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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한국적 그리스도상의 맹아

오늘 한국의 민중신학은 어떤 주의(Ism)를 가진 것도 아니요, 어떤 주의도 아니다. 민중도 민중중심으로 세계를 바꾸어보려는 구체적인 설계도를 가지게 되면 그때는 민중주의에 떨어지게 될 것이다.

오늘날 민중과 관련된 활발한 논의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민중문학의 발전은 괄목할 만하다. 그러나 민중문학을 어떻게 규정하든, 참으로 민중의 시대가 도래하여 민중이 자기 자신의 문학을 주체적으로 전개한다면, 이른바 오늘의 민중문학과 같은 그러한 문학을 하겠는가? 민중신학도 마찬가지이다. 민중은 오늘의 민중신학과 같은 신학작업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민중이 역사의 주체가 되는 하느님 나라가 오기 전까지는 민중신학이 존재할 것이고 필요할 것이다. 민중문학이 민중의 소리와 감정을 지식인의 언어로 바꾸어 그것을 잘 모르는 사람(지식인)에게 전달해주듯이 민중신학도 민중의 사실을 신학적 언어로 바꾸어 전달하는 것이다. 곧 번역작업인 것이다. 즉 지식인에게 민중의 말과 희망과 의지를 전달해주는 통로, 그것이 민중상황이다.

분단상황 속에서 가장 뼈아픈 문제들은 무엇인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여러 요인이 복합되어 진실로 민중의 소리가 압살되고 있는 이 마당에 민중의 요구와 희망은 무엇인가? 분단상황 속에서 일고 있는 고통의 소리는 무엇인가? 민중신학은 바로 이러한 민중의 물음을 자기의 문제로 받아들이면서 은폐되어 있는 민중사실을 지식 인의 언어로 바꾸어 그것을 증언하고자 한다. 그것은 하느님의 선교(missio Dei) 영역에서 일어나는 예수사건에 대한 증언이다. 즉 "민중의 삶의 구체적인 현장에 하느님이 활동하고 있다. 아니! 그리스도는 이렇게 현존하고 있다"고 증언하는 것이다. 또한 민중신학은 당신(민중)이 우리 역사의 실질적인 주인이고,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든 안 부르든 간에 당산이 이 민족사의 과제를 위해 보냄을 받은 사람이라고 증언하는 것이다. 바로 그 민중의 역사적 실천 속에서 그리스도가 그들과 함께 노동하고 고난당하고 고문당하고 죽임을 당하고 있음을 증언해주는 것, 아니 오늘도 그들과 함께 그들 속에서 부활하고 있음을 증언하는 것이 민중신학이 할 일이다.

함석헌은 분단시대의 민중(씨알)의 고난을 단순한 비극으로 보지 않고 세계의 죄악과 고난이 압축된 현장으로 증언하고 있는데, 이것도 모든 사회과학적 분석과 인식을 넘어서는 신학적 통찰이다. 오늘 날 한국 교회가 반공주의와 물질주의적 경향으로 흐르는 행태는 자본주의사회체제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한국 교회는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그 숫자나 참재력에 비해 오히려 바람직 한 민족사의 발전을 가로막는 반동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한국 교회가 분단구조와 독재체제, 자본주의체제에 유착하여 오히려 그러한 부패한 체제 유지에 공헌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오늘 한국 교회는(물론 대부분의 가난한 교회가 그런 것은 아니다) 쓰고 남은 돈을 부동산과 은행에 투자하고 있다. 이렇게 교회가 스스로를 위해 자본을 축적하고 자본에 의해 이익을 남기는 관행은 무엇을 말하는가? 교회가 사유재산을 소유해도 좋은가? 오늘날 타인의 노동 위에서 있는 유한적 종교사제계층의 존재는 정당한 것인가? 그 정당성 여부는 도대체 질문조차도 할 수 없는 절대금기 사항인가? 노동하지 않고 민중의 아픔과 고뇌, 절망과 희망을 체험하고 증언할 수 있을 것인가?

