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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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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수난사와 고난

수난 속에서 기도를 통하여 하느님에 대한 물음이 언제나 고조되었습니다. 그리고 수난이 깊어질수록 그것은 마침내 하느님에 대한 구체적인 원망으로까지 변했습니다. "그 신은 우리 위에서 내려다보면서 어쩌다 자신의 필요에 따라서만 간섭하는 실재인지?" 이러한 물음과 관련해서 마르코복음의 수난사는 새롭게 우리에게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무엇보다 놀란 것은 마르코의 수난사에는 예수나 하느님의 초자연적인 현상은 털끝만치도 흔적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이 수난사는 예수의 예루살렘행, 게쎄마니에서의 그의 기도, 체포, 심문, 그리고 골고타 십자가상에서의 그의 마지막 절규로서 끝납니다. 바로 예수의 수난사에서도 한국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것과 꼭 같이 적나라한 현실만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그런 '현재' 속에서 하느님이 존재하느냐?"는 물음이 우선적으로 제기됩니다. 그러나 마르코복음에서나 우리의 경험에서 신은 단지 이 세계에서 하나의 무(無)와 같은 것으로 존재할 뿐입니다. 거기에는 침묵만이 지배합니다. 이 침묵 밑에서 불의가 홀로 그의 독무대 위에서 춤추고 있을 따름입니다. 그래도 신은 침묵합니다.

강자가 약자를 억누르고 부자가 가난한 자를 약탈하는 현실은 '주먹'이 유일한 진리라는 사실을 입증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예수를 승리자로서 권좌에 앉은 이로서가 아니라, 전능한 자로서가 아니라, 초인적인 존재로서가 아니라 그 자신이 고난당하는 자로서, 버림받은 자로서, 무능한 자로서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수는 그를 처형하는 데 하수인이 된 대제사장이나 서기관들이 "그는 스스로 자기를 돕지 못한다"고 말한 것처럼, 우리를 도울 수 없다는 판단에 도달했습니다. 그런데 놀리운- 사실은 바로 이러한 예수의 고난의 현장이 그리스도인들에게뿐만 아니라 비그리스도인들에게도 위로가 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평소에 우리는 십자가의 고난을 말할 때는 언제나 부활의 선포와 연관시켰습니다. 그러나 고난의 현장에서는 우리가 그들에게 참성취를 말하려고 하면, 고난을 받되 철저히 고난받는 예수를 그대로 말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고난받는 예수에게 저들이 비그리스도인인데도 그들의 마음을 여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마도 저들은 예수와 자신들의 처지를 일치시킴으로써 거기서 어떤 새로운 의미의 위로를 받는가봅니다. "하느님이 어디에 있느냐?"는 물음 앞에 직접 십자가의 사건에 현존한다고 대답합니다. 우리는 고난당한 자를 제시합니다. 즉 십자가에 달린 하느님을.

이와 관련해서 우리는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루가 10, 5~37)를 평소에 일반적으로 이해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게 해석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바로 그 선한 사마리아 사람을 예수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몇 년 사이에 우리는 그 사마리아 사람과 예수를 일치시키는 것이 아니라 바로 반 죽어서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으나 아무런 도움도 없이 쓰러져 있는 강도를 만난 그 사람과 예수를 일치시킵니다. 그리고 우리는 아주 조심스럽게 산 예수, 하느님은 고난중에 현존한다고 말합니다. 고난의 현장이 바로 예수의 현존의 장입니다.

