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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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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제 것을 지키지 못하는 주인

사람은 흔히 자신보다 신분이 높거나 지식이 많은 사람들을 동경하여 그들을 모방하기 쉽습니다. 그것은 열등감에서 해방되려는 일종의 본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개는 '자기상실'밖에 가져다주는 것이 없습니다. 자기의 체험을 스스로 멸시하고 주체의식을 포기하기 때문에 성서의 성립과정에 적극 참여하지 못하거나 해석권도 더 지체 있는 사람들에게 자진해서 내맡기는 역사가 자주 일어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성서는 철학도 아니요 그렇다고 불교의 '화두'같은 것도 아닌 쉬운 이야기책입니다. 이것은 글자를 읽을 수 있고 읽는 법(文法)을 알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 서로 모순되는 것도 있고 상충되는 것도 있으나 모르면 모르는 대로 넘겨도 큰 줄거리를 아는 데는 지장이 없습니다. 동양에도 무슨 책이든 백독(百讀)만 해라, 그러면 그 뜻은 저절로 알게 된다는 무사자습(無師自習)의 교훈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려운 외국어로 된 책을 두고하는 말입니다. 그러나 지금 성서는 각 나라 말로 잘 번역되어 있습니다. 한국 말에도 여러 가지 번역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원문(原文)을 읽지 않으면 모른다, 해석학을 별도로 학습하여 안목을 얻지 않으면 전혀 알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는 여러 가지 복잡한 해석방법을 제시합니다. 그러나 그런 것은 지름 길이 될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방해도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속아서 안 되는 것은, 첫째로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는 성서를 모른다는 협박입니다. 그러나 원문도 모르고 해석학을 모르고도 그런 과정을 거쳐 간신히 도달한 결론보다 훨씬 빨리 그리고 명쾌한 해답을 얻는 경우는 얼마든지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른바 학자 또는 전문가들에게 세뇌당해 처음부터 자기 이해능력에 회의를 가져서는 안 됩니다. 너무 오랜 세월 한 책을 놓고 너무도 많은 갈래의 해석이 나와서 성서학을 하다보면 그 본질에 접근하지 못하고 '아닌 것' '비본질적'인 것을 가려내는 데 모든 힘을 다 쏟아서, 본뜻의 문턱에도 못 가보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또 누구는 어떻게 해석하고, 누구는 이런 학설을 말한다고 소개하다가 자기 뜻은 하나도 제시 못할 뿐 아니라, 성서 본문 대신 그 '누구, 누구'의 학설만 나열한 책을 많이 봅니다. 이런 책은 언뜻 보아 객관성이 있고 무게를 더하는 듯하나, 실은 내가 정작 만나야 할 대상 사이를 첩첩이 가로막고, 통행료를 강요하는 격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크게 경계할 것은 욕심입니다. 성서를 무슨 요술 방망이로 아는 이들이 많은데, 그런 이들은 백독(百讀)이 아니라 천독(千讀)을 해도 그 눈을 뜨지 못합니다. 성서는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하면 그런 것들이 쏟아져나오는 요술 방망이가 아닙니다. 마치 광산 이면 다 금이 묻힌 곳인 줄 알고 아무 광산에나 마구 삽질을 해봐야, 금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 책에는 돈 버는 기술도, 아들 낳는 방법도, 승진하는 길도 나와 있지 않습니다. 그런 것을 알려면 시중에 쏟아져 나오는 온갖 잡지를 탐독하세요.

필자는 무슨 책을 읽거나 어떤 사물을 대할 때 전체, 즉 '전이해'(前理解)를 갖습니다. 그것이 없으면 그 책이나 사물에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습니다. 책이나 사물을 바로 읽거나 바로 관찰한다는 증거는 그런 '전이해'들이 하나하나 껍질이 벗겨지는 것을 경험하는 일부터 시작되는 법입니다. 그런 '전이해'가 깨지는 과정에서 온갖 욕심은 없어지고 기대하지도 않았던 전혀 다른 것, 새로운 것을 만나게 될 때 우리는 사물의 핵심에 다가서게 됩니다.

