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전집

전집은 OCR 스캔 잡업으로 진행되어 오탈자가 있습니다.
오탈자를 발견하면 다음과 같이 등록해 주시면 관리자가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1. 수정 요청을 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2. 본문을 읽는 중에 오탈자가 있는 곳을 발견하면 앞뒤 텍스트와 함께 마우스로 선택합니다.
3. 그 상태에서 [오른쪽 마우스]를 클릭하여 나타나는 창에서 수정 후 [수정요청]을 클릭합니다.
4. 각주의 경우에는 각주 번호를 마우스오버하여 나타난 창을 클릭하면 수정요청 창이 열립니다.

※ 컴퓨터 브라우저에서만 가능합니다.
고향 잃은 민중

여러분은 W.A.R.C.의 핸드북에서 이미 중요한 자료를 제공받아 읽었고, 또 성서적 조명을 한 것을 보았을 줄 안다. 그러므로 가능한 대로 그 내용은 피하려고 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강조하는 뜻에서 반복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세계적 통계에서 나타난 피난민의 상황을 제시하는 대신 식민지의 경험을 가진 제3세계에 속한 사람으로서 내가 경험한 개인적이면서도 동시에 집단적인 피난의 삶의 단면을 말하려고 한다. 그러므로 피난민(Refuge)이나, 정치망명자(Asylum)가 무엇인지를 제시하려고 한다. 그리고 다음으로 성서에서 이 현실을 조명하고, 끝으로 오늘의 우리의 과제를 역시 성서적 관점(perspective)에서 제시해보려고 한다.

1. 피난민

나의 일생은 글자 그대로 피난민으로서의 삶인데, 그 상황은 다양하다. 나는 북한에서 태어나서 얼마 안 되어 나의 부모들은 나를 등에 업고 중국 땅 만주로 피난하였다. 그때가 일본제국이 한국을 식민지화한 지 13년째이니까 그 이유는 정치적 동기와 경제적 빈곤이 복합되어 있다.

한국은 원래 작은 왕국이었는데 그 말엽에는 국제적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여 이미 중국, 러시아, 일본 등에 수탈당해 피폐해 있었으며 정부 자체도 약화되었다. 이에 대항해 농민이 중심이 된 봉기가 일어났고(1894년), 왕권 자체가 위태롭게 되었을 때 한국의 왕권은 일본에 지원을 요청해서 이를 평정하였다. 이 과정에서 많은 농민들 이 죽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정치경제적 이유로 인접해 있는 만주 땅으로 야간도주하여 그것이 긴 행렬을 이루었다. 일본이 한국을 완전 흡수했을 때 정부군은 저항없이 항복한 대신 의용군들이 궐기해 싸웠으나 역시 패배하여 대부분 피난했으며, 일부는 시베리아를 피난지로 선택했다. 일본은 한국을 식민지화함과 더불어 이른바 '토지 조사사업'이라는 명분으로 힘이 없는 농부들의 땅을 최소한 65퍼센트 정도 총독부에 귀속시키거나 아니면 이주해 온 일본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다. 그리하여 또다시 농사지어 연명하던 많은 농민들이 불법으로 만주 땅으로 잠입할 수밖에 없었다. 또 상당수의 지식층들도 정치적 망명지로 만주, 러시아 등을 선택했다. 이렇게 해서 한족과 인접된 만주 땅에서는 내가 자라나던 무렵(1923~45년)에는 300만 명이 밀집해서 살고 있었다. 물론 저들은 불법입국자로서 사회적으로 보호받을 아무런 권리도 없었으나 중국이 쇠퇴하여 만주에까지 그 힘을 제대로 뻗치지 못하여 묵인한 셈이었다.

한편 아시아를 석권하기로 계획을 세운 일본은 뒤이어 만주를 침략하여 괴뢰정부를 세우고 그것을 조종함으로써 만주는 완전히 일본의 식민지가 되어버렸다. 그러므로 이 피난자들은 어떤 의미에서 또다시 포로로 갇히게 된 셈이다. 나의 중학교 시절에는 이미 학교에서 한국 말도 금지되었고, 비록 제2차세계대전 발발시기였으나 한국 사람의 일본인화 정책으로 인해 한국 사람은 자신의 성(姓)을 일본식으로 바꿀 것을 강요당했다.

