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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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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무엇으로 말하는 것인가

하느님은 예레미야에게 "나의 말을 너의 입에 담아준다"고 했다. 그러면 입술로만, 입술만 놀리면 말이 되는가? 그렇지 않다. 그 뒤를 이어 하느님은 "나는 오늘 세계 만방을 네게 맡긴다. 뽑기도 하고 무너뜨리기도 하고 멸하기도 하고 헐어버리기도 하고 세우기도 하고 심기도 하여라"(예레 1, 9~10)고 한다. 즉 말은 행동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말은 삶에서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하이데거가 "말은 존재의 집이다"라고 한 것은 옳다. 그런 의미에서 예레미야서는 예언서 중에서도 특별한 위치를 갖는다. 즉 이 예언서는 다른 예언서와는 달리 예언을 그의 생애와 결부시켜 전승했기 때문이다. 예레미야 자신도 하느님의 말씀을 자기의 전기, 즉 삶의 과정에 담아서 진술했는데, 그 붓을 넘겨받은 그의 동반자요 친구인 바루크가 예레미야의 생애를 첨부하여 예레미야서를 만듦으로써 예레미야의 입술에서 나오는 말만이 하느님의 말씀이 아니라 그의 삶, 그의 일거일동 속에서 말씀된다는 신념을 입증했다.

다음, 예수의 경우에서도 그렇다. 특히 맨 처음 씌어진 마르코복음은 그 서두에 "복음의 시작"이라고 했는데, 그가 이제부터 기록하는 내용 전부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라는 선언이다. 그러면서 마르코는 예수의 입술에서 나오는 말만 기록한 것이 아니라 그의 행태를 추적하여 서술한다. 그가 죄인으로 낙인 찍힌 자, 가난한 무리, 병자들, 여인들, 즉 민중과 어떻게 살았는지, 마침내 예루살렘으로 돌진해서 처형당하기까지의 삶을 포함시켜 복음이라고 했다. 마르코에게는 교훈보다 그의 삶이 오히려 더 중요했다. 예수는 하느님의 말씀을 입으로만 한 것이 아니라 몸으로 했다. 그리고 십자가는 그의 말씀의 절정이다.

이 점에서 바울로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서구전통에서 보듯이 그의 서신만 분석하여 그의 사상을 읽는 태도를 고쳐야 할 것이다. 우리는 그의 삶의 고백을 제외하고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없다. 그의 고백은 수난으로 가득 차 있다.

심한 고역, 감옥에도 많이 가고, 매도 수없이 맞고, 돌로도 맞고, 이방인에게 자국인에게 수없는 박해를 받았다(고후 6, 4~5).

그러나 그는 자주 자신의 수난을 나타내나 자세히 말하지는 않는다. 그가 아시아에서 당한 수난도 말하나(고후 1, 8) 더 밝히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는 마침내, "나를 더 이상 괴롭히지 마시오. 내 몸에 예수의 스티그마(stigma, 낙인)가 찍혀 있습니다"(갈라 6, 17)라고 하는데, 그것은 예수를 증거함으로써 얻은 몸의 상처자국을 말하는 것이다. 바울로의 글은 이런 그의 삶과 결부시켜 읽어야 한다.

다음, 예수의 사건을 전하는 것은 바로 로마와 유다교에 항거하는 것과 같기에 저들의 증언은 입으로만 할 수 없고 그대로 몸으로 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들 중에는 예수의 말씀만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가 살던 그대로, 그의 지시대로 살기 위해 집도 고향도 다 버리고 두 벌 옷이나 돈도 가지지 않고 떠돌며 그리스도를 증거하면서 많은 수난을 당하거나 죽은 이들도 많았다. 산상설교에서, "나 때문에 모욕을 당하고 박해를 받으며 터무니없는 말로 비난을 받아도 즐거워하라!"고 한 바로 저들은 이른바 '순회특혜자'라는 일꾼을 두고 한 말이다.

교회가 설립되는 돌풍인 오순절의 말의 사건도 죽음을 각오하지 않고는 생각할 수 없는 몸으로 하는 말이다. 그것은 말이 곧 행위, 행위가 곧 말이 될 때 일어났던 사건이었다.

