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전집

전집은 OCR 스캔 잡업으로 진행되어 오탈자가 있습니다.
오탈자를 발견하면 다음과 같이 등록해 주시면 관리자가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1. 수정 요청을 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2. 본문을 읽는 중에 오탈자가 있는 곳을 발견하면 앞뒤 텍스트와 함께 마우스로 선택합니다.
3. 그 상태에서 [오른쪽 마우스]를 클릭하여 나타나는 창에서 수정 후 [수정요청]을 클릭합니다.
4. 각주의 경우에는 각주 번호를 마우스오버하여 나타난 창을 클릭하면 수정요청 창이 열립니다.

※ 컴퓨터 브라우저에서만 가능합니다.
민중의 하느님

예! 그것을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주의할 점이 있어요. 그것은 신과 역사 그리고 해석자를 선명하게 구별할 수 있다는 대전제가 문제입니다. 신은 역사(그리고 해석자)와 상관없이 객관적으로 실재하고, 역사나 해석은 따로 그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 옳은지요? 우리가 구약에 나타나고 예수에게서 나타난 신 외에 다른 신을 말할 수 있을까요? 다시 말해 역사 밖의 신이 우리의 인식 안에 들어올 수 있는 신이며 비록 우리 인식 안에 들어오지 않고서 실재하는 신이 있다고 해도 그와 우리가 무슨 상관이 있으며 우리가 그에 대해 말할 수 있을까요? 나는 없다고 봐요. 요는 체험하는 신만이 신이지요. 그런데 거기에 문제가 제기될 테지요. 지금 질문에서 말한 것처럼, 성서에만도 그때그때의 역사적 조건에 따라서 다양한 신이 전해지는데, 그중 어느 것이 참신일까? 방금 '왜곡된 신'이라고 했는데 그것은 어떤 기준이 있어서하는 말이 아닐까? 방금의 질문자는 자기 나름대로 경험한 신이 있어요. 그것을 기준으로 '왜곡'이니 '참모습'이니를 말할 수 있어요.

나는 예수가 보여준 하느님을 전거(典據)로 하고 있습니다. 그에게서 민중 편에 선 하느님을 만남으로써, 구약의 다양성 속에서도 일관된 맥을 짚을 수 있게 됐어요. 민중을 향한 예수의 사랑이 조건 없이 일직선을 그으니까, 그것이 바로 하느님의 참모습이라고 보게 됐어요.

그런데 거기에도 문제가 있어요. 신약에서도 예수를 그리스도로 소개하는 방식이 다양한데 그중에서도 복음서, 복음서 중에서도 특별히 마르코의 것을 선택하는 기준은 어디에 있을까 하는 질문이 열쇠 역할을 할 것입니다.

많은 학자들이 그 짧은 글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마르코의 주제를 여러 가지로 보았습니다.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이른바 '메시아 비밀' 또는 '임박한 종말사상'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주장들은 수난사를 마르코의 중심으로 보았습니다. 그리고 모두 그리스도론의 시각에서 보았습니다. 나도 맨 처음에는 그처럼 그 어느 쪽의 뜻을 따르거나 취사선택하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시기부터 내 눈에 비친 마르코의 중심은 민중이었습니다. 이것은 새로운 마르코복음을 얻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 동안 그것에는 색맹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무엇이 색맹을 치유했나? 그것은 60년대말, 70년대초부터 서서히 관심하기 시작했지만 결정적인 것은 수난받는 민중사건에서 온 것입니다. 민중과 '대중'을 따로 구별하지 않고 오히려 멸시의 대상으로 여기던—그것은 키에르케고르와 그리고 사회학의 '대중론'에서 받은 영향인데—사고가 잠재해 있던 나에게는 일대 충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구원이니 해방이니를 말하면서, 아니 사랑을 구두선(口頭禪)처럼 외우면서도 수난당하는 민중을 의면한 것이 도대체 어떻게 가능했던가? 그것은 지배체제의 이데올로기에 세뇌당했기 때문입니다. 가부장적 체제에서 왕권(王權), 부권(父權) 등이 가치의 절정이었기에, 하느님을 그리고 예수를 그런 시각에서 군림하는 이로 높였기 때문에, 예수와 더불어 살던 민중은 전혀 안중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는 어떤 의미로나 군림자가 아니었습니다. 아니! 그는 가난한 자, 그리고 피압박자였습니다. 그의 삶과 죽음은 결코 민중의 운명과 다른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민중을 뺀 예수는 성립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명약관화한 것을 볼 수 있는 눈이 뜨인 것은 성서를 보면서가 아니라 내가 살고 있는 이 현장에서 당하고 있는 민중사건에 접하면서였습니다. 예수의 사건과 민중사건은 시대적으로나 지역적으로 다른 두 이야기인데, 나는 그것이 맥을 같이하는 한 사건의 연쇄적 폭발로 본 것입니다.

