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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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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병에서의 해방

첫째로 중요하게 보도된 것은 그가 병자를 병에서 해방하는 행위이다. 이 점은 특히 마르코복음에서 두드러진다. 그런데 병을 고치는 경우마다 차이점과 공통점이 있다. 차이점은 교리적 측면에서 볼 때 분명히 드러나는데, 그것은 절대로 획일적인 요구나 조건을 전제하지 않고 경우마다 다르다는 점이다. 마르코복음에 병 치료 이야기가 11회 나오는데 그중에 병 치유의 '조건'으로 '믿음'을 말하는 것이 다섯 번 나온다. 그러나 두 경우(혈루병 여인 5, 25 이하; 맹인 바르티매오 10, 46 이하)가 같은 양식인 "네 믿음이 너를 낳게 했다"로 표현되었고, 한 경우는 믿으면 불가능이 없다(9, 14 이하)는 어두로 간접적이며, 한 곳만이 뚜렷이 "믿음을 전제하고", "네 죄가 사해졌다"(2, 1 이하)라는 선언이 있는데 이것은 병이 죄값이라는 인상을 준 유일한 것이다. 그런데 바로 이 이야기에서 조건이 된 믿음은 환자 자신의 믿음이 아니라 그를 떠메고 온 이들(복수)의 믿음을 지적하는 것으로 다른 경우와는 다르다.

이상에서 병에서 해방시켜주는 예수에게서 어떤 교리적 조건을 찾을 수 있을까? 믿음? 죄 사함? 그렇게 단정하기에는 앞뒤가 잘 맞지 않는다. 유일하게 죄 사했다고 한 현장은 그 환자 자신의 신앙이 아니다. 그리고 그 병이 그의 죄값이라고 강조하려는 흔적이 없다. 그랬다면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는 다침 정도가 있을 법하다.

이야기는 예수가 죄 사하는 능력이 있다는 그리스도론으로 이동되므로 양식사나 편집사적 연구가들은 그 환자의 해방에 별 의미를 주지 않는다. 그런데 당시는 그리스도 케리그마가 발달하였고 믿음이 구원의 조건으로 절대적 위치를 차지한 때인데(바울로) 이렇게 병마에서의 해방의 조건으로 어설프게 취급할 수 있으랴?

더욱이 그 믿음의 성격을 보면 바울로의 믿음 이해와는 상관이 없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말하자면 그것은 모두 그리스도론적 신앙이 아니라 예수가 병을 고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신뢰이다. 그리고 그 나머지 과반수는 그 어떤 조건도 없고, 그저 요청에 따라서 치유해주는 것뿐이다. 그 많은 예들에서 지적할 것이 있다면 저들을 측은히 여겨 그 병마에서 해방시키겠다는 의지 하나뿐이며, 이것이 병 치유의 근본동기이다. 그런 의지 앞에 어떤 조건도 있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해방운동에서 어떤 반대급부적 교리를 끌어내려는 노력은 금물이다. 가령 "네 죄를 사했다"고 하는 경우 그런 발언에서 병은 죄값이라고 연역해서는 안 된다. 바로 그런 사고는 라삐 유다교적인 것으로서 바로 예수가 거부하는 것이다(루가 13, 1; 요한 9, 1 이하 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같은 선언을 했다고 한다면, 그것은 병에 걸렸기에 '죄인'이라는 관념에서 그를 일단 해방시키는 선언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따라서 그것은 "너는 죄인이 아니다"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그것은 병자 자신에게 "너는 사람이다"라는 선언이며, 예수의 적대자들 앞에는 하나의 시위가 되는 것이다. 이런 결론을 쉽게 내릴 수 있는 것은 예수에게서 병은 죄값이라는 전제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병을 고친다는 것은 결코 병마의 고통에서의 해방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병마'에서의 해방이다. 여기서 '병마'라고 하는 경우(원문은 πνεμα, 마르 9, 179, 20), 병자 자신의 죄를 운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제된 포로상태에 있는 희생자라는 전제가 있다. 이 점은 특히 예수가 귀신 쫓는 행태에서 뚜렷하다. 귀신 쫓음(Exorzismus)은 예수의 행태에서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갖는데, 그것은 기존세계(체제)를 지배하는 힘의 총칭인 사탄과의 대결을 의미한다. 복음에는 그의 활동을 악마와의 대결로 표시하고 있다. "내가 하느님의 손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내면 하느님 나라는 이미 너희 안에 있다"(루가 11, 20)고 한 것이 그 단적인 표현안데, 이른바 귀신들린 자를 치유할 때의 장면은 의사와 병자의 관계가 아니라 적과의 대결을 방불케 하는 서술법을 쓴다. 그것은 바로 하느님과 악마가 싸우는 전쟁의 전선에 선 지휘자의 자세이다. 그 싸움은 바로 악마에게 사로잡힌 사람을 해방시키려는 것이지 그 병든 자의 행태―그것이 윤리적이든 종교적이든―와 관련시키지 않는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치유된 자에 대한 '후속조치'이다. 대부분의 경우 치유된 사람들을 집으로 돌려보낸다(荒井 獻 지적). 이것은 '나를 따르라'라는 맥락과는 대조되는 것인데, 그것은 그 병자들이 바로 그 사회에서 '실권자'(失權者)가 되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해방운동으로서의 치유의 성격의 또 다른 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서 나병환자의 치유 이야기를 들 수 있다(마르 1, 40 이하). 나병은 '천벌'이라는 관념이 라삐 유다교에 와서 고정화됐다. 그러므로 나병환자는 자기 집과 고향을 떠나야 한다. 그들은 인간의 권리를 박탈당하는 셈이다. 그런데 예수는 치유된 나병환자를 집으로 돌려보내면서 그 사회의 복권절차를 밟으라고 한다. 그것은 제사장에게 치유됐다는 확인증을 받는 것인데, 그것을 위한 대가로 재물을 바쳐야 한다. 이런 지시는 예수가 유다 제사제도를 인정했느냐의 문제와 상관없다. 그것이 그 버림받은 자의 복권의 길이기에 그런 과정을 거치는 것을 개의치 않았다. 이 사람에게 해방은 바로 제 집, 제 고향에 돌아가 함께 살 수 있는 여건을 갖추는 것이다. 그러한 복권을 위해서는 종교적 고집 따위는 문제가 아닌 것이다.