한편 삶과 유리되지 않는 말을 하면 거기에 필연적으로 고난이 따른다. 예레미야는 40년을 제 민족에게 박해받기를 계속했고, 연금도 수없이 당하고 매도 수없이 맞고, 마침내 사형 대신 깊은 굴에 쓸어 넣어 거기에서 죽게 하려던 것을 그의 예언대로 쳐들어온 바빌론군에 의해서 구출되었다. 그리고 에집트 땅으로 가서 유랑민이 된 자기 민족과 더불어 살다가 그곳에서도 마침내 순교당했다는 전설이 있다.

초대 그리스도인들의 수난과 박해는 새삼 말할 필요도 없다. 일정한 성역에서 삶과 행위를 유리시킨 말이야 그것이 설교든 예언이든 고난당할 까닭이 없고, 그런 한 그것은 꼭 해야 할 말도 아니다. 그런데 교회에는 말과 행위, 그리고 말과 삶을 갈라놓고 행동과 유리된 말만해도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받지 않는 풍조가 범람한다. 그것은 영과 육을 갈라서 생각하는 도피의 장치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보수계열일수록 말과 삶은 상반된다.

서구 신학의 영향도 이에 큰 몫을 한다. 서구의 신학은 최근까지 '말씀의 신학'으로 자신을 성격지었다. 그리고 '말씀의 신학'은 "결국 하느님의 현존은 설교를 하고 들을 때에만 구현된다"는 어처구니없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른바 '케리그마 신학'이 그렇다. 케리그마 신학과 케리그마가 예수와 예수사건보다 먼저인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케리그마가 먼저가 아니라 예수의 사건이 먼저이다. 이렇듯 사건과 유리된 말은 허상이다. 그러므로 이를 시정하기 위해 나는 '사건의 신학'을 내세웠다. 그것은 사건을 통해서 하느님의 말씀을 진정으로 들은 체험에서 얻은 결론이다.


List of Articles
바알 (열상 19, 18)
남은 칠천 명 (19, 7-18)
민중의 손으로 통일되는 날 (아모 9, 11-15)
겨울은 가고 (에제 37장)
에제키엘이 무등산에서 절규한다 (에제 24, 6-8)
포로에서의 탈출 (이사 66, 1-8)
위정자와의 대결 (이사 7, 10-14)
   
제5부 새로운 존재
일상성과 비일상성 (루가 10, 38-42)
그래도 다시 낙원에로 환원시키지 않았다 (창세 3, 1-10)
새로운 인간상 (창세 12, 1-9)
믿음의 조상 (창세 22, 17-18)
두 사이 에 손을 얹을 판결자 (욥기 9, 25-35)
하느님으로부터의 도피 (시편 139편)
하느님의 웃음 (시편 2편)
잠과 신앙 (시편 127편)
교회란 무엇인가 (로마 8, 9-30)
인간을 말한다 (마르 12, 28-34)
존재 근거 (시편 42편)
우주의 품으로 (시편 8,3 이하)
   
판권
표지
예수의 민중사건 : 『민중과 성서』를 내면서
   
제1부 복음서와 민중
   
예수와 민중 : 마르코복음을 중심으로
    1. 전제
    2. 마르코복음 안의 오클로스
    3. 마르코복음에 나타난 오클로스의 성격
        1) 오클로스의 성격
        2) 오클로스에 대한 예수의 행태
        3) 종합
    4. 예수를 따른 자들
    5. 마르코복음 안에 있는 어록
    6. 오클로스의 언어학적 의미
        1) 라오스와 오클로스
        2) 오클로스와 암 하 아레츠
    7. 종합
마르코복음에서 본 역사의 주체
    1. 전제
    2. 마르코의 삶의 자리
    3. 마르코의 민중신학의 기조
        1) 세례자 요한이 잡힌 후(14a절)
        2) 갈릴래아로 가다
        3) 하느님 나라의 도래 선포
    4. 민중의 행태
예수사건의 전승 모체
    1. 문제 제기
    2. 케리그마의 성격
        1) 고린토전서 15장 3~8절
        2) 필립비서 2장 6~11절
        3) 사도행전에 나타난 케리그마
    3. 민중언어의 성격
    4. 수난사
    5. 예수의 행태 일반
        1) 기적 이야기와 예수의 행태
        2) 아포프테그마와 예수의 행태
        3) 로기온(Logion, 어록)과 예수의 행태
    6. 결론
가난한 자 : 루가의 민중 이해
    1. 가난한 자
        1) 통계적 고찰
        2) 루가의 특수자료
        3) 예수의 탄생설화와 나자렛 선언
        4) 마르코와 Q자료
    2. 루가복음서의 청중
    3. 결론
마태오의 민중적 민족주의
    1. 문제 제기
        1) 마태오의 신학적 주제에 대한 논의들
        2) 문제 제기
    2. 마태오가 처한 현실
        1) 마태오와 그의 시기
        2) 민족적 와해 위기
    3. 마태오의 현실인식
        1) 이스라엘 : 길 잃은 양들
        2) 길 잃은 양이 놓여 있는 현실
    4. 민족동일성 재확립
        1) 뿌리 찾기
        2) 바리사이파가 주도하는 라삐 유다교와의 대결
    5. 마태오의 민중 이해
        1) 언어적 성격
        2) 의식화된 민중
    6. 맺는 말
민중신학의 성서적 근거 : 마르코복음을 중심으로
    1. 예수사건의 재발견
    2. 마르코복음과 민중
    3. 민중은 수단이 아니다
    4. 민중은 객체일 수 없다
    5. 십자가는 민중수난의 극치다
민중신학의 어제와 오늘
    1. 독재와 대항하므로
    2. 민중을 만나므로
    3. 민중과 더불어
   
