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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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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력과의충돌

처음에 예수가 점령세력인 로마제국이나 그 앞잡이인 헤로데 가와의 관계에서 수난사를 빼면 어떤 저항이나 충돌의 흔적이 있느냐는 물음에서 부정적인 결론을 얻었다. 그것은 적어도 복음서의 기록에 제약을 받는 한 사실이다.

그의 비판의 대상은 바리사이파가 이끄는 유다교임을 거듭 확인했다. 그러면 예수는 권력이나 정치체제에 대해서는 전혀 무관하다는 말인가? 결코 그럴 수는 없다. 무엇보다도 그의 선포의 초점인 하느님의 나라 도래가 이 역사와 관련이 있는 한 땅 위의 어떤 주권도 그것과 병존할 수 없다. 하느님 나라의 도래 선포는 예언자의 전통에 그 뿌리를 가지고 있다. 복음서는 예수를 한 예언자로 간주하는 데에 주저하지 않는다.42)마태 16, 1421, 1121, 46; 마르 6, 158, 28; 루가 7, 167, 399, 89, 1924, 19; 요한 4, 196, 147, 407, 529, 17. 바리사이파 사람들 이 예수에게 '표징'을 요구한 것도 예수에게 예언자로서의 전권을 증명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마태 12, 38~4016, 1~4; 마르 8, 11~12; 루가 11, 29~30을 참조. 예언자의 특성은 거의 예외없이 정치문제에 깊숙이 개입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엘리야, 예레미야, 아모스, 이사야 등의 활동무대는 바로 정치현장이었다. 예수가 예언자의 전통을 이었다면 이러한 면이 계산되어야 할 것이다. 예언자 중에는 자기 나라의 멸망을 거듭 천명한 이른바 재앙(Unheil)의 예언자들이 있었다. 저들은 하느님의 심판은 어떤 인간적인 계교에 의해서도 흔들릴 수 없는 것이라는 신념에 차 있었다. 예수도 하느님의 심판을 단호하게 그리고 자주 선언했다. 그런데 그것은 한 민족이나 나라의 심판이 아니라 세계 전체의 심판을 의미한다.

그날 그 환난 후에 해는 어두워지고 달은 빛을 잃을 것이며 별들은 하늘에서 떨어지고 하늘의 세력들이 흔들릴 것이다. 그리고 인자가 큰 권능과 영광으로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사람들이 볼 것이다. 그때 그는 천사들을 보내어 땅끝에서 하늘 끝까지 사방에서 하느님이 택하신 사람들을 모을 것이다(마르 13, 24~27).

이것은 묵시문학적 영향이 농후한 발언이다. 그런데 여기서 지적할 것은 사람의 아들이라는 특이한 존재와 그 심판은 온 세계에 미친 다는 사실이다. 이 심판은 돌연히 올 것이나 그때가 눈앞에 닥쳤다고 한다(마르 13, 32 이하 참조). 예수 당시에 메시아의 나라가 도래했다고 선포하는 이른바 메시아 운동가가 여기저기 있었다.

사람들이 너희더러 '보라 그가 저기 있다. 보라 여기 있다' 말할 지라도 찾아다니지 마라. 마치 번갯불이 땅 이 끝에서 저 끝까지 번쩍이는 것처럼 인자도 자기 날에 그러할 것이다…… 노아의 시대에 있었던 것과 같이 인자의 날도 그러할 것이다.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는 날까지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장가가고 시집가더니 마침내 홍수가 나서 그들을 다 멸망시켰다. 롯의 시대에도 그와 같은 일이 있었다…… 인자가 나타나는 날에도 그러할 것이다(루가 17, 26~30).

먹고 마시고 장가가고 시집가는 등, 팔고 사고 나무를 심고 집을 짓는 등은 로마제국이나 헤로데정권을 연상할 수 있는 표현이다. 세례자 요한은 심판날을 눈앞에 둔 모든 유다인들에게만 회개의 세례를 호소했다. 그러나 예수가 말하는 심판은 온 세계의 심판이다. 이에 로마제국이 예외일 수 없다. 이것이 '로마의 평화'(Pax Romana)를 신념으로 한 저들에게 어떻게 용납이 되었을까?

