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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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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성서의 전승을 위한 노력들

이제 그 오래 된 글들이 어떻게 우리 손에까지 전승되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역사와 해석』이라는 책 머리에서 인류가 가지고 있는 고전들이 우리 손에까지 전승된 사실이 얼마나 신비하고 경이스러운 일인가를 말했습니다. 그것들이 살아남은 데는 무엇보다도 까마득한 그 옛날에 쓴 글들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 삶을 밝혀주고 대변해 줄 뿐만 아니라 의지하고 싶은 내용이 있었기 때문인 것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성서도 그런 고전 중의 하나입니다. 그 안에 실린 글들은 적어도 1,000년 이상의 오랜 간격을 두고 씌어진 것들이 한 책으로 묶여진 것들입니다.

다른 고전과 비교해서 이 책이 가진 특성은 중국이나 인도 또는 희랍과 같이 한때 세계적 대국(大國)을 이루었을 뿐만 아니라 큰 문화권을 형성한 찬란한 품(요람)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중동 한구석의 조그마한 나라로서 약 100년간의 왕국시대 외에는 언제나 주변 강대국에 의해서 짓밟히고 분단되었다가 마침내는 속국(屬國)이 되어 주권국가로서는 실오라기 같은 목숨을 이어간 보잘것 없는 한 민족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보존되어 왔다는 사실입니다.

다른 고전들도 그렇지만 성서도 원본(原本)은 이 세상에 보존되어 있지 않습니다. 바울로는 그의 편저 끝에, "내가 친필로 쓴다"는 말을 첨부했지만, 이것은 바로 친필로 쓴 글은 우리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예수는 단 한 자의 글도 세상에 남기지 않았습니다. 단지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그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옮겼는데, 그것도 그의 첫 제자 중의 어느 누가 쓴 것이 아니고 그 세대를 넘어 그 다음 세대의 이름 모를 사람의 손으로 씌어진 것입니다. 그런데 그 무명(無名)의 필자들이 직접 쓴 글들은 하나도 세상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전달된 것은 그 원본을 베낀 것(寫本)들입니다. 현재 남아 있는 것은 한 1,500개 입니다. 그러나 오래 된 것일수록 원래의 모습이 보존되지 않고 중간중간 잘려나간 데도 많고, 그 묵(墨)의 색이 바래서 알아볼 수 없는 것도 많으며, 어느 부분만 파편으로 남아 있는 것도 많습니다. 그러나 그 사본들 역시 내용에 차이가 많습니다. 이 사본들을 학자들이 오랜 세월을 비교해가면서 원모습을 살려냈지만 지금까지도 사본간에 다른 구절들 중 어느 것이 본래의 것인지를 가늠하기 어려워 그중의 하나를 선택하고 '다른 사본에는 이렇게 됐음' 하고 주(註)를 달아 세상에 내놓게 된 것입니다.

그러니 어떤 보수파에서 성서의 글자 하나하나마다 성령의 감동으로 씌어진 것이라는 주장을 사수하려고 하지만, 설령 그 주장을 받아 들인다고 해도 그렇게 씌어진 원본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성서를 쓸 때에나 그것을 베낄 때에 쓴 재료는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파피루스'(Papyrus)라고 하는 갈대잎을 종이처럼 사용했고 또 하나는 '페르가멘트'(Pergament)라고 하는데 이것은 양이나 염소 혹은 다른 짐승의 가죽으로 된 것입니다. 바울로는 페르가멘트를 사용한 듯합니다. 그는 그것을 '두루마리'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그런 것은 책처럼 묶을 수도 없어 둘둘 말아서 보관하거나 가지고 다닐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 사본들은 큰 글자(大文字)로 썼고 글자 사이에 아무런 간격 없이 썼습니다. 그러니 두루마리 하나의 양이 얼마나 컸겠습니까! 지금 우리 손에 파편으로 남아 있는 파피루스 사본으로서 제일 오래 된 것은 4세기초의 것이고, 짐승가죽으로 된 사본(페르가멘트)은 4세기에서 16세기의 것까지 있습니다. 물론 그것들도 색이 바래서 화학적 방법을 통해 재생시켜 읽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4세기에 씌어진 가장 오랜 사본은 에집트에서 나온 것인데, 지금은 로마에 간직되어 있습니다. 그것도 구약의 일부는 없고, 신약도 완전하지 못했는데 1844년에서 1859년 사이에 그 사본의 다른 부분 이 발견되어 그것을 보완하여 일단 모양이 갖추어진 책이 되었습니다. 어떤 경로로 해서 러시아 동방교회(정교회)의 손에 갔던 것인데, 러시아가 그것을 10만 파운드에 영국에 팔아서 지금 런던박물관에 보존되어 있습니다. 이상은 그 사본들이 전승된 한 예인데, 모든 사본들이 그렇게 험난한 경로를 통해 여기저기에 보존되어왔던 것입니다.

