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마태오의 민중 이해
마태오의 민중 이해는 그의 민족주의와 함수관계에 있다. 그러므로 이 문제는 그의 민족주의의 일환으로 서술되어야 할 것이나 그 비중이 크기 때문에 별도의 장을 열어 다루어 보기로 한다.
마태오의 원자료 중의 하나인 마르코복음에서 '오클로스'(ὄχλος)가 크게 부각되었는데, 그 성격은 '눌린 자와 가난한 자'로써 집약된다. 그 원인이 어디 있든지 간에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약하고 무능하여 도움을 받고 구원을 청해야 하는 수혜자적 성격이 질게 드러나 있다.68)안병무, 「예수와 오클로스」, 『현존』, 1979년 10월호; 『민중과 한국신학』(한국신학연구소, 1982)에 수록.
그런데 마태오는 오클로스에 대한 마르코적 기본인식을 그대로 전승하면서도 그 성격을 달리하고 있다. 마태오는 오클로스라는 단어를 마르코보다 11회나 더 사용함과 동시에, 마르코의 오클로스를 '라오스'(λαός)로 두 번 교체한다(27, 20ᆞ27, 25). 그런데 그것은 대사제와 장로들에게 세뇌되어 예수를 처형하라고 소리치던 그 민중의 경우이다. 또 마르코에는 인용문 외에는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는 라오스를 14회나 사용한다. 라오스의 사용도에 있어서 마태오와 같이 마르코와 Q자료를 함께 대본으로 하는 루가는 라오스를 그보다 훨씬 많이 사용하는데, 라오스와 오클로스를 사용하는 둘을 비교해 보면 마태오의 민중이해의 일면이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