그러면 '민중사건이 전거이지 예수사건이 전거가 아니지 않느냐?'는 물음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나는 예수사건 없이는 민중사건이 바로 하느님의 자기실현의 장이라는 것을 몰랐을 것이고 또 민중사건에 접하지 않았으면 예수사건이 민중사건으로서 하느님의 사건이 됐다는 것을 몰랐을 것입니다. 그러니 둘을 떼어놓을 수 없습니다.


List of Articles
    1) 피리를 불어도 춤추지 않고
    2) 이 때를 모르는 세대
    3) 악마가 악마라는 죄목으로 박해하는 세상
    4) 어둠에서 썩어가는 세대
2. 잃어버린 자를 찾아서
    1) 목동과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
    2) 잃은 돈 찾은 여인
    3) 돌아온 아들의 아버지
3. 가치의 전도
    1) 누가 ‘그’의 이웃이냐?
    2) 오! 하느님!
    3) 부자의 돈과 과부의 돈
    4) 말만 하는 자와 실천하는 자
    5) 자신을 철저히 비운(空) 자
4. 집요한 투쟁(간구)
    1) 참는 데도 한계가 있다
    2) 닫힌 문
    3) 빚진 자의 엉뚱한 마무리
    4) 한 과부의 투쟁
    5) 친구를 위한 투쟁
5. 심판
    1) 공존의 때와 심판의 때
    2) 그물 안에 든 고기
    3) 심판과 맡은 분깃
    4) 심판과 대비
    5) 너무도 어리석은 부자
    6) 한 부자와 거지
    7) 뜻밖의 심판의 기준
    8) 심판은 바로 관용의 한계
    9) 이미 문이 영원히 닫혔을 때
6. 하느님 나라에 관한 이야기
    1) 제 손으로 심은 씨가 어떻게 자라는지 알지 못하는 농
    2) 겨자씨 이야기
    3) 조용한 혁명(누룩의 이야기)
    4) 그만이 아는 숨겨진 보화
    5) 한 장사꾼의 모험
    6) 해방의 기쁨
    7) 밥상공동체
    8) 손익계산이 없는 세계
    9) 절망과 희망(씨 뿌리는 농부)
   
제3부 성서해석권은 민중에게
   
1. 한 책에 대한 두 가지 이름
2. 성서의 열쇠는 주머니 속에
3. 성서의 전승을 위한 노력들
4. 종교개혁시대와 성서해석
5. 다시 빼앗긴 성서해석의 권리
6. 성서해석권을 되찾으려는 평신도운동
7. 성서의 전승모체
8. 신약성서 성립
    1) 민중과 '지도층'의 상충
    2) 마르코복음의 성립
9. 제 것을 지키지 못하는 주인
   
제4부 역사의 예수
   
1. 역사의 예수
    1) 역사의 예수 추구
    2) 자료
2. 예수의 시대상
    1) 정치적 상황
    2) 유다 사회상
3. 공생애의 출발
    1) 세례자 요한
    2) 세례자 요한이 잡힌 후
    3) 갈릴래아로
4. 갈릴래아의 예수
    1) 민중과 더불어
    2) 제자 선택
    3) 예수의 시선이 머문 대상
    4) 자유를 위한 투쟁
    5) 하느님 나라의 선포
5. 예루살렘의 예수
    1) 예루살렘
    2) 예루살렘행
    3) 예루살렘 입성
    4) 죽음의 전야
    5) 심문과 처형
6. 그는 누구인가?
   
