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전집

전집은 OCR 스캔 잡업으로 진행되어 오탈자가 있습니다.
오탈자를 발견하면 다음과 같이 등록해 주시면 관리자가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1. 수정 요청을 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2. 본문을 읽는 중에 오탈자가 있는 곳을 발견하면 앞뒤 텍스트와 함께 마우스로 선택합니다.
3. 그 상태에서 [오른쪽 마우스]를 클릭하여 나타나는 창에서 수정 후 [수정요청]을 클릭합니다.
4. 각주의 경우에는 각주 번호를 마우스오버하여 나타난 창을 클릭하면 수정요청 창이 열립니다.

※ 컴퓨터 브라우저에서만 가능합니다.
열째 마당
체제와의 충돌
열째 마당
체제와의 충돌
예수운동의 적대자들

앞 마당에서 예수운동에 분명히 전략이 있었으리라는 사실을 시사했다. 이 마당에서는 예수와 충돌한 세력의 정체를 물으려고 하는데, 그것이 앞의 추측을 일부 뒷받침할 것이다.

편의상 복음서에서 이른바 논쟁설화로 알려진 것 중에서 그 특성을 살펴보기로 하겠다. 논쟁설화는 양식사학파들이 분류한 이름인데1)R. Bultmann, Die Geschichte der synoptischen Tradition, S. 39ff./한역본 47면 이하. 적대자와의 충돌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 여덟 가지이다. 이 여덟 가지 중 안식일법에 의한 것이 네 개(마르 2, 23~283, 1~6; 루가 13, 10~1714, 1~16), 이른바 죄인과의 격의없는 교류 때문에 생긴 것이 두 개(마르 2, 15~17 :루가 7, 36~50) 그리고 예수가 무죄를 선언한 경우(마르 2, 1~12)와 정결법에 저촉된 경우(마르 7, 1~23)가 각각 하나씩이다.

먼저 안식일논쟁을 고찰해보자. 예수의 일행이 안식일에 밀밭 사이를 지나다가 배가 고파 밀이삭을 잘라 먹었다(마르 2, 23). 이에 항의하는 사람들은 바리사이파 사람들이었다(24절). 또 한 경우는 예수 일행이 회당에 들어갔을 때 거기에 한쪽 손이 오그라진 사람이 있었다(마르 3, 1). 이 이야기는 예수가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 "사람들이 예수가 그를 고쳐주는 지를" 주시한 것으로 되어 있다(2절). 그것은 예수가 안식일을 상관하지 않고 병을 고치는 것이 일반에게 알려졌다는 전제를 갖고 있다. 저들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예수가 또다시 그런 행동을 할 경우 그를 고소하려는 것이 목적이었다. 저들에 대해서 예수는 탄식했는데 그것은 저들의 마음이 굳어져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2)마음이 굳어짐(πώρωσις)이라는 표현은 마르코복음에서 이곳에만(3, 5) 나온다. 마태오복음과 루가복음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말이다. 예수는 그 환자를 낫게 한다. 그런데 바리사이파가 그 때문에 예수를 죽이려고 공모했는데 그 동반자는 헤로데 당원이었다(마르 3, 6).3)헤로데당원에 대해서는 여섯째 마당 '예수와 민중'을 참조. 고창병을 고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바리사이파와 율법학자(서기관)가 적대자로 등장한다(루가 14, 3). 18년 동안 병마에 붙들린 여인을 고쳤을 때에도 저항한 자는 회당장이었다(루가 13, 14). 그외의 것은 바리사이파나(와) 율법학자로 되어 있다(마르 2, 187, 1; 루가 7, 39).

이상에서 보면 예수의 적대자로 정면에 나선 집단은 바리사이파로 대표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예수 당시에 바리사이파가 이처럼 예수운동과 정면충돌을 했는지는 의문이다.4)예수는 바리사이파와 식탁교제를 가진 적도 있다(루가 7, 3611, 3714, 1). 그러나 바리사이파에 대한 예수의 신랄한 비난(마르 7, 1 이하/ 공관)을 염두에 두면, 바리사이파와의 충돌이 예수운동에서부터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적대자는 유다 전쟁 이후의 상황에 의해서 대치되지 않았나하는 견해가 많다.5)W. Schmithals, a.a.O., I, S. 166f.; J. Gnilka, Mk, I, S. 107ff./한역본 134면 이하. 그러나 우리의 관심은 예수와 충돌한 집단이 바로 유다교였다는 사실에 있다.

