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자에 대한 루가의 관심도를 알기 위해 우선 통계적으로 일별해보자. 신약성서에서 '가난'을 나타내는 말로는 'πτωχός, πεσής, προσαίτης, πενιχρός, ενδεής' 등이 있다. 그중에서 'πτωχός'가 가장 많이 사용되였는데, 신약의 각 책마다 사용되는 빈도수는 다음과 같다. 마태오 5회, 마르코 5회, 루가 10회, 요한 4회, 바울로서신 4회, 야고보 4회. 이상에서 루가복음이 압도적으로 이 단어를 많이 사용한 것을 알 수 있는데, 야고보서가 길이에 비해 이 단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된다.4)통계는 R. Morgenthaler, Statistische Synopse, Zürich, 1971에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한편 '가난'의 상반개념인 '부유함'을 나타내는 'πλούσιος'의 신약에서의 빈도수는 다음과 같다. 마태오 3회, 마르코 2회, 루가 11회, 바울로 3회, 야고보 5회. 여기서 주목할 것은 사용빈도가 'πτωχός'와 비슷한 비례로 되어 있다는 점인데, 여기서도 야고보서의 사용 빈도가 비슷한 비례로 나타나는 것은 주목된다. 'πτωχός', 'πλούσιος' 이 두 용어는 신약성서에서 부자에 대한 비판과 가난의 주제와 관련되어 사용되고 있다.5)πλουσιος가 πτωχος와 대립되어 사용되는 경우는 가령 부자와 가난한 나자로(16, 19 이하), 부자와 가난한 과부의 헌금(21, 1~4) 등. 자세한 것은 후론.
또 하나 지적해야 할 현상은 예수의 전형적인 말씀으로 되어 있는 비유의 사용빈도이다. 공관복음서 전체를 통해 비유는 모두 39가지인데,6)J. Jeremias, Die Gleichnisse Jesu 1955, S. 208. 루가에만 28가지가 수록되어 있다. 그중에 15가지가 루가의 특수자료이다. 그리고 비유들 가운데 가난의 문제와 관련된 것이 10가지인데, 그중 루가가 8가지를 수록하고 있으며 더욱이 그중의 7가지가 루가의 특수자료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빈부에 관한 루가의 관심도를 볼 수 있다. 그럼 여기서 먼저 빈부에 관한 루가의 특수자료를 고찰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