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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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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수난사

양식사 연구의 개척자인 슈미트(K. L. Schmidt)나 디벨리우스는 수난사만은 다른 전승자료와는 달리 일찍부터 지금의 것과 비슷하게 응결된 형태로 전승되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45)K. L. Schmidt, Der Rahmen der Geschichte Jusu, Berlin, 1919, S. 303~305; M. Dibelius, Die Formgeschichte des Evangeliums, S. 57. 또 디벨리우스는 I판에서 이 점을 분명하게 밝혔으나 II, III판에서 불트만의 영향을 받아 다른 경향을 띠었다. 그런데 불트만은 수난사도 복음서의 다른 전승자료와 마찬가지로 설교의 주제로서 여러 단편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집성체라고 주장한다.46)R. Bultmann, Geschichte der synoptischen Tradition, S. 166ff.; W. Marxen, Einleitung in das neun Testament, Gütersloh, 1964, S. 120. 그는 특히 이른바 수난 예고(마르 8, 319, 3110, 33~34)가 수난사에 선행하는 모체라고 본다. 이것은 역시 수난사에서마저도 케리그마가 선행하며 이야기들은 그것을 토대로 보충, 확대된 것이라고 보는 입장이다. 그러나 그 입장에 동의할 수 없다. 물론 수난사 안에서 일부 독립된 이른바 아포프테그마(또는 파라디그마)를 색출해낼 수 있다.47)디벨리우스는 예수의 몸에 기름 부은 여인의 이야기를 파라디그마라고 본다. 그러나 이러한 아포프데그마가 수난사의 유기성을 파괴하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우리는 문서양식에 전적으로 의존하기 전에 근본적인 물음을 제기해야 할 것이다.

예수의 수난사와 부활이야기는 한 사건의 양면인데, 전승자들이 수난사를 단편적으로 어느 부분만 전승했을 것이라는 전제 자체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 너무나 억울하고 어처구니없는 예상 밖의 사건을 당한 예수의 민중이 가장 충격적인 예수의 수난사건의 전모를 총괄적으로 수령, 전승한 것이 당연한 일이지, 그중의 어느 단편들만을 가려서 전승했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 물론 수난과정의 순서가 그대로 역사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 나름대로 처형되기까지의 과정에 따라서 수난사를 서술한 총체적인 수난 전승이 있었을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이제 우리는 이른바 케리그마에서 제시된 추상화된 수난사(부활 현현도 포함된다)와 관련하여 공관서의 수난사에 나타난 특정을 열거해보자.

첫째, 수난 예고에는 예수가 많은 고난을 받고 장로들과 대사제와 율법학자들에게 버림을 받고 죽을 것이라고 되어 있다.48)수난 예고(8, 319, 3110, 33 이하.) 가운데 9장에서는 "사람들의 손에 넘어가 죽임을 당한다"고 추상적으로 표현된 반면, 10장에서는 "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의 손에 넘어가겠고 그들은 그를 죽이기로 결정하고 이방 사람들의 손에 넘겨줄 것이다"로 되어 있다. 그러므로 이 10장의 것은 오히려 역으로 수난사건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구체적인 묘사가 8, 9장의 수난 예고에는 없다. 그러나 수난이야기에서는 먼저(가리옷 사람 유다를 위시하여) 제자들과 예루살렘의 유다 지도층(의회의원들)에게 버림을 받고, 마침내 로마총독 빌라도의 법정에서 사형선고를 받아 처형된 것으로 되어 있다. 예수를 처형한 장본인은 역시 로마의 총독인 빌라도이다. 이것은 '성서에 기록된 대로'라는 추상적인 말과는 아주 다르다.

둘째, 수난이야기에는 사흘 만에 부활할 것이라는 전제가 마지막 순간까지 그 어디에도 반영되어 있지 않다. 만약 그런 전제가 있었다면, 제자들의 배신이나 게쎄마니에서의 기도(고투)나 십자가상에서의 최후의 절규 같은 것이 설명될 수 없다.49)사흘 만에 부활할 것을 전제했다면 이 모든 것은 하나의 연극에 불과하게 되고 수난은 참의미에서 수난이 될 수 없다. 예수가 받는 고통의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유다 지도층에 의해, 로마인에 의해 버림받는 것도 아니고 제자들에게 버림받는 것도 아니라 하느님께 버림받는다는데 집중되어 있다.

