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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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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로는?

바울로의 죄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바울로가 율법을 어떤 의미로 이해했는가를 알아야 합니다. 그는 율법을 두 가지 측면에서 봅니다. 첫째, 율법은 거룩하고 의롭고 선하다고 합니다(로마 7, 12). 여기서 말하는 율법은 토라의 본래정신을 의미합니다. 토라의 기본 정신은 무엇을 안 하면 안 된다는 것이 아니라, 서로 사랑하고 나눠주라는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율법은 본래 선하다는 것입니다. 둘째, 인간을 얽어매는 것으로서의 율법입니다(로마 7, 6). 이때는 조문(條文)이란 말을 쓰지요. 바꿔 말하면 체제로서의 율법을 말합니다.

그런데 전자의 성격과 후자의 성격이 분리된 것은 아닙니다. 이를테면 이혼하지 말라고 했을 때 이것을 사랑하라는 말로 해석해야 율법의 본래정신에 부합하는데, 이혼하지 말라는 문자적인 규정만을 강조함으로써 율법은 죄를 고발하는 것이 되었습니다. 바리사이 체제가 바로 그와 같은 것이었지요. 바울로는 율법과 율법체제의 준수를 통한 구원을 철저히 거부했는데, 이 점에서 그는 율법체제에 대한 반체제론자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바울로에게 있어서 죄는 체제에 의해 결정되므로 죄에 대한 거부는 곧 체제에 대한 저항을 의미합니다. 언어표현이나 논리체계는 좀 다르지만 이 점에서 바울로는 예수와 일치합니다.

이제 바울로가 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자세히 살펴봅시다. 그는 죄라는 말을 무려 64회나 사용하는데, 그 말은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됩니다. 하나는 바리사이 체제에 의해 규정된 소위 '죄'라는 것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바울로는 분명한 실체로서의 죄를 말합니다. 그는 모든 인간 속에 내재해 있는 죄의 실체를 매우 강조합니다. 로마서 5장 10절에서 바울로는 우리가 하느님과 원수 된 상태에 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그는 하느님과의 관계 파탄을 죄로 본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하느님과 원수 된 상태라는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왜 인간은 하느님과 원수 된 상태에 처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인간이 하느님의 뜻을 알 수 없어서이겠습니까? 이 물음에 직접 답하기 전에 지적하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어요.

칼 바르트는 인간이 하느님을 절대로 알 수 없다고 전제하면서 "하느님을 알 만한 것이 밝히 나타나 있다"(로마 1, 19)는 구절을 '하느님을 알 수 없다는 사실'을 알 만한 것이 있다고 해석했어요. 이것은 억지해석입니다. 바울로는 분명히 유다 사람에게는 율법이 하느님의 뜻을 알 수 있는 근거가 되고, 율법을 모르는 이방인에게는 양심(suneidesis)이 하느님(의 뜻)을 알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말합니다(로마 2, 12 이하). 따라서 하느님의 뜻을 알 수 없기 때문에 하느님과 원수상태가 된 것은 아닙니다. 하느님의 뜻은 토라(율법)에 나타난 대로 '사랑하라', '서로 나누어주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느님의 뜻을 거부할 수밖에 없는 어떤 것이 인간 안에 근본적으로 내재해 있다고 바울로는 보았습니다. 그것을 전통적인 용어로 말하면 원죄이고, 요즈음 말로 바꾸면 자기 중심적인 소유욕 또는 독점욕입니다. 이것이 바울로가 말하는 근본적인 죄입니다. 이것으로 인해 이웃과의 관계가 깨지고 궁극적으로는 하느님과의 관계마저도 파탄에 이릅니다. 불트만도 사회구조적인 측면까지 이해하지는 못했으나 자기보장(自己保障)을 스스로 마련하려는 것을 죄라고 보았어요.

이와 같이 이해된 바울로의 죄론에는 세 가지 적극적인 성격이 있습니다. 첫째, 죄를 추상적이거나 개인적인 것으로 보지 않고 체제에 의해 규정되는 것으로 봅니다. 구조적인 측면에서 죄를 이해했다는 것이지요. 즉, 죄를 율법구조와의 관계에서 본 것, 그리고 이 세대를 총괄적으로 죄의 대가라고 본 것이 그것입니다.

