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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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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체제에서 해방

이상에서 병 치료가 단순히 마술적 행위가 아니라 사회성을 지닌 것임을 보았다. 예수는 사람을 사랑하는 행위마저도 제약하고 방해하는 현실을 직시했고, 그것을 의식하면서 결과적으로 그것과 도전 한 것을 볼 수 있는데, 그것은 이른바 사회개혁의 프로그램으로서라 기보다 인간해방의 집념에서 온 결과인 것이다. 이런 저항이 바리사이즘과의 충돌로 대두된다. 그것은 위에서 언급한 안식일논쟁(마르 2, 243, 2)에서 그 성격이 가장 집약적으로 표출된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안식일에 예수의 제자들이 밀이삭을 잘라 먹는 것이 안식일법에 위배된다고 예수에게 항거한다. 이 고발은 단적으로 인간 부재의 입장이다. 지금 '굶주린 인간'의 문제가 체제(Status quo)수호라는 과제 앞에 완전 묵살된다. 이것은 인간과 체제의 양자택일에서 후자의 입장에 확고히 선 것이다. 이에 대한 예수의 선언은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있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있지 않다", "사람의 아들(사람)은 안식일의 주인이다"라는 바로 상극의 입장이며, 이것은 비인간화하는 체제에 대한 충격적 선언이며, 동시에 인간해방의 절대성을 천하에 선포한 것이다. 이같은 입장을 전반에 펴면 유다교의 골격이며 내용인 율법은 그 효력을 완전 상실하게 된다. 그러나 예수는 질서 파괴를 위해 도전한 것이 아니라, 무엇이든 인간을 구속하고 한걸음 나아가서 인간을 돕고 사랑하는 자유마저 구속하는 것은 그 어떤 성격의 것이든 용인할 수 없다는 의지를 뚜렷이 한 것이다.

어떤 관념에 노예화되지 않은 정상적 사람이면 한 손 오그라진 사람을 보고 측은히 여기는 것이 상정이다. 그런데 바리사이파들은 그렇지 못했다. 예수가 그에게 접근할 때, 그 불쌍한 자가 병에서 해방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안식일법을 지켜야 한다는 절대전제 앞에 압 살되었다. 그러한 바리사이파 사람들에게 예수는 "안식일에 사람을 살리는 것과 사람을 죽이는 것 중 어느 것이 옳으냐"고 묻는다. 이 물음에서 재삼 명기할 것은 '법'에 대해 '사람'이 극대화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체제는 도대체 무엇을 위한 것인가? 그것도 본래 사람을 위한 것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사람이 그 체제를 위해 있기를 강요당한다. 이런 역현상이 어떻게 생기는가? 그것은 구체적인 사람, 즉 지금 여기 어떤 처지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인류니 민족이니 하는 추상개념이 사이에 비집고 들어와서 그것이 체제와 직결됨으로써 카프카의 「성」처럼 되고, 사람은 그 성 밖으로 밀려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 것이다. 예수는 바로 이런 것을 용인하지 않았다.

'다수', '보편' 따위를 공식화하는 경우, 그것이 구체적이고 특수한 역사적 존재인 인간의 이름만 빌려 인간을 억누르는 것이 되기 쉽다. 99마리 양이라는 것이 '다수' 또는 '보편'이라는 이름으로 절대 우위를 고집할 때 주체적인 존재, 즉 잃어졌다는 사건에 놓인 한 양을 쉽게 내버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냉엄한 현실 앞에서 예수는 바로 '99'라는 추상적 '개념'에서 '1'이라는 구체적인 존재를 선택한다. 이것은 선호의 여유있는 선택이 아니라 절대 다수의 횡포와의 대결을 의미하며, 여기에 예수의 해방운동의 성격이 있는 것이다.

