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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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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실락원은 공을 사유화함으로

그런데 실락원의 사건이 일어난다. 언제부터인지 인간의 역사는 증오와 대립, 고통 마침내 유혈의 역사로 점철되었다. 다윈이 동물세계를 관찰하여 약육강식, 적자생존 등의 현상을 보고 죽이고 빼앗고, 죽고 빼앗기는 것이 인간의 본질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낙원 이야기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면 어떤 이유에서 아담(인간)이 낙원에서 추방되어야 했는가?

이것은 바로 공이 침범당함으로 시작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땅은 공적인 것이다. 성서에는 땅은 당초에 공적인 것이라는 전제가 면면히 흐르고 있다. 그런데 이 땅이 언제부터 사유화되었나? 가령 북미 개척사를 볼 때 그 사유화 과정이 연상된다. 그 무변광활한 대지에 백인들이 무력으로 침범하여 마음대로 금을 그어놓고 '이것은 내 것'이라고 선언하여 침범하는 자는 사정없이 죽여버린다. 이렇듯 미국은 강도들의 역사로 시작되었다. 이와 비슷하게 전에는 땅의 침범 이 곳곳에서 군주의 이름하에 자행되었으며, 근대에 와서는 제국주의로 구체화되어 이미 역사와 문화를 갖고 있는 민족들의 땅을 총칼로 강탈했던 것이다.

우리가 정의로운 세계를 말하려면 생산된 물질의 분배 이전에 대지의 불공평한 점유부터 문제삼아야 한다. 우리가 세계지도를 펴놓고 보면 세계가 평화로울 수 없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도대체 어떤 나라는 광활한 땅을 점유하고 사람이 없어도 독점욕에서 국경을 철통같이하고 어떤 민족은 작은 땅에 오밀조밀하게 산다. 어떻게 이렇게 되었나? 그것은 모두 힘센 놈들은 더 많이 빼앗고 힘 약한 민족은 빼앗겼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 등의 광활한 땅은 앵글로색슨이 원주민을 몰아내고 점유한 것이다. 그것은 하늘이 준 기득권이 아니다. 그런데 그것을 당연한 권리로 알 뿐 아니라 그 땅의 자원으로 힘을 길러 남의 것을 침범 약탈하기에 이른 것이다. 누가 대지(大地)를 독점할 권리를 주었나! 누구에게 준 것이 아니라 빼앗은 것이다. 그러니까 그것을 수호하기 위해 군사력을 기를 수밖에 없고, 그런 마당이 낙원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낙원으로 가는 길은 무력의 포기가 앞서야하고 무기를 포기하려면 국경을 없애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와 정반대다. 아직 불공정하게 구획된 국경선 사이에 긴장이 계속되고 분계선 때문에 싸움이 속출하고 있으며 실지(失地)의 분노와 판도 확대의 야욕이 전쟁을 유발하고 있다.

또 하나는 권력의 경우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권력은 원래 하느님에게만 속했다는 것이 성서의 기본전제이다. 권력이란 질서를 유지 하기 위한 공적인 것이다. 바울로는 로마서 13장에서 모든 권력은 하느님께로부터 났다고 선언한다. 그런데 이 공적인 권력이 사유화된 것이 왕권으로 시작되는 권력의 독점체제이다. 권력의 사유화, 그것은 언제나 폭력으로 이루어졌다. 왕권이나 현금의 독재자라는 것은 바로 이 공적인 것을 폭력으로 찢어버리는 자들이다.

인권도 공이다. 물(物)도 공적인 것이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권력을 사유한 자들에 의해 찢겨진 것이다. 좀 좁혀서 볼 때 나라라는 것은 공적이다. 또한 나라의 중추인 민중도 공이다. 그러나 그것이 깨지는 한 정의는 있을 수 없고, 따라서 복지사회도 있을 수 없다.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도 바로 이 공을 지킨다는 것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그런데 종교마저도 사유화로 줄달음침으로써 점점 분화 되어가고만 있다. 그래서 교회도 개교회화, 즉 사물화되어간다. 이것이 타락의 과정이다.

선악과가 '지혜'라면, '지혜'는 공적인 것으로 하느님의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따먹음으로 하느님과 같이 되겠다는 것은 바로 공을 사유화하겠다는 욕심이다.