다음으로 예수의 선포나 그 운동의 성격으로 보아 당시의 식민지 지배세력인 로마제국이 일차적인 적수였을 수 있고, 다음은 마르코복음 1장 14절이 암시하듯이 갈릴래아의 봉건영주 헤로데 안티파스를 비롯한 헤로데(家)일 수 있다. 로마제국 또는 헤로데왕가가 하느님의 주권을 가로채고 민중을 도탄에 빠지게 한 원흉이기 때문이다. 로마는 주전 63년 폼페이우스에 의한 군사점령 이후 팔레스틴을 사실상 속국으로하고 갖은 악정을 펴다가 주후 70년에 국가로서의 이스라엘을 완전히 멸망시킨 민족적 원수이다. 저들은 팔레스틴에 막대한 금액을 조공으로 바치도록 강요했으며,6)둘째 마당 '예수의 시대상'을 참조. 그외에도 여러 가지 명목으로 경제착취를 단행하고,7)인두세와 소득세, 가축세, 토지세 등이 그것이다. 이른바 민족분열과 지배라는 방법8)헤로데 사후 팔레스틴 분할 및 동용화폐 구별로 유다와 갈릴래아를 차별한 것이 그 좋은 예다(안병무, 「마가복음에서 본 역사의 주체」, 앞의 책, 163면).으로 유다인 사회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힌 세력이다. 무엇보다도 저들이 헤로데를 로마에서 훈련시켜 팔레스틴의 왕으로 임명해 이중착취를 하고, 종교나 문화적으로도 이중정책9)이중정책의 본질은 유다 전통을 존중하는 척하면서 유다인돌의 반발을 무마시키는 한편, 강력한 헬레니즘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었다.을 써서 유다 전통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한 원수이다. 이 로마와 어찌 충돌이 없을 수 있을까? 이 문제는 후에 다시 언급하게 된다.

다음으로 헤로데왕(家)이 비록 로마의 앞잡이지만 그것과 별도로 그가 저지른 불의를 논의할 수 있다. 혈통으로 보아 순수 유다인이 아닌 이두메계의 헤로데(家)10)히르카누스 1세는 주전 128년 메데바, 세겜 등지를 점령한 후 에돔으로부터 남유다로 유입된 이교도들인 이두메 사람들에게 할례를 강요했다(Bo Reieke, a.a.O., S. 51/ 한역본 80면).가 로마를 등에 업고 그 앞잡이로서 다윗 당시의 판도만큼 넓은 지역을 지배하면서 이중정책으로 유다 민족을 최대한으로 우롱했다. 그런데 세례자 요한이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체포의 장본인인 헤로데 안티파스가 통치하는 영역인 갈릴래아로 들어간 예수, 마침내 예루살렘에서 로마총독에 의해 처형될 수밖에 없는 관계에 선 예수가 로마제국이나 헤로데왕가와 정면충돌하는 장면이 부각되지 않은 것은 무슨 까닭일까? 복음서에는 로마제국에 관련된 것은 수난사를 빼면 사실 한 곳밖에 언급되어 있지 않다.11)마르 12, 13~17(공관)의 납세논쟁이 그것이다.

헤로데(家)에 대해서도 그렇다. 마르코복음서에서는 헤로데 안티파스가 세례자 요한을 죽인 것을 보도한다. 루가복음서에서는 덧붙여 "그 모든 악한 일에다가 이 악한 일을 더한 것입니다"(루가 4, 19~20)라고함으로써 헤로데가 악인임을 강조한다. 그런데 안티파스에 저항하여 어떤 전략을 꾸몄다거나 정면충돌했다는 기록은 없다. 단지 어떤 사람이 안티파스가 예수를 죽이려고 하니 이곳(갈릴래아)을 떠나는 것이 좋겠다고 충고한 데 대해 예수는 "너희는 그 여우에게 가서 이 말을 전하라……"(루가 13, 32)고 응수한 경우가 나타난다. 여우란 라삐문서에는 '간교' '파괴' '무가치한 인간'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12)I. H. Marshall, a.a.O., 해당부분 참조/ 한역본 261면. 따라서 그것은 심한 욕설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 언급은 모두 단편적 시사일 뿐 예수가 그와 대결하려는 의도나 행태는 찾을 수 없다. 단지 안티파스가 예수에게 관심을 가진 것은 그가 세례자 요한을 죽인 것과 관련하여 예수가 다시 살아난 요한이라는 풍문 때문이라는 정도의 기록이 있을 뿐이다(루가 9, 7~9). 하지만 이상의 단편적 언급들도 모두 루가자료라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말은 역사적 보도이기보다 루가 특유의 대안티파스 감정의 노출이라고 볼 수 있다.13)I. H. Marshall, a.a.O., 해당부분 참조/ 한역본 478면 이하.