오늘 우리는 제도적으로 비대해지는 기성교회의 변혁에 대해 희망을 걷기보다는 작은 교회운동(바닥공동체운동)을 통해 일어나고 있는 새 기운에 기대를 걸고 있다. 민중 속에서 노동하고 기도하며 민중의 눈으로 성서를 읽고 예배드리는 민중교회 공동체에서 한국 교회의 희망과 바람직한 한국적 그리스도인 상의 씨앗을 본다. 새로운 교회의 언어와 문화가 그들을 통해 창출될 것이다. 이제 민중신학은 그들의 언어와 문화를 배우며 민중현장에서 새롭게 드러나는 민중사실을 수령하는 작업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기존교회가 해야 할 일은 질적인 갱신을 통해서 자기를 축소하는 일이다. 오늘 우리는 돌 위에 돌 하나조차 포개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루살렘 성전을 향해 경고한 예수의 말씀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제도적 교회의 존립이 문제가 아니다. 예수사건이 지금 민중 속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증언하고, 또 그 사건을 몸소 체현하는 공동체가 되는 길만이 사는 길이다. 한국 그리스도인의 올바른 정체 확립이라는 우리의 과제를 푸는 열쇠는 바로 그러한 공동체적 삶 속에 간직되어 있다.

 

■ 『신학사상』 제52집(1986년)에 수록.


List of Articles
표지
역사의 담지자
   
제1부 민중의실체
   
민족ᆞ민중ᆞ·교회
    1. 민중이 없었던 역사
    2. 그리스도교회는 무엇을 했는가
    3. 한국 그리스도교의 기본자세
민중과 더불어 I
    1. 가치의 붕괴
    2. 가치의 기준
    3. 이웃이 누구인가
    4. 민중과 예수
    5. 예수와 어린이
    6. 혼동의 현장
풀과 씨알과 돌
    1. 민의 두 얼굴
    2. '기적'을 일으키는 민중
    3. 소리를 지르는 돌이 되는 민중
민중언어와 그리스도교
    1. 민중언어
    2. 한국 혼의 전승자
    3. 서구 문화와 성서언어
    4. 한국 교회와 민중언어
민중의 힘
    1. 성서 안의 민중운동의 맥
    2. 민중운동의 태
    3. 민중운동의 태동
고난하는 한국의 민중 : 독일 신학계에 하는 말
    1. 독일 신학의 피할 수 없는 함정
    2. 육의 자기초월
    3. 반(反) 두 나라설
    4. 비그리스도인들과의 연대
   
제2부 민중, 역사의 주체
   
민중신학은 무엇인가
    1. 민중신학의 주제들
    2. 질문과 대답—성서해석의 시각
    3. 민중신학의 축
민중적 신앙고백
    1. 우리의 현장
    2. 우리 교회사적 반성
    3. 현재와 미래의 과제
민중과 교회
    1. 민중신학과 교회론
    2. 고린토교회의 문제
    3. 교회 밖의 문제와 바울로의 케리그마
    4. 교회론이 없는 마르코복음
    5. 루가의 교회론
    6. 맺는 말
새 역사의 주인
    1. 역사의 담지자
        1) 예수의 경우
        2) 가난한 자의 공동체(바울로)
        3) 야고보의 경우
    2. '가난한 자'가 주인 되는 때
    3. 맺는 말
민중이 주도하는 민족통일
    1. 분단상태의 성격
    2. 민족통일을 위한 움직임
    3. 민족통일운동의 거점
    4. 통일문제 해결의 성서적 거점
예수와 민중
    1. 케리그마의 그리스도와 역사의 예수
    2. 예수와 민중
    3. 그리스도론의 핵심으로서의 예수의 고난
예수와 해방
    1. 머리말
    2. 예수시대의 민족해방의 노력들
    3. 예수의 해방운동
        1) 병에서의 해방
        2) 체제에서 해방
        3) 증오, 복수에서의 해방
    4. 결론(마리아 찬가)
   
제3부 민중운동과 민중신학
   
민중사전 속의 그리스도
    1. 충격
    2. 신학적 문제 정리
    3. 민중사건 속의 그리스도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느님의 어린양
    1. 속죄양
    2. 세진이의 부활을 경험한 어머니
    3. 예수와 석가의 만남
    4. 보라, 이 사람을
민중과 더불어 II
    1. 거울이 유죄?
    2. 허상과 실상
    3. 논어를 읽으며
    4. 역사적 시점
    5. 민중과 더불어
민중사와 교회사
    1. 그리스도교회로 몰려든 자들의 사회적 성분
    2. 교회는 저들에게 무엇을 주었는가
    3. 그리스도교와 사회주의
    4. 성서에서 본 한국 교회사
민중운동과 민중신학
    1. 민중운동에서 민중신학으로
    2. 민중신학의 눈으로 본 성서
        1) 민중신학 이전의 신학
        2) 구약은 민중해방의 사건이다
        3) 예수의 민중이야기—'우리'
    3. 한국 역사 속에서 민중신학의 과제
    4. 민중운동의 그리스도적 의미
   
