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전집

전집은 OCR 스캔 잡업으로 진행되어 오탈자가 있습니다.
오탈자를 발견하면 다음과 같이 등록해 주시면 관리자가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1. 수정 요청을 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2. 본문을 읽는 중에 오탈자가 있는 곳을 발견하면 앞뒤 텍스트와 함께 마우스로 선택합니다.
3. 그 상태에서 [오른쪽 마우스]를 클릭하여 나타나는 창에서 수정 후 [수정요청]을 클릭합니다.
4. 각주의 경우에는 각주 번호를 마우스오버하여 나타난 창을 클릭하면 수정요청 창이 열립니다.

※ 컴퓨터 브라우저에서만 가능합니다.
부활을 믿느냐?

내가 부활을 믿지 않는다는 말이 어느 구석에서 오르내리는 모양이어서 내 귀에 들려온다. 하기는 누가 날더러 "당신은 부활을 믿소?" 하고 묻는다면 때로는 "안 믿소!"라고 할 수도 있다. 까닭은 묻는 이가 벌써 부활에 대한 일정한 표상을 갖고 바로 그런 부활을 믿느냐고 묻는 것이 들다 보이기 때문이다. 그보다 그런 질문을 하는 것 자체가 내게는 좋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남의 신앙을 심판하려는 태도가 옳지 않으며 또 직접 글로 공시한 것도 없는데 그런 것을 물어 오는 것은 필경 좋지 않은 동기가 있기 때문이다. 종교 재판시대는 지나갔고 또 학문의 자유, 낡은 관념, 조직에서의 탈출 등 심지어는 신은 죽었다는 것을 말하는 판에 하필이면 부활을 믿느냐고 묻는 것은 순수하게 들리지 않는다.

신약성서는 전체가 부활사건을 빼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신약성서를 전공하는 사람에게 부활을 믿느냐라는 질문이나, 심지어 부활을 안 믿는다라는 단언에 내가 무슨 대답을 하랴! 나는 부활론을 학문적으로 발표한 일은 없으나 부활설교는 수없이 했고, 『현존』에도 몇 차례 부활을 말했다. 그러나 "어떤 부활을?" 하는 데는 별로 언급하지 않았다.

부활신앙의 형식은 신약성서 자체에서도 결코 통일돼 있지 않다. 부활을 논하려면 아주 복잡하며 학문영역에서 아직도 많은 이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그러니 "부활을 믿느냐?" 하면 자연 "어떤 부활 말이오?"라고 반문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결국 신학논쟁이 벌어져야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 하나가 있다. 그것은 부활신앙 없이는 그리스도 신앙도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부활을 믿느냐는 질문은 그리스도를 믿느냐와 같은 말이 된다. 그러므로 그같은 질문은 종교재판소에서나 할 말이다.

남에게 부활을 믿느냐고 묻고 싶은 이는 먼저 스스로 부활을 믿고 있는지 자문했으면 한다. 그리고 믿는다는 대답이 나오면 부활을 어떻게 표상하고 있는지 자문했으면 한다. 가령 겨울에 죽었던 초목 이 봄에 모두 되살아납니다. 이것은 부활의 확증입니다? 역사상에는 퇴각됐던 정의가 결국 다시 살아나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이처럼? 이러한 부활이라면 믿을 게 못 된다. 보면 된다 또는 예수가 부활하여 갈릴래아에 나타난 기사를 보고 믿는다? 그러나 맨 처음의 복음인 마르코복음에는 갈릴래아 부활 현현을 전제했으나 보도는 없으며, 루가는 예루살렘에서의 부활 현현만 보도할 뿐 갈릴래아 부활 현현을 묵살하며 마태오는 갈릴래아 현현만 보도한다. 그러면 빈 무덤의 보도로서 부활을 믿는다? 공관복음서를 자세히 비교해 보는 성의를 가지는 이는 그 빈 무덤 보도가 서로 얼마나 다른가를 곧 발견할 수 있을 것이며, 또 부활신앙을 전제로 하는 바울로를 위시한 모든 편지의 저자들에게는 <빈 무덤> 이야기는 단 한번도 언급돼 있지 않다. 그렇다고 저들의 부활 신앙을 의심할 수는 없다. 십자가는 패배요, 부활은 승리라는 의식에 부활을 믿는다? 십자가는 정말 패배인가? 오히려 하느님의 승리 아닌가? 그러면 부활과 그렇게 유리된 사건인가? 왜 부활이 이기고 진다는 차원에서 이해돼야 하나? 부활은 오히려 강자의 기준에서 볼 때 패배, 실패, 무능 오히려 약자의 입장에서는 승리, 성공, 전능이라는 사실을 계시한 사건 아닐까? 어떻게 한 부활 말인가?