셋째, 케리그마에서는 케리그마의 주체가 이른바 사도들로 되어 있으나, 공관복음서에서 저들은 예수의 수난에 대해 전혀 무지했고(그렇기 때문에 공관복음서에서는 베드로를 '사탄'이라고 하기도 하며, 저들이 예루살렘 도상에서 수난이 없는 하느님 나라를 전제하고 자리다툼을 벌였다고 한다) 예수의 수난의 목격자로 서술되지 않았다(이것은 게쎄마니 동산에서 그들이 자고만 있었다든지, 예수의 처형장소에 참여한 흔적은 없고 도망쳤다는 서술 등에서 볼 수 있다). 그의 수난과 빈 무덤 그리고 현시의 첫 목격자는 사도들 중의 어느 누구가 아니라, 당시 민중의 대표적 심볼이었다고 생각되는 여인들로 보도되어 있다.

넷째, 고린토전서 15장에 있는 예수의 부활현시의 명단과 예수사건 이야기의 내용은 전혀 다르다. 무엇보다도 고린토전서의 부활 케리그마에서 여인들이 등장하지 않는 데 비해서 공관복음서의 수난현장에는 게파(베드로)가 목격자로 등장하지 않는다.50)단 루가 24장은 예외이다. 루가 24, 34은 후기에 첨가된 것이리라. 더욱이 주의 형제 야고보가 부활증인이라는 것을 공관복음서 전승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다는 것은 이마 지적한 대로이다. 마르코는 여인들만을 빈 무덤의 첫 목격자로 증언한다. 그러나 이 마르코자료 외에 그 어디에서도 빈 무덤에 관한 언급은 없다.51)고전 15, 4c와 비교하면, "무덤에 묻히신 것과 성서에 기록된 대로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신 일입니다." 빈 무덤 이야기는 부활이 역사적 사건이라는 것을 뒷받침하는가장 구체적인 증언이다. 이것을 제거하면 부활사건이 십자가의 의미 계시라는 결론에 쉽사리 도달하게 된다.52)R. Bultmann, Theologie des neuen Testaments, Tübingen, 1958, S. 292~306. 마르코는 16장 8절로 끝맺음으로써 부활현시에 대한 이야기를 생략하고 있다.53)마르 16, 1~8이 원래의 결어라는 견해는 다음에서 볼 수 있다. W. Marxen, Der Evangelist Markus, S. 51~59; R. Bultmann, Die Geschichte der synoptis chen Tradition, S. 319. 아마 마르코 편자는 의도적으로 8절에서 끝냈던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갈릴래아에서 제자들에게 나타난 현시를 전제하고 있다. 그럴 경우에도 여인들은 부활현시의 목격자로서 제외되었을 것이라고 상상할 수 없다.54)이러한 개연성을 알기 위해서 마태오가 여인들을 부활현시의 첫 목격자로 서술하고 있는 것을 지적할 수 있다(마태 28, 9 이하).

다섯째, 전체칙으로 보아서 수난이야기는 과도적인 사건이 아니고 그 자체로서 독립적으로 철저한 절망의 현장을 노출시키고 있다. 수난이야기는 이미 지저한 대로 신의 출현 따위는 물론 초자연적인 어떤 가능성도 없는, 글자 그대로 적나라한 신 부재의 암흑의 현실을 드러내고 있다. 게쎄마니의 고투, 비리로 진행되는 재판과정, 마침내 십자가에서의 절규에 이르기까지 어떤 영웅전기나 종교적인 인물 서술에서는 볼 수 없는 처절한 절망상태를 그리고 있을 뿐이다. 이것은 부활, 즉 승리에 초점을 두고 그것에 의미를 주기 위해서 하나의 과정적 사건으로 예수의 죽음을 언급한 케리그마의 성격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으로서 이것을 전승하는 민중의 삶의 자리와 부합된다.

