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은 마르코복음 8장 26절과 27절 사이에 분수령이 있다고 본다. 까닭은 그것이 갈릴래아에서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전기(轉期)로 서술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수는 제자들에게 그에 대한 세평도 묻고 나중에 제자들이 고백을 하게 한다. 베드로가 제자들의 입이 되어 그를 그리스도라고 고백한다. 바로 이 고백에 예수의 첫 수난 예고가 나온다(8, 30~31). 그를 핍박한 것은 장로, 제사장들 그리고 서기관들이라고 하는데, 그들은 바로 예루살렘의 산헤드린 구성원들이다. 그러므로 그가 예루살렘행을 결심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마르코의 서술 내용을 더 정확히 확인한다면 꼭 8장 27절 이하가 예루살렘행의 출발이라고 볼 수는 없다. 예루살렘행과 수난을 직결시킨 것은 마르코 10장 32절 이하이다. 예수 일행이 예루살렘으로 향해 가는데 예수가 일행보다 앞서가므로 제자들은 당황하고 두려워하면서 말없이 그 뒤를 따를 뿐이었다는 목격자의 전언을 서술한 32절은 사실적(史實的) 요소가 있다고 본다.
그는 예루살렘행을 결심했으며, 또 그곳에서 처형될 것이라고 세 번째 예고를 한다. 그러나 문제는 첫 예고에서부터 끝 예고까지 처형 될 이유가 무엇이며 그럴 줄 알면서 왜 예루살렘에 가는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의 언급도 없다는 데 있다. 첫 수난 예고에 베드로가 만류할 때 책망과 더불어 "너는 하느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도리어 사람의 일만 생각한다"(8, 33)고 한 것에서 보면 그것은 '하느님의 일'을 위해서라는 뜻이다. 그러나 그것으로 그 구체적 이유가 밝혀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현재까지 그가 왜 예루살렘으로 향했느냐가 중요한 물음이 되고 있다. 이 숙제는 예루살렘에서의 예수의 행태에서 찾아보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