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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마르코복음 안의 오클로스

양식사학자(樣式史學者)들은 모두 예수의 말씀들의 뜻 또는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케리그마(kerygma)를 드러내는 틀로서밖에 보려고 하지 않았고, 그럼으로써 말씀이나 케리그마적 진술만을 남겨놓고 나머지는 제거해버릴 것으로만 봄으로써 결국 중요한 일면을 보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마르코복음에는 일관되게 사용되고 있는 하나의 중요한 테마가 있다. 그것은 바로 '군중'에 대한 서술이다. 마르코복음은 처음부터 일관되게 예수를 둘러싼 군중에 관해서 말하고 있다.

마르코복음 1장 22절에서 벌써 그 군중이 언급되어 줄곧 반영된다. 그런데 처음에는 '사람들' 또는 삼인칭 복수인 '모두' 같은 추상 명사 또는 형용사를 씀으로써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하지만, 저들의 정체는 밝히지 않는다(1, 22303233374445:2, 2). 이런 서술법은 독자로 하여금 그들의 사회적 성분에 관심을 가지게 하며, 마침내 '그 많은 사람'(πολλοί)의 성분을 표시하는 개념이 등장하는데, 그것이 바로 '오클로스'(ὄχλος)이다(2, 4). 마르코는 오클로스를 지칭하는 지시대명사를 빼고도 무려 36회나 이 단어를 집중적으로 사용한다. 이것은 마르코의 오클로스의 사용이 분명한 의도가 있는 것임을 나타낸다.

한편 이런 현상에 주목하게 되는 것은 그 용어의 빈도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면에서 보아도 그렇다. 우선 오클로스와 유사한 뜻을 갖고 있고 그때 일반적으로 흔히 사용된 용어 중에 '라오스'(laos)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70인역 성서(LXX)에서 무려 2천여 회나 사용되는데, 그것은 압도적으로 민족의 일원 특히 이스라엘 사람을 '하느님의 백성'이라는 뜻에서 사용한다(Strathmann, Kittel). 그런데 마르코는 인용문(7, 6)과 대제사장과 율법학자들의 입으로 한 말(14, 2) 외에는 이 단어를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다수' 등 형용사적으로 사용된 무성격한 표현인 '플레토스'(πλήθος)도 한 번만 사용할 뿐이다(3, 8).

신약에서 마르코가 처음으로 오클로스라는 용어를 도입한 것이 틀림없다. 그것은 오클로스라는 용어가 마르코 이전의 신약문서에서는 한 번도 나타나지 않고, 마르코 이후에 씌어진 복음서들과 사도행전에 이르러서야 이 용어가 많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마르코의 영향임에 틀림없다. 한편 오클로스는 그리스도교가 박해를 받을 때에 씌어진 것으로 알려진 요한계시록에 세 번(7, 919, 119, 6) 나온다.

이에 대해서 특히 마르코 이전에 씌어진 바울로의 서신에는 단 한 번도 오클로스가 등장하지 않고 있음을 감안하면 오클로스에 대한 마르코의 용법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 우선 마르코의 오클로스의 뜻을 살펴보기 위해 바울로서신과 마르코복음을 비교해보자.

첫째, 바울로서신은 모두 마르코보다 10년 이상 앞선 A.D. 50~60년 사이에 씌어진 것들이다.

둘째, 바울로의 글은 이방선교를 뚜렷한 목적으로 한 것으로 그리스도론, 구원론에 집중하는데, 언제나 변증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셋째, 그는 역사의 예수에 대해서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역사의 예수를 알려고 하지 않는다고 선언한다(고후 5, 16).

이에 대해서 마르코복음을 보자.

첫째, 마르코복음은 유다전쟁이 이미 시작되었거나 예루살렘마저 함락됨으로써 유다인이 모조리 유다 땅에서 추방되는 무렵인 A.D. 70년 이후에 씌어졌다(본인은 후설을 지지).

둘째, 마르코는 바울로와는 반대로 역사의 예수 전승에 총집중하는데, 그 내용에는 이른바 확대된 케리그마(R. 불트만)로 볼 수 없는 재료들이 많이 담겨 있다.

