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부
민중운동과 민중신학
민중사건 속의 그리스도
1. 충격
군사정권에 의해서 나라가 강점된 이후 이 민족의 민주화 역사는 죽임에서 죽임으로 점철되었다. 1970년 긴 전태일의 분신자살로 시작하여 이한열군의 피살사건으로 이어지는 죽음의 역사가 마침내 자고 있던 이 국민을 깨워 일으켜 주인의식을 갖게 하고 민주화의 전선에 서게 했다. 지금 여러분에게 배포된 문서에 기록된 죽음의 사건만도 50건이나 된다. 그러나 이것은 정확한 숫자일 수는 없다. 까닭은 광주 민주화항쟁 때의 죽음들은 말할 것도 없고, 그외에도 군사독재정권이 자신들에게 항거한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문서화된 이 숫자에 따르면 그중 앙경만 제외하고는 모두 현정권 아래서 죽어갔다. 그중 자살로 규명된 경우로는 음독, 부신, 할복, 동맥절단 등이 25건이며, 분신자살한 이가 18명이 된다. 타살이 확실해진 것은 박종철군 그리고 이번에 온 국민을 동원하게 했던 이한열군의 경우인데, 박종철군의 경우를 미루어보아 의문의 죽음으로 규명된 10명도 고문에 의한 죽음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모두 12명이 타살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이런 이야기는 타살, 자살의 구분을 전제하고 있다. 그러나 정말 그렇게 나눌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