지난 여름 동안 공관복음서의 부활보도를 분석하고 신약성서의 부활관을 논문화하려고 계획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 대학원에서는 두 차례나 부활과 관계된 문헌과 텍스트를 학생들과 함께 분석하는 세미나를 했으며, 이번 석사논문으로서 한신대 조교인 진연섭 군을 지도하면서 이제는 자료분석이나 방향은 좀더 밝혀진 셈이다. 부활문제는 성서의 중심일 뿐 아니라 나의 존재이해에 있어서나 이 역사를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문제이다. 이 문제에 관한 한 나의 신앙 걱정 보다 각자가 자기 문제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줄로 안다.

(1972. 9.)


List of Articles
우물가의 대화 (요한 4, 3-42)
구걸하는 초월자 (요한 19, 28)
심는 자 와 거두는 자 (요한 4, 31-38)
나를 먹어라 (요한 6, 34-40)
약자 예수 (고후 13, 4)
남은 고난 (골로 1, 24)
제물 (히브 11, 17-19)
죽어야 산다? (마태 16, 24-25)
십자가의 의미 (마르 15, 27-39)
어머니 (마르 7, 24-30)
"그 사람에게서 나오라" (마르 5, 1-15)
 
제2부 신, 당신은 누구요?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마가 8, 27)
모순과 은혜 (로마 9, 19-24)
신의 주권만이 (누가 11, 1-4)
이 사람을 보라 (요한 19, 6)
하느님의 눈 (마태 6, 2-4)
앞선 자와 뒷선 자 (마가 10, 31)
예수의 눈 (마르 5, 25-34)
이 분이 누구인가? (마르 4, 35-41)
 
제3부 인간, 너는 누구냐?
삶의 좌표 (빌립 2, 12-18)
바울의 실존 (빌립 3장)
소명에서 산다 (빌립 1, 18-26)
복음의 생명력 (마가 1, 15)
바리새 사람과 세리 (누가 18, 9-14)
어떤 아버지와 두 아들 (누가 15, 11-32)
부모와 자녀들 (누가 15, 11-32)
두 인간형 (누가 18, 9-14)
보물이 담긴 질그릇 (고후 4, 7-18)
사람으로서의 삶 (마태 6, 25-34)
 
제4부 돌들이 소리를 지르리라
사건을 통한 구원 (고후 11, 23-33)
돌들이 소리지르기 전에 (누가 19, 37-41)
이 성전을 헐라 (요한 2, 13-22)
하루살이는 걸러내고 낙타는 삼키는 놈들 (마태 23, 16-26)
핍박을 받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마태 5, 11-12)
무대에서 춤추는 꼭두각시와 무대 뒤에 숨은 주인 (마태 6, 1-8)
 
제5부 나를 따르라
그리스도를 따라서(imitatio Christi) (고전 11, 1)
역경과 복음의 전진 (빌립 1, 12-17)
그리스도의 공동체 (로마 12, 1-8)
복권(復權) (마르 1, 40-41)
제가 무엇인데 감히 (출애 3, 1-12)
소명 (사도 7, 23-35)
하느님의 선교 (마르 1, 40-45)
예수의 낙인 (갈라 6, 11-17)
그리스도를 본받아 (빌립 2,1-11)
무위와 신앙 (마태 6, 24-34)
 