또 그와 더불어 한국 사람은 일본인 아닌 일본인으로 군대에 지원할 의무를 지니게 되었으며, 또 징집대상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미혼녀들은 이른바 위안부(정신대)로 그리고 대학생들은 모두 이른바 장교 후보생으로 끌려갔다.

저들은 물론 종교에까지 깊숙이 개입하여 한국의 불교 전통을 깨고 부부생활이 허용되는 일본식 승려제도를 도입했으며, 한국의 기독교도 수적으로 훨씬 적은 일본 기독교 안으로 제도적으로 흡수하고 한국의 교회를 그 지부로 만들었다. 그리고 사상적 침략의 상징으로 일본의 국가종교였던 신도(神道)를 도입하여 곳곳에 사찰을 세우고 전체 한국민에게 참배를 강요했는데, 특히 종교계를 이에 굴복시키는 제1차 대상으로 삼았다.

이럴 즈음에 만주에서는 민족주의자들과 공산당이 합작하여 게릴라전을 벌였다.

2차 대전이 끝났어도 우리는 완전독립국이 못 되었다. 이른바 얄타협정에서 강대국이 일방적으로 한국을 반으로 잘라 38선 이북은 소련군, 그 이남은 미국이 점령하도록 했다. 군사작전상 임시방편으로 했다고 하나 오늘날까지 그것은 우리 민족의 분단선이 되고 말았다. 이로써 새로운 형태의 피난민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것은 이데올로기에 의한 피난이다. 만주와 북조선은 공산화됨과 더불어 기독교에 대한 박해를 시작했다. 그러므로 나는 가족과 더불어 만주에도 있을 수 없고, 고향인 북조선에도 머물 수 없어서 아무런 생활보장도 없는 미군이 점유하고 있는 이남으로 두 개의 국경선을 넘어 피난 왔다. 이남은 자본주의를 지향하는 이른바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지역이었다. 그러나 38선을 넘어 해방의 기쁨을 누리려는 마당에 우리를 맞이한 것은 한국 사람이 아닌 미국이었다. 물론 저들에게서 따뜻한 환영을 기대할 수는 없었다. 대신에 저들은 이 피난민 전부를 전염병 보균자처럼 머리부터 발끝까지 디디티(DDT)라는 독물을 마구 뿌려대였다.

남한 땅에 채 정착도 하기 전에 이번에는 네 번째 양식의 피난민 경험을 해야만 했다. 그것은 민족상잔의 전쟁(1950년)이 터졌기 때문이다. 이것은 이데올로기 싸움의 연장이라고도 할 수 있으나, 미국과 소련이 중추가 된 두 블록 사이의 팽팽한 대결이 한국 땅에서 터짐으로써 한국 민족이 희생물이 된 사건이다. 그때 순진한 크리스천인 나는 순교할 각오로 서울에 남았었는데, 제 몸에 들어온 새 주인은 한국 사람이면서도 이민족보다도 더 무서운 대상이 되어서 나와 더불어 서울에 잔류한 많은 사람들은 적어도 3개월 이상을 지하에 숨어 살거나 젊은 사람들은 강제로 공산군에 편입되었다. 그러나 3개월 후에는 유엔의 이름으로 전선에 참여한 미군이 전세를 역전시켜 서울을 회복하고 북진했다. 이때는 공산당에 협조하던 많은 한국 사람들이 정치적 피난민으로 이북으로 망명했거나 사살되었다. 그러나 그런 지 불과 2개월 만에 이번에는 중국군이 이북을 지원하고 나섬으로 다시 전쟁은 역전되어 수없는 한국인들은 피난민으로 다시 피난길에 올라야만 했다. 이런 과정에서 적어도 500만 명 이상의 한국 사람들은 그 짧은 기간에 피난민으로서 대이동을 반복해야만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지금 한국 민족은 만주에 200만, 일본에 70만, 미국에 80만, 소련에 50만, 소련 사할린에 5만 등 약 400만 명이 외국에서 고향 잃흔 피난민으로 살아가고 있다. 또한 38선 때문에 혹은 체제에 적응하지 못해서 피난민 생활에 방불한 생활을 하지만, 단 한 줄의 편지조차 보내고 받을 수 없는 단절상태에서 이방인처럼 설움을 안고 있는 사람은 수없이 많다. 그중에도 소련 사할린에 있는 한국 피난민의 경험을 소개하는 것은 중요하다.