어떤 군주국가와도 마찬가지로 로마사회도 상층계급에서 하층계급으로 내려오는 체제질서를 갖고 있었다. 상층계급일수록 인간가치가 높고 아래로 내려올수록 그 가치가 희박해지거나 마침내는 도구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되었다. 팔레스틴에서도 로마는 종교귀족과 부호 등을 옹호하는 식민정책을 펴나갔다. 그런데 예수는 이 질서를 완전히 전도시켜버린다. 가난한 자, 어린이, 병자, 여인, 세리 그리고 창기같이 그 사회에서 완전히 소외된 계층과 자신을 일치시킬 뿐 아니라 임박한 하느님의 나라에서마저도 이 위계질서가 완전히 뒤집어진다. 이미 우리가 본 대로 "가난한 자는 복이 있다. 하느님 나라는 너희 것이다"(루가 6, 10)라는 선언은 가장 극단적인 증거이다. 이처럼 위계질서, 나아가 가치질서를 완전히 전복시켜버리는 예수가 로마헤로데 정권에 어떻게 용납될 수 있었겠는가? 예수는 뚜렷하게 선언한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내게 오라. 내가 너희를 편히 쉬게 하리라"(마태 11, 28). 루가는 예수가 온 목적은 가난한 자, 포로된 자, 눈먼 자, 눌린 자를 해방하기 위해서라고 선언한다(루가 4, 18). 그 내용은 예수 자신의 행태를 세례자 요한에게 전하는 것과 별 차이가 없다(루가 7, 22 참조). 나아가 그는 최후의 심판에서마저 심판자 자신이 주린 자, 목마른 자, 방랑자(나그네), 헐벗은 자, 병든 자 그리고 감옥에 갇힌 자와 자신을 일치시킨다(마태 25, 31 이하 참조). 이는 그의 유명한 최후의 심판 비유에 나타난 사상인데, 그 심판은 바로 세계 전체에 대한 것이다. 이것은 분명 현존의 위계와 가치질서를 전복하는 말들이다.43)타이센은 "가치혁명"이라는 말을 쓴다. 1988년 8월 케임브리지에서 강연한 원고인 G. Theissen, "Jesusbewegung als charismatische Wertrevolution", S. 1~2: Der Schatten des Galiläers. Historische Jesusforschung in erzählender Form, München, 1986, S. 179/ 차봉희 역, 『갈릴래아 사람의 그림자』, 한국신학연구소, 1988, 238면.

예수는 통치체제에 대해서 중대한 비판적 반론을 편다. 예수가 예루살렘을 향해 가는 도상에서 야고보와 요한이 장차 올 나라에서의 자리문제로 다툰 이야기가 있다. 저들은 이 새 나라를 이 세상의 통치체제와 같은 것으로 본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예수는 "너희가 아는 대로 '이방 사람들'(이방 민족들)의 집권자로 알려진 사람들은 백성들을 강제로 지배하고 고관들은 세도를 부리고 있다"(마르 10, 42)고 말하고,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너희 가운데 누구든지 크게 되려고 하면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하고 누구든지 주인이 되고자 하면 모든 사람들의 종이 되어야 한다"(마르 10, 43~44)고 했다. 이것은 로마제국을 포함한 통치체제의 본질을 예리하게 분석 비판한 것이며, 새 질서는 이러한 통치체제가 전복되어야 한다는 선언이다. 이런 입장이 로마헤로데 체제에서 어떻게 용납될 것인가?

비록 유다교체제를 겨낭한 것이기는 하나 그의 법에 대한 해석이 위에서 본 바와 같다면 국가가 어떻게 성립될 수 있을까? 비록 우리는 로마헤로데 세력과의 정면충돌에 관한 기록을 갖고 있지 않으나, 이미 그의 공생애 초기에 바리사이파와 헤로데당이 그를 죽이려고 음모를 꾸몄듯이(마르 3, 6) 예수는 기존체제에서는 큰 위험인물로 부각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것이 한낱 교훈이 아니라 많은 민중과 더불어 사는 현장에서 선언되었음에랴! 그뿐이 아니라 예수는 결국 로마의 법정에서 정치범으로 사형언도를 받고 그 손에 처형 된다. 그것은 어떤 형태로든 예수가 로마제국의 눈에 위험분자로 노출되었기 때문임에 틀림없다. 그것은 다음의 수난사 마당에서 다시 논의될 것이다.


List of Articles
    1) 피리를 불어도 춤추지 않고
    2) 이 때를 모르는 세대
    3) 악마가 악마라는 죄목으로 박해하는 세상
    4) 어둠에서 썩어가는 세대
2. 잃어버린 자를 찾아서
    1) 목동과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
    2) 잃은 돈 찾은 여인
    3) 돌아온 아들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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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누가 ‘그’의 이웃이냐?
    2) 오! 하느님!
    3) 부자의 돈과 과부의 돈
    4) 말만 하는 자와 실천하는 자
    5) 자신을 철저히 비운(空)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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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참는 데도 한계가 있다
    2) 닫힌 문
    3) 빚진 자의 엉뚱한 마무리
    4) 한 과부의 투쟁
    5) 친구를 위한 투쟁
5. 심판
    1) 공존의 때와 심판의 때
    2) 그물 안에 든 고기
    3) 심판과 맡은 분깃
    4) 심판과 대비
    5) 너무도 어리석은 부자
    6) 한 부자와 거지
    7) 뜻밖의 심판의 기준
    8) 심판은 바로 관용의 한계
    9) 이미 문이 영원히 닫혔을 때
6. 하느님 나라에 관한 이야기
    1) 제 손으로 심은 씨가 어떻게 자라는지 알지 못하는 농
    2) 겨자씨 이야기
    3) 조용한 혁명(누룩의 이야기)
    4) 그만이 아는 숨겨진 보화
    5) 한 장사꾼의 모험
    6) 해방의 기쁨
    7) 밥상공동체
    8) 손익계산이 없는 세계
    9) 절망과 희망(씨 뿌리는 농부)
   