이러한 시각에서 다시 읽은 히브리서 13장 10~13절은 우리를 위한 예수의 고난과 더불어 그 고난 속에서의 그의 현존을 증거한 것이 큰 의미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히브리서 13장 10~13절에서 예수의 십자가처형의 의미는 하나의 종교의식의 틀로 표현되었습니다. 이런 이해의 배후에는 속죄양으로 희생된 짐승의 잔해를 제거하는 의식이 깔려 있습니다(레위 16, 27). 즉 양을 제물로 바친 후 그의 가죽과 살 그리고 배설물은 성문 밖으로 내버리는 것입니다. 이런 의식을 바탕으로 하여 히브리서 저자는 십자가의 고난에 특별한 의미를 부과합니다. 그것은 수난자는 제거되되 성문 밖에 버려진다는 것입니다. 바로 희생된 짐승의 가죽과 살과 배설물은 마치 전염균처럼 사람들로부터 격리시키기 위해 성문으로 내던져진다는 것입니다. 이 저자는 산 자가 바로 이처럼 처리되고 버림받고 배제되는 그런 현장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13절에서 "그러므로 우리도 그가 당한 수치를 걸머지고 영문 밖에 계신 그에게로 나아갑시다"라고 합니다. 이같은 독려는 우리에게 충격이요 큰 위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성안에는 이른바 의로운 자들이 살고 있고 성문 밖에는 민중이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이처럼 성문 밖으로 쫓겨난 민중이 들끓고 있습니다. 또 예수를 비유하여, 사람이 자신들의 죄를 짊어지게 하는 상징으로 또 제단에 바친 양의 피를 온몸에 흠뻑 발린 다음 광야로 멀리 멀리 버려져서 야수들에게 먹히게 되는 양과도 같다고 합니다. 오늘도 바로 이렇게 많은 젊은이들이 배울 길도 없고 직업도 없이 범죄의 거리에서 헤매고 있습니다. 저들은 내버림받은 것입니다. 젊은 여자들은 사창굴에 버려집니다. 그래서 결국 야수에게 뜯기듯 희생되어갑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히브리서의 예수 이해는 끝없는 위로가 됩니다. 까닭은 거기에서 그들과 예수와의 일치성을 발견하기 때문입니다.


List of Articles
바알 (열상 19, 18)
남은 칠천 명 (19, 7-18)
민중의 손으로 통일되는 날 (아모 9, 11-15)
겨울은 가고 (에제 37장)
에제키엘이 무등산에서 절규한다 (에제 24, 6-8)
포로에서의 탈출 (이사 66, 1-8)
위정자와의 대결 (이사 7, 10-14)
   
제5부 새로운 존재
일상성과 비일상성 (루가 10, 38-42)
그래도 다시 낙원에로 환원시키지 않았다 (창세 3, 1-10)
새로운 인간상 (창세 12, 1-9)
믿음의 조상 (창세 22, 17-18)
두 사이 에 손을 얹을 판결자 (욥기 9, 25-35)
하느님으로부터의 도피 (시편 139편)
하느님의 웃음 (시편 2편)
잠과 신앙 (시편 127편)
교회란 무엇인가 (로마 8, 9-30)
인간을 말한다 (마르 12, 28-34)
존재 근거 (시편 42편)
우주의 품으로 (시편 8,3 이하)
   
판권
표지
예수의 민중사건 : 『민중과 성서』를 내면서
   
제1부 복음서와 민중
   
예수와 민중 : 마르코복음을 중심으로
    1. 전제
    2. 마르코복음 안의 오클로스
    3. 마르코복음에 나타난 오클로스의 성격
        1) 오클로스의 성격
        2) 오클로스에 대한 예수의 행태
        3) 종합
    4. 예수를 따른 자들
    5. 마르코복음 안에 있는 어록
    6. 오클로스의 언어학적 의미
        1) 라오스와 오클로스
        2) 오클로스와 암 하 아레츠
    7. 종합
마르코복음에서 본 역사의 주체
    1. 전제
    2. 마르코의 삶의 자리
    3. 마르코의 민중신학의 기조
        1) 세례자 요한이 잡힌 후(14a절)
        2) 갈릴래아로 가다
        3) 하느님 나라의 도래 선포
    4. 민중의 행태
예수사건의 전승 모체
    1. 문제 제기
    2. 케리그마의 성격
        1) 고린토전서 15장 3~8절
        2) 필립비서 2장 6~11절
        3) 사도행전에 나타난 케리그마
    3. 민중언어의 성격
    4. 수난사
    5. 예수의 행태 일반
        1) 기적 이야기와 예수의 행태
        2) 아포프테그마와 예수의 행태
        3) 로기온(Logion, 어록)과 예수의 행태
    6. 결론
가난한 자 : 루가의 민중 이해
    1. 가난한 자
        1) 통계적 고찰
        2) 루가의 특수자료
        3) 예수의 탄생설화와 나자렛 선언
        4) 마르코와 Q자료
    2. 루가복음서의 청중
    3. 결론
마태오의 민중적 민족주의
    1. 문제 제기
        1) 마태오의 신학적 주제에 대한 논의들
        2) 문제 제기
    2. 마태오가 처한 현실
        1) 마태오와 그의 시기
        2) 민족적 와해 위기
    3. 마태오의 현실인식
        1) 이스라엘 : 길 잃은 양들
        2) 길 잃은 양이 놓여 있는 현실
    4. 민족동일성 재확립
        1) 뿌리 찾기
        2) 바리사이파가 주도하는 라삐 유다교와의 대결
    5. 마태오의 민중 이해
        1) 언어적 성격
        2) 의식화된 민중
    6. 맺는 말
민중신학의 성서적 근거 : 마르코복음을 중심으로
    1. 예수사건의 재발견
    2. 마르코복음과 민중
    3. 민중은 수단이 아니다
    4. 민중은 객체일 수 없다
    5. 십자가는 민중수난의 극치다
민중신학의 어제와 오늘
    1. 독재와 대항하므로
    2. 민중을 만나므로
    3. 민중과 더불어
   