구약은 본래 히브리어와 아람어로 씌어졌고 신약은 몽땅 희랍 말 중에 민중들이 쓰는 '코이네'(koine) 희랍어로 씌어져 있습니다. 이것도 성서의 운명을 잘 드러냅니다. 신구약을 한 책으로 묶는 데도 하나는 히브리어, 하나는 희랍어로 되어 있다는 것은 성서가 이루어지는 역사적 배경이 얼마나 격변했는지를 반영하는 것입니다.

한편 일찍부터 이런 원본을 번역하는 작업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70인이 모여서 구약을 희랍어로 번역한 것입니다. 그것을 '70인'이라는 뜻인 '셉투아긴타'(Septuaginta)라고 하는데, 오경(五經)만 번역된 것은 주전 2~3세기이며 전체 번역은 주후 2세기에 완료되었습니다. 그외에 유명한 것은 시리아 말로 번역된 것입니다. 이 번역은 대체로 2세기말에서 4세기초 사이에 된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리스도교가 로마제국에 공인된 종교로 수용됨으로써 라틴어 번역작업이 필요했습니다. 지금까지 전해진 라틴어 번역을 불가타(Vulgata)라고 하는데, 그것은 4세기말에 이루어진 후 몇 차례의 개정을 거친 것입니다. 또 하나 주목할 번역은 에집트 민중의 언어인 콥틱(Koptic) 번역입니다. 이 번역은 에집트 알렉산드리아의 감독인 울필라(Ulfila)가 번역했다고 전해지는데, 그것이 사실이라면 4세기 중간쯤에 된 것입니다. 이 사본은 참으로 복잡한 경로를 거쳤습니다. 이 사본은 왕실에서 보존용으로 만들어진 것이어서 대부분 몹시 화려한 은(銀)가루로 씌어졌습니다. 앙사기에는 지금의 네덜란드의 영토인 루어(Ruhr) 지방의 어떤 수도원에 보존되어 있다가 어떤 경로를 통해서 1600년에 체코의 프라하로 넘어갔으며, 다시 1648년에 스웨덴의 스톡홀름으로 이전되었다가, 1655년에 또다시 네덜란드로 되돌아왔고, 1699년에 또다시 스웨덴의 손에 넘어가서 지금은 웁살라대학 도서관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그 운명도 기구하지만 얼마나 나라마다 다투어서 그것을 국보처럼 자기들의 것으로 소장하려고 애를 썼나하는 것이 엿보입니다. 그런 사실은 바로 그 사본 중에 10장이 한 영국 사람에게 도난당했다는 사실에서 더 분명해 집니다. 이러한 사본의 이동과정과 도난사건들은 마치 최근에 세계적인 예술작품이 사상 최고의 값에 국경과 대륙을 넘나드는 것과 흡사합니다. 이외에도 번역된 사본들이 많지만 루터 이전에 종교개혁에 뜻을 가지고 사제계급이 독점한 성서를 민중에게 돌리자는 번역 운동이 있었습니다.

12세기의 유럽은 산업도시가 한창 발달하고 있는 때였습니다. 이 때 서구는 근대화로 접어들어 이에 따른 사회적인 문제가 많이 일어나고 있는 시기였습니다. 이때 프랑스 리용이라는 곳을 중심으로 민중이 주체가 된 그리스도교 개혁운동이 번져나갔습니다. 이 운동에 감동된, 리용의 부유한 한 시민인 '발데시우스'가 회심의 결단을 내려 이 운동에 가담하였습니다. 그는 가난한 민중의 편에 서서 그의 모든 재산을 그들에게 나누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해방시키기 위해 성서를 리용 지방의 사투리로 번역하여 돌림으로써 타오르는 불길에 석유를 뿌리는 것 같은 역할을 하였습니다. 이것을 '발덴저운동'이라고 했는데, 저들은 극심한 박해를 견디지 못해 그 일부가 이 탈리아로 잠입해 들어갔습니다. 저들은 지금도 로마를 위시해서 100여 개의 교회를 유지하고 있으며 스스로 종교개혁의 선봉으로 자부하고 있습니다.

