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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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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를 따라서

우리는 사도행전에서 맨 처음 그리스도인들의 행태를 단편적으로나마 엿볼 수 있다.

믿는 사람들은 다 함께 지내면서 모든 물건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재산과 물건을 팔아서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대로 나누어 주었습니다(사도 2, 44~45).

믿는 무리가 다 한 마음과 한 뜻이 되어 누구 하나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었으며 모든 것은 공동으로 사용했습니다(사도 4, 32).

이것은 곧 그들 사이에서 사유권 주장이 전혀 없었다는 말이다. 그 구체적 실천이 34~35절에 이어진다.

그들 가운데는 가난한 사람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땅이나 집을 가진 사람들은 그것을 팔아서 그 값을 사도들의 발 앞에 갖다 놓았습니다. 그리고 각 사람에게 필요한 대로 나누어 주었습니다.

이것을 트뢸치(E. Troeltsch)는 원시그리스도교의 사랑의 공산주의(Liebenskommunismus)라고 했는데26)E. Troeltsch, Die Soziallehren der christlichen Kirchen und Gruppen, Gesamte Schriften, Bd. 1, Tübingen, 1912. 서구의 성서학자들은 거의 예의없이 34~35절을 편집구로 규정함으로써 그 의미를 희석시킨다.27)H. Wendt를 위시해서 J. Jeremias, Cerfaux, R. Benoit, E. Haenchen에 이르기까지 그렇게 본다[E. Haenchen, Die Apostelgeschichte(KKN), Göttingen, 1977, S. 193/ 이선회박경미 역, 『사도행전 I』, [국제성서주석 33. 1], 한국신학연구소, 1987). 단, 콘첼만은 그렇게 주장하지 않는다(H. Conzelmann, Die Apostelgeschichte(HNT), Tübingen, 1972, S. 38]. 그들 중 헹겔(M. Hengel)은 원시공동체에서 공동분배 과정이 있었으리라는 것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이 본문은 그런 과정이 붕괴되어 갈 무렵의 것이라고 본다.28)H. Conzelmann, Loc. cit. 그러나 그렇게 보는 근거는 충분치 않다. 그의 주장은 땅을 팔아 내놓는 사람이 특별히 거명된 것은 이미 그런 사람이 희소했던 증거라는 것인데, 도대체 그때 예수의 민중 중에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었겠는가? 34절을 그렇게 이해한다고 해도 32절을 그대로 인정한다면 나눔의 공동체성이 약화되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이 오래가지 못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것은 긴박한 종말의식이 해이해짐과 함수관계에 있을 수 있으나, 그 자체의 성격상 지속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도행전의 서술에서는 함께 나누는 공동체(κοινή)라는 성격은 분명하나 공동으로 생산했다는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이 점에서는 예수와 그의 민중의 행태가 다르지 않다. 그러면 그것은 정착된 공동체가 아니라 투쟁적 공동체인 것이다. 이런 성격을 종말적이라고 해도 무방하리라. 하여간 이러한 공동체는 오래가지 못했다. 처음 교회는 그 거점을 농촌에서 도시로 옮김으로써 기존체제를 그대로 수용하고 그것에 정착하려는 경향이 가속화되었다. 헬레니즘 영역이 바로 그 장이었다. 헬레니즘 영역을 선교의 장으로 정한 바울로는 세계선교라는 큰 목표 아래 모든 것을 정당화한다. 그런 목표는 도시 중심의 선교가 자명화된 것이다. 그의 목표를 로마와 그리고 당시에 땅 끝이라고 생각되었던 스페인에 둔 것은 선교적 차원에서는 큰 공헌을 했지만, 예수공동체를 그리스도교 제도권에 안주하게 하는 발단이 되었다. 이러한 흐름에 반하여 예수의 본뜻을 지키려는 운동이 일어났다.

교부 크리소스톰(Johannes Chrysostom)은 하느님이 공기, 해, 물, 땅 등을 모든 사람에게 공유물로 골고루 나누어준 것을 말하고, 거기에 어떤 불화도 없이 모든 것이 평화롭다고 하면서 그러한 평화가 파괴된 것은 사유화에서 비롯되었으며, 그것이 하느님의 질서를 깨뜨렸다고 말한다.29)M. Hengel, Eigentum, S. 9f. 나치안츠의 그레고리(Gregor von Nazianz)는 가난과 풍요는 소위 자유인의 노예화와 더불어 죄악으로 타락한 결과이다.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다. 하느님은 사람을 자유스럽고 자율적으로 살아가도록 만들었다. 낙원은 사람이 모든 것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현실이다. 그런데 뱀의 유혹으로 인간에게 욕심과 다툼이 생겨서 원래의 조화가 파괴되었다. 그리고 자연의 고귀함이 전제적인 법에 힘입은 소유욕에 의해서 파괴되었다고 주장하면서 구원사적 근거를 제시했다.30)a.a.O., S. 11.

마일란드의 감독 암브로시우스(Ambrosius, 339~397년)는 하느님의 질서를 자연과 일치시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자연은 모든 것을 모든 사람에게 분배했다. 즉 하느님은 모든 것이 생산되도록 명령했다. 이로써 먹을 것은 모든 사람에게 공유가 되며, 땅 또한 공유가 되게 했다. 자연은 공동체의 권리를 주었다. 불법적인 욕심이 사적 권리(그 결과 사유재산도)를 만들어냈다." 이렇게 그는 자연법과 하느님의 질서를 일치시켜 사유권의 반자연성을 설명했다.31)a.a.O., S. 11.

