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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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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신학과 '역사적 예수'

▶ 선생님께서는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에 유학 가서 신학을 공부하셨는데, 처음에는 평신도 공동체를 지향하다가 신학을 하게 된 동기는 무엇이었습니까?

독일로 유학을 떠나기 전에 나는 몇몇 동지들과 중앙신학교를 재건했습니다. 거기서 처음에는 사회학을 가르치다가 다음에 그리스어를 가르쳤고 차츰 신학을 가르쳤는데, 당시에 나의 제일 중요한 신학적 관심사는 '역사적 예수'였습니다. 이것이 내 일생의 테마가 되어버렸습니다만, 그때 이미 이 테마가 나를 꽉 붙들고 있었습니다. 그때는 아직 신학의 아마추어에 불과했지만 예수가 누구인지를 확고하게 알아야겠다는 열정은 대단했습니다. 소위 신학을 하자는 것도 아니었고, 역사적 예수에 대한 관심이 다른 모든 관심을 압도해서, '어떻게 해서라도 역사적 예수 그 사람을 알아내야겠다!'는 생각으로 꽉 차 있었습니다. 예수가 산 삶이 내게는 그렇게도 좋았고, 나를 마구 끌었습니다. '정말 생명을 걸고서라도 알아봐야겠다! 그가 누군지를.' 그래서 독일로 가서 신학을 했던 것입니다.

▶ 독일 유학에서는 불트만(R. Bultmann)의 신학에 깊은 영향을 받으셨지요?하지만 선생님의 신학은 불트만의 이른바 '실존주의적 해석학'과는 달리 '사회학적해석학' 내지 '정치신학적 입장'으로 경도(傾倒)하셨다고 보는데, 어떻게 해서 전자로부터 후자로 전환할 수 있으셨는지요? 독일에서 공부하시던 분위기를 곁들여서 좀 말씀해주십시오.

아까도 말했지만, 나는 독일로 가기 전에 '역사적 예수'에 대한 집요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미 불트만과는 달랐어요. 불트만은 역사적 예수를 추구하지 않아요. 그 점에 대해서는 나는 한 번도 그에게 양보한 적이 없어요. 그러나 그가 공관복음서를 해석한 방법론(Hermeneutik)은 내게 매우 중요했어요. 과학적 분석방법이니까. 그리고 그의 실존론적 사고, 이것은 내가 키에르케고르(S.A. Kierkegaard)에 오래 빠져들어가 있던 사람이고, 세상에 대한 부정(否定)이라는 점에서 그는 굉장히 강한 영향을 내게 줬지요. 그 점에서는 바르트(K. Barth)도 마찬가지였어요. "모든 것을 일단 중지해라! 지금까지 네가 가던 길은 뭔가 잘못됐다." 그런 면에서 일단 모든 것에 대한 거부, 이런 것이 소위 위기신학자들이 내게 준 영향입니다. 학문적인 면에서는 역시 불트만의 영향이 결정적이었어요. 나 역시 공관복음서를 공부해야 했으니까. 그러나 '역사적 예수'에 대해서만은 한치도 양보하지 않았습니다.

독일에 가서 나는 학교에 등록은 했지만―등록은 독일 사회에서는 일종의 사회보장이었습니다―강의는 거의 듣지 않았고, 학위 딸 생각 따위는 꿈에도 없었습니다. 그때 이미 불트만은 은퇴하고 그 학교에 없었고 그 제자인 보른캄(G. Bornkam)이 『나자렛 예수』라는 책을 방금 냈을 무렵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학교로 갔죠. 나는 불트만의 방법론은 거의 정확하게 배웠고, 실존주의까지 포함해서 그의 사고의 배후까지도, 그의 모든 것을 마스터했다고 생각합니다. 역사적 예수에 대한 것이면 논문이건, 책이건 할 것 없이 빼놓은 것 없이 그저 탐독했어요.

그러나 가면 갈수록 서구적 방법론으로는 역사적 예수를 모르겠다는 결론밖에 나오는 것이 없었어요. 유학에서 돌아왔을 때 나는, "역사적 예수를 모르겠다는 결론밖에는 못 가지고 왔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역사적 예수에 대한 추구를 나는 끝끝내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역사적 예수를 문제로하지 않고 어떻게 그리스도교가 가현설(假現說, Docetism :물질과 육체는 본래 악한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하느님의 아들인 예수 그리스도는 다만 일시적으로 육신을 빌려 세상에 왔을 뿐이며, 그가 십자가에 달렸을 때 육체를 벗어버리고 이 세상을 떠나 천상으로 갔다는 주장이다. 그리스도교는 이러한 견해를 이단으로 취급하고 있다)을 극복할 수 있단 말인가? 역사적 예수를 사상(捨象)하면 남는 것은 관념밖에는 없지 않은가?' 이것이 나의 확고부동한 생각이었습니다.

