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전집

전집은 OCR 스캔 잡업으로 진행되어 오탈자가 있습니다.
오탈자를 발견하면 다음과 같이 등록해 주시면 관리자가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1. 수정 요청을 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2. 본문을 읽는 중에 오탈자가 있는 곳을 발견하면 앞뒤 텍스트와 함께 마우스로 선택합니다.
3. 그 상태에서 [오른쪽 마우스]를 클릭하여 나타나는 창에서 수정 후 [수정요청]을 클릭합니다.
4. 각주의 경우에는 각주 번호를 마우스오버하여 나타난 창을 클릭하면 수정요청 창이 열립니다.

※ 컴퓨터 브라우저에서만 가능합니다.
소명(召命)

공자는 50세에 천명(天命)을 알았다고 한다. 그가 50세가 되던 때에 구체적으로 해야 할 일을 하늘에서 지시받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지시를 어떻게 받았나? 그의 짧은 자서전적 표현에 따르면 15세에 학(學)에 뜻을 두게 되었고, 30세에 확고한 자기 입장을 세우고, 40세에는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을 만큼 자립적이 되었다고 하며, 50세에 비로소 하늘의 명(命)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 과정을 보고 알 수 있는 것은 그는 자기의 삶을 하나하나 벽돌 쌓듯 쌓아올라감으로써 마침내 자기가 세상에 무엇을 하기 위해 태어났는지를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자기 할 일과 자기 발견이 함께 확실하게 인식되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그 다음 60세에 이해하는 능력이 원숙해져서 귀가 들을 말과 안 들을 말을 가려 들을 줄 알 뿐 아니라 그 깊은 뜻을 전체로서 이해하게 되었고, 70세에 와서는 마음의 소원과 감성(情)적인 것과 지적인 것이 일치되어서 무엇이나 마음 놓고 해도 실수가 없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공자의 이력서를 보면 그의 생애에서 50세가 획기적인 것이었으나 거기에는 바울로에게서 보는 것 같은 전향의 의미는 없고, 사는 길에 있어서 곡식이 자라다가 열매를 맺기 시작한 때와 견줄 만한 단계 정도라는 말이 된다. 그러므로 50세 이후에도 새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것이 익어서 열매를 거두게 되는 과정과 별로 다르지 않다.

이와 달리 싯다르타는 소명이란 점에서 공자와 구별되는데, 그는 보리수 밑에서 수도하던 끝에 마침내 법열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러므로 선정삼매(禪定三昧) 속에 12인연을 아래에서 위로 또는 위에서 아래로 관찰하기도 하며, 모든 법이 인연을 따라 소멸하는 우주의 진리를 모두 관찰할 수 있는 위치에서 37일을 지낸다. 이때 그는 "이 곳에는 모든 번뇌가 다하고 나의 할 일은 끝났다"라고 말한다. 이런 해탈의 경지에 선 그는 "나는 차라리 잠자코 니르바나에 드는 것이 옳으리라"고 한다. 지금까지의 수련은 그 자신이 니르바나에 들어가기 위한 일이었고, 이제 그 경지에 이르렀으니 다른 것이 더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글자 그대로 유아독존(唯我獨尊)이다. 그는 홀로 자신 안에서 충족할 수 있는 존재가 된 것이다. 그러나 대범천왕(大梵天王)은 이를 그대로 두지 않았다. 고뇌의 세상에서 싸워 이겨 최상의 정각(正覺)을 성취했으면 그 깨달은 바를 중생을 위해 설법해야 할 것이 아닌가! 여러 사람이 이러한 뜻을 간청하기에 마침내 그는 대비원력(大悲願力)을 발휘하여 도전하기를 40년을 했다는 것이다. 바로 이 대비원력이 그의 소명의 내용이다.

그의 득도와 이 소명 사이에는 분명한 구별이 있다. 그것은 분명한 전환점이다. 득도는 지금까지는 한 존재로서의 자기완성을 목표로 모든 정력을 기울여 그 목표에 도달한 것인데 반해, 소명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중생을 제도하기 위한 새로운 출발인 것이다. 그러므로 소명은 그에게 분명히 삶의 분수령과 같은 것으로 공자의 경우와는 다르다. 공자에게는 방향전환이 없는 데 반해 싯다르타에게는 '나에게서 너에게로'라는 분명한 전환이 있다. 이것이 바로 그의 소명이다.