이미 위에서 언급한 대로 희랍어로 된 신약성서의 사본들은 사필 과정(寫筆過程)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잘못된 것이 많기 때문에 어느 것이 원본에 충실한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그런 가운데 16세기초까지 각 교회가 손에 입수된 사본들을 아무 비판 없이 읽어왔던 것입니다. 그런데 루터 이전 에라스무스(Erasmus)가 여러 사본들을 대조하면서 원본의 모습을 최대한으로 살려서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1516년의 일입니다. 따라서 에라스무스는 원문비판(Text Critic)의 시조(始祖)라고 하겠습니다. 다음에 얘기될 마르틴 루터의 성서번역은 바로 이 에라스무스가 정리해낸 희랍어성서에 의존한 것입니다.


List of Articles
    1) 피리를 불어도 춤추지 않고
    2) 이 때를 모르는 세대
    3) 악마가 악마라는 죄목으로 박해하는 세상
    4) 어둠에서 썩어가는 세대
2. 잃어버린 자를 찾아서
    1) 목동과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
    2) 잃은 돈 찾은 여인
    3) 돌아온 아들의 아버지
3. 가치의 전도
    1) 누가 ‘그’의 이웃이냐?
    2) 오! 하느님!
    3) 부자의 돈과 과부의 돈
    4) 말만 하는 자와 실천하는 자
    5) 자신을 철저히 비운(空) 자
4. 집요한 투쟁(간구)
    1) 참는 데도 한계가 있다
    2) 닫힌 문
    3) 빚진 자의 엉뚱한 마무리
    4) 한 과부의 투쟁
    5) 친구를 위한 투쟁
5. 심판
    1) 공존의 때와 심판의 때
    2) 그물 안에 든 고기
    3) 심판과 맡은 분깃
    4) 심판과 대비
    5) 너무도 어리석은 부자
    6) 한 부자와 거지
    7) 뜻밖의 심판의 기준
    8) 심판은 바로 관용의 한계
    9) 이미 문이 영원히 닫혔을 때
6. 하느님 나라에 관한 이야기
    1) 제 손으로 심은 씨가 어떻게 자라는지 알지 못하는 농
    2) 겨자씨 이야기
    3) 조용한 혁명(누룩의 이야기)
    4) 그만이 아는 숨겨진 보화
    5) 한 장사꾼의 모험
    6) 해방의 기쁨
    7) 밥상공동체
    8) 손익계산이 없는 세계
    9) 절망과 희망(씨 뿌리는 농부)
   
제3부 성서해석권은 민중에게
   
1. 한 책에 대한 두 가지 이름
2. 성서의 열쇠는 주머니 속에
3. 성서의 전승을 위한 노력들
4. 종교개혁시대와 성서해석
5. 다시 빼앗긴 성서해석의 권리
6. 성서해석권을 되찾으려는 평신도운동
7. 성서의 전승모체
8. 신약성서 성립
    1) 민중과 '지도층'의 상충
    2) 마르코복음의 성립
9. 제 것을 지키지 못하는 주인
   
제4부 역사의 예수
   
1. 역사의 예수
    1) 역사의 예수 추구
    2) 자료
2. 예수의 시대상
    1) 정치적 상황
    2) 유다 사회상
3. 공생애의 출발
    1) 세례자 요한
    2) 세례자 요한이 잡힌 후
    3) 갈릴래아로
4. 갈릴래아의 예수
    1) 민중과 더불어
    2) 제자 선택
    3) 예수의 시선이 머문 대상
    4) 자유를 위한 투쟁
    5) 하느님 나라의 선포
5. 예루살렘의 예수
    1) 예루살렘
    2) 예루살렘행
    3) 예루살렘 입성
    4) 죽음의 전야
    5) 심문과 처형
6. 그는 누구인가?
   