제4부 민중과 민족
   
옳은 백성 옳은 민족
    1. 민심이 곧 천심
    2. 잘난 백성 못난 백성
    3. 산 백성으로 서는 길
우리에게 일용할 배고픔을!
    1. 배고픔
    2. 그날 그날 먹을 양식을!
    3. 우리에게 그날 그날의 배고픔을 주소서
민중은 '환생'한 예수
    1. 예수는 '영웅'이 아닙니다
    2. 왜 마르코는 '만나자'는 약속만 남기고 붓울 놓는가
    3. 민중으로 환생한 예수?
    4. 오늘도 이어지는 '환생' 사건
민중적 민족주의 : 한완상 『민중과 지식인』 서평
    1. 개복(開腹)된 병상
    2. 민중은 누구인가
    3. 민중에게 의한 민족 세우기
   
제5부 민중과 예복
   
민중과 예복
    1. 객이 주인 되는 이야기
    2. 폭력으로 기득권 수호
    3. 수호자에 대한 심판
한국적 그리스도인상의 모색
    1. 문제 제기
    2. '한국적'이란 어떤 것인가
    3. '한국적'인 것과 그리스도교
    4. 한국 문화와 그리스도교 유산의 합류
    5. 근대화의 모순과 민족통일의 과제 앞에서
    6. 한국적 그리스도상의 맹아
민족문제와 민중신학
    1. 민족문제에 눈을 뜰 때까지
    2. 오늘의 민족문제를 보면서
    3. 민중적 민족
    4. 민중의 강인한 생명력, 민중은 생명의 근원이다
    5. 민족적인 것에 대한 예수의 태도—선 자리에 대한 강한 책임의식
    6. 민족문제를 어떤 원칙에서 풀어나가야 하나
    7. 민주에 대한 영원
탈서구신학과 민중신학 : 독일신학자들과의 논쟁
    1. 여러분들이 제기한 질문의 전반적인 구조
    2. 하나하나의 질문에 대하여
  
판권
표지
 
제1부 부활의 아침
어느 부활절 아침 (요한 21, 1)
오늘의 부활현장 (사도 2, 22-24)
부활의 그리스도와 그 현장 (사도 2, 22-24)
받은 것을 땅에 묻어두지 말라 (마태 25, 14-20)
사람을 낚는 어부 (마르 1,16-20)
부활 신앙 (고전 13, 12)
공포에서의 해방 (마태 10, 26-33)
"와서 보라" (요한 1, 35-39)
민중은 '환생'한 예수? (마르 6, 14-16)
 
제2부 하느님과 우상
두 질서 (마태 20, 1-16)
빛의 아들들 이 세대의 아들들 (루가 16, 1-8)
악에서의 구원 (마태 6, 13)
성서의 구원론 (요한 17, 13-16)
민중의 설교자 (루가 9, 3)
우상과 하느님 (고전 8, 1-6)
뱀처럼 들리운 예수 (요한 3, 14-16)
누가 네 이웃인가? (루가 10, 29-37)
믿음과 결단 (마태 4, 1-11)
구하라, 찾으라, 두드리라 (마태 7, 7-11)
기도 (마태 14, 22-23)
저항과 복종 (마태 21, 28)
단(斷)! (마르 9, 42-48)
살림운동은 죽임의 세력과 투쟁이다 (요한 1, 4; 6, 53)
 
제3부 새 세계의 건설자
자유에의 길 (갈라 4, 1-10)
일어나라 (사도 3, 1-10)
새 세계의 건설자 (에페 2, 11-22)
죽음보다 더 확실한 것 (로마 8, 38-39)
바울의 인간관 (로마 8, 18-30)
바울의 현존 이해 (필립 3, 1-14)
문(門) (요한 10, 7-16)
나를 따르라 (루가 9, 57-62)
'그리스도 안에서'라는 현실 (갈라 3, 26-29)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 (고전 12, 12-27)
자유에의 길과 그리스도 (루가 4, 18-19)
표지
 
제1부 구걸하는 초월자
앎의 두 면 (고전 8, 1-13)
져야 할 십자가 (마르 8,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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