그런데 이러한 주장을 말로만이 아니라 생활로 실천하려는 것이 이른바 수도원운동이다. 수도원 교부 바실리우스(Basilius, 330~379년)는 소아시아의 부농에서 태어났다. 그는 에집트, 시리아의 수도원의 영향으로 자기 소유를 모두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 주고 수도승이 되었다. 그는 루가 12장에 나오는 부자이야기를 예로 든 설교에서, 부를 자신을 위해 확보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도울 줄 모르는 놈은 강도요 도둑놈이라고 했다. 그는 기득권을 주장하는 자들에게 "도대체 네 것이 무엇인지 말해봐라! 어디에서 얻어서 세상에 가져 왔나? 마치 너는 극장에 들어가 한자리 차지하고 모든 사람들의 것을 오직 자신만을 위해 있다고 생각하며 후에 들어오는 모든 사람들을 내쫓는 자와 같다"고 했다.32)a.a.O., S. 10. 이 같은 전통이 수도원에 그대로 흘러 아씨시의 프란체스코가 이끄는 수도단으로 이어진다. 저들은 '그리스도를 본받아'(imitatio Christi)를 내세우고 실천하려 한 것이며,33)a.a.O., S. 11. 비록 실천하지 못했어도 종교개혁자 츠빙글리(Zwingli)나 멜란히톤(Melanchthon)도 이 입장에 섰다. 예수의 민중운동을 해방운동이라고 한다면 하느님의 것을 하느님에게 돌리는 운동이어야 할 것이다. 그것은 바로 사유화된 권력이나 재산을 공으로 돌림으로써 사람을 포함한 일체의 것이 사물화의 체제에서 해방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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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하느님 나라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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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그만이 아는 숨겨진 보화
    5) 한 장사꾼의 모험
    6) 해방의 기쁨
    7) 밥상공동체
    8) 손익계산이 없는 세계
    9) 절망과 희망(씨 뿌리는 농부)
   
제3부 성서해석권은 민중에게
   
1. 한 책에 대한 두 가지 이름
2. 성서의 열쇠는 주머니 속에
3. 성서의 전승을 위한 노력들
4. 종교개혁시대와 성서해석
5. 다시 빼앗긴 성서해석의 권리
6. 성서해석권을 되찾으려는 평신도운동
7. 성서의 전승모체
8. 신약성서 성립
    1) 민중과 '지도층'의 상충
    2) 마르코복음의 성립
9. 제 것을 지키지 못하는 주인
   
제4부 역사의 예수
   
1. 역사의 예수
    1) 역사의 예수 추구
    2) 자료
2. 예수의 시대상
    1) 정치적 상황
    2) 유다 사회상
3. 공생애의 출발
    1) 세례자 요한
    2) 세례자 요한이 잡힌 후
    3) 갈릴래아로
4. 갈릴래아의 예수
    1) 민중과 더불어
    2) 제자 선택
    3) 예수의 시선이 머문 대상
    4) 자유를 위한 투쟁
    5) 하느님 나라의 선포
5. 예루살렘의 예수
    1) 예루살렘
    2) 예루살렘행
    3) 예루살렘 입성
    4) 죽음의 전야
    5) 심문과 처형
6. 그는 누구인가?
   
판권
표지
예수를 예수로 만든 힘의 담지자
머리말
   
첫째 마당 一 예수의 수수께끼
    예수를 향한 추구
    너무도 평범한 사람
    예수의 수수께끼
    전권을 이양받은 자
둘째 마당 一 예수의 시대상
    마카베오의 봉기와 하스몬왕권
    로마·헤로데 왕조시대
    헤로데왕가
    총독정치
    경제적 상황
셋째 마당 一 세례자 요한과 예수
    세례자 요한은 누구인가
    세례자 요한과 예수의 관계
넷째 마당 一 갈릴래아로:예수의 소명
    석가와 공자와 예수
    갈릴래아로!
다섯째 마당 一 하느님 나라
    하느님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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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째 마당 一 예수와 민중
    유다 사회의 민중
    예수가 만난 사람들
    오클로스
    하느님 나라와 민중
일곱째 마당 一 사탄과의 투쟁
    치유
    민중사건으로서의 기적
    반로마 민중운동의 한 예
여덟째 마당 一 예수와 여인
    유다 사회에서 여성의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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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를 움직인 여인들
아홉째 마당 一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에게(公) : 회개
    땅은 하느님의 것
    물(物)의 사유화에서 해방
    권력의 사유화로부터 해방
    카이사르의 것과 하느님의 것
    예수를 따라서
열째 마당 一 체제와의 충돌
    예수운동의 적대자들
    예루살렘세력
    예루살렘세력과의 대결
    정치권력과의 충돌
열한째 마당 一 수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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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음서와 예수의 수난
    예수의 수난의 맥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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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째 마당 一 민중은 일어나다:부활이야기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난 예수
    부활이야기 분석
    부활의 의미
    예수의 고난에서 찾은 부활의 현실
    우리의 수난, 우리의 부활
   
판권
표지
나의 체험 민중의 신학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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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문 밖’에 현존하는 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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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도적 교회론을 넘어서자
    해방공동체 구현과 교회의 계층성 극복
    교회의 이상一하느님 백성의 평등공동체
죄와 체제
    죄의 뿌리
    기존의 죄이해는 교권을 강화시킨다
    유다교는 죄를 어떻게 보았나
    바울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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