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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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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국적'인 것과 그리스도교

한국적 그리스도인의 정체를 구명하는 데 우리는 어떠한 기본범주와 방법을 고려해야 하는가? 우선 중요한 것은 그리스도인으로서 한국인이 된 것이 아니고, 한국인으로서 그리스도인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 반대는 있을 수 없다. 이전에는 사실 한국인에서 그리스도 인으로 이적(移籍)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러나 그리스도교란 세상적 구현체요 문화적 형태와 문화적 공동체의 성격을 취할 수밖에 없다. 즉 문화적 옷을 입고, 문화적 내용을 문화적으로 표현하게 되어 있다. 서구 그리스도교는 서구 문화와 분리될 수 없다. 그런데 한국의 그리스도인은 한국의 문화를 제거하고 서구 그리스도교의 문화를 그대로 수용함으로써 갓 쓰고 양복 입은 꼴을 보였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 문화의 툴 속에서 어디에 설 것인가를 인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한국 그리스도인은 한국 역사에서 아무 의미 없는 군더더기에 지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역사 안에서(문화의 틀 속에서) 그리스도인이 자기 정체를 추구한다는 것,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참 한국인이 된다는 말과 불가분의 관계를 갖는다. 따라서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인에서 재이적하여 한국인이 되는 전향을 해야만 한다.

우리는 이것을 소로킨(Sorokin)의 문화현상에 대한 분석을 통해 더 심화시켜 이해하고자 한다. 소로킨은 문화현상을 네 가지로 구분하였다.

첫째, 유기적 상호관계 없이 섞여 있는 것으로서 그중 하나 혹은 둘이 없어도 치명적인 것이 아닌 '집성적 병존'.

둘째, 여러 가지가 직접적인 관계는 없으나 어떤 주체와 관련하여 개별적인 연관을 맺는 '간접적 공존'(내가 지니고 다니는 손수건, 만년필, 주민등록증, 도장 등등).

셋째, 외적 조건과 강제에 의해 조건부적으로 집성되는 '타율적 집성'(이것은 조건이 사라지면 흩어진다).

넷째, 여러 가지가 각기 연관을 맺으면서 어떤 주체와도 유기적으로 관계를 갖는 '유기적 공존'.

이러한 소로킨의 문화현상의 분류에 비추어 한국의 문화사를 인식 해보면, 한국에 과연 '유기적 공존'의 문화공동체가 존재했었는가를 반성하게 된다. 지배계급의 상부문화는 역사적으로 모두 '집성적 병존'의 문화였다. 또 유교와 불교는 마구잡이로 섞여 있거나 '타율적 집성' 관계를 유지했을 뿐이었다. 그것은 '간접적 공존' 문화에도 못 미쳤다. 혈맥이 막혀 서로 피가 통하지 않는, 유기적 관계가 형성되지 않았던 그러한 문화들을 굳이 한국의 문화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인가? 적어도 한국의 문화라면 그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주민의 삶과 직결된 필요불가결한 문화여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땅 위에서는 그러한 문화가 없었는가? 아니, 민중은 '유기적 공존'의 문화를 창출하고 계승, 발전시켜왔다. 즉 한국 민중은 유기적인 문화공동체를 형성하여 이 땅의 살림살이를 떠맡아온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한국 문화의 혈맥이다.

한국 그리스도교가 이 땅에 수용되어 또 하나의 '집성적 병존' 문화로 존립하려 한다면 한국 민족사에서 유교와 불교가 걸었던 전철을 밟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한국 그리스도교의 한국 민족문화사적 과제가 있다. 즉 '집성적 병존'의 지배계급의 문화를 변혁하여 이 땅의 살림살이를 떠맡아온 기층 생산계층의 '유기적 공존'의 문화에 봉사하는 책임은 이제 한국의 그리스도인이 감당해야 할 과제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불교유교그리스도교 등이 '간접적 공존' 상태에 있는 오늘날의 종교 다원주의사회에서 그리스도교가 한국 문화의 '유기적 공존'을 이룩하겠다는 책임을 스스로 떠맡을 때에야 비로소 '한국적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의무를 이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바로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이 이러한 자부심과 책임과 주체의식을 가질 때에야 비로소 진정한 '한국적 그리스도인'이 될 것이다.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이 한국에 존재하는 일체의 문화를 민족공동체에 봉사하는 유기적 문화로 만들겠다는 자부심을 가질 때 한국적 그리스도인을 주장하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점은 추호도 양보할 생각이 없다. 물론 이러한 주장은 그리스도교의 문화적 패권주의 혹은 제국주의적 발상이 아닌가하는 반론을 불러일으키기도할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한국의 그리스도교가 한국 문화와 유기적 공존을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나가느냐 하는 것이다. 즉 지배하는 방식이냐 아니면 종으로서 봉사하는 방식이냐, 민중의 자세이냐 지배자의 자세이냐가 문제이다.