예수의 경우는 이와 또 다르다. 예수가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고 40일 동안 광야에서 홀로 투쟁했다는 이야기는 크게 보아 석가의 소명 전야를 연상하게 한다. 그러나 예수가 공생애에 발을 내딛는 계기를 마르코복음은 "세례자 요한이 잡힌 후에 예수는 갈릴래아로 갔다"(1, 14)라고 서술한다. '세례자 요한이 잡혔다'는 정치적 사건이 그의 소명을 실천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세례자 요한의 체포는 어떤 한 개인에게 일어나는 사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정치적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예수의 소명은 '때'에 대한 인식과 직결되어 있다. 그러므로 공생애의 첫 선언은 '때가 찼다'라는 것이다. 이것은 언뜻 공자와 대비해볼 만 하다. 예수와 공자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공자는 자기 성장의 어느 단계를 소명(天命)과 결부시킨 데 반해 예수는 바로 역사적인 때를 자기 소명의 때로 보았다.

바울로의 경우는 어떠했을까? 바울로의 경우는 위의 세 가지와 상당히 다르다. 바울로의 소명의식이 위의 경우들과 어떻게 다른지를 병행시켜 생각하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List of Articles
바알 (열상 19, 18)
남은 칠천 명 (19, 7-18)
민중의 손으로 통일되는 날 (아모 9, 11-15)
겨울은 가고 (에제 37장)
에제키엘이 무등산에서 절규한다 (에제 24, 6-8)
포로에서의 탈출 (이사 66, 1-8)
위정자와의 대결 (이사 7, 10-14)
   
제5부 새로운 존재
일상성과 비일상성 (루가 10, 38-42)
그래도 다시 낙원에로 환원시키지 않았다 (창세 3, 1-10)
새로운 인간상 (창세 12, 1-9)
믿음의 조상 (창세 22, 17-18)
두 사이 에 손을 얹을 판결자 (욥기 9, 25-35)
하느님으로부터의 도피 (시편 139편)
하느님의 웃음 (시편 2편)
잠과 신앙 (시편 127편)
교회란 무엇인가 (로마 8, 9-30)
인간을 말한다 (마르 12, 28-34)
존재 근거 (시편 42편)
우주의 품으로 (시편 8,3 이하)
   
판권
표지
예수의 민중사건 : 『민중과 성서』를 내면서
   
제1부 복음서와 민중
   
예수와 민중 : 마르코복음을 중심으로
    1. 전제
    2. 마르코복음 안의 오클로스
    3. 마르코복음에 나타난 오클로스의 성격
        1) 오클로스의 성격
        2) 오클로스에 대한 예수의 행태
        3) 종합
    4. 예수를 따른 자들
    5. 마르코복음 안에 있는 어록
    6. 오클로스의 언어학적 의미
        1) 라오스와 오클로스
        2) 오클로스와 암 하 아레츠
    7. 종합
마르코복음에서 본 역사의 주체
    1. 전제
    2. 마르코의 삶의 자리
    3. 마르코의 민중신학의 기조
        1) 세례자 요한이 잡힌 후(14a절)
        2) 갈릴래아로 가다
        3) 하느님 나라의 도래 선포
    4. 민중의 행태
예수사건의 전승 모체
    1. 문제 제기
    2. 케리그마의 성격
        1) 고린토전서 15장 3~8절
        2) 필립비서 2장 6~11절
        3) 사도행전에 나타난 케리그마
    3. 민중언어의 성격
    4. 수난사
    5. 예수의 행태 일반
        1) 기적 이야기와 예수의 행태
        2) 아포프테그마와 예수의 행태
        3) 로기온(Logion, 어록)과 예수의 행태
    6. 결론
가난한 자 : 루가의 민중 이해
    1. 가난한 자
        1) 통계적 고찰
        2) 루가의 특수자료
        3) 예수의 탄생설화와 나자렛 선언
        4) 마르코와 Q자료
    2. 루가복음서의 청중
    3. 결론
마태오의 민중적 민족주의
    1. 문제 제기
        1) 마태오의 신학적 주제에 대한 논의들
        2) 문제 제기
    2. 마태오가 처한 현실
        1) 마태오와 그의 시기
        2) 민족적 와해 위기
    3. 마태오의 현실인식
        1) 이스라엘 : 길 잃은 양들
        2) 길 잃은 양이 놓여 있는 현실
    4. 민족동일성 재확립
        1) 뿌리 찾기
        2) 바리사이파가 주도하는 라삐 유다교와의 대결
    5. 마태오의 민중 이해
        1) 언어적 성격
        2) 의식화된 민중
    6. 맺는 말
민중신학의 성서적 근거 : 마르코복음을 중심으로
    1. 예수사건의 재발견
    2. 마르코복음과 민중
    3. 민중은 수단이 아니다
    4. 민중은 객체일 수 없다
    5. 십자가는 민중수난의 극치다
민중신학의 어제와 오늘
    1. 독재와 대항하므로
    2. 민중을 만나므로
    3. 민중과 더불어
   