필자는 그런 소원을 갖고 지금까지 예수의 이야기를 '학문'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평신도의 자세로 재현했습니다. 그런데 그 작업을 하는 중에 필자는 예수의 관심이나 언어가 나의 그것과 얼마나 차이가 크냐! 하는 것과 또한 이른바 학문적인 것에 내가 얼마나 오염되었나!를 깨닫고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결과로 사물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고 감정을 진솔하게 표현하는 말들을 얼마나 많이 잃어버렸는가를 말입니다.


List of Articles
    1) 피리를 불어도 춤추지 않고
    2) 이 때를 모르는 세대
    3) 악마가 악마라는 죄목으로 박해하는 세상
    4) 어둠에서 썩어가는 세대
2. 잃어버린 자를 찾아서
    1) 목동과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
    2) 잃은 돈 찾은 여인
    3) 돌아온 아들의 아버지
3. 가치의 전도
    1) 누가 ‘그’의 이웃이냐?
    2) 오! 하느님!
    3) 부자의 돈과 과부의 돈
    4) 말만 하는 자와 실천하는 자
    5) 자신을 철저히 비운(空) 자
4. 집요한 투쟁(간구)
    1) 참는 데도 한계가 있다
    2) 닫힌 문
    3) 빚진 자의 엉뚱한 마무리
    4) 한 과부의 투쟁
    5) 친구를 위한 투쟁
5. 심판
    1) 공존의 때와 심판의 때
    2) 그물 안에 든 고기
    3) 심판과 맡은 분깃
    4) 심판과 대비
    5) 너무도 어리석은 부자
    6) 한 부자와 거지
    7) 뜻밖의 심판의 기준
    8) 심판은 바로 관용의 한계
    9) 이미 문이 영원히 닫혔을 때
6. 하느님 나라에 관한 이야기
    1) 제 손으로 심은 씨가 어떻게 자라는지 알지 못하는 농
    2) 겨자씨 이야기
    3) 조용한 혁명(누룩의 이야기)
    4) 그만이 아는 숨겨진 보화
    5) 한 장사꾼의 모험
    6) 해방의 기쁨
    7) 밥상공동체
    8) 손익계산이 없는 세계
    9) 절망과 희망(씨 뿌리는 농부)
   
제3부 성서해석권은 민중에게
   
1. 한 책에 대한 두 가지 이름
2. 성서의 열쇠는 주머니 속에
3. 성서의 전승을 위한 노력들
4. 종교개혁시대와 성서해석
5. 다시 빼앗긴 성서해석의 권리
6. 성서해석권을 되찾으려는 평신도운동
7. 성서의 전승모체
8. 신약성서 성립
    1) 민중과 '지도층'의 상충
    2) 마르코복음의 성립
9. 제 것을 지키지 못하는 주인
   
제4부 역사의 예수
   
1. 역사의 예수
    1) 역사의 예수 추구
    2) 자료
2. 예수의 시대상
    1) 정치적 상황
    2) 유다 사회상
3. 공생애의 출발
    1) 세례자 요한
    2) 세례자 요한이 잡힌 후
    3) 갈릴래아로
4. 갈릴래아의 예수
    1) 민중과 더불어
    2) 제자 선택
    3) 예수의 시선이 머문 대상
    4) 자유를 위한 투쟁
    5) 하느님 나라의 선포
5. 예루살렘의 예수
    1) 예루살렘
    2) 예루살렘행
    3) 예루살렘 입성
    4) 죽음의 전야
    5) 심문과 처형
6. 그는 누구인가?
   
