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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운동과 민중신학
1. 민중운동에서 민중신학으로

'민중운동과 민중신학'이란 개념은 민중신학에 앞서 민중운동이 있었다는 것을 전제한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민중신학의 발상지는 교회도, 대학도 또는 서재도 아니며 민중운동의 현장이란 말이다.

민중이란 어떤 기존개념으로 고정시킬 수 없다. 그것은 산 실체이다. 민중은 주체적으로 스스로를 규정해나간다. 민중은 집단개념이다. 그러므로 이데(Idee)와 연결되는 개체(Individium)와는 전혀 다르다. 민중은 희랍어에서 말하는 개체처럼 이데를 관조하고(theorien), 그것에 맞춰서 자신의 삶을 양육하는 모방적 존재가 아니다. 집단으로서의 민중은 계속 역사 안에서 사건을 일으킨다. 그러므로 그것은 관조의 대상이 아니라 체험의 대상이다.

민중은 운동하는 실체이기에 정적으로 파악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세계에 직접 참여함(praxis)으로써만 인식되는 실체이다. 그러므로 민중사건을 다루는 민중신학은 이론보다 실천을 우위에 둔다. 그러면 민중운동이 민중신학을 유도하게 된 구체적 경로를 살펴보기로 하자.

1960년대 중반 이후부터 신학하는 사람들 가운데 일부가 우리의 정치적 현실에 눈을 뜨게 되었는데, 그 관심사는 '인권'이라는 차원에 머물렀다. 그들은 '인권'이라고 하는 추상적 개념을 구사하면서, 실제로 권리가 박탈되었다고 하는 것의 실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으며, 또 그럴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1970년대, 21살의 청년 전태일군의 분신자살이 신학하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전태일은 국민학교밖에 나오지 못한노동자로서, 그날그날의 양식을 얻는데 급급했으므로 책을 읽을 시간이나 생각할 시간도 없는 처지에 있던 젊은이였다. 거기에 비해 신학하는 사람들은 정규적인 교육을 받았으며 이른바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을 사회로부터 하나의 권리로 인정받은 자들이다. 그들은 몇 가지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고, 유학을 통해 국제적 안목도 가졌기 때문에 모든 사물을 전체적으로 올바르게 볼 수 있는 특권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죽어가고 있는 사회를 인식하고 그 밑에 깔려 신음하는 민중을 볼 수 있는 눈이 없었다. 그렇지만 굶기를 밥먹듯하고, '배고파' 하는 신음소리와 재봉틀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뒤섞인 소리를 몸으로 듣고 있던 전태일은 소리없이, 보이지 않게 노동력을 착취당하면서 영양실조로 죽어가고 있는 민중을 정확히 바라보고 각계에 호소했으나 이 사회는 카프카의 「성」처럼 그에게 차단되어 있었다. 그러므로 그는 육탄으로 이 굳은 성을 폭파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것은 사건이 되었다. 먼저 학생들이 이에 호응하여 일어났으며, 죽은 듯했던 노동자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실제로 1970년에는 165건에 불과했던 노사분규가 그가 죽은 다음 해인 1971년에는 그 열 배인 1,656건이나 발생하였다. 이러한 와중에서, 그리스도교의 일각에서도 눈을 떠서 1971년 9월 도시빈민들의 발전을 위한 수도권 도시선교회를 발족시킴으로써 민중현실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 참여 자들은 현장에서 뛰는 자들이었다. 민중신학은 미네르바의 부엉이처럼 이렇게 일어난 사건의 증인으로 그 뒤를 잇게 된 것이다.

여기에서 지적하고 싶은 것은 테오리(Theorie)를 수립하고 전승하는 것을 자신들의 임무라고 생각하는 이른바 학자가 아니라 노동 현장에 뛰어든 사람들이 그들의 프락시스를 통해 전태일사건을 재빨리, 그리고 그 사전이 뜻하는 바를 정확하게 인식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데 또는 로고스에서 이론'이라는 도식이 아니라, '사건에서 실천'이라는 도식이야말로 진실을 인식하는 척도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그러므로 일부 신학자들이 책상에서 민중운동의 현장으로 그 자리를 옮기려 했고 민중이 일으킨 사건을 좇아가 거기에 참여함으로써 책에 있는 이론 따위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사실을 접하게 되었다. 그런 것들이 기존체제로부터 용납되지 않아서 그들 가운데 일부는 대학에서 한 번 또는 두 번씩 추방되었으며, 범법자로 규정되어 투옥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그런 정도는 민중의 현장에서 그들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이 당하는 고통과 비교하면 정말 아무컷도 아니었다.