이미 지적한 대로 그리스도 찬가는 수난사와 가깝지만 선재사상이 그 바탕이 되므로 수난사건이 상대화됐는데, 수난사건 이야기에서는 물론 마르코복음 전체에서 선재사상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55)R. Bultmann, Die Geschichte der synoptischen Tradition/ 허혁 역, 『공관복음서 전승사』, 433면. 예수의 수난사건 이야기는 잔인할 정도로 냉엄한 비리 속에서 아무런 저항할 도구도 갖지 못한 힘 없는 자가 비참하게 패배하는 고독한 싸움을 역력히 보여주고 있다. 이 전승자는 유다 지도층과 로마제국이 야합하여 예수를 불법으로 처형하는 이 마당에, 예수를 따르던 무리 둘은 물론 그의 제자들마저도 도망침으로써 속수무책 죽음으로 매도되는 예수의 사건에 대해 울분을 터뜨리고 절규하는 것이다. 십자가상에서 예수의 절규는 이런 억울함을 목격한 전승자들의 절규와 일치된다. 이러한 내용은 사도행전에서 보여주는 사도들의 설교에서 언급된 예수의 수난설교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List of Articles
바알 (열상 19, 18)
남은 칠천 명 (19, 7-18)
민중의 손으로 통일되는 날 (아모 9, 11-15)
겨울은 가고 (에제 37장)
에제키엘이 무등산에서 절규한다 (에제 24, 6-8)
포로에서의 탈출 (이사 66, 1-8)
위정자와의 대결 (이사 7, 10-14)
   
제5부 새로운 존재
일상성과 비일상성 (루가 10, 38-42)
그래도 다시 낙원에로 환원시키지 않았다 (창세 3, 1-10)
새로운 인간상 (창세 12, 1-9)
믿음의 조상 (창세 22, 17-18)
두 사이 에 손을 얹을 판결자 (욥기 9, 25-35)
하느님으로부터의 도피 (시편 139편)
하느님의 웃음 (시편 2편)
잠과 신앙 (시편 127편)
교회란 무엇인가 (로마 8, 9-30)
인간을 말한다 (마르 12, 28-34)
존재 근거 (시편 42편)
우주의 품으로 (시편 8,3 이하)
   
판권
표지
예수의 민중사건 : 『민중과 성서』를 내면서
   
제1부 복음서와 민중
   
예수와 민중 : 마르코복음을 중심으로
    1. 전제
    2. 마르코복음 안의 오클로스
    3. 마르코복음에 나타난 오클로스의 성격
        1) 오클로스의 성격
        2) 오클로스에 대한 예수의 행태
        3) 종합
    4. 예수를 따른 자들
    5. 마르코복음 안에 있는 어록
    6. 오클로스의 언어학적 의미
        1) 라오스와 오클로스
        2) 오클로스와 암 하 아레츠
    7. 종합
마르코복음에서 본 역사의 주체
    1. 전제
    2. 마르코의 삶의 자리
    3. 마르코의 민중신학의 기조
        1) 세례자 요한이 잡힌 후(14a절)
        2) 갈릴래아로 가다
        3) 하느님 나라의 도래 선포
    4. 민중의 행태
예수사건의 전승 모체
    1. 문제 제기
    2. 케리그마의 성격
        1) 고린토전서 15장 3~8절
        2) 필립비서 2장 6~11절
        3) 사도행전에 나타난 케리그마
    3. 민중언어의 성격
    4. 수난사
    5. 예수의 행태 일반
        1) 기적 이야기와 예수의 행태
        2) 아포프테그마와 예수의 행태
        3) 로기온(Logion, 어록)과 예수의 행태
    6. 결론
가난한 자 : 루가의 민중 이해
    1. 가난한 자
        1) 통계적 고찰
        2) 루가의 특수자료
        3) 예수의 탄생설화와 나자렛 선언
        4) 마르코와 Q자료
    2. 루가복음서의 청중
    3. 결론
마태오의 민중적 민족주의
    1. 문제 제기
        1) 마태오의 신학적 주제에 대한 논의들
        2) 문제 제기
    2. 마태오가 처한 현실
        1) 마태오와 그의 시기
        2) 민족적 와해 위기
    3. 마태오의 현실인식
        1) 이스라엘 : 길 잃은 양들
        2) 길 잃은 양이 놓여 있는 현실
    4. 민족동일성 재확립
        1) 뿌리 찾기
        2) 바리사이파가 주도하는 라삐 유다교와의 대결
    5. 마태오의 민중 이해
        1) 언어적 성격
        2) 의식화된 민중
    6. 맺는 말
민중신학의 성서적 근거 : 마르코복음을 중심으로
    1. 예수사건의 재발견
    2. 마르코복음과 민중
    3. 민중은 수단이 아니다
    4. 민중은 객체일 수 없다
    5. 십자가는 민중수난의 극치다
민중신학의 어제와 오늘
    1. 독재와 대항하므로
    2. 민중을 만나므로
    3. 민중과 더불어
   