판권
표지
예수를 예수로 만든 힘의 담지자
머리말
   
첫째 마당 一 예수의 수수께끼
    예수를 향한 추구
    너무도 평범한 사람
    예수의 수수께끼
    전권을 이양받은 자
둘째 마당 一 예수의 시대상
    마카베오의 봉기와 하스몬왕권
    로마·헤로데 왕조시대
    헤로데왕가
    총독정치
    경제적 상황
셋째 마당 一 세례자 요한과 예수
    세례자 요한은 누구인가
    세례자 요한과 예수의 관계
넷째 마당 一 갈릴래아로:예수의 소명
    석가와 공자와 예수
    갈릴래아로!
다섯째 마당 一 하느님 나라
    하느님의 나라
    하느님 나라 도래를 위한 투쟁
여섯째 마당 一 예수와 민중
    유다 사회의 민중
    예수가 만난 사람들
    오클로스
    하느님 나라와 민중
일곱째 마당 一 사탄과의 투쟁
    치유
    민중사건으로서의 기적
    반로마 민중운동의 한 예
여덟째 마당 一 예수와 여인
    유다 사회에서 여성의 위상
    여인에 대한 예수의 관심
    예수를 움직인 여인들
아홉째 마당 一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에게(公) : 회개
    땅은 하느님의 것
    물(物)의 사유화에서 해방
    권력의 사유화로부터 해방
    카이사르의 것과 하느님의 것
    예수를 따라서
열째 마당 一 체제와의 충돌
    예수운동의 적대자들
    예루살렘세력
    예루살렘세력과의 대결
    정치권력과의 충돌
열한째 마당 一 수난사
    그리스도교와 십자가
    복음서와 예수의 수난
    예수의 수난의 맥락
    예수의 민중운동
    처형
열두째 마당 一 민중은 일어나다:부활이야기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난 예수
    부활이야기 분석
    부활의 의미
    예수의 고난에서 찾은 부활의 현실
    우리의 수난, 우리의 부활
   
판권
표지
나의 체험 민중의 신학
변명
   
‘민중’을 발견하기까지
    간도에서 보낸 어린 시절 一민족과 그리스도의 발견
    민중신학의 뿌리
    독일 신학과 ‘역사적 예수’
    민중현실에 바탕을 둔 신학
    ‘사건의 신학’과 신학을 위한 신학
    예수는 민중이고, 민중은 예수다
    ‘성문 밖’에 현존하는 예수
    민중의 염원과 민족통일의 길
    한국 그리스도인의 과제
민중의 책 성서
    한국 교회의 재래의 성서이해
    성서의 통일성 一그 민중신학적 의미
    예수一‘야훼만’을 지켜온 예언자 전통의 절정
    전통적 성서해석 방법의 이데올로기적 성격
    ‘컨텍스트’와 ‘텍스트’의 긴장
    민중신학의 컨텍스트는?
    성서는 우리에게 결단을 요구할 뿐
    민중신학이 본 성서의 맥
민중 예수
    극복되어야 할 서구 신학의 그리스도론
    고난의 종 그리스도
    구원은 민중을 통해서 온다
    예수는 오늘의 민중현장에 계신다
    제도적 교회는 민중현장에 계신 그리스도를 포기
    민중사건은 예수사건이다
    ‘구원’은 물질적 언어로 표현되어야
    성령의 역할은 인류해방에 있다
민중의 하느님
    신이 죽었다?
    서구 신학의 신관(神觀)
    동양인의 신관
    성서는 신을 어떻게 말하나
    해방의 신
    성전종교의 포로가 된 신
    예수 이후의 하느님
    민중의 하느님
    하느님 사건의 전거
민중의 공동체 一 교회
    교회의 주인공은 민중이다
    예수공동체는 밥을 나누어 먹는 공동체였다
    생활공동체에서 예배공동체로 전락
    교회의 본래 모습을 되찾아야
    민중신학이 꿈꾸는 교회상
    제도적 교회론을 넘어서자
    해방공동체 구현과 교회의 계층성 극복
    교회의 이상一하느님 백성의 평등공동체
죄와 체제
    죄의 뿌리
    기존의 죄이해는 교권을 강화시킨다
    유다교는 죄를 어떻게 보았나
    바울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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