판권
표지
예수를 예수로 만든 힘의 담지자
머리말
   
첫째 마당 一 예수의 수수께끼
    예수를 향한 추구
    너무도 평범한 사람
    예수의 수수께끼
    전권을 이양받은 자
둘째 마당 一 예수의 시대상
    마카베오의 봉기와 하스몬왕권
    로마·헤로데 왕조시대
    헤로데왕가
    총독정치
    경제적 상황
셋째 마당 一 세례자 요한과 예수
    세례자 요한은 누구인가
    세례자 요한과 예수의 관계
넷째 마당 一 갈릴래아로:예수의 소명
    석가와 공자와 예수
    갈릴래아로!
다섯째 마당 一 하느님 나라
    하느님의 나라
    하느님 나라 도래를 위한 투쟁
여섯째 마당 一 예수와 민중
    유다 사회의 민중
    예수가 만난 사람들
    오클로스
    하느님 나라와 민중
일곱째 마당 一 사탄과의 투쟁
    치유
    민중사건으로서의 기적
    반로마 민중운동의 한 예
여덟째 마당 一 예수와 여인
    유다 사회에서 여성의 위상
    여인에 대한 예수의 관심
    예수를 움직인 여인들
아홉째 마당 一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에게(公) : 회개
    땅은 하느님의 것
    물(物)의 사유화에서 해방
    권력의 사유화로부터 해방
    카이사르의 것과 하느님의 것
    예수를 따라서
열째 마당 一 체제와의 충돌
    예수운동의 적대자들
    예루살렘세력
    예루살렘세력과의 대결
    정치권력과의 충돌
열한째 마당 一 수난사
    그리스도교와 십자가
    복음서와 예수의 수난
    예수의 수난의 맥락
    예수의 민중운동
    처형
열두째 마당 一 민중은 일어나다:부활이야기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난 예수
    부활이야기 분석
    부활의 의미
    예수의 고난에서 찾은 부활의 현실
    우리의 수난, 우리의 부활
   
판권
표지
나의 체험 민중의 신학
변명
   
‘민중’을 발견하기까지
    간도에서 보낸 어린 시절 一민족과 그리스도의 발견
    민중신학의 뿌리
    독일 신학과 ‘역사적 예수’
    민중현실에 바탕을 둔 신학
    ‘사건의 신학’과 신학을 위한 신학
    예수는 민중이고, 민중은 예수다
    ‘성문 밖’에 현존하는 예수
    민중의 염원과 민족통일의 길
    한국 그리스도인의 과제
민중의 책 성서
    한국 교회의 재래의 성서이해
    성서의 통일성 一그 민중신학적 의미
    예수一‘야훼만’을 지켜온 예언자 전통의 절정
    전통적 성서해석 방법의 이데올로기적 성격
    ‘컨텍스트’와 ‘텍스트’의 긴장
    민중신학의 컨텍스트는?
    성서는 우리에게 결단을 요구할 뿐
    민중신학이 본 성서의 맥
민중 예수
    극복되어야 할 서구 신학의 그리스도론
    고난의 종 그리스도
    구원은 민중을 통해서 온다
    예수는 오늘의 민중현장에 계신다
    제도적 교회는 민중현장에 계신 그리스도를 포기
    민중사건은 예수사건이다
    ‘구원’은 물질적 언어로 표현되어야
    성령의 역할은 인류해방에 있다
민중의 하느님
    신이 죽었다?
    서구 신학의 신관(神觀)
    동양인의 신관
    성서는 신을 어떻게 말하나
    해방의 신
    성전종교의 포로가 된 신
    예수 이후의 하느님
    민중의 하느님
    하느님 사건의 전거
민중의 공동체 一 교회
    교회의 주인공은 민중이다
    예수공동체는 밥을 나누어 먹는 공동체였다
    생활공동체에서 예배공동체로 전락
    교회의 본래 모습을 되찾아야
    민중신학이 꿈꾸는 교회상
    제도적 교회론을 넘어서자
    해방공동체 구현과 교회의 계층성 극복
    교회의 이상一하느님 백성의 평등공동체
죄와 체제
    죄의 뿌리
    기존의 죄이해는 교권을 강화시킨다
    유다교는 죄를 어떻게 보았나
    바울로는?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Next
/ 6
위로
텍스트를 수정한 후 아래 [수정요청] 버튼을 클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