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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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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속죄양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느님의 어린양을"(요한 1, 29).

이것은 팔레스틴의 야인 세례자 요한이 광야에서 그의 제자들에게 예수를 보고 한 말인데, 요한복음의 막을 여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요한복음 기자는 그 끝머리에 예수의 처형을 결정하는 로마의 총독 빌라도의 입을 통해서 또 한 번 "보라! 이 사람을"(요한 19, 5)이라고 하여 온 세계가 이 한 사람을 주목하게 하고 있습니다.

'어린양'은 유다인들에게 순결, 죄 없음의 상징으로 되어 있습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모든 죄를 대신 짊어지고 제단에 오르는 운명에 처하는 아이러니가 생겨난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제사법 중에 대속의 제(祭)가 제일 중요합니다. 그것을 속죄의 제라고도 합니다.

속죄의 제에는 언제나 양이 중심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그중 이러한 규정이 있습니다. 흠없는 양 두 마리를 골라서 그중 한 마리는 잡 아서 그 피를 제단에 붓고, 한편 또 한 마리 양의 몸 전체에 그 피를 바릅니다. 그리고 이렇게 무죄하게 도살된 양의 시체 중 가죽, 뼈, 오물 등은 성문 밖으로 가져다가 버리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자신들의 죄 대신 잡아 바친 그 시체를, 비록 한 동물의 시체라고 해도 마치 전염병균처럼 성밖에 끌어내다가 태워버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피로 얼룩진 양은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먼 광야로 끌어다가 버립니다. 그것은 그 양이 굶주린 맹수들에게 뜯어 먹히게 하고려는 것입니다. 글자 그대로 영원한 저주의 추방입니다. 그렇게 해서 인간들은 자신들의 죄를 완전히 소멸시켰다는 안도감을 가지려고 했던 것입니다.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느님의 어린양을."

세례자 요한은 무엇을 보라는 것인가. 죄없이 남을 위해 피흘려 죽고 또 사람들에게 외면당하되 철저히 당할 그를 보라는 것입니다. 사람들의 죄를 뒤집어쓰고, 홀로 맹수들에게 끌려가 흔적도 없이 찢길 그를 보라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사람들의 죄 대신 양을 잡아 바쳤는데, 이제는 사람을, 그것도 죄없는 순결한 사람을 잡아 바치고, 그의 자취를 영원히 소멸시킬 것이라는 사실을 예언하는 것입니다.

사실상 그는 로마제국과 그의 꼭두각시인 헤로데왕가와 그 그늘에서 특권을 향유하는 종교귀족들에게 억압당하고 착취당하다 못해 가족이 헤어져 종의 신세가 되거나 아니면 입산해서 반디트(Bandit, 산적비적)에 가담해야 하는 갈릴래아 민중들과 더불어 희비애락을 같이하다가 로마, 헤로데, 종교귀족 들의 야합으로 처형된 것입니다. 그는 죽임을 당한 것입니다. 타살이란 말입니다. 박종철군이 당한 것같이. 아니, 그것은 자살이었습니다. 세진이처럼. 왜 그가 그의 생명을 노리는 예루살렘에 진격했으며, 왜 성전숙청이라는 무모한 짓을 했을까! 아무런 대비도 없이! 이것은 죽기로 작정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자살과 타살이 구별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가 이렇게 처형되기까지는 그의 뜻을 주목하는 이들이 없었습니다. 비록 그의 추종자들이 처형현장인 예루살렘에까지 따라 갔으나 그가 품은 뜻은 몰랐습니다. 예수사건은 그의 처형과 더불어 점화되었으나, 그것에서 불길이 솟은 것은 그가 죽임당한 이후인 것입니다. 십자가상의 이 죽임당함은 한 개인에게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역사의 변혁을 위해 쏘아올린 첫 포화라는 것을! 그것은 역사에 가로놓인 화산맥의 활화산입니다. 그것을 인식한 것은 죽은 예수의 시체에서가 아니라 그를 추종하던 그리고 무력했던 민중에게서, 다 스러진 줄 알았던 재에서 불길이 일어나듯 일어난 것입니다.

부활사건이란 바로 이 죽임의 사건의 의미를 깨달은 것과 절대로 분리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흔히 있어온 또 하나의 죽음이 아니고, 세상 죄를 지고 간 어린양의 죽음이라는 사실을 밝힌 것입니다. 이러한 깨달음이 그 민중을 체념에서 일어나게 하고, 공포속에서 비겁하게 도망치던 저들이 죽음 따위를 무서워하지 않고 자기들이 체험한 사건을 몸으로 증거하게 되었기에 부활사건이 된 것입니다.