제2부 민중운동사
   
민중사건과 언어사건
    1. 성서에서 본 말의 성격
        1) 그 말의 현장은 어떤 것이었나
        2) 예수의 경우
        3) 예수사건에 관한 전승
        4) 오순절의 말 사건
    2. 무엇으로 말하는 것인가
    3. 해야 할 말은 무엇인가
    4. 우리가 해야 할 말
미래는 가난한 자의 것 : 루가 6장 20~26절
    1. 축복과 저주
    2. 가난한 자와 부요한 자
    3. ‘지금’과 ‘장차’
    4. 우리의 선택
나라가 임하옵소서
    1. 예수의 기도
    2. 그의 기도를 전달받은 자들
    3. 하느님의 나라
고향 잃은 민중
    1. 피난민
    2. 성서에서 본 피난민문제
    3. 게르(GER) 문제 해결의 시도
    4. 이방인에 대한 관용의 한계
    5. 당면한 과제
        1 ) 새로운 인식을 위한 운동
        2) 실천에 대한 몇 가지 제언
이스라엘 민중사
    1. 머리말
    2. 출애굽
    3. 고대 이스라엘 종족동맹
    4. 민중을 배반하고 세워진 왕권
    5. 분단시대의 고난
    6. 민중운동의 여러 계열
    7. 예수의 민중운동
    8. 맺는 말
   
제3부 민중과 체제
   
민중사실의 증언
    1. 민중신학의 전제들
    2. 민중사실의 증언
고난과 고백
    1. 수난자와의 일치
    2. 마르코의 민중
    3. 수난사와 고난
    4. 더불어의 고난
    5. 맺는 말
갈릴래아 민중에 항복한 바울로
    1. 바울로의 위치
    2. 사울은 어떤 사람인가
    3. 그리스도교 박해
    4. 예수를 만남
    5. 전향
    6. 맺는 말
소명(召命)
    1. 바울로의 소명
    2. 사도 됨과 소명
    3. 이방인에게로
바울로와 역사의 예수 I
    1. 머리말
    2. 예수에 대한 바울로의 말
    3. 예수냐 바울로냐
    4. 왜 예수가 아니고 케리그마인가
선택받은 민중: 고린토전서 1장 26~31절
    1. 고린토교회 구성원의 사회계층
    2. 공동체원의 가치 판단 기준
    3. 민중을 보는 눈
    4. 택함을 받은 민중
   
제4부 예수의 희망
   
하늘도 땅도 공(公)이다
    1. 낙원 이야기
    2. 아담一인간
    3. 실락원은 공을 사유화함으로
갈릴래아에서 만나자: 마르코 16장 1~8절
    1. 제3의 자리
    2. 갈릴래아
    3. 갈릴래아에서 만나자
예수의 희망
    1. 새 세계에의 희망
    2. 희망과 세계혁명
    3. 바른 인간공동체의 희망
    4. 맺는 말
   
판권
표지
예수는 논하지 않았다
   
제1부 민중의 언어, 이야기
   
1. 성서라는 책의 성격
2. 성서의 서술양식
    1) 구약성서
    2) 신약성서
    3) 민중언어
   
제2부 예수의 이야기(비유)
   
1. 만성병에 걸린 세대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Next
/ 6
위로
텍스트를 수정한 후 아래 [수정요청] 버튼을 클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