그런 와중에서, '갈릴래아 공동체'라는 것이 형성되었다. 언제나 관(官)의 감시하에서 다시 수감될 각오를 해야만 했던 긴장 가운데에 서서 신학자들과 수난당하는 민중은 '나'와 '너', 즉 주체와 객체가 아니라 '우리'라는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민중신학이 형성되었다.


List of Articles
표지
역사의 담지자
   
제1부 민중의실체
   
민족ᆞ민중ᆞ·교회
    1. 민중이 없었던 역사
    2. 그리스도교회는 무엇을 했는가
    3. 한국 그리스도교의 기본자세
민중과 더불어 I
    1. 가치의 붕괴
    2. 가치의 기준
    3. 이웃이 누구인가
    4. 민중과 예수
    5. 예수와 어린이
    6. 혼동의 현장
풀과 씨알과 돌
    1. 민의 두 얼굴
    2. '기적'을 일으키는 민중
    3. 소리를 지르는 돌이 되는 민중
민중언어와 그리스도교
    1. 민중언어
    2. 한국 혼의 전승자
    3. 서구 문화와 성서언어
    4. 한국 교회와 민중언어
민중의 힘
    1. 성서 안의 민중운동의 맥
    2. 민중운동의 태
    3. 민중운동의 태동
고난하는 한국의 민중 : 독일 신학계에 하는 말
    1. 독일 신학의 피할 수 없는 함정
    2. 육의 자기초월
    3. 반(反) 두 나라설
    4. 비그리스도인들과의 연대
   
제2부 민중, 역사의 주체
   
민중신학은 무엇인가
    1. 민중신학의 주제들
    2. 질문과 대답—성서해석의 시각
    3. 민중신학의 축
민중적 신앙고백
    1. 우리의 현장
    2. 우리 교회사적 반성
    3. 현재와 미래의 과제
민중과 교회
    1. 민중신학과 교회론
    2. 고린토교회의 문제
    3. 교회 밖의 문제와 바울로의 케리그마
    4. 교회론이 없는 마르코복음
    5. 루가의 교회론
    6. 맺는 말
새 역사의 주인
    1. 역사의 담지자
        1) 예수의 경우
        2) 가난한 자의 공동체(바울로)
        3) 야고보의 경우
    2. '가난한 자'가 주인 되는 때
    3. 맺는 말
민중이 주도하는 민족통일
    1. 분단상태의 성격
    2. 민족통일을 위한 움직임
    3. 민족통일운동의 거점
    4. 통일문제 해결의 성서적 거점
예수와 민중
    1. 케리그마의 그리스도와 역사의 예수
    2. 예수와 민중
    3. 그리스도론의 핵심으로서의 예수의 고난
예수와 해방
    1. 머리말
    2. 예수시대의 민족해방의 노력들
    3. 예수의 해방운동
        1) 병에서의 해방
        2) 체제에서 해방
        3) 증오, 복수에서의 해방
    4. 결론(마리아 찬가)
   
제3부 민중운동과 민중신학
   
민중사전 속의 그리스도
    1. 충격
    2. 신학적 문제 정리
    3. 민중사건 속의 그리스도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느님의 어린양
    1. 속죄양
    2. 세진이의 부활을 경험한 어머니
    3. 예수와 석가의 만남
    4. 보라, 이 사람을
민중과 더불어 II
    1. 거울이 유죄?
    2. 허상과 실상
    3. 논어를 읽으며
    4. 역사적 시점
    5. 민중과 더불어
민중사와 교회사
    1. 그리스도교회로 몰려든 자들의 사회적 성분
    2. 교회는 저들에게 무엇을 주었는가
    3. 그리스도교와 사회주의
    4. 성서에서 본 한국 교회사
민중운동과 민중신학
    1. 민중운동에서 민중신학으로
    2. 민중신학의 눈으로 본 성서
        1) 민중신학 이전의 신학
        2) 구약은 민중해방의 사건이다
        3) 예수의 민중이야기—'우리'
    3. 한국 역사 속에서 민중신학의 과제
    4. 민중운동의 그리스도적 의미
   