예수의 관심이 결정적으로눌린 자, 가난한 자들에게 쏠린 것은 누구도 부정 못할 것이다. 그것은 그의 행동과 그의 가르침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특징이다. 그런데 이런 그의 행태는 그의 경향성이 아니라 뚜렷한 선택의 의지의 표현이며, 해방의 싸움이다. 그러므로 '나는 ……를 위해서가 아니라 ……를 위해'라는 양자택일의 양식은 중요시해야 한다. '모든 것 또는 만인을 똑같이'라는 전제에서는 해방이란 발상이 나오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마르크스가 프롤레타리아를 부르주아계급과 대립시켜 전자의 편에 선 것은 예수의 입장과 상반되지 않는다. 그러나 예수의 입장에서 볼 때 근본적이고도 결정적인 차이로 다음 두 가지를 지적할 수 있다. 하나는 프롤레타리아를 계급으로 파악하여 그 계급성이 추상적 보편개념이 됨으로써 그같은 개념형성의 한 분자가 됐으면서 실은 그런 집단개념 아래 역사적 존재의 인권이 무시되고 비인간화된다는 점, 둘째는 위와 연결된 것으로서 프롤레타리아를 정치조직화하고 이른바 독재체제화하여 프를 레타리아계급에 속한 개개인들이 자기 운명을 자기들의 이름을 도용한 소수의 통치자에게 바쳐버림으로써 철저한 피통치자가 되어버릴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여기서 다시 99마리의 횡포가 한 마리를 죽여 버리는 현실이 재현된 것이다. 이것은 바리사이즘의 현대판이라고도 볼 수 있다.


List of Articles
표지
역사의 담지자
   
제1부 민중의실체
   
민족ᆞ민중ᆞ·교회
    1. 민중이 없었던 역사
    2. 그리스도교회는 무엇을 했는가
    3. 한국 그리스도교의 기본자세
민중과 더불어 I
    1. 가치의 붕괴
    2. 가치의 기준
    3. 이웃이 누구인가
    4. 민중과 예수
    5. 예수와 어린이
    6. 혼동의 현장
풀과 씨알과 돌
    1. 민의 두 얼굴
    2. '기적'을 일으키는 민중
    3. 소리를 지르는 돌이 되는 민중
민중언어와 그리스도교
    1. 민중언어
    2. 한국 혼의 전승자
    3. 서구 문화와 성서언어
    4. 한국 교회와 민중언어
민중의 힘
    1. 성서 안의 민중운동의 맥
    2. 민중운동의 태
    3. 민중운동의 태동
고난하는 한국의 민중 : 독일 신학계에 하는 말
    1. 독일 신학의 피할 수 없는 함정
    2. 육의 자기초월
    3. 반(反) 두 나라설
    4. 비그리스도인들과의 연대
   
제2부 민중, 역사의 주체
   
민중신학은 무엇인가
    1. 민중신학의 주제들
    2. 질문과 대답—성서해석의 시각
    3. 민중신학의 축
민중적 신앙고백
    1. 우리의 현장
    2. 우리 교회사적 반성
    3. 현재와 미래의 과제
민중과 교회
    1. 민중신학과 교회론
    2. 고린토교회의 문제
    3. 교회 밖의 문제와 바울로의 케리그마
    4. 교회론이 없는 마르코복음
    5. 루가의 교회론
    6. 맺는 말
새 역사의 주인
    1. 역사의 담지자
        1) 예수의 경우
        2) 가난한 자의 공동체(바울로)
        3) 야고보의 경우
    2. '가난한 자'가 주인 되는 때
    3. 맺는 말
민중이 주도하는 민족통일
    1. 분단상태의 성격
    2. 민족통일을 위한 움직임
    3. 민족통일운동의 거점
    4. 통일문제 해결의 성서적 거점
예수와 민중
    1. 케리그마의 그리스도와 역사의 예수
    2. 예수와 민중
    3. 그리스도론의 핵심으로서의 예수의 고난
예수와 해방
    1. 머리말
    2. 예수시대의 민족해방의 노력들
    3. 예수의 해방운동
        1) 병에서의 해방
        2) 체제에서 해방
        3) 증오, 복수에서의 해방
    4. 결론(마리아 찬가)
   
제3부 민중운동과 민중신학
   
민중사전 속의 그리스도
    1. 충격
    2. 신학적 문제 정리
    3. 민중사건 속의 그리스도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느님의 어린양
    1. 속죄양
    2. 세진이의 부활을 경험한 어머니
    3. 예수와 석가의 만남
    4. 보라, 이 사람을
민중과 더불어 II
    1. 거울이 유죄?
    2. 허상과 실상
    3. 논어를 읽으며
    4. 역사적 시점
    5. 민중과 더불어
민중사와 교회사
    1. 그리스도교회로 몰려든 자들의 사회적 성분
    2. 교회는 저들에게 무엇을 주었는가
    3. 그리스도교와 사회주의
    4. 성서에서 본 한국 교회사
민중운동과 민중신학
    1. 민중운동에서 민중신학으로
    2. 민중신학의 눈으로 본 성서
        1) 민중신학 이전의 신학
        2) 구약은 민중해방의 사건이다
        3) 예수의 민중이야기—'우리'
    3. 한국 역사 속에서 민중신학의 과제
    4. 민중운동의 그리스도적 의미
   