사할린은 일본제국 땅이었는데, 일본제국은 그곳에 한국인을 강제 노동을 시키기 위해 보냈다. 그런데 해방이 되자 한국인은 더 이상 법적으로 일본 사람이 아니라는 이유로 내버려지고, 일본인만을 철수시켜 한국인들은 그곳에 남게 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남은 한국 사람과 그외의 한국인은 모두 스탈린시대에 정치적 이유와 황무지 개척을 목적으로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 황무지에 거주조건도 마련해 주지 않은 채 실려갔고 방치되었다. 이래서 죽은 사람이 부지기수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그 땅을 개척하고 지금도 거기에 살고 있다.

이상에서 나는 고향 잃게 된 여러 상태를 경험을 통해 생생히 말할 수 있었다. 이것은 오늘 세계의 고향 잃은 사람들의 여러 상태가 집약된 것이라고 본다. 그것을 대별하면 ① 제국주의적 국가주의에 의한 피난민, ② 그와 관련된 가난 때문에 타향으로 강제로 또는 자진해서 떠난 피난민, ③ 이데올로기에 의한 피난민, ④ 그리고 첨부한다면 바로 국가주의에서 파생된 독재체제에 의한 정치망명객이다.


List of Articles
바알 (열상 19, 18)
남은 칠천 명 (19, 7-18)
민중의 손으로 통일되는 날 (아모 9, 11-15)
겨울은 가고 (에제 37장)
에제키엘이 무등산에서 절규한다 (에제 24, 6-8)
포로에서의 탈출 (이사 66, 1-8)
위정자와의 대결 (이사 7, 10-14)
   
제5부 새로운 존재
일상성과 비일상성 (루가 10, 38-42)
그래도 다시 낙원에로 환원시키지 않았다 (창세 3, 1-10)
새로운 인간상 (창세 12, 1-9)
믿음의 조상 (창세 22, 17-18)
두 사이 에 손을 얹을 판결자 (욥기 9, 25-35)
하느님으로부터의 도피 (시편 139편)
하느님의 웃음 (시편 2편)
잠과 신앙 (시편 127편)
교회란 무엇인가 (로마 8, 9-30)
인간을 말한다 (마르 12, 28-34)
존재 근거 (시편 42편)
우주의 품으로 (시편 8,3 이하)
   
판권
표지
예수의 민중사건 : 『민중과 성서』를 내면서
   
제1부 복음서와 민중
   
예수와 민중 : 마르코복음을 중심으로
    1. 전제
    2. 마르코복음 안의 오클로스
    3. 마르코복음에 나타난 오클로스의 성격
        1) 오클로스의 성격
        2) 오클로스에 대한 예수의 행태
        3) 종합
    4. 예수를 따른 자들
    5. 마르코복음 안에 있는 어록
    6. 오클로스의 언어학적 의미
        1) 라오스와 오클로스
        2) 오클로스와 암 하 아레츠
    7. 종합
마르코복음에서 본 역사의 주체
    1. 전제
    2. 마르코의 삶의 자리
    3. 마르코의 민중신학의 기조
        1) 세례자 요한이 잡힌 후(14a절)
        2) 갈릴래아로 가다
        3) 하느님 나라의 도래 선포
    4. 민중의 행태
예수사건의 전승 모체
    1. 문제 제기
    2. 케리그마의 성격
        1) 고린토전서 15장 3~8절
        2) 필립비서 2장 6~11절
        3) 사도행전에 나타난 케리그마
    3. 민중언어의 성격
    4. 수난사
    5. 예수의 행태 일반
        1) 기적 이야기와 예수의 행태
        2) 아포프테그마와 예수의 행태
        3) 로기온(Logion, 어록)과 예수의 행태
    6. 결론
가난한 자 : 루가의 민중 이해
    1. 가난한 자
        1) 통계적 고찰
        2) 루가의 특수자료
        3) 예수의 탄생설화와 나자렛 선언
        4) 마르코와 Q자료
    2. 루가복음서의 청중
    3. 결론
마태오의 민중적 민족주의
    1. 문제 제기
        1) 마태오의 신학적 주제에 대한 논의들
        2) 문제 제기
    2. 마태오가 처한 현실
        1) 마태오와 그의 시기
        2) 민족적 와해 위기
    3. 마태오의 현실인식
        1) 이스라엘 : 길 잃은 양들
        2) 길 잃은 양이 놓여 있는 현실
    4. 민족동일성 재확립
        1) 뿌리 찾기
        2) 바리사이파가 주도하는 라삐 유다교와의 대결
    5. 마태오의 민중 이해
        1) 언어적 성격
        2) 의식화된 민중
    6. 맺는 말
민중신학의 성서적 근거 : 마르코복음을 중심으로
    1. 예수사건의 재발견
    2. 마르코복음과 민중
    3. 민중은 수단이 아니다
    4. 민중은 객체일 수 없다
    5. 십자가는 민중수난의 극치다
민중신학의 어제와 오늘
    1. 독재와 대항하므로
    2. 민중을 만나므로
    3. 민중과 더불어
   