이제 한국의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교와 한국 문화라는 두 이질적인 것을 통전시키는 촉매적 역할을 주체적으로 수행하고자 한다. 여기에 필요한 하나의 범주가 문화요, 그것도 민중문화이다. 그것은 문화주의자들의 개념과는 달리 삶과 노동과 놀이를 주체적으로 통전시키고았는 민중의 문화, 유기적 문화공동체의 민중문화를 의미한다. 문화란 삶과 노동의 구체적 표현이다. 그러므로 생산주체가 아닌 사람에게는 문화가 없다. 있다고 주장해도 그것은 '집성적 병존', '간접적 공존' 혹은 '타율적 집성'의 문화일 뿐이다. 진정한 문화는 '유기적 공존'의 문화, 노동과 놀이, 삶과 초월이 공동체적으로 통전된 진정한 문화이며, 이 땅의 살림살이를 주체적으로 떠맡아온 민중의 문화이다.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은 바로 이러한 올바른 문화 형성을 위해 주체의식을 가지고 참여해야 할 것이다.


List of Articles
표지
역사의 담지자
   
제1부 민중의실체
   
민족ᆞ민중ᆞ·교회
    1. 민중이 없었던 역사
    2. 그리스도교회는 무엇을 했는가
    3. 한국 그리스도교의 기본자세
민중과 더불어 I
    1. 가치의 붕괴
    2. 가치의 기준
    3. 이웃이 누구인가
    4. 민중과 예수
    5. 예수와 어린이
    6. 혼동의 현장
풀과 씨알과 돌
    1. 민의 두 얼굴
    2. '기적'을 일으키는 민중
    3. 소리를 지르는 돌이 되는 민중
민중언어와 그리스도교
    1. 민중언어
    2. 한국 혼의 전승자
    3. 서구 문화와 성서언어
    4. 한국 교회와 민중언어
민중의 힘
    1. 성서 안의 민중운동의 맥
    2. 민중운동의 태
    3. 민중운동의 태동
고난하는 한국의 민중 : 독일 신학계에 하는 말
    1. 독일 신학의 피할 수 없는 함정
    2. 육의 자기초월
    3. 반(反) 두 나라설
    4. 비그리스도인들과의 연대
   
제2부 민중, 역사의 주체
   
민중신학은 무엇인가
    1. 민중신학의 주제들
    2. 질문과 대답—성서해석의 시각
    3. 민중신학의 축
민중적 신앙고백
    1. 우리의 현장
    2. 우리 교회사적 반성
    3. 현재와 미래의 과제
민중과 교회
    1. 민중신학과 교회론
    2. 고린토교회의 문제
    3. 교회 밖의 문제와 바울로의 케리그마
    4. 교회론이 없는 마르코복음
    5. 루가의 교회론
    6. 맺는 말
새 역사의 주인
    1. 역사의 담지자
        1) 예수의 경우
        2) 가난한 자의 공동체(바울로)
        3) 야고보의 경우
    2. '가난한 자'가 주인 되는 때
    3. 맺는 말
민중이 주도하는 민족통일
    1. 분단상태의 성격
    2. 민족통일을 위한 움직임
    3. 민족통일운동의 거점
    4. 통일문제 해결의 성서적 거점
예수와 민중
    1. 케리그마의 그리스도와 역사의 예수
    2. 예수와 민중
    3. 그리스도론의 핵심으로서의 예수의 고난
예수와 해방
    1. 머리말
    2. 예수시대의 민족해방의 노력들
    3. 예수의 해방운동
        1) 병에서의 해방
        2) 체제에서 해방
        3) 증오, 복수에서의 해방
    4. 결론(마리아 찬가)
   
제3부 민중운동과 민중신학
   
민중사전 속의 그리스도
    1. 충격
    2. 신학적 문제 정리
    3. 민중사건 속의 그리스도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느님의 어린양
    1. 속죄양
    2. 세진이의 부활을 경험한 어머니
    3. 예수와 석가의 만남
    4. 보라, 이 사람을
민중과 더불어 II
    1. 거울이 유죄?
    2. 허상과 실상
    3. 논어를 읽으며
    4. 역사적 시점
    5. 민중과 더불어
민중사와 교회사
    1. 그리스도교회로 몰려든 자들의 사회적 성분
    2. 교회는 저들에게 무엇을 주었는가
    3. 그리스도교와 사회주의
    4. 성서에서 본 한국 교회사
민중운동과 민중신학
    1. 민중운동에서 민중신학으로
    2. 민중신학의 눈으로 본 성서
        1) 민중신학 이전의 신학
        2) 구약은 민중해방의 사건이다
        3) 예수의 민중이야기—'우리'
    3. 한국 역사 속에서 민중신학의 과제
    4. 민중운동의 그리스도적 의미
   