제4부 민중과 민족
   
옳은 백성 옳은 민족
    1. 민심이 곧 천심
    2. 잘난 백성 못난 백성
    3. 산 백성으로 서는 길
우리에게 일용할 배고픔을!
    1. 배고픔
    2. 그날 그날 먹을 양식을!
    3. 우리에게 그날 그날의 배고픔을 주소서
민중은 '환생'한 예수
    1. 예수는 '영웅'이 아닙니다
    2. 왜 마르코는 '만나자'는 약속만 남기고 붓울 놓는가
    3. 민중으로 환생한 예수?
    4. 오늘도 이어지는 '환생' 사건
민중적 민족주의 : 한완상 『민중과 지식인』 서평
    1. 개복(開腹)된 병상
    2. 민중은 누구인가
    3. 민중에게 의한 민족 세우기
   
제5부 민중과 예복
   
민중과 예복
    1. 객이 주인 되는 이야기
    2. 폭력으로 기득권 수호
    3. 수호자에 대한 심판
한국적 그리스도인상의 모색
    1. 문제 제기
    2. '한국적'이란 어떤 것인가
    3. '한국적'인 것과 그리스도교
    4. 한국 문화와 그리스도교 유산의 합류
    5. 근대화의 모순과 민족통일의 과제 앞에서
    6. 한국적 그리스도상의 맹아
민족문제와 민중신학
    1. 민족문제에 눈을 뜰 때까지
    2. 오늘의 민족문제를 보면서
    3. 민중적 민족
    4. 민중의 강인한 생명력, 민중은 생명의 근원이다
    5. 민족적인 것에 대한 예수의 태도—선 자리에 대한 강한 책임의식
    6. 민족문제를 어떤 원칙에서 풀어나가야 하나
    7. 민주에 대한 영원
탈서구신학과 민중신학 : 독일신학자들과의 논쟁
    1. 여러분들이 제기한 질문의 전반적인 구조
    2. 하나하나의 질문에 대하여
  
판권
표지
 
제1부 부활의 아침
어느 부활절 아침 (요한 21, 1)
오늘의 부활현장 (사도 2, 22-24)
부활의 그리스도와 그 현장 (사도 2, 22-24)
받은 것을 땅에 묻어두지 말라 (마태 25, 14-20)
사람을 낚는 어부 (마르 1,16-20)
부활 신앙 (고전 13, 12)
공포에서의 해방 (마태 10, 26-33)
"와서 보라" (요한 1, 35-39)
민중은 '환생'한 예수? (마르 6, 14-16)
 
제2부 하느님과 우상
두 질서 (마태 20, 1-16)
빛의 아들들 이 세대의 아들들 (루가 16, 1-8)
악에서의 구원 (마태 6, 13)
성서의 구원론 (요한 17, 13-16)
민중의 설교자 (루가 9, 3)
우상과 하느님 (고전 8, 1-6)
뱀처럼 들리운 예수 (요한 3, 14-16)
누가 네 이웃인가? (루가 10, 29-37)
믿음과 결단 (마태 4, 1-11)
구하라, 찾으라, 두드리라 (마태 7, 7-11)
기도 (마태 14, 22-23)
저항과 복종 (마태 21, 28)
단(斷)! (마르 9, 42-48)
살림운동은 죽임의 세력과 투쟁이다 (요한 1, 4; 6, 53)
 
제3부 새 세계의 건설자
자유에의 길 (갈라 4, 1-10)
일어나라 (사도 3, 1-10)
새 세계의 건설자 (에페 2, 11-22)
죽음보다 더 확실한 것 (로마 8, 38-39)
바울의 인간관 (로마 8, 18-30)
바울의 현존 이해 (필립 3, 1-14)
문(門) (요한 10, 7-16)
나를 따르라 (루가 9, 57-62)
'그리스도 안에서'라는 현실 (갈라 3, 26-29)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 (고전 12, 12-27)
자유에의 길과 그리스도 (루가 4, 18-19)
표지
 
제1부 구걸하는 초월자
앎의 두 면 (고전 8, 1-13)
져야 할 십자가 (마르 8,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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