제2부 민중운동사
   
민중사건과 언어사건
    1. 성서에서 본 말의 성격
        1) 그 말의 현장은 어떤 것이었나
        2) 예수의 경우
        3) 예수사건에 관한 전승
        4) 오순절의 말 사건
    2. 무엇으로 말하는 것인가
    3. 해야 할 말은 무엇인가
    4. 우리가 해야 할 말
미래는 가난한 자의 것 : 루가 6장 20~26절
    1. 축복과 저주
    2. 가난한 자와 부요한 자
    3. ‘지금’과 ‘장차’
    4. 우리의 선택
나라가 임하옵소서
    1. 예수의 기도
    2. 그의 기도를 전달받은 자들
    3. 하느님의 나라
고향 잃은 민중
    1. 피난민
    2. 성서에서 본 피난민문제
    3. 게르(GER) 문제 해결의 시도
    4. 이방인에 대한 관용의 한계
    5. 당면한 과제
        1 ) 새로운 인식을 위한 운동
        2) 실천에 대한 몇 가지 제언
이스라엘 민중사
    1. 머리말
    2. 출애굽
    3. 고대 이스라엘 종족동맹
    4. 민중을 배반하고 세워진 왕권
    5. 분단시대의 고난
    6. 민중운동의 여러 계열
    7. 예수의 민중운동
    8. 맺는 말
   
제3부 민중과 체제
   
민중사실의 증언
    1. 민중신학의 전제들
    2. 민중사실의 증언
고난과 고백
    1. 수난자와의 일치
    2. 마르코의 민중
    3. 수난사와 고난
    4. 더불어의 고난
    5. 맺는 말
갈릴래아 민중에 항복한 바울로
    1. 바울로의 위치
    2. 사울은 어떤 사람인가
    3. 그리스도교 박해
    4. 예수를 만남
    5. 전향
    6. 맺는 말
소명(召命)
    1. 바울로의 소명
    2. 사도 됨과 소명
    3. 이방인에게로
바울로와 역사의 예수 I
    1. 머리말
    2. 예수에 대한 바울로의 말
    3. 예수냐 바울로냐
    4. 왜 예수가 아니고 케리그마인가
선택받은 민중: 고린토전서 1장 26~31절
    1. 고린토교회 구성원의 사회계층
    2. 공동체원의 가치 판단 기준
    3. 민중을 보는 눈
    4. 택함을 받은 민중
   
제4부 예수의 희망
   
하늘도 땅도 공(公)이다
    1. 낙원 이야기
    2. 아담一인간
    3. 실락원은 공을 사유화함으로
갈릴래아에서 만나자: 마르코 16장 1~8절
    1. 제3의 자리
    2. 갈릴래아
    3. 갈릴래아에서 만나자
예수의 희망
    1. 새 세계에의 희망
    2. 희망과 세계혁명
    3. 바른 인간공동체의 희망
    4. 맺는 말
   
판권
표지
예수는 논하지 않았다
   
제1부 민중의 언어, 이야기
   
1. 성서라는 책의 성격
2. 성서의 서술양식
    1) 구약성서
    2) 신약성서
    3) 민중언어
   
제2부 예수의 이야기(비유)
   
1. 만성병에 걸린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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