둘째로, 죄의 연대성을 강조합니다. 아담이 죄를 지음으로써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고, 예수가 죽음으로써 모든 사람이 죄에서 해방되었다는 말은 모든 사람이 죄가 있다는 식의 막연한 얘기가 아니라 죄의 연대성이라는 깊은 뜻을 내포한 말입니다. 이를테면 어떤 한 사람이 도둑질을 했다고 했을 때 그것은 단지 그 당사자의 잘못이 아니라 사회가 그로 하여금 도둑질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사람에게 죄가 있다는 것이지요.

셋째, 그리스도를 통한 죄의 극복을 말합니다. 바울로에게 있어서 죄론과 그리스도론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점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통해 원죄의 상태로부터 해방되었으며 체제로서의 율법에 의해 정죄된 상태에서 해방되어, 은혜의 현실 즉 자유의 현실 가운데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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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한 장사꾼의 모험
    6) 해방의 기쁨
    7) 밥상공동체
    8) 손익계산이 없는 세계
    9) 절망과 희망(씨 뿌리는 농부)
   
제3부 성서해석권은 민중에게
   
1. 한 책에 대한 두 가지 이름
2. 성서의 열쇠는 주머니 속에
3. 성서의 전승을 위한 노력들
4. 종교개혁시대와 성서해석
5. 다시 빼앗긴 성서해석의 권리
6. 성서해석권을 되찾으려는 평신도운동
7. 성서의 전승모체
8. 신약성서 성립
    1) 민중과 '지도층'의 상충
    2) 마르코복음의 성립
9. 제 것을 지키지 못하는 주인
   
제4부 역사의 예수
   
1. 역사의 예수
    1) 역사의 예수 추구
    2) 자료
2. 예수의 시대상
    1) 정치적 상황
    2) 유다 사회상
3. 공생애의 출발
    1) 세례자 요한
    2) 세례자 요한이 잡힌 후
    3) 갈릴래아로
4. 갈릴래아의 예수
    1) 민중과 더불어
    2) 제자 선택
    3) 예수의 시선이 머문 대상
    4) 자유를 위한 투쟁
    5) 하느님 나라의 선포
5. 예루살렘의 예수
    1) 예루살렘
    2) 예루살렘행
    3) 예루살렘 입성
    4) 죽음의 전야
    5) 심문과 처형
6. 그는 누구인가?
   
판권
표지
예수를 예수로 만든 힘의 담지자
머리말
   
첫째 마당 一 예수의 수수께끼
    예수를 향한 추구
    너무도 평범한 사람
    예수의 수수께끼
    전권을 이양받은 자
둘째 마당 一 예수의 시대상
    마카베오의 봉기와 하스몬왕권
    로마·헤로데 왕조시대
    헤로데왕가
    총독정치
    경제적 상황
셋째 마당 一 세례자 요한과 예수
    세례자 요한은 누구인가
    세례자 요한과 예수의 관계
넷째 마당 一 갈릴래아로:예수의 소명
    석가와 공자와 예수
    갈릴래아로!
다섯째 마당 一 하느님 나라
    하느님의 나라
    하느님 나라 도래를 위한 투쟁
여섯째 마당 一 예수와 민중
    유다 사회의 민중
    예수가 만난 사람들
    오클로스
    하느님 나라와 민중
일곱째 마당 一 사탄과의 투쟁
    치유
    민중사건으로서의 기적
    반로마 민중운동의 한 예
여덟째 마당 一 예수와 여인
    유다 사회에서 여성의 위상
    여인에 대한 예수의 관심
    예수를 움직인 여인들
아홉째 마당 一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에게(公) : 회개
    땅은 하느님의 것
    물(物)의 사유화에서 해방
    권력의 사유화로부터 해방
    카이사르의 것과 하느님의 것
    예수를 따라서
열째 마당 一 체제와의 충돌
    예수운동의 적대자들
    예루살렘세력
    예루살렘세력과의 대결
    정치권력과의 충돌
열한째 마당 一 수난사
    그리스도교와 십자가
    복음서와 예수의 수난
    예수의 수난의 맥락
    예수의 민중운동
    처형
열두째 마당 一 민중은 일어나다:부활이야기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난 예수
    부활이야기 분석
    부활의 의미
    예수의 고난에서 찾은 부활의 현실
    우리의 수난, 우리의 부활
   
판권
표지
나의 체험 민중의 신학
변명
   
‘민중’을 발견하기까지
    간도에서 보낸 어린 시절 一민족과 그리스도의 발견
    민중신학의 뿌리
    독일 신학과 ‘역사적 예수’
    민중현실에 바탕을 둔 신학
    ‘사건의 신학’과 신학을 위한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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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의 이상一하느님 백성의 평등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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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의 죄이해는 교권을 강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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