또 하나 마르코에서 보듯이 헤로데를 바리사이파와의 관계에서 경고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헤로데당이 예수를 죽이려고 음모를 꾀했다는 보도(마르 3, 6)와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라"(마르 8, 15)는 예수의 경고가 있다. 이 경고도 이 두 세력을 한 계열로 취급했으며, 그것은 예수운동을 적대하는 연대관계를 나타낸다. 그러나 이것도 저들과의 정면대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로써 예수의 활동은 비정치적이라는 견해를 가능하게 한다. 정말 그럴까? 이제 우리는 성서에 나타난 대로 바리사이파 또는 서기관으로 대표 되는 유다 종교체제와 예수의 관계부터 밝혀야 할 단계에 왔다.


List of Articles
    1) 피리를 불어도 춤추지 않고
    2) 이 때를 모르는 세대
    3) 악마가 악마라는 죄목으로 박해하는 세상
    4) 어둠에서 썩어가는 세대
2. 잃어버린 자를 찾아서
    1) 목동과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
    2) 잃은 돈 찾은 여인
    3) 돌아온 아들의 아버지
3. 가치의 전도
    1) 누가 ‘그’의 이웃이냐?
    2) 오! 하느님!
    3) 부자의 돈과 과부의 돈
    4) 말만 하는 자와 실천하는 자
    5) 자신을 철저히 비운(空) 자
4. 집요한 투쟁(간구)
    1) 참는 데도 한계가 있다
    2) 닫힌 문
    3) 빚진 자의 엉뚱한 마무리
    4) 한 과부의 투쟁
    5) 친구를 위한 투쟁
5. 심판
    1) 공존의 때와 심판의 때
    2) 그물 안에 든 고기
    3) 심판과 맡은 분깃
    4) 심판과 대비
    5) 너무도 어리석은 부자
    6) 한 부자와 거지
    7) 뜻밖의 심판의 기준
    8) 심판은 바로 관용의 한계
    9) 이미 문이 영원히 닫혔을 때
6. 하느님 나라에 관한 이야기
    1) 제 손으로 심은 씨가 어떻게 자라는지 알지 못하는 농
    2) 겨자씨 이야기
    3) 조용한 혁명(누룩의 이야기)
    4) 그만이 아는 숨겨진 보화
    5) 한 장사꾼의 모험
    6) 해방의 기쁨
    7) 밥상공동체
    8) 손익계산이 없는 세계
    9) 절망과 희망(씨 뿌리는 농부)
   
제3부 성서해석권은 민중에게
   
1. 한 책에 대한 두 가지 이름
2. 성서의 열쇠는 주머니 속에
3. 성서의 전승을 위한 노력들
4. 종교개혁시대와 성서해석
5. 다시 빼앗긴 성서해석의 권리
6. 성서해석권을 되찾으려는 평신도운동
7. 성서의 전승모체
8. 신약성서 성립
    1) 민중과 '지도층'의 상충
    2) 마르코복음의 성립
9. 제 것을 지키지 못하는 주인
   
제4부 역사의 예수
   
1. 역사의 예수
    1) 역사의 예수 추구
    2) 자료
2. 예수의 시대상
    1) 정치적 상황
    2) 유다 사회상
3. 공생애의 출발
    1) 세례자 요한
    2) 세례자 요한이 잡힌 후
    3) 갈릴래아로
4. 갈릴래아의 예수
    1) 민중과 더불어
    2) 제자 선택
    3) 예수의 시선이 머문 대상
    4) 자유를 위한 투쟁
    5) 하느님 나라의 선포
5. 예루살렘의 예수
    1) 예루살렘
    2) 예루살렘행
    3) 예루살렘 입성
    4) 죽음의 전야
    5) 심문과 처형
6. 그는 누구인가?
   
