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부
민중과 체제
민중사실의 증언
민중신학이 한국의 토양에서 싹이 터서 자라기도 전에 벌써 압력을 받고 있다. 그 압력은 두 측면에서이다. 그중 하나는 민중일변도를 크게 내세움으로써 계급의식을 자극하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견지에서 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어떤 의미에서 막다른 골목에 선 현대신학계에서 어떤 돌출구가 한국에서 나타난 것이라는 적극적 의미에서 계속 알려달라는 공세에 의한 것이다.
세계의 관심이 그만큼 큰 것은 역시 공산세계와의 대결상황에서 어떻게 그리스도교적 고유의 입장을 분명히 하되 현실 도피가 아닌, 사회정의적인 것이 될 수 있느냐 하는 매우 급한 문제 때문이다. 지금은 지역적으로 공산세계가 확대되고 마르크시즘이 각 분야에 크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현실에 눈감고 자기 게토에 갇혀 아무 일 없는 듯이 눈감고 외마디 소리나 지를 때는 아닌 것이다. 그러므로 민중신학에 기대를 거는 바인데, 그것이 압력으로 느껴지는 것은 민중신학이 아직은 시발점에 있고, 세부적 설명이 없기 때문이다. 이 글도 현 단계에서 잠정적인 정리를 하되 많은 질문들을 의식하면서도 그중에 화급하다고 생각되는 몇 가지 점을 주관적으로 선택해 대답하는 것이기에 총론적인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