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과 부활절
4ᆞ19가 없었다면 해방 30년간의 자주민의 긍지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비록 민주의 불꽃은 명멸하는 현실이지만 4ᆞ19를 가졌다는 긍지에 나는 한국인임을 자랑할 수 있고, 민주역량의 자주민일 수 있다는 희망을 다짐하게 된다. 그게 우연히 일어난 사건은 아니었다. 그것은 그 세대의 돌연변이적 사건이 아니었다. 그것은 이 민족이 지닌 민주적 용기의 발로였다.
부활사건이 없었다면 이 역사를 어떻게 살아나갈 것인가? 부활사건의 증언이 얼마나 신빙성이 있느냐는 다음 문제이다. 부활사건을 믿는 그 신앙이 역사의 현실을 변호시키는 한 그것은 이미 역사적 현실이다. 부활사건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이 암흑의 시대를 극복할 길이 없다. 아무리 어둡고 죽음의 골짜기를 걷는 것 같은 현실이라고 해도 부활의 신앙을 갖고 있는 한 죽었다가도 살아난다.
부활사건은 4월에 있었고, 4ᆞ19는 부활사건의 달에 있었던 것은 우리 민족이 부활사건에 참여하고 있다는 긍지인지 모른다.
4월은 부활의 달이며, 4ᆞ19의 달이다. 부활은 죽음의 고통을 거쳐서 일어나는 사건이다. 그것은 낡은 것은 모두 죽고 새 생명이 탄생하는 사건이다.
우리는 이 해의 부활의 달인 4월을 민족적으로 경험하도록 모든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참 부활의 경험은 철저한 죽음을 통해 생겼듯이 새 것은 낡은 것의 철저한 제거로만 가능하다. 그러므로 이 부활의 달에는 과감한 개혁과 혁신의 운동을 모든 분야에서 펴 나가야 할 것이다.
(1975.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