셋째, 그는 바울로처럼 변증적이며 관념적으로 추상화한 그리스도론이나 구원론을 전개하지 않고 역사적 근거를 가지고 있는 소박한 민담적 서술법을 쓰고 있다.

이상의 비교에서 우리 주제와 관련하여 지적할 것이 하나 있다. 즉 마르코는 바울로와는 다른 사회적 상황에 있으므로 바울로에 있어서 총집약된 케리그마적 신학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입장에 있을 뿐 아니라 의식적으로 그것과 거리를 두었다고 보인다. 마르코의 그런 입장은 역사의 예수에게로 돌아간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정 밑에서 볼 때 그에 의해 부각된 오클로스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마르코시대의 유다계 그리스도인을 위시한 온 유다인들은 그 본 토에서 추방되어 목자 없는 양떼처럼 흩어져 유랑길에 나서야 했다. 마르코가 '오클로스'를 사용하는 데에는 이러한 역사적 상황이 자리하고 있다. 즉 마르코에서의 오클로스의 사용은 이러한 마르코의 역사적 상황에서 요청된 결과이다.


List of Articles
바알 (열상 19, 18)
남은 칠천 명 (19, 7-18)
민중의 손으로 통일되는 날 (아모 9, 11-15)
겨울은 가고 (에제 37장)
에제키엘이 무등산에서 절규한다 (에제 24, 6-8)
포로에서의 탈출 (이사 66, 1-8)
위정자와의 대결 (이사 7, 10-14)
   
제5부 새로운 존재
일상성과 비일상성 (루가 10, 38-42)
그래도 다시 낙원에로 환원시키지 않았다 (창세 3, 1-10)
새로운 인간상 (창세 12, 1-9)
믿음의 조상 (창세 22, 17-18)
두 사이 에 손을 얹을 판결자 (욥기 9, 25-35)
하느님으로부터의 도피 (시편 139편)
하느님의 웃음 (시편 2편)
잠과 신앙 (시편 127편)
교회란 무엇인가 (로마 8, 9-30)
인간을 말한다 (마르 12, 28-34)
존재 근거 (시편 42편)
우주의 품으로 (시편 8,3 이하)
   
판권
표지
예수의 민중사건 : 『민중과 성서』를 내면서
   
제1부 복음서와 민중
   
예수와 민중 : 마르코복음을 중심으로
    1. 전제
    2. 마르코복음 안의 오클로스
    3. 마르코복음에 나타난 오클로스의 성격
        1) 오클로스의 성격
        2) 오클로스에 대한 예수의 행태
        3) 종합
    4. 예수를 따른 자들
    5. 마르코복음 안에 있는 어록
    6. 오클로스의 언어학적 의미
        1) 라오스와 오클로스
        2) 오클로스와 암 하 아레츠
    7. 종합
마르코복음에서 본 역사의 주체
    1. 전제
    2. 마르코의 삶의 자리
    3. 마르코의 민중신학의 기조
        1) 세례자 요한이 잡힌 후(14a절)
        2) 갈릴래아로 가다
        3) 하느님 나라의 도래 선포
    4. 민중의 행태
예수사건의 전승 모체
    1. 문제 제기
    2. 케리그마의 성격
        1) 고린토전서 15장 3~8절
        2) 필립비서 2장 6~11절
        3) 사도행전에 나타난 케리그마
    3. 민중언어의 성격
    4. 수난사
    5. 예수의 행태 일반
        1) 기적 이야기와 예수의 행태
        2) 아포프테그마와 예수의 행태
        3) 로기온(Logion, 어록)과 예수의 행태
    6. 결론
가난한 자 : 루가의 민중 이해
    1. 가난한 자
        1) 통계적 고찰
        2) 루가의 특수자료
        3) 예수의 탄생설화와 나자렛 선언
        4) 마르코와 Q자료
    2. 루가복음서의 청중
    3. 결론
마태오의 민중적 민족주의
    1. 문제 제기
        1) 마태오의 신학적 주제에 대한 논의들
        2) 문제 제기
    2. 마태오가 처한 현실
        1) 마태오와 그의 시기
        2) 민족적 와해 위기
    3. 마태오의 현실인식
        1) 이스라엘 : 길 잃은 양들
        2) 길 잃은 양이 놓여 있는 현실
    4. 민족동일성 재확립
        1) 뿌리 찾기
        2) 바리사이파가 주도하는 라삐 유다교와의 대결
    5. 마태오의 민중 이해
        1) 언어적 성격
        2) 의식화된 민중
    6. 맺는 말
민중신학의 성서적 근거 : 마르코복음을 중심으로
    1. 예수사건의 재발견
    2. 마르코복음과 민중
    3. 민중은 수단이 아니다
    4. 민중은 객체일 수 없다
    5. 십자가는 민중수난의 극치다
민중신학의 어제와 오늘
    1. 독재와 대항하므로
    2. 민중을 만나므로
    3. 민중과 더불어
   
