신학
    1. 민중운동에서 민중신학으로
    2. 민중신학의 눈으로 본 성서
        1) 민중신학 이전의 신학
        2) 구약은 민중해방의 사건이다
        3) 예수의 민중이야기—'우리'
    3. 한국 역사 속에서 민중신학의 과제
    4. 민중운동의 그리스도적 의미
   
제4부 민중과 민족
   
옳은 백성 옳은 민족
    1. 민심이 곧 천심
    2. 잘난 백성 못난 백성
    3. 산 백성으로 서는 길
우리에게 일용할 배고픔을!
    1. 배고픔
    2. 그날 그날 먹을 양식을!
    3. 우리에게 그날 그날의 배고픔을 주소서
민중은 '환생'한 예수
    1. 예수는 '영웅'이 아닙니다
    2. 왜 마르코는 '만나자'는 약속만 남기고 붓울 놓는가
    3. 민중으로 환생한 예수?
    4. 오늘도 이어지는 '환생' 사건
민중적 민족주의 : 한완상 『민중과 지식인』 서평
    1. 개복(開腹)된 병상
    2. 민중은 누구인가
    3. 민중에게 의한 민족 세우기
   
제5부 민중과 예복
   
민중과 예복
    1. 객이 주인 되는 이야기
    2. 폭력으로 기득권 수호
    3. 수호자에 대한 심판
한국적 그리스도인상의 모색
    1. 문제 제기
    2. '한국적'이란 어떤 것인가
    3. '한국적'인 것과 그리스도교
    4. 한국 문화와 그리스도교 유산의 합류
    5. 근대화의 모순과 민족통일의 과제 앞에서
    6. 한국적 그리스도상의 맹아
민족문제와 민중신학
    1. 민족문제에 눈을 뜰 때까지
    2. 오늘의 민족문제를 보면서
    3. 민중적 민족
    4. 민중의 강인한 생명력, 민중은 생명의 근원이다
    5. 민족적인 것에 대한 예수의 태도—선 자리에 대한 강한 책임의식
    6. 민족문제를 어떤 원칙에서 풀어나가야 하나
    7. 민주에 대한 영원
탈서구신학과 민중신학 : 독일신학자들과의 논쟁
    1. 여러분들이 제기한 질문의 전반적인 구조
    2. 하나하나의 질문에 대하여
  
판권
표지
 
제1부 부활의 아침
어느 부활절 아침 (요한 21, 1)
오늘의 부활현장 (사도 2, 22-24)
부활의 그리스도와 그 현장 (사도 2, 22-24)
받은 것을 땅에 묻어두지 말라 (마태 25, 14-20)
사람을 낚는 어부 (마르 1,16-20)
부활 신앙 (고전 13, 12)
공포에서의 해방 (마태 10, 26-33)
"와서 보라" (요한 1, 35-39)
민중은 '환생'한 예수? (마르 6, 14-16)
 
제2부 하느님과 우상
두 질서 (마태 20, 1-16)
빛의 아들들 이 세대의 아들들 (루가 16, 1-8)
악에서의 구원 (마태 6, 13)
성서의 구원론 (요한 17, 13-16)
민중의 설교자 (루가 9, 3)
우상과 하느님 (고전 8, 1-6)
뱀처럼 들리운 예수 (요한 3, 14-16)
누가 네 이웃인가? (루가 10, 29-37)
믿음과 결단 (마태 4, 1-11)
구하라, 찾으라, 두드리라 (마태 7, 7-11)
기도 (마태 14, 22-23)
저항과 복종 (마태 21, 28)
단(斷)! (마르 9, 42-48)
살림운동은 죽임의 세력과 투쟁이다 (요한 1, 4; 6, 53)
 
제3부 새 세계의 건설자
자유에의 길 (갈라 4, 1-10)
일어나라 (사도 3, 1-10)
새 세계의 건설자 (에페 2, 11-22)
죽음보다 더 확실한 것 (로마 8, 38-39)
바울의 인간관 (로마 8, 18-30)
바울의 현존 이해 (필립 3, 1-14)
문(門) (요한 10, 7-16)
나를 따르라 (루가 9, 57-62)
'그리스도 안에서'라는 현실 (갈라 3, 26-29)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 (고전 12, 12-27)
자유에의 길과 그리스도 (루가 4, 18-19)
표지
 
제1부 구걸하는 초월자
앎의 두 면 (고전 8, 1-13)
져야 할 십자가 (마르 8,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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