제2부 민중운동사
   
민중사건과 언어사건
    1. 성서에서 본 말의 성격
        1) 그 말의 현장은 어떤 것이었나
        2) 예수의 경우
        3) 예수사건에 관한 전승
        4) 오순절의 말 사건
    2. 무엇으로 말하는 것인가
    3. 해야 할 말은 무엇인가
    4. 우리가 해야 할 말
미래는 가난한 자의 것 : 루가 6장 20~26절
    1. 축복과 저주
    2. 가난한 자와 부요한 자
    3. ‘지금’과 ‘장차’
    4. 우리의 선택
나라가 임하옵소서
    1. 예수의 기도
    2. 그의 기도를 전달받은 자들
    3. 하느님의 나라
고향 잃은 민중
    1. 피난민
    2. 성서에서 본 피난민문제
    3. 게르(GER) 문제 해결의 시도
    4. 이방인에 대한 관용의 한계
    5. 당면한 과제
        1 ) 새로운 인식을 위한 운동
        2) 실천에 대한 몇 가지 제언
이스라엘 민중사
    1. 머리말
    2. 출애굽
    3. 고대 이스라엘 종족동맹
    4. 민중을 배반하고 세워진 왕권
    5. 분단시대의 고난
    6. 민중운동의 여러 계열
    7. 예수의 민중운동
    8. 맺는 말
   
제3부 민중과 체제
   
민중사실의 증언
    1. 민중신학의 전제들
    2. 민중사실의 증언
고난과 고백
    1. 수난자와의 일치
    2. 마르코의 민중
    3. 수난사와 고난
    4. 더불어의 고난
    5. 맺는 말
갈릴래아 민중에 항복한 바울로
    1. 바울로의 위치
    2. 사울은 어떤 사람인가
    3. 그리스도교 박해
    4. 예수를 만남
    5. 전향
    6. 맺는 말
소명(召命)
    1. 바울로의 소명
    2. 사도 됨과 소명
    3. 이방인에게로
바울로와 역사의 예수 I
    1. 머리말
    2. 예수에 대한 바울로의 말
    3. 예수냐 바울로냐
    4. 왜 예수가 아니고 케리그마인가
선택받은 민중: 고린토전서 1장 26~31절
    1. 고린토교회 구성원의 사회계층
    2. 공동체원의 가치 판단 기준
    3. 민중을 보는 눈
    4. 택함을 받은 민중
   
제4부 예수의 희망
   
하늘도 땅도 공(公)이다
    1. 낙원 이야기
    2. 아담一인간
    3. 실락원은 공을 사유화함으로
갈릴래아에서 만나자: 마르코 16장 1~8절
    1. 제3의 자리
    2. 갈릴래아
    3. 갈릴래아에서 만나자
예수의 희망
    1. 새 세계에의 희망
    2. 희망과 세계혁명
    3. 바른 인간공동체의 희망
    4. 맺는 말
   
판권
표지
예수는 논하지 않았다
   
제1부 민중의 언어, 이야기
   
1. 성서라는 책의 성격
2. 성서의 서술양식
    1) 구약성서
    2) 신약성서
    3) 민중언어
   
제2부 예수의 이야기(비유)
   
1. 만성병에 걸린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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