제4부 민중과 민족
   
옳은 백성 옳은 민족
    1. 민심이 곧 천심
    2. 잘난 백성 못난 백성
    3. 산 백성으로 서는 길
우리에게 일용할 배고픔을!
    1. 배고픔
    2. 그날 그날 먹을 양식을!
    3. 우리에게 그날 그날의 배고픔을 주소서
민중은 '환생'한 예수
    1. 예수는 '영웅'이 아닙니다
    2. 왜 마르코는 '만나자'는 약속만 남기고 붓울 놓는가
    3. 민중으로 환생한 예수?
    4. 오늘도 이어지는 '환생' 사건
민중적 민족주의 : 한완상 『민중과 지식인』 서평
    1. 개복(開腹)된 병상
    2. 민중은 누구인가
    3. 민중에게 의한 민족 세우기
   
제5부 민중과 예복
   
민중과 예복
    1. 객이 주인 되는 이야기
    2. 폭력으로 기득권 수호
    3. 수호자에 대한 심판
한국적 그리스도인상의 모색
    1. 문제 제기
    2. '한국적'이란 어떤 것인가
    3. '한국적'인 것과 그리스도교
    4. 한국 문화와 그리스도교 유산의 합류
    5. 근대화의 모순과 민족통일의 과제 앞에서
    6. 한국적 그리스도상의 맹아
민족문제와 민중신학
    1. 민족문제에 눈을 뜰 때까지
    2. 오늘의 민족문제를 보면서
    3. 민중적 민족
    4. 민중의 강인한 생명력, 민중은 생명의 근원이다
    5. 민족적인 것에 대한 예수의 태도—선 자리에 대한 강한 책임의식
    6. 민족문제를 어떤 원칙에서 풀어나가야 하나
    7. 민주에 대한 영원
탈서구신학과 민중신학 : 독일신학자들과의 논쟁
    1. 여러분들이 제기한 질문의 전반적인 구조
    2. 하나하나의 질문에 대하여
  
판권
표지
 
제1부 부활의 아침
어느 부활절 아침 (요한 21, 1)
오늘의 부활현장 (사도 2, 22-24)
부활의 그리스도와 그 현장 (사도 2, 22-24)
받은 것을 땅에 묻어두지 말라 (마태 25, 14-20)
사람을 낚는 어부 (마르 1,16-20)
부활 신앙 (고전 13, 12)
공포에서의 해방 (마태 10, 26-33)
"와서 보라" (요한 1, 35-39)
민중은 '환생'한 예수? (마르 6, 14-16)
 
제2부 하느님과 우상
두 질서 (마태 20, 1-16)
빛의 아들들 이 세대의 아들들 (루가 16, 1-8)
악에서의 구원 (마태 6, 13)
성서의 구원론 (요한 17, 13-16)
민중의 설교자 (루가 9, 3)
우상과 하느님 (고전 8, 1-6)
뱀처럼 들리운 예수 (요한 3, 14-16)
누가 네 이웃인가? (루가 10, 29-37)
믿음과 결단 (마태 4, 1-11)
구하라, 찾으라, 두드리라 (마태 7, 7-11)
기도 (마태 14, 22-23)
저항과 복종 (마태 21, 28)
단(斷)! (마르 9, 42-48)
살림운동은 죽임의 세력과 투쟁이다 (요한 1, 4; 6, 53)
 
제3부 새 세계의 건설자
자유에의 길 (갈라 4, 1-10)
일어나라 (사도 3, 1-10)
새 세계의 건설자 (에페 2, 11-22)
죽음보다 더 확실한 것 (로마 8, 38-39)
바울의 인간관 (로마 8, 18-30)
바울의 현존 이해 (필립 3, 1-14)
문(門) (요한 10, 7-16)
나를 따르라 (루가 9, 57-62)
'그리스도 안에서'라는 현실 (갈라 3, 26-29)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 (고전 12, 12-27)
자유에의 길과 그리스도 (루가 4, 18-19)
표지
 
제1부 구걸하는 초월자
앎의 두 면 (고전 8, 1-13)
져야 할 십자가 (마르 8,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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