제2부 민중운동사
   
민중사건과 언어사건
    1. 성서에서 본 말의 성격
        1) 그 말의 현장은 어떤 것이었나
        2) 예수의 경우
        3) 예수사건에 관한 전승
        4) 오순절의 말 사건
    2. 무엇으로 말하는 것인가
    3. 해야 할 말은 무엇인가
    4. 우리가 해야 할 말
미래는 가난한 자의 것 : 루가 6장 20~26절
    1. 축복과 저주
    2. 가난한 자와 부요한 자
    3. ‘지금’과 ‘장차’
    4. 우리의 선택
나라가 임하옵소서
    1. 예수의 기도
    2. 그의 기도를 전달받은 자들
    3. 하느님의 나라
고향 잃은 민중
    1. 피난민
    2. 성서에서 본 피난민문제
    3. 게르(GER) 문제 해결의 시도
    4. 이방인에 대한 관용의 한계
    5. 당면한 과제
        1 ) 새로운 인식을 위한 운동
        2) 실천에 대한 몇 가지 제언
이스라엘 민중사
    1. 머리말
    2. 출애굽
    3. 고대 이스라엘 종족동맹
    4. 민중을 배반하고 세워진 왕권
    5. 분단시대의 고난
    6. 민중운동의 여러 계열
    7. 예수의 민중운동
    8. 맺는 말
   
제3부 민중과 체제
   
민중사실의 증언
    1. 민중신학의 전제들
    2. 민중사실의 증언
고난과 고백
    1. 수난자와의 일치
    2. 마르코의 민중
    3. 수난사와 고난
    4. 더불어의 고난
    5. 맺는 말
갈릴래아 민중에 항복한 바울로
    1. 바울로의 위치
    2. 사울은 어떤 사람인가
    3. 그리스도교 박해
    4. 예수를 만남
    5. 전향
    6. 맺는 말
소명(召命)
    1. 바울로의 소명
    2. 사도 됨과 소명
    3. 이방인에게로
바울로와 역사의 예수 I
    1. 머리말
    2. 예수에 대한 바울로의 말
    3. 예수냐 바울로냐
    4. 왜 예수가 아니고 케리그마인가
선택받은 민중: 고린토전서 1장 26~31절
    1. 고린토교회 구성원의 사회계층
    2. 공동체원의 가치 판단 기준
    3. 민중을 보는 눈
    4. 택함을 받은 민중
   
제4부 예수의 희망
   
하늘도 땅도 공(公)이다
    1. 낙원 이야기
    2. 아담一인간
    3. 실락원은 공을 사유화함으로
갈릴래아에서 만나자: 마르코 16장 1~8절
    1. 제3의 자리
    2. 갈릴래아
    3. 갈릴래아에서 만나자
예수의 희망
    1. 새 세계에의 희망
    2. 희망과 세계혁명
    3. 바른 인간공동체의 희망
    4. 맺는 말
   
판권
표지
예수는 논하지 않았다
   
제1부 민중의 언어, 이야기
   
1. 성서라는 책의 성격
2. 성서의 서술양식
    1) 구약성서
    2) 신약성서
    3) 민중언어
   
제2부 예수의 이야기(비유)
   
1. 만성병에 걸린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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