판권
표지
예수를 예수로 만든 힘의 담지자
머리말
   
첫째 마당 一 예수의 수수께끼
    예수를 향한 추구
    너무도 평범한 사람
    예수의 수수께끼
    전권을 이양받은 자
둘째 마당 一 예수의 시대상
    마카베오의 봉기와 하스몬왕권
    로마·헤로데 왕조시대
    헤로데왕가
    총독정치
    경제적 상황
셋째 마당 一 세례자 요한과 예수
    세례자 요한은 누구인가
    세례자 요한과 예수의 관계
넷째 마당 一 갈릴래아로:예수의 소명
    석가와 공자와 예수
    갈릴래아로!
다섯째 마당 一 하느님 나라
    하느님의 나라
    하느님 나라 도래를 위한 투쟁
여섯째 마당 一 예수와 민중
    유다 사회의 민중
    예수가 만난 사람들
    오클로스
    하느님 나라와 민중
일곱째 마당 一 사탄과의 투쟁
    치유
    민중사건으로서의 기적
    반로마 민중운동의 한 예
여덟째 마당 一 예수와 여인
    유다 사회에서 여성의 위상
    여인에 대한 예수의 관심
    예수를 움직인 여인들
아홉째 마당 一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에게(公) : 회개
    땅은 하느님의 것
    물(物)의 사유화에서 해방
    권력의 사유화로부터 해방
    카이사르의 것과 하느님의 것
    예수를 따라서
열째 마당 一 체제와의 충돌
    예수운동의 적대자들
    예루살렘세력
    예루살렘세력과의 대결
    정치권력과의 충돌
열한째 마당 一 수난사
    그리스도교와 십자가
    복음서와 예수의 수난
    예수의 수난의 맥락
    예수의 민중운동
    처형
열두째 마당 一 민중은 일어나다:부활이야기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난 예수
    부활이야기 분석
    부활의 의미
    예수의 고난에서 찾은 부활의 현실
    우리의 수난, 우리의 부활
   
판권
표지
나의 체험 민중의 신학
변명
   
‘민중’을 발견하기까지
    간도에서 보낸 어린 시절 一민족과 그리스도의 발견
    민중신학의 뿌리
    독일 신학과 ‘역사적 예수’
    민중현실에 바탕을 둔 신학
    ‘사건의 신학’과 신학을 위한 신학
    예수는 민중이고, 민중은 예수다
    ‘성문 밖’에 현존하는 예수
    민중의 염원과 민족통일의 길
    한국 그리스도인의 과제
민중의 책 성서
    한국 교회의 재래의 성서이해
    성서의 통일성 一그 민중신학적 의미
    예수一‘야훼만’을 지켜온 예언자 전통의 절정
    전통적 성서해석 방법의 이데올로기적 성격
    ‘컨텍스트’와 ‘텍스트’의 긴장
    민중신학의 컨텍스트는?
    성서는 우리에게 결단을 요구할 뿐
    민중신학이 본 성서의 맥
민중 예수
    극복되어야 할 서구 신학의 그리스도론
    고난의 종 그리스도
    구원은 민중을 통해서 온다
    예수는 오늘의 민중현장에 계신다
    제도적 교회는 민중현장에 계신 그리스도를 포기
    민중사건은 예수사건이다
    ‘구원’은 물질적 언어로 표현되어야
    성령의 역할은 인류해방에 있다
민중의 하느님
    신이 죽었다?
    서구 신학의 신관(神觀)
    동양인의 신관
    성서는 신을 어떻게 말하나
    해방의 신
    성전종교의 포로가 된 신
    예수 이후의 하느님
    민중의 하느님
    하느님 사건의 전거
민중의 공동체 一 교회
    교회의 주인공은 민중이다
    예수공동체는 밥을 나누어 먹는 공동체였다
    생활공동체에서 예배공동체로 전락
    교회의 본래 모습을 되찾아야
    민중신학이 꿈꾸는 교회상
    제도적 교회론을 넘어서자
    해방공동체 구현과 교회의 계층성 극복
    교회의 이상一하느님 백성의 평등공동체
죄와 체제
    죄의 뿌리
    기존의 죄이해는 교권을 강화시킨다
    유다교는 죄를 어떻게 보았나
    바울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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