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오는 '에콜레시아'라는 말을 쓴 유일한 복음서 편자인, 동시에 '이스라엘만'을 내세운 것도 그뿐이다. 마태오는 제자들을 파견하는 자료를 마르코복음에서 전승하면서 "이방 사람의 길로도 가지 말고 또 사마리아 사람들의 도시에도 가지 마라. 다만 이스라엘 백성 중의 길 잃은 양에게로 가라"(마태 10, 5~6)는 말을 첨가했다. 이것은 다른 복음서에는 없는 마태오 고유의 것이다. 사람들 중에는 이것은 '이스라엘 민족만'이라는 뜻보다는 '잃어버린 양'에 역점이 있다고 보려고 하나, 그 위에 '이방 사람'과 나아가서는 유다교에서 이방으로 취급하였던 '사마리아'까지도 대조시키고 있는 것이 뚜렷한 한 그런 주장에는 무리가 있다. 더욱이 "너희가 이스라엘의 모든 도시를 다 다니기 전에 인자가 올 것이다"(10, 23)라는 마태오의 추가문은 선교활동을 '이스라엘 민족'에 국한하라는 이해를 지원한다.
이런 이해를 뒷받침하는 또 한 구절이 있다. 이것도 마태오에만 나오는 자료로서, 자기 딸의 병을 고쳐달라고 요청하는 이방 여인에게 "나는 오직 '이스라엘 집의 잃은 양'을 위해서'만' 보내심을 받았다"7)"ὀ δέ ἀποκριθεὶς εἰπεν οὐκ ἀπεσλην <εἰ μή> <εἰς τὰ πρόβατα τὰ ἀπολωλότὀίκου Ἱσραήλ>"(마태 15, 24).고 하는 구절인데, 여기서 '만' 혹은 '외에는'으로 번역되는 'εἰμή'는 '아니라면'이라는 단호한 부정이 선제된 제한성을 내포한 말이다. 그러나 이 말 속에서 마르코가 그 여인을 '이방인'으로 전제하고 "자녀들을 먼저 배부르게 해야 한다. 자녀들의 떡을 집어 강아지에게 던져주는 것은 옳지 않다"(7, 27)8)"ἅ φες <πρωτον> χορταθηναι τὰ τέκνα οὐ γάρ ἐστιν καλὸν λαβεἲν τὸν ἅρτον των τέκνων καὶ τοις κυναρίοις βαλειν"(마르 7, 27).고 하는 것은 여전히 반(反) 이방인적 전제가 있으나 마르코는 '먼저'(πρὢτον)라는 말로써 이스라엘의 우선성을 말하는 것이지 '이방' 배제를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마르코를 대본으로 한 마태오는 마르코의 27a절을 삭제하고 '이스라엘……만'을 강조함으로써 폐쇄적 이스라엘주의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한편 마태오가 '이스라엘만' 혹은 '이스라엘'이라는 말을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지 않으며, 특히 28장 19절9)"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παντα τα ἕθνη)을 제자로 삼아라"(마태 28, 19).을 논거로 마태오는 '모든 민족'(παντα τα ἕθνη)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성을 내세운다10)김득중, 앞의 책, 61~62면; 정양모 역주, 앞의 책, 250면; S. LegasseᆞP. L. Poittevin, op. cit., p. 21.는 주장이나, 이사야 49장 6~7절을 근거로 하여 보편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마태오의 '이스라엘만'의 특이성을 간과하려고 한다.11)J. Schniewind, Das Evangelium nach Mattäus, Göttingen, 1960, S. 128. 그러나 그것은 '역사의 예수시대'와 '부활 이후'라는 단절을 간과한 견해이며, 그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비약이다. 이 문제는 후에 다시 논의될 것이다.
이미 이스라엘시대는 지나가고 특히 솔로몬의 지방 차별정치, 분단 그리고 이스라엘의 멸망을 거쳐 남유다만이 살아남아 '이스라엘'을 기억에서조차 배제하려는 마당에 마태오는 이스라엘이란 용어를 여러 차례 쓸 뿐만 아니라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것은 파악하기에 따라서 아주 큰 비중을 가질 수 있다. 가령 일제가 광분할 때, 어떤 이가 어떤 공개된 글에 '한국민족 독립을 위해서만'이라는 말을 단 한 번이라도 썼다면 그 글이 차지하는 전체의 무게보다 그 말 한 구절이 독자들에게 더 클 수 있다. 그와 그가 쓴 글 전체를 정확히 이해하려면 바로 그 한 구절이 열쇠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마태오는 무엇 때문에 '이스라엘만'이라는 배타적이고 이스라엘 중심적인 사고를 나타내는 것일까? 이것이 이 논문이 다루고자 하는 질문인데, 그 민족주의를 상세히 취급하기 전에 그럴 수 있는 그때의 상황을 먼저 살피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