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순서로는 오클로스의 언어학적 개념을 밝히는 것으로 시작해야 할 것이나, 여기서는 마르코복음에 등장한 오클로스의 성격을 찾는 작업을 우선한다. 그럼으로써 관례적 개념의 틀에 가두는 주관적 해석을 가능한 한 줄이려고 한다.
이하는 오클로스라는 개념을 사용한 군상(群像)들을 종합 분석한 것이다.
예수가 가는 곳마다 언제나 그를 찾아 모이는 이들이 바로 오클로스이다(마르 2, 4ᆞ4, 1ᆞ5, 21ᆞ5, 24ᆞ5, 31ᆞ8, 1ᆞ9, 20ᆞ9, 32ᆞ10, 1ᆞ13, 3). 그중의 많은 경우에는 저들이 예수를 따르는 이유가 명기되어 있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오클로스는 예수 활동의 배경이며, 그의 대상으로 등장하는 '무조건적 추종자'로서 부각된다.
오클로스는 그 사회에서 정죄받은 이른바 '죄인'들이다. 특히 마르코는 오클로스라는 말을 처음 사용하면서 그들의 표본으로 '세리와 죄인'을 내세우며, 율법주의자들이 예수가 저들과 식탁을 함께하는 것을 비판하는 장면을 연결시킴으로 저들은 부정(不淨)한 이들로서 소외당한 계층임을 나타낸다(2, 3~17).
또 마르코에 있어서 오클로스는 제자(μαθητής)와 구분하는 경우가 있으며(8, 34ᆞ9, 14ᆞ10, 46), 제자들만 상대하고 저들을 가르침의 대상에서 제의하는 경우도 있다(4, 36ᆞ6, 46ᆞ7, 17ᆞ7, 33). 이 점에서 보면 오클로스보다 '제자'들을 우위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와 대조시켜 주목할 것은 마르코에서 제자들은 자주 맹렬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으나(특히 무지하다는 뜻에서), 오클로스는 책망받는 예가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제자들의 사도권이 확립되었다는 사실을 전제할 때 중요한 요소이다. 한편 이와는 대조적으로 마태오, 루가는 제자들에 대한 비판의 말씀을 과감하게 삭제 또는 미화했다.
마르코에서 오클로스는 예수를 적으로 삼고 공격ᆞ비판하는 '예루살렘'의 지도층과 대조됨으로써 반예루살렘적인 입장에 선 계층이며, 그러한 점에서 볼 때 예수의 편에 섰음을 뚜렷이 한다(2, 4~6ᆞ3, 2~21ᆞ4, 1ᆞ11, 18ᆞ11, 27~32). 이 시각에서 마르코가 오클로스로서 갈릴래아의 민중을 지칭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오클로스는 지배층과 긴장관계에 있으며, 집권자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그러므로 집권자들은 저들의 분노를 되도록 피하려고 한다(11, 18ᆞ11, 32ᆞ12, 12ᆞ15, 8ᆞ15, 15). 따라서 지배층이 저들의 힘을 빌리기 위해서는 저들을 매수하는 길밖에 없었다(예수를 처형할 때 오클로스를 동원하기 위해 저들에게 돈을 주었다고 하는데, 이것은 저들의 저력을 말하는 동시에 저들은 하나의 가능성이지 필연성은 아님을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