선악과를 성(性)이라고 해석한다면 성도 공적인 것이다. 이 성을 사유화하는 그것이 바로 타락이다. 어떻게 한 인격이 내 소유가 될 수 있나? 일부일처제마저도 사유화라면, 그것은 공의 침범이다.

공적인 것을 사유화하는 삶이 시작되므로 한 마당은 끝났다. 그리고 사유화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이 사유화의 역사는 하느님마저 사유화하겠다는 것으로 첨예화된다. 사유화 역사의 첫마당에서 카인이 아벨을 죽인다. 그 이유는 신을 독점하겠다는 싸움이다. 바벨탑의 이야기도 이 범주에 속한다. 종교간의 싸움도 바로 하느님을 사유하려는 싸움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러한 싸움에 가장 적극적인 것이 바로 그리스도교이다. 그리스도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피를 흘린 종교가 되어버렸는데, 이것은 신의 사유화의 욕구와 서구 제국의 권력 사유화의 욕구가 야합하여 이루어진 죄악이다.

이제 우리는 다음과 같이 확실히 주장한다. 공을 사유화하는 것이 바로 죄이며, 이같은 죄인은 더 이상 낙원을 향유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담과 이브는 낙원에서 추방되었다. 이런 의미에서 바울로는 최초의 사람 아담이 범죄함으로 모든 인류가 죄의 영역에 들어왔다고 보는 것이다. 그런데 둘째 아담인 그리스도에 의해서 이같은 죄의 영역에서 해방될 수 있는 문이 열렸다고 선언한다.

 

■ 『신학사상』 제5호. 1986년 여름호에 수록.


List of Artic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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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로에서의 탈출 (이사 66, 1-8)
위정자와의 대결 (이사 7, 10-14)
   
제5부 새로운 존재
일상성과 비일상성 (루가 10, 38-42)
그래도 다시 낙원에로 환원시키지 않았다 (창세 3, 1-10)
새로운 인간상 (창세 12, 1-9)
믿음의 조상 (창세 22, 17-18)
두 사이 에 손을 얹을 판결자 (욥기 9, 25-35)
하느님으로부터의 도피 (시편 139편)
하느님의 웃음 (시편 2편)
잠과 신앙 (시편 127편)
교회란 무엇인가 (로마 8, 9-30)
인간을 말한다 (마르 12, 28-34)
존재 근거 (시편 42편)
우주의 품으로 (시편 8,3 이하)
   
판권
표지
예수의 민중사건 : 『민중과 성서』를 내면서
   
제1부 복음서와 민중
   
예수와 민중 : 마르코복음을 중심으로
    1. 전제
    2. 마르코복음 안의 오클로스
    3. 마르코복음에 나타난 오클로스의 성격
        1) 오클로스의 성격
        2) 오클로스에 대한 예수의 행태
        3) 종합
    4. 예수를 따른 자들
    5. 마르코복음 안에 있는 어록
    6. 오클로스의 언어학적 의미
        1) 라오스와 오클로스
        2) 오클로스와 암 하 아레츠
    7. 종합
마르코복음에서 본 역사의 주체
    1. 전제
    2. 마르코의 삶의 자리
    3. 마르코의 민중신학의 기조
        1) 세례자 요한이 잡힌 후(14a절)
        2) 갈릴래아로 가다
        3) 하느님 나라의 도래 선포
    4. 민중의 행태
예수사건의 전승 모체
    1. 문제 제기
    2. 케리그마의 성격
        1) 고린토전서 15장 3~8절
        2) 필립비서 2장 6~11절
        3) 사도행전에 나타난 케리그마
    3. 민중언어의 성격
    4. 수난사
    5. 예수의 행태 일반
        1) 기적 이야기와 예수의 행태
        2) 아포프테그마와 예수의 행태
        3) 로기온(Logion, 어록)과 예수의 행태
    6. 결론
가난한 자 : 루가의 민중 이해
    1. 가난한 자
        1) 통계적 고찰
        2) 루가의 특수자료
        3) 예수의 탄생설화와 나자렛 선언
        4) 마르코와 Q자료
    2. 루가복음서의 청중
    3. 결론
마태오의 민중적 민족주의
    1. 문제 제기
        1) 마태오의 신학적 주제에 대한 논의들
        2) 문제 제기
    2. 마태오가 처한 현실
        1) 마태오와 그의 시기
        2) 민족적 와해 위기
    3. 마태오의 현실인식
        1) 이스라엘 : 길 잃은 양들
        2) 길 잃은 양이 놓여 있는 현실
    4. 민족동일성 재확립
        1) 뿌리 찾기
        2) 바리사이파가 주도하는 라삐 유다교와의 대결
    5. 마태오의 민중 이해
        1) 언어적 성격
        2) 의식화된 민중
    6. 맺는 말
민중신학의 성서적 근거 : 마르코복음을 중심으로
    1. 예수사건의 재발견
    2. 마르코복음과 민중
    3. 민중은 수단이 아니다
    4. 민중은 객체일 수 없다
    5. 십자가는 민중수난의 극치다
민중신학의 어제와 오늘
    1. 독재와 대항하므로
    2. 민중을 만나므로
    3. 민중과 더불어
   
