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제기에서 마태오에만 나타나는 '이스라엘만'이라는 것이 마태오 신학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전제하였다. 그런데 마태오에서 이 '이스라엘만'과 연결되어 사용되고 있는 말이 "길 잃은 양"(10, 6ᆞ15, 24)이다.
구약에서 대부분 '양'은 이스라엘 혹은 유다 민족을 가리키는 데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마태오는 특히 "길 잃은 양"(18, 12), "목자 없는 양"(9, 36 참조; 마르 6, 34)이란 표현에 역점을 둔다.
마태오의 길 잃은 양은 병행되는 마르코와 루가의 기사들과 비교하면, '이스라엘만'과 연결되어 사용된 '길 잃은 양'은 마태오의 현실인식을 담고 있는 신학적인 개념임을 알 수 있다. 마태오 9장 36절의 "목자 없는 양"을 마르코(6, 34)와 비교하면 그것이 처한 상황이 반영된다. 그 첨가구로서 우리말로 "고생하고 지친 것"이라고 번역된 것은 극도의 수난상태를 나타낸다. 'σκύλλω'(고생하다)는가죽을 찢기며 더 움직일 수 없는 상태를 나타낸 말이며, 'ῥίπιω'(지치다)는 '땅에 내던져버린다', '시체를 버린다'고 할 때 자주 사용되는 말이다.
한편 Q자료인마태오 18, 12절의 '길 잃은 양'은 루가와 뜻이 다른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루가(15, 3~7)는 'ἀπόλλυμἰ'라는 단어를 써서 소유주의 편에서 '상실했다'는 뜻을 나타낸 데 반해, 마태오는 'πλανάω'라는 용어로 그 양 자체가 잘못된 길로 유인되어 '길을 잃었다'는 뜻으로 고난당하는 양의 상태를 나타낸다. 이로써 마태오는 이스라엘 민족현실에 대한 인식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41)쇼트로프(L. Schottroff, "Das geschundene Volk und die Arbeit in der Ernte Gottes nach dem Matthäusevangelium", Mitarbeiter der Schöpfung, 1983/ 김창락 편, 「착취당하는 민중과 노동」, 『새로운 성서해석, 무엇이 새로운가』, 한국신학연구소, 1987, 248~313면)는 '이스라엘 집의 잃어버린 양'이란 불의한 정치적, 종교적 지배 아래에 있는 이스라엘을 말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