제6부 영원한 현재
하느님 나라 (마태 13, 44)
휴식에의 초대 (마가 6, 31)
영원한 현재 (계시 21, 6-8)
전야 (계시 22, 10-16)
오늘의 성탄 (누가 2, 1-7)
바울 사도의 기도
새 세계에의 초대 (누가 14, 16-24)
단 둘 (요한 8, 1-11)
결단은 수난의 각오다 (마르 3, 1-6)
성 윤리의 기준 (요한 8, 1-11)
갈릴리 교회는 왜 세워졌나? (마태 4, 12-25)
표지
 
재1부 이천 년 동안 십자가에서 못 내려오는 저 사나이
이천 년 동안 십자가에서 못 내려오는 저 사나이
십자가를 지고?
십자가의 수난
베일에 싸인 십자가
화려한 십자가
부활은 십자가의 표면
부활의 뜻
부활절 새벽
부활절 아침에 드리는 기도
4월과 부활절
부활과 4ᆞ19
부활을 믿느냐?
부활절의 십자가
Advent
생명을 잉태한 여인
오늘의 성탄절
구유에 누운 아기
영원한 평화
그는 흥해야 하고
누가 내 이웃이냐!
예수는 정치범?
수난의 각오
종말사상의 힘
민중신학의 성서적 근거
사건화하는 손
 
재2부 성서가 사람을 죽여?
성서가 사람을 죽여?
성서
두 가지 물음
성서 절대주의
성서를 찾는 마음과 눈
그리스도는 우주인인가
이미 늦었다
우상화
삶의 모순율
자유와 예속
무상과 영원
살인과 분노
죽음에 이르는 병
어린이 같지 않으면!
보물을 담은 질그릇
휴식에의 초대
편리라는 유혹
기술사회의 도전
전체주의와의 투쟁
현대의 욥
자다가 깰 때
 
제3부 축제
축제
하나님이 만물을 새롭게 한다는 의미
이 때는 잠에서 깰 때
사람은 떡으로만 살 수 없다
물질은 하느님의 것
봄의 찬가
고백
증인
의식은 죽음인가?
사랑의 저항
민주주의 제일장
거짓증거
양심
은어
해결해
탈우상화
반복
시간과 영원
휴머니즘의 한계
죄란 무엇인가?
정치적?
계룡산
'상도'(常道)
현존의 의미
야도(夜禱)
공성이불거(功成而不居)
회개의 의미
고난의 의미
오 주여!
성문 밖으로
 
제4부 남은자의 윤리
종교적 창기
그리스도인
그리스도인상
어떤 의미에서 그리스도인인가?
오늘의 그리스도론
정치신학
평등추구의 기독교사
기성교회의 꼴
그리스도교가 잘못된 날(?)
한국 교회의 암?
한국의 교회
종은 누구를 위해 우나!
수도자들의 수난사를 들으며
수도원을 찾아서
학문의 자유
'우리 신학' 추구
현대와 그리스도교
교회일치운동
교회 분화론
그리스도 교회의 진통
그리스도교적 교육
남은 자의 윤리
목사 후보생들에 준 말
젊은 목사에게
신학의 길
인간은 관념의 노예?
하느님의 동역자
역사의 핏줄을 만드는 마술사
그리스도교의 목표
어떻게 살 것인가
표지
 
표지
 
표지
 
표지
 
제1부 혁명과 예수
역사적 예수와 신앙상의 그리스도
무신론과 기독교 신앙
무신론자의 예수
자유와 예수
혁명과 예수
 
제2부 서구신학을 넘어서
신학한다는 일
성서와 대결 못하는 신학
기독교화와 서구화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Next
/ 6
위로
텍스트를 수정한 후 아래 [수정요청] 버튼을 클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