제2부 민중운동사
   
민중사건과 언어사건
    1. 성서에서 본 말의 성격
        1) 그 말의 현장은 어떤 것이었나
        2) 예수의 경우
        3) 예수사건에 관한 전승
        4) 오순절의 말 사건
    2. 무엇으로 말하는 것인가
    3. 해야 할 말은 무엇인가
    4. 우리가 해야 할 말
미래는 가난한 자의 것 : 루가 6장 20~26절
    1. 축복과 저주
    2. 가난한 자와 부요한 자
    3. ‘지금’과 ‘장차’
    4. 우리의 선택
나라가 임하옵소서
    1. 예수의 기도
    2. 그의 기도를 전달받은 자들
    3. 하느님의 나라
고향 잃은 민중
    1. 피난민
    2. 성서에서 본 피난민문제
    3. 게르(GER) 문제 해결의 시도
    4. 이방인에 대한 관용의 한계
    5. 당면한 과제
        1 ) 새로운 인식을 위한 운동
        2) 실천에 대한 몇 가지 제언
이스라엘 민중사
    1. 머리말
    2. 출애굽
    3. 고대 이스라엘 종족동맹
    4. 민중을 배반하고 세워진 왕권
    5. 분단시대의 고난
    6. 민중운동의 여러 계열
    7. 예수의 민중운동
    8. 맺는 말
   
제3부 민중과 체제
   
민중사실의 증언
    1. 민중신학의 전제들
    2. 민중사실의 증언
고난과 고백
    1. 수난자와의 일치
    2. 마르코의 민중
    3. 수난사와 고난
    4. 더불어의 고난
    5. 맺는 말
갈릴래아 민중에 항복한 바울로
    1. 바울로의 위치
    2. 사울은 어떤 사람인가
    3. 그리스도교 박해
    4. 예수를 만남
    5. 전향
    6. 맺는 말
소명(召命)
    1. 바울로의 소명
    2. 사도 됨과 소명
    3. 이방인에게로
바울로와 역사의 예수 I
    1. 머리말
    2. 예수에 대한 바울로의 말
    3. 예수냐 바울로냐
    4. 왜 예수가 아니고 케리그마인가
선택받은 민중: 고린토전서 1장 26~31절
    1. 고린토교회 구성원의 사회계층
    2. 공동체원의 가치 판단 기준
    3. 민중을 보는 눈
    4. 택함을 받은 민중
   
제4부 예수의 희망
   
하늘도 땅도 공(公)이다
    1. 낙원 이야기
    2. 아담一인간
    3. 실락원은 공을 사유화함으로
갈릴래아에서 만나자: 마르코 16장 1~8절
    1. 제3의 자리
    2. 갈릴래아
    3. 갈릴래아에서 만나자
예수의 희망
    1. 새 세계에의 희망
    2. 희망과 세계혁명
    3. 바른 인간공동체의 희망
    4. 맺는 말
   
판권
표지
예수는 논하지 않았다
   
제1부 민중의 언어, 이야기
   
1. 성서라는 책의 성격
2. 성서의 서술양식
    1) 구약성서
    2) 신약성서
    3) 민중언어
   
제2부 예수의 이야기(비유)
   
1. 만성병에 걸린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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