성서의 증인들은 공통되게 부활사건에 대해서 언제나 한 사실을 전제합니다. 그것은 부활사건은 바로 그의 수난사건에 참여한 자들에게만 체험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부활 경험은 빌라도도 안티파스도 가야파도 할 수 없었고, 오직 그의 제자들만이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다음의 사실을 말하는 것입니다. 예수의 부활을 경험한다는 것과 자신들의 부활, 즉 절망에서 희망으로, 체념에서 궐기로, 죽음에서 삶으로 둔갑하는 자신 안에 일어나는 변화는 유리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갈릴래아 민중들이 그랬습니다. 참 예수를 이해 못한 그 민중, 예수의 죽음을 바르게 인식하지 못했던 그 민중이 눈이 뜨임과 동시에 예수의 부활을 만천하에 외침으로 자신들이 부활한 것을 세상에 보여준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들의 부활 경험은 갈릴래아 예수의 죽임당함이 그 개인에게 국한된 사건이 아니라, 바로 우리에게 일어난 사건이라는 것을 인식함과 더불어 예수가 부활했다는 주장과 자신들이 부활(ἐγείρω, 봉기)했다는 것을 유리시키지 않았습니다.


List of Articles
표지
역사의 담지자
   
제1부 민중의실체
   
민족ᆞ민중ᆞ·교회
    1. 민중이 없었던 역사
    2. 그리스도교회는 무엇을 했는가
    3. 한국 그리스도교의 기본자세
민중과 더불어 I
    1. 가치의 붕괴
    2. 가치의 기준
    3. 이웃이 누구인가
    4. 민중과 예수
    5. 예수와 어린이
    6. 혼동의 현장
풀과 씨알과 돌
    1. 민의 두 얼굴
    2. '기적'을 일으키는 민중
    3. 소리를 지르는 돌이 되는 민중
민중언어와 그리스도교
    1. 민중언어
    2. 한국 혼의 전승자
    3. 서구 문화와 성서언어
    4. 한국 교회와 민중언어
민중의 힘
    1. 성서 안의 민중운동의 맥
    2. 민중운동의 태
    3. 민중운동의 태동
고난하는 한국의 민중 : 독일 신학계에 하는 말
    1. 독일 신학의 피할 수 없는 함정
    2. 육의 자기초월
    3. 반(反) 두 나라설
    4. 비그리스도인들과의 연대
   
제2부 민중, 역사의 주체
   
민중신학은 무엇인가
    1. 민중신학의 주제들
    2. 질문과 대답—성서해석의 시각
    3. 민중신학의 축
민중적 신앙고백
    1. 우리의 현장
    2. 우리 교회사적 반성
    3. 현재와 미래의 과제
민중과 교회
    1. 민중신학과 교회론
    2. 고린토교회의 문제
    3. 교회 밖의 문제와 바울로의 케리그마
    4. 교회론이 없는 마르코복음
    5. 루가의 교회론
    6. 맺는 말
새 역사의 주인
    1. 역사의 담지자
        1) 예수의 경우
        2) 가난한 자의 공동체(바울로)
        3) 야고보의 경우
    2. '가난한 자'가 주인 되는 때
    3. 맺는 말
민중이 주도하는 민족통일
    1. 분단상태의 성격
    2. 민족통일을 위한 움직임
    3. 민족통일운동의 거점
    4. 통일문제 해결의 성서적 거점
예수와 민중
    1. 케리그마의 그리스도와 역사의 예수
    2. 예수와 민중
    3. 그리스도론의 핵심으로서의 예수의 고난
예수와 해방
    1. 머리말
    2. 예수시대의 민족해방의 노력들
    3. 예수의 해방운동
        1) 병에서의 해방
        2) 체제에서 해방
        3) 증오, 복수에서의 해방
    4. 결론(마리아 찬가)
   
제3부 민중운동과 민중신학
   
민중사전 속의 그리스도
    1. 충격
    2. 신학적 문제 정리
    3. 민중사건 속의 그리스도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느님의 어린양
    1. 속죄양
    2. 세진이의 부활을 경험한 어머니
    3. 예수와 석가의 만남
    4. 보라, 이 사람을
민중과 더불어 II
    1. 거울이 유죄?
    2. 허상과 실상
    3. 논어를 읽으며
    4. 역사적 시점
    5. 민중과 더불어
민중사와 교회사
    1. 그리스도교회로 몰려든 자들의 사회적 성분
    2. 교회는 저들에게 무엇을 주었는가
    3. 그리스도교와 사회주의
    4. 성서에서 본 한국 교회사
민중운동과 민중신학
    1. 민중운동에서 민중신학으로
    2. 민중신학의 눈으로 본 성서
        1) 민중신학 이전의 신학
        2) 구약은 민중해방의 사건이다
        3) 예수의 민중이야기—'우리'
    3. 한국 역사 속에서 민중신학의 과제
    4. 민중운동의 그리스도적 의미
   