제4부 민중과 민족
   
옳은 백성 옳은 민족
    1. 민심이 곧 천심
    2. 잘난 백성 못난 백성
    3. 산 백성으로 서는 길
우리에게 일용할 배고픔을!
    1. 배고픔
    2. 그날 그날 먹을 양식을!
    3. 우리에게 그날 그날의 배고픔을 주소서
민중은 '환생'한 예수
    1. 예수는 '영웅'이 아닙니다
    2. 왜 마르코는 '만나자'는 약속만 남기고 붓울 놓는가
    3. 민중으로 환생한 예수?
    4. 오늘도 이어지는 '환생' 사건
민중적 민족주의 : 한완상 『민중과 지식인』 서평
    1. 개복(開腹)된 병상
    2. 민중은 누구인가
    3. 민중에게 의한 민족 세우기
   
제5부 민중과 예복
   
민중과 예복
    1. 객이 주인 되는 이야기
    2. 폭력으로 기득권 수호
    3. 수호자에 대한 심판
한국적 그리스도인상의 모색
    1. 문제 제기
    2. '한국적'이란 어떤 것인가
    3. '한국적'인 것과 그리스도교
    4. 한국 문화와 그리스도교 유산의 합류
    5. 근대화의 모순과 민족통일의 과제 앞에서
    6. 한국적 그리스도상의 맹아
민족문제와 민중신학
    1. 민족문제에 눈을 뜰 때까지
    2. 오늘의 민족문제를 보면서
    3. 민중적 민족
    4. 민중의 강인한 생명력, 민중은 생명의 근원이다
    5. 민족적인 것에 대한 예수의 태도—선 자리에 대한 강한 책임의식
    6. 민족문제를 어떤 원칙에서 풀어나가야 하나
    7. 민주에 대한 영원
탈서구신학과 민중신학 : 독일신학자들과의 논쟁
    1. 여러분들이 제기한 질문의 전반적인 구조
    2. 하나하나의 질문에 대하여
  
판권
표지
 
제1부 부활의 아침
어느 부활절 아침 (요한 21, 1)
오늘의 부활현장 (사도 2, 22-24)
부활의 그리스도와 그 현장 (사도 2, 22-24)
받은 것을 땅에 묻어두지 말라 (마태 25, 14-20)
사람을 낚는 어부 (마르 1,16-20)
부활 신앙 (고전 13, 12)
공포에서의 해방 (마태 10, 26-33)
"와서 보라" (요한 1, 35-39)
민중은 '환생'한 예수? (마르 6, 14-16)
 
제2부 하느님과 우상
두 질서 (마태 20, 1-16)
빛의 아들들 이 세대의 아들들 (루가 16, 1-8)
악에서의 구원 (마태 6, 13)
성서의 구원론 (요한 17, 13-16)
민중의 설교자 (루가 9, 3)
우상과 하느님 (고전 8, 1-6)
뱀처럼 들리운 예수 (요한 3, 14-16)
누가 네 이웃인가? (루가 10, 29-37)
믿음과 결단 (마태 4, 1-11)
구하라, 찾으라, 두드리라 (마태 7, 7-11)
기도 (마태 14, 22-23)
저항과 복종 (마태 21, 28)
단(斷)! (마르 9, 42-48)
살림운동은 죽임의 세력과 투쟁이다 (요한 1, 4; 6, 53)
 
제3부 새 세계의 건설자
자유에의 길 (갈라 4, 1-10)
일어나라 (사도 3, 1-10)
새 세계의 건설자 (에페 2, 11-22)
죽음보다 더 확실한 것 (로마 8, 38-39)
바울의 인간관 (로마 8, 18-30)
바울의 현존 이해 (필립 3, 1-14)
문(門) (요한 10, 7-16)
나를 따르라 (루가 9, 57-62)
'그리스도 안에서'라는 현실 (갈라 3, 26-29)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 (고전 12, 12-27)
자유에의 길과 그리스도 (루가 4, 18-19)
표지
 
제1부 구걸하는 초월자
앎의 두 면 (고전 8, 1-13)
져야 할 십자가 (마르 8,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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