제2부 민중운동사
   
민중사건과 언어사건
    1. 성서에서 본 말의 성격
        1) 그 말의 현장은 어떤 것이었나
        2) 예수의 경우
        3) 예수사건에 관한 전승
        4) 오순절의 말 사건
    2. 무엇으로 말하는 것인가
    3. 해야 할 말은 무엇인가
    4. 우리가 해야 할 말
미래는 가난한 자의 것 : 루가 6장 20~26절
    1. 축복과 저주
    2. 가난한 자와 부요한 자
    3. ‘지금’과 ‘장차’
    4. 우리의 선택
나라가 임하옵소서
    1. 예수의 기도
    2. 그의 기도를 전달받은 자들
    3. 하느님의 나라
고향 잃은 민중
    1. 피난민
    2. 성서에서 본 피난민문제
    3. 게르(GER) 문제 해결의 시도
    4. 이방인에 대한 관용의 한계
    5. 당면한 과제
        1 ) 새로운 인식을 위한 운동
        2) 실천에 대한 몇 가지 제언
이스라엘 민중사
    1. 머리말
    2. 출애굽
    3. 고대 이스라엘 종족동맹
    4. 민중을 배반하고 세워진 왕권
    5. 분단시대의 고난
    6. 민중운동의 여러 계열
    7. 예수의 민중운동
    8. 맺는 말
   
제3부 민중과 체제
   
민중사실의 증언
    1. 민중신학의 전제들
    2. 민중사실의 증언
고난과 고백
    1. 수난자와의 일치
    2. 마르코의 민중
    3. 수난사와 고난
    4. 더불어의 고난
    5. 맺는 말
갈릴래아 민중에 항복한 바울로
    1. 바울로의 위치
    2. 사울은 어떤 사람인가
    3. 그리스도교 박해
    4. 예수를 만남
    5. 전향
    6. 맺는 말
소명(召命)
    1. 바울로의 소명
    2. 사도 됨과 소명
    3. 이방인에게로
바울로와 역사의 예수 I
    1. 머리말
    2. 예수에 대한 바울로의 말
    3. 예수냐 바울로냐
    4. 왜 예수가 아니고 케리그마인가
선택받은 민중: 고린토전서 1장 26~31절
    1. 고린토교회 구성원의 사회계층
    2. 공동체원의 가치 판단 기준
    3. 민중을 보는 눈
    4. 택함을 받은 민중
   
제4부 예수의 희망
   
하늘도 땅도 공(公)이다
    1. 낙원 이야기
    2. 아담一인간
    3. 실락원은 공을 사유화함으로
갈릴래아에서 만나자: 마르코 16장 1~8절
    1. 제3의 자리
    2. 갈릴래아
    3. 갈릴래아에서 만나자
예수의 희망
    1. 새 세계에의 희망
    2. 희망과 세계혁명
    3. 바른 인간공동체의 희망
    4. 맺는 말
   
판권
표지
예수는 논하지 않았다
   
제1부 민중의 언어, 이야기
   
1. 성서라는 책의 성격
2. 성서의 서술양식
    1) 구약성서
    2) 신약성서
    3) 민중언어
   
제2부 예수의 이야기(비유)
   
1. 만성병에 걸린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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