List of Articles
표지
역사의 담지자
   
제1부 민중의실체
   
민족ᆞ민중ᆞ·교회
    1. 민중이 없었던 역사
    2. 그리스도교회는 무엇을 했는가
    3. 한국 그리스도교의 기본자세
민중과 더불어 I
    1. 가치의 붕괴
    2. 가치의 기준
    3. 이웃이 누구인가
    4. 민중과 예수
    5. 예수와 어린이
    6. 혼동의 현장
풀과 씨알과 돌
    1. 민의 두 얼굴
    2. '기적'을 일으키는 민중
    3. 소리를 지르는 돌이 되는 민중
민중언어와 그리스도교
    1. 민중언어
    2. 한국 혼의 전승자
    3. 서구 문화와 성서언어
    4. 한국 교회와 민중언어
민중의 힘
    1. 성서 안의 민중운동의 맥
    2. 민중운동의 태
    3. 민중운동의 태동
고난하는 한국의 민중 : 독일 신학계에 하는 말
    1. 독일 신학의 피할 수 없는 함정
    2. 육의 자기초월
    3. 반(反) 두 나라설
    4. 비그리스도인들과의 연대
   
제2부 민중, 역사의 주체
   
민중신학은 무엇인가
    1. 민중신학의 주제들
    2. 질문과 대답—성서해석의 시각
    3. 민중신학의 축
민중적 신앙고백
    1. 우리의 현장
    2. 우리 교회사적 반성
    3. 현재와 미래의 과제
민중과 교회
    1. 민중신학과 교회론
    2. 고린토교회의 문제
    3. 교회 밖의 문제와 바울로의 케리그마
    4. 교회론이 없는 마르코복음
    5. 루가의 교회론
    6. 맺는 말
새 역사의 주인
    1. 역사의 담지자
        1) 예수의 경우
        2) 가난한 자의 공동체(바울로)
        3) 야고보의 경우
    2. '가난한 자'가 주인 되는 때
    3. 맺는 말
민중이 주도하는 민족통일
    1. 분단상태의 성격
    2. 민족통일을 위한 움직임
    3. 민족통일운동의 거점
    4. 통일문제 해결의 성서적 거점
예수와 민중
    1. 케리그마의 그리스도와 역사의 예수
    2. 예수와 민중
    3. 그리스도론의 핵심으로서의 예수의 고난
예수와 해방
    1. 머리말
    2. 예수시대의 민족해방의 노력들
    3. 예수의 해방운동
        1) 병에서의 해방
        2) 체제에서 해방
        3) 증오, 복수에서의 해방
    4. 결론(마리아 찬가)
   
