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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병무전집4 |
예수의 이야기
(한길사)
1) 구약성서

구약은 문학형식으로는 '역사이야기', '율법서', '지혜문학', '예언서' 그리고 '시와 노래'로 크게 나눌 수 있습니다. '역사이야기'는 물론 과거 이스라엘의 집단적인 삶의 발자취를 기술한 것인데 그것을 연대기로 밝힌 것도 있습니다. 그리고 '율법서'는 법률책과 흡사 한 것으로 그들의 관습에 의해서거나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주는 사건들을 기록하고 보존하여 대대로 알림으로써 언제든지 재현(再現)할 수 있도록 기록한 것입니다. 그것은 오늘의 육법전서와 비슷한 내용을 담았으나 율법조문만을 모아놓은 것이 아니고 그 사이사이에 '언제, 어떻게, 왜, 누가, 어디에서 이런 법조문을 공포했나' 하는 역사적 틀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출애굽기에서 역대기하까지가 그런 것입니다.

지혜문학은 사람들이 살아오면서 경험한 것을 앞으로 살아가는데 하나의 거울로 삼기 위한 노력의 결실입니다. 이 지혜문학은 동양이나 희랍문화에 비해서 구약에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욥기, 잠언서, 전도서 같은 것이 대표적인 것이고, 구약 여기저기에 그러한 단편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예언서라는 것은 구약에서 특이한 것입니다. 신분도 없고 세상이 인정하지 않는 야인(野人)들이 갑자기 역사의 중심에 출현하여 하느님의 대변자로 역사의 방향을 제시하거나 지도층을 비판하거나 가난하고 억눌린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며 위로 하는 특이한 인물들인데, 이러한 특별한 군상들은 다윗왕조 이래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정치현상과 일정한 관계가 있음을 반영합니다. 예언서는 그들의 행태보다 주로 어록에 치중하였는데, 그중의 일부는 그들 자신이 직접 서술한 것도 있지만 많은 경우는 그들이 한 말을 그들의 행태에 담아서 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 또는 노래 형식의 글들은 시편의 경우처럼 한데 묶여진 것도 있지만 구약 전체에 산재해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나 노래처럼 리듬을 갖고 있지 않은 격언이나 충고 같은 말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습니다.

내용상으로도 물론 관찰하고 구별할 수 있지만 이렇게 문학형식으로 구별해 보는 것은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그 내용을 바로 아는 데 도움이 됩니다. 가령 시나 노래의 모양을 갖춘 것을 보면 인간의 온갖 희비애락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습니다. 어느 민족에게나 볼 수 있듯이 농사를 짓거나 고기를 잡으면서 불렀을 '노동의 노래', 인간역사 이래로 불러도 불러도 다할 줄 모르는 '사랑의 노래'그리고 '술의 노래', 남을 비웃는 '조소의 노래', 심지어 '창녀의 노래'까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중 몇 가지를 들어보면 이런 것들입니다.

 

사랑의 노래
그리워라,
뜨거운 임의 입술
포도주보다 달콤한 임의 사랑.
임의 향내, 그지없이 싱그럽고
임의 이름따라 놓은 향수같아!
아가씨들이 사랑한다오.
아무렴, 사랑하고 말고요.
임을 따라 달음질치고 싶어라.
……
그대, 내 사랑!
아름다워라.
아름다워라, 비둘기 같은 눈동자!
그대 내 사랑, 멋진모습
얼굴만 보아도 가슴 울렁이네.
우리의 보금자리는
온통 녹음에 묻혔구나!
우리 집 들보들은 송백나무요,
천장은 전나무라네(아가 1장).

이것은 본래 결혼을 축하하는 노래로 불렀던 것인데, 성서의 편집자는 야훼에게 바치는 노래로 삼고 싶어 성서에 실었습니다.

노동의 노래
샘물아, 솟아라.
너희들 샘물에 맞추어 노래불러라.
흙과 지팡이를 가지고
지휘관들이 파고
백성의 귀족들이 퍼뜨린 샘이란다(민수기 21, 17~18).

이것은 우물을 파면서 부르는 노동의 노래입니다.

승전가
나는 야훼를 찬양하련다.
그지없이 높으신 분
기마와 기병을 바다에 처넣으셨다.
야훼는 힘있게 나를 붙드시어
나를 살려주셨다.
내 하느님이시니
어찌 찬양하지 않으랴!
나의 선조의 하느님이시니
어찌 우러르지 않으랴.
야훼는 용사,
그 이름 야훼이시다!(출애 15, 1 이하)

술의 노래
오너라, 내가 술을 내마!
모두들 취하도록 독한 놈으로 마시자!
오늘도 내일도 마시자!
술은 아직도 얼마든지 있다(이사 56, 12).

이렇게 보면 성서는 결코 종교적인 글이 아니라 인간의 희비애락을 그대로 노출한 책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물론 찬양의식(儀式), 한(恨)을 푸는 애가, 감사의 노래, 순례자의 노래 같은 신앙고백을 담뿍 담은 종교적인 시와 노래도 아주 많습니다. 그리고 속담, 지혜의 말, 축복, 저주, 예언, 법조문들이 자주 나오는데 격언의 성격을 띤 말의 형식을 갖춘 것들도 있습니다. 또 율법은 딱딱한 법 조항이 아닌 산문형식으로 된 것도 많습니다. 그중에는 계약서 형식으로 된 것도 있고, 편지형식으로 된 것도 있습니다. 기도문, 설교문 그리고 창작물도 많이 포함되어 있는데, 모두 산문으로 쓰여졌습니다. 창작 가운데는 또 신화, 전설, 구비(口碑), 동화, 영웅담, 민화, 우화(寓話) 등등으로 구별되며 짧은 소설 같은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학유형으로 구별하여 문학적 분석을 하거나 그러한 지식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러한 모든 것이 이야기틀 속에 꿰매어 있기 때문에 차분하게 정성을 들여 읽어내려 가면 누구든지 무엇을 말하려는지 그 맥을 짚어나갈 수 있고 그 내용을 알 수 있도록 씌어 있습니다. 오히려 교회에서 강요받은 교리 지식이나 채 이해하지 못한 신학적 지식이 이 성서의 내용을 제대로 보는 눈을 흐리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것은 전문가만이 바로 알 수 있는 전문적 서적이라고 생각지 말고 내 사는 자리에서 편안한 마음을 갖고 읽어가노라면, 문학적으로 분석해보면 여러 가지 모양의 내용들로 뒤섞인 것 같으나 그 전체가 하나의 축을 중심으로 돌며 한 점을 가리키고 있음을 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안병무전집4 |
예수의 이야기
(한길사)
List of Articles
표지
예수는 논하지 않았다
   
제1부 민중의 언어, 이야기
   
1. 성서라는 책의 성격
2. 성서의 서술양식
    1) 구약성서
    2) 신약성서
    3) 민중언어
   
제2부 예수의 이야기(비유)
   
1. 만성병에 걸린 세대
    1) 피리를 불어도 춤추지 않고
    2) 이 때를 모르는 세대
    3) 악마가 악마라는 죄목으로 박해하는 세상
    4) 어둠에서 썩어가는 세대
2. 잃어버린 자를 찾아서
    1) 목동과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
    2) 잃은 돈 찾은 여인
    3) 돌아온 아들의 아버지
3. 가치의 전도
    1) 누가 ‘그’의 이웃이냐?
    2) 오! 하느님!
    3) 부자의 