제4부 민중과 민족
   
옳은 백성 옳은 민족
    1. 민심이 곧 천심
    2. 잘난 백성 못난 백성
    3. 산 백성으로 서는 길
우리에게 일용할 배고픔을!
    1. 배고픔
    2. 그날 그날 먹을 양식을!
    3. 우리에게 그날 그날의 배고픔을 주소서
민중은 '환생'한 예수
    1. 예수는 '영웅'이 아닙니다
    2. 왜 마르코는 '만나자'는 약속만 남기고 붓울 놓는가
    3. 민중으로 환생한 예수?
    4. 오늘도 이어지는 '환생' 사건
민중적 민족주의 : 한완상 『민중과 지식인』 서평
    1. 개복(開腹)된 병상
    2. 민중은 누구인가
    3. 민중에게 의한 민족 세우기
   
제5부 민중과 예복
   
민중과 예복
    1. 객이 주인 되는 이야기
    2. 폭력으로 기득권 수호
    3. 수호자에 대한 심판
한국적 그리스도인상의 모색
    1. 문제 제기
    2. '한국적'이란 어떤 것인가
    3. '한국적'인 것과 그리스도교
    4. 한국 문화와 그리스도교 유산의 합류
    5. 근대화의 모순과 민족통일의 과제 앞에서
    6. 한국적 그리스도상의 맹아
민족문제와 민중신학
    1. 민족문제에 눈을 뜰 때까지
    2. 오늘의 민족문제를 보면서
    3. 민중적 민족
    4. 민중의 강인한 생명력, 민중은 생명의 근원이다
    5. 민족적인 것에 대한 예수의 태도—선 자리에 대한 강한 책임의식
    6. 민족문제를 어떤 원칙에서 풀어나가야 하나
    7. 민주에 대한 영원
탈서구신학과 민중신학 : 독일신학자들과의 논쟁
    1. 여러분들이 제기한 질문의 전반적인 구조
    2. 하나하나의 질문에 대하여
  
판권
표지
 
제1부 부활의 아침
어느 부활절 아침 (요한 21, 1)
오늘의 부활현장 (사도 2, 22-24)
부활의 그리스도와 그 현장 (사도 2, 22-24)
받은 것을 땅에 묻어두지 말라 (마태 25, 14-20)
사람을 낚는 어부 (마르 1,16-20)
부활 신앙 (고전 13, 12)
공포에서의 해방 (마태 10, 26-33)
"와서 보라" (요한 1, 35-39)
민중은 '환생'한 예수? (마르 6, 14-16)
 
제2부 하느님과 우상
두 질서 (마태 20, 1-16)
빛의 아들들 이 세대의 아들들 (루가 16, 1-8)
악에서의 구원 (마태 6, 13)
성서의 구원론 (요한 17, 13-16)
민중의 설교자 (루가 9, 3)
우상과 하느님 (고전 8, 1-6)
뱀처럼 들리운 예수 (요한 3, 14-16)
누가 네 이웃인가? (루가 10, 29-37)
믿음과 결단 (마태 4, 1-11)
구하라, 찾으라, 두드리라 (마태 7, 7-11)
기도 (마태 14, 22-23)
저항과 복종 (마태 21, 28)
단(斷)! (마르 9, 42-48)
살림운동은 죽임의 세력과 투쟁이다 (요한 1, 4; 6, 53)
 
제3부 새 세계의 건설자
자유에의 길 (갈라 4, 1-10)
일어나라 (사도 3, 1-10)
새 세계의 건설자 (에페 2, 11-22)
죽음보다 더 확실한 것 (로마 8, 38-39)
바울의 인간관 (로마 8, 18-30)
바울의 현존 이해 (필립 3, 1-14)
문(門) (요한 10, 7-16)
나를 따르라 (루가 9, 57-62)
'그리스도 안에서'라는 현실 (갈라 3, 26-29)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 (고전 12, 12-27)
자유에의 길과 그리스도 (루가 4, 18-19)
표지
 
제1부 구걸하는 초월자
앎의 두 면 (고전 8, 1-13)
져야 할 십자가 (마르 8,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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