제3부 성서해석권은 민중에게
   
1. 한 책에 대한 두 가지 이름
2. 성서의 열쇠는 주머니 속에
3. 성서의 전승을 위한 노력들
4. 종교개혁시대와 성서해석
5. 다시 빼앗긴 성서해석의 권리
6. 성서해석권을 되찾으려는 평신도운동
7. 성서의 전승모체
8. 신약성서 성립
    1) 민중과 '지도층'의 상충
    2) 마르코복음의 성립
9. 제 것을 지키지 못하는 주인
   
제4부 역사의 예수
   
1. 역사의 예수
    1) 역사의 예수 추구
    2) 자료
2. 예수의 시대상
    1) 정치적 상황
    2) 유다 사회상
3. 공생애의 출발
    1) 세례자 요한
    2) 세례자 요한이 잡힌 후
    3) 갈릴래아로
4. 갈릴래아의 예수
    1) 민중과 더불어
    2) 제자 선택
    3) 예수의 시선이 머문 대상
    4) 자유를 위한 투쟁
    5) 하느님 나라의 선포
5. 예루살렘의 예수
    1) 예루살렘
    2) 예루살렘행
    3) 예루살렘 입성
    4) 죽음의 전야
    5) 심문과 처형
6. 그는 누구인가?
   
판권
표지
예수를 예수로 만든 힘의 담지자
머리말
   
첫째 마당 一 예수의 수수께끼
    예수를 향한 추구
    너무도 평범한 사람
    예수의 수수께끼
    전권을 이양받은 자
둘째 마당 一 예수의 시대상
    마카베오의 봉기와 하스몬왕권
    로마·헤로데 왕조시대
    헤로데왕가
    총독정치
    경제적 상황
셋째 마당 一 세례자 요한과 예수
    세례자 요한은 누구인가
    세례자 요한과 예수의 관계
넷째 마당 一 갈릴래아로:예수의 소명
    석가와 공자와 예수
    갈릴래아로!
다섯째 마당 一 하느님 나라
    하느님의 나라
    하느님 나라 도래를 위한 투쟁
여섯째 마당 一 예수와 민중
    유다 사회의 민중
    예수가 만난 사람들
    오클로스
    하느님 나라와 민중
일곱째 마당 一 사탄과의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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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중사건으로서의 기적
    반로마 민중운동의 한 예
여덟째 마당 一 예수와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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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째 마당 一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에게(公) : 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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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이사르의 것과 하느님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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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째 마당 一 체제와의 충돌
    예수운동의 적대자들
    예루살렘세력
    예루살렘세력과의 대결
    정치권력과의 충돌
열한째 마당 一 수난사
    그리스도교와 십자가
    복음서와 예수의 수난
    예수의 수난의 맥락
    예수의 민중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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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째 마당 一 민중은 일어나다:부활이야기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난 예수
    부활이야기 분석
    부활의 의미
    예수의 고난에서 찾은 부활의 현실
    우리의 수난, 우리의 부활
   
판권
표지
나의 체험 민중의 신학
변명
   
‘민중’을 발견하기까지
    간도에서 보낸 어린 시절 一민족과 그리스도의 발견
    민중신학의 뿌리
    독일 신학과 ‘역사적 예수’
    민중현실에 바탕을 둔 신학
    ‘사건의 신학’과 신학을 위한 신학
    예수는 민중이고, 민중은 예수다
    ‘성문 밖’에 현존하는 예수
    민중의 염원과 민족통일의 길
    한국 그리스도인의 과제
민중의 책 성서
    한국 교회의 재래의 성서이해
    성서의 통일성 一그 민중신학적 의미
    예수一‘야훼만’을 지켜온 예언자 전통의 절정
    전통적 성서해석 방법의 이데올로기적 성격
    ‘컨텍스트’와 ‘텍스트’의 긴장
    민중신학의 컨텍스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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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중신학이 본 성서의 맥
민중 예수
    극복되어야 할 서구 신학의 그리스도론
    고난의 종 그리스도
    구원은 민중을 통해서 온다
    예수는 오늘의 민중현장에 계신다
    제도적 교회는 민중현장에 계신 그리스도를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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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원’은 물질적 언어로 표현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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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하느님
    신이 죽었다?
    서구 신학의 신관(神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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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전종교의 포로가 된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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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공동체 一 교회
    교회의 주인공은 민중이다
    예수공동체는 밥을 나누어 먹는 공동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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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의 본래 모습을 되찾아야
    민중신학이 꿈꾸는 교회상
    제도적 교회론을 넘어서자
    해방공동체 구현과 교회의 계층성 극복
    교회의 이상一하느님 백성의 평등공동체
죄와 체제
    죄의 뿌리
    기존의 죄이해는 교권을 강화시킨다
    유다교는 죄를 어떻게 보았나
    바울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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