판권
표지
예수를 예수로 만든 힘의 담지자
머리말
   
첫째 마당 一 예수의 수수께끼
    예수를 향한 추구
    너무도 평범한 사람
    예수의 수수께끼
    전권을 이양받은 자
둘째 마당 一 예수의 시대상
    마카베오의 봉기와 하스몬왕권
    로마·헤로데 왕조시대
    헤로데왕가
    총독정치
    경제적 상황
셋째 마당 一 세례자 요한과 예수
    세례자 요한은 누구인가
    세례자 요한과 예수의 관계
넷째 마당 一 갈릴래아로:예수의 소명
    석가와 공자와 예수
    갈릴래아로!
다섯째 마당 一 하느님 나라
    하느님의 나라
    하느님 나라 도래를 위한 투쟁
여섯째 마당 一 예수와 민중
    유다 사회의 민중
    예수가 만난 사람들
    오클로스
    하느님 나라와 민중
일곱째 마당 一 사탄과의 투쟁
    치유
    민중사건으로서의 기적
    반로마 민중운동의 한 예
여덟째 마당 一 예수와 여인
    유다 사회에서 여성의 위상
    여인에 대한 예수의 관심
    예수를 움직인 여인들
아홉째 마당 一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에게(公) : 회개
    땅은 하느님의 것
    물(物)의 사유화에서 해방
    권력의 사유화로부터 해방
    카이사르의 것과 하느님의 것
    예수를 따라서
열째 마당 一 체제와의 충돌
    예수운동의 적대자들
    예루살렘세력
    예루살렘세력과의 대결
    정치권력과의 충돌
열한째 마당 一 수난사
    그리스도교와 십자가
    복음서와 예수의 수난
    예수의 수난의 맥락
    예수의 민중운동
    처형
열두째 마당 一 민중은 일어나다:부활이야기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난 예수
    부활이야기 분석
    부활의 의미
    예수의 고난에서 찾은 부활의 현실
    우리의 수난, 우리의 부활
   
판권
표지
나의 체험 민중의 신학
변명
   
‘민중’을 발견하기까지
    간도에서 보낸 어린 시절 一민족과 그리스도의 발견
    민중신학의 뿌리
    독일 신학과 ‘역사적 예수’
    민중현실에 바탕을 둔 신학
    ‘사건의 신학’과 신학을 위한 신학
    예수는 민중이고, 민중은 예수다
    ‘성문 밖’에 현존하는 예수
    민중의 염원과 민족통일의 길
    한국 그리스도인의 과제
민중의 책 성서
    한국 교회의 재래의 성서이해
    성서의 통일성 一그 민중신학적 의미
    예수一‘야훼만’을 지켜온 예언자 전통의 절정
    전통적 성서해석 방법의 이데올로기적 성격
    ‘컨텍스트’와 ‘텍스트’의 긴장
    민중신학의 컨텍스트는?
    성서는 우리에게 결단을 요구할 뿐
    민중신학이 본 성서의 맥
민중 예수
    극복되어야 할 서구 신학의 그리스도론
    고난의 종 그리스도
    구원은 민중을 통해서 온다
    예수는 오늘의 민중현장에 계신다
    제도적 교회는 민중현장에 계신 그리스도를 포기
    민중사건은 예수사건이다
    ‘구원’은 물질적 언어로 표현되어야
    성령의 역할은 인류해방에 있다
민중의 하느님
    신이 죽었다?
    서구 신학의 신관(神觀)
    동양인의 신관
    성서는 신을 어떻게 말하나
    해방의 신
    성전종교의 포로가 된 신
    예수 이후의 하느님
    민중의 하느님
    하느님 사건의 전거
민중의 공동체 一 교회
    교회의 주인공은 민중이다
    예수공동체는 밥을 나누어 먹는 공동체였다
    생활공동체에서 예배공동체로 전락
    교회의 본래 모습을 되찾아야
    민중신학이 꿈꾸는 교회상
    제도적 교회론을 넘어서자
    해방공동체 구현과 교회의 계층성 극복
    교회의 이상一하느님 백성의 평등공동체
죄와 체제
    죄의 뿌리
    기존의 죄이해는 교권을 강화시킨다
    유다교는 죄를 어떻게 보았나
    바울로는?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Next
/ 6
위로
텍스트를 수정한 후 아래 [수정요청] 버튼을 클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