제3부 민중운동과 민중신학
   
민중사전 속의 그리스도
    1. 충격
    2. 신학적 문제 정리
    3. 민중사건 속의 그리스도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느님의 어린양
    1. 속죄양
    2. 세진이의 부활을 경험한 어머니
    3. 예수와 석가의 만남
    4. 보라, 이 사람을
민중과 더불어 II
    1. 거울이 유죄?
    2. 허상과 실상
    3. 논어를 읽으며
    4. 역사적 시점
    5. 민중과 더불어
민중사와 교회사
    1. 그리스도교회로 몰려든 자들의 사회적 성분
    2. 교회는 저들에게 무엇을 주었는가
    3. 그리스도교와 사회주의
    4. 성서에서 본 한국 교회사
민중운동과 민중신학
    1. 민중운동에서 민중신학으로
    2. 민중신학의 눈으로 본 성서
        1) 민중신학 이전의 신학
        2) 구약은 민중해방의 사건이다
        3) 예수의 민중이야기—'우리'
    3. 한국 역사 속에서 민중신학의 과제
    4. 민중운동의 그리스도적 의미
   
제4부 민중과 민족
   
옳은 백성 옳은 민족
    1. 민심이 곧 천심
    2. 잘난 백성 못난 백성
    3. 산 백성으로 서는 길
우리에게 일용할 배고픔을!
    1. 배고픔
    2. 그날 그날 먹을 양식을!
    3. 우리에게 그날 그날의 배고픔을 주소서
민중은 '환생'한 예수
    1. 예수는 '영웅'이 아닙니다
    2. 왜 마르코는 '만나자'는 약속만 남기고 붓울 놓는가
    3. 민중으로 환생한 예수?
    4. 오늘도 이어지는 '환생' 사건
민중적 민족주의 : 한완상 『민중과 지식인』 서평
    1. 개복(開腹)된 병상
    2. 민중은 누구인가
    3. 민중에게 의한 민족 세우기
   
제5부 민중과 예복
   
민중과 예복
    1. 객이 주인 되는 이야기
    2. 폭력으로 기득권 수호
    3. 수호자에 대한 심판
한국적 그리스도인상의 모색
    1. 문제 제기
    2. '한국적'이란 어떤 것인가
    3. '한국적'인 것과 그리스도교
    4. 한국 문화와 그리스도교 유산의 합류
    5. 근대화의 모순과 민족통일의 과제 앞에서
    6. 한국적 그리스도상의 맹아
민족문제와 민중신학
    1. 민족문제에 눈을 뜰 때까지
    2. 오늘의 민족문제를 보면서
    3. 민중적 민족
    4. 민중의 강인한 생명력, 민중은 생명의 근원이다
    5. 민족적인 것에 대한 예수의 태도—선 자리에 대한 강한 책임의식
    6. 민족문제를 어떤 원칙에서 풀어나가야 하나
    7. 민주에 대한 영원
탈서구신학과 민중신학 : 독일신학자들과의 논쟁
    1. 여러분들이 제기한 질문의 전반적인 구조
    2. 하나하나의 질문에 대하여
  
판권
표지
 
제1부 부활의 아침
어느 부활절 아침 (요한 21, 1)
오늘의 부활현장 (사도 2, 22-24)
부활의 그리스도와 그 현장 (사도 2, 22-24)
받은 것을 땅에 묻어두지 말라 (마태 25, 14-20)
사람을 낚는 어부 (마르 1,16-20)
부활 신앙 (고전 13, 12)
공포에서의 해방 (마태 10, 26-33)
"와서 보라" (요한 1, 35-39)
민중은 '환생'한 예수? (마르 6, 14-16)
 
제2부 하느님과 우상
두 질서 (마태 20, 1-16)
빛의 아들들 이 세대의 아들들 (루가 16, 1-8)
악에서의 구원 (마태 6, 13)
성서의 구원론 (요한 17, 13-16)
민중의 설교자 (루가 9, 3)
우상과 하느님 (고전 8, 1-6)
뱀처럼 들리운 예수 (요한 3, 14-16)
누가 네 이웃인가? (루가 10, 29-37)
믿음과 결단 (마태 4, 1-11)
구하라, 찾으라, 두드리라 (마태 7, 7-11)
기도 (마태 14, 22-23)
저항과 복종 (마태 21, 28)
단(斷)! (마르 9, 42-48)
살림운동은 죽임의 세력과 투쟁이다 (요한 1, 4; 6, 53)
 
제3부 새 세계의 건설자
자유에의 길 (갈라 4, 1-10)
일어나라 (사도 3, 1-10)
새 세계의 건설자 (에페 2, 11-22)
죽음보다 더 확실한 것 (로마 8, 38-39)
바울의 인간관 (로마 8, 18-30)
바울의 현존 이해 (필립 3, 1-14)
문(門) (요한 10, 7-16)
나를 따르라 (루가 9, 57-62)
'그리스도 안에서'라는 현실 (갈라 3, 26-29)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 (고전 12, 12-27)
자유에의 길과 그리스도 (루가 4, 18-19)
표지
 
제1부 구걸하는 초월자
앎의 두 면 (고전 8, 1-13)
져야 할 십자가 (마르 8,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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