제2부 민중운동사
   
민중사건과 언어사건
    1. 성서에서 본 말의 성격
        1) 그 말의 현장은 어떤 것이었나
        2) 예수의 경우
        3) 예수사건에 관한 전승
        4) 오순절의 말 사건
    2. 무엇으로 말하는 것인가
    3. 해야 할 말은 무엇인가
    4. 우리가 해야 할 말
미래는 가난한 자의 것 : 루가 6장 20~26절
    1. 축복과 저주
    2. 가난한 자와 부요한 자
    3. ‘지금’과 ‘장차’
    4. 우리의 선택
나라가 임하옵소서
    1. 예수의 기도
    2. 그의 기도를 전달받은 자들
    3. 하느님의 나라
고향 잃은 민중
    1. 피난민
    2. 성서에서 본 피난민문제
    3. 게르(GER) 문제 해결의 시도
    4. 이방인에 대한 관용의 한계
    5. 당면한 과제
        1 ) 새로운 인식을 위한 운동
        2) 실천에 대한 몇 가지 제언
이스라엘 민중사
    1. 머리말
    2. 출애굽
    3. 고대 이스라엘 종족동맹
    4. 민중을 배반하고 세워진 왕권
    5. 분단시대의 고난
    6. 민중운동의 여러 계열
    7. 예수의 민중운동
    8. 맺는 말
   
제3부 민중과 체제
   
민중사실의 증언
    1. 민중신학의 전제들
    2. 민중사실의 증언
고난과 고백
    1. 수난자와의 일치
    2. 마르코의 민중
    3. 수난사와 고난
    4. 더불어의 고난
    5. 맺는 말
갈릴래아 민중에 항복한 바울로
    1. 바울로의 위치
    2. 사울은 어떤 사람인가
    3. 그리스도교 박해
    4. 예수를 만남
    5. 전향
    6. 맺는 말
소명(召命)
    1. 바울로의 소명
    2. 사도 됨과 소명
    3. 이방인에게로
바울로와 역사의 예수 I
    1. 머리말
    2. 예수에 대한 바울로의 말
    3. 예수냐 바울로냐
    4. 왜 예수가 아니고 케리그마인가
선택받은 민중: 고린토전서 1장 26~31절
    1. 고린토교회 구성원의 사회계층
    2. 공동체원의 가치 판단 기준
    3. 민중을 보는 눈
    4. 택함을 받은 민중
   
제4부 예수의 희망
   
하늘도 땅도 공(公)이다
    1. 낙원 이야기
    2. 아담一인간
    3. 실락원은 공을 사유화함으로
갈릴래아에서 만나자: 마르코 16장 1~8절
    1. 제3의 자리
    2. 갈릴래아
    3. 갈릴래아에서 만나자
예수의 희망
    1. 새 세계에의 희망
    2. 희망과 세계혁명
    3. 바른 인간공동체의 희망
    4. 맺는 말
   
판권
표지
예수는 논하지 않았다
   
제1부 민중의 언어, 이야기
   
1. 성서라는 책의 성격
2. 성서의 서술양식
    1) 구약성서
    2) 신약성서
    3) 민중언어
   
제2부 예수의 이야기(비유)
   
1. 만성병에 걸린 세대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Next
/ 6
위로
텍스트를 수정한 후 아래 [수정요청] 버튼을 클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