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에서 마태오의 핵심이 민중적 민족주의임을 밝히려고 했다. 마태오의 현장은 국권을 완전 상실했을 뿐민 아니라 절대다수의 이스라엘민이 자기 땅에서 쫓겨나 이방땅에서 아무런 생명의 보장이 없는 소외된 민중의 상태로 전락하였는데, 그 안에서 그리스도인들도 꼭 같은 운명에 처해 있었다. 바리사이파가 주도하는 라삐 유다교는 성전체제가 무너짐으로써 토라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생활 강령을 정식화하여 민(民)을 주도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 결과는 민족의 동일성을 찾는 데에는 기여하였으나, 수난을 당하는 민중을 정죄하고 저들 편에 서는 자들을 의인으로 규정함으로써 민족적 분열을 가져오게 했다. 그리고 이러한 저들의 독점욕은 저들을 로마제국과 타협하게 했으며, 로마의 힘을 빌려 예수의 민중공동체를 박해하게 하였다. 그것은 바로 이스라엘민의 영역에서의 축출을 의미한다.
마태오는 이런 상황에서 그리스도를 따르는 새로운 공동체로써 무조건적으로 오클로스의 편에 선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이 민중에 대한 평가를 다른 각도에서 내린다. 그것은 마르코에서 보듯이 단순히 약자, 피압박자, 남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자로 머물러 있을 것이 아니라 그 현실을 초극(超克)하기 위해서는 '의식화된 민중'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에게 있어 민중은 의식화됨으로써 소극적인 상태에서 적극적인 자세를 갖고 정신적, 윤리적 힘을 담지할 뿐 아니라, 역사 현실에 적극적으로 대결하여 자기 동일성을 찾고, 이 민중적 민족이 예수 안에서 마침내 세계사의 주역이 되어야 한다는 사명을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