정치신학적인 관심에 대해서 말한다면, 독일에 있을 때 우리 민족의 문제가 내 머리에서 떠난 적이 없었어요. 언제나 민족문제, 한국의 상황에 대해 고심했고 『사상계』에다 가끔씩 글을 써보내곤 했었죠. 그러면서 '왜 내가 서구 사람의 질문을 하고 서구 사람의 대답을 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을 지워버릴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동양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가지고 어린 시절에 아버지한데서 배웠던 사서삼경을 독일에 앉아서 차근차근 다시 공부했습니다. 그래서 공자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일가견을 가질 정도가 됐었지요. 이때도 우리 민족에 대한 문제는 나의 골수에 사무쳐 있었습니다. 구라파에서 한국을 소개하는 것을 보면 전부가 일제시대에 일본인이 소개한 한국, 즉 한국인은 아주 야만인이라는 내용뿐이었어요. 한국인은 불교문화권에 속하지도 않았고 유교문화권에 속하지도 않았어요. 완전히 문화가 없는 미개민족으로 소개돼 있었어요. 서양에 굴러다니는 책들이 다 그래요. 그런 책이 눈에 뛸 때마다 나는 너무나 창피해서 그것을 얼른 사들여 몰래 없애버리곤 했어요.

민족에 대한 이러한 관심이 나의 신학적 사유의 밑바탕에 강한 저류를 형성하고 있었다고 할까요. 그런 점에서도 불트만하고는 달랐습니다. 불트만은 비정치적이지요. 그는 예수를 정치적으로 보지를 못해요. 내 눈에는 예수의 십자가사건이 분명히 정치적 사건으로 보였고, 그런 시각이 나의 역사적 예수의 추구에도 일관되고 있었다고 말할 수 있어요. 그러나 불트만의 학문이 하도 방대하고 깊어서 학문적으로 그에게 도전을 하지는 못했고,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서도 그들의 신학을 극복 못하고 계속 반복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의문은 풀리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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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밥상공동체
    8) 손익계산이 없는 세계
    9) 절망과 희망(씨 뿌리는 농부)
   
제3부 성서해석권은 민중에게
   
1. 한 책에 대한 두 가지 이름
2. 성서의 열쇠는 주머니 속에
3. 성서의 전승을 위한 노력들
4. 종교개혁시대와 성서해석
5. 다시 빼앗긴 성서해석의 권리
6. 성서해석권을 되찾으려는 평신도운동
7. 성서의 전승모체
8. 신약성서 성립
    1) 민중과 '지도층'의 상충
    2) 마르코복음의 성립
9. 제 것을 지키지 못하는 주인
   
제4부 역사의 예수
   
1. 역사의 예수
    1) 역사의 예수 추구
    2) 자료
2. 예수의 시대상
    1) 정치적 상황
    2) 유다 사회상
3. 공생애의 출발
    1) 세례자 요한
    2) 세례자 요한이 잡힌 후
    3) 갈릴래아로
4. 갈릴래아의 예수
    1) 민중과 더불어
    2) 제자 선택
    3) 예수의 시선이 머문 대상
    4) 자유를 위한 투쟁
    5) 하느님 나라의 선포
5. 예루살렘의 예수
    1) 예루살렘
    2) 예루살렘행
    3) 예루살렘 입성
    4) 죽음의 전야
    5) 심문과 처형
6. 그는 누구인가?
   
판권
표지
예수를 예수로 만든 힘의 담지자
머리말
   
첫째 마당 一 예수의 수수께끼
    예수를 향한 추구
    너무도 평범한 사람
    예수의 수수께끼
    전권을 이양받은 자
둘째 마당 一 예수의 시대상
    마카베오의 봉기와 하스몬왕권
    로마·헤로데 왕조시대
    헤로데왕가
    총독정치
    경제적 상황
셋째 마당 一 세례자 요한과 예수
    세례자 요한은 누구인가
    세례자 요한과 예수의 관계
넷째 마당 一 갈릴래아로:예수의 소명
    석가와 공자와 예수
    갈릴래아로!
다섯째 마당 一 하느님 나라
    하느님의 나라
    하느님 나라 도래를 위한 투쟁
여섯째 마당 一 예수와 민중
    유다 사회의 민중
    예수가 만난 사람들
    오클로스
    하느님 나라와 민중
일곱째 마당 一 사탄과의 투쟁
    치유
    민중사건으로서의 기적
    반로마 민중운동의 한 예
여덟째 마당 一 예수와 여인
    유다 사회에서 여성의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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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를 움직인 여인들
아홉째 마당 一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에게(公) : 회개
    땅은 하느님의 것
    물(物)의 사유화에서 해방
    권력의 사유화로부터 해방
    카이사르의 것과 하느님의 것
    예수를 따라서
열째 마당 一 체제와의 충돌
    예수운동의 적대자들
    예루살렘세력
    예루살렘세력과의 대결
    정치권력과의 충돌
열한째 마당 一 수난사
    그리스도교와 십자가
    복음서와 예수의 수난
    예수의 수난의 맥락
    예수의 민중운동
    처형
열두째 마당 一 민중은 일어나다:부활이야기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난 예수
    부활이야기 분석
    부활의 의미
    예수의 고난에서 찾은 부활의 현실
    우리의 수난, 우리의 부활
   
판권
표지
나의 체험 민중의 신학
변명
   
‘민중’을 발견하기까지
    간도에서 보낸 어린 시절 一민족과 그리스도의 발견
    민중신학의 뿌리
    독일 신학과 ‘역사적 예수’
    민중현실에 바탕을 둔 신학
    ‘사건의 신학’과 신학을 위한 신학
    예수는 민중이고, 민중은 예수다
    ‘성문 밖’에 현존하는 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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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중의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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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공동체에서 예배공동체로 전락
    교회의 본래 모습을 되찾아야
    민중신학이 꿈꾸는 교회상
    제도적 교회론을 넘어서자
    해방공동체 구현과 교회의 계층성 극복
    교회의 이상一하느님 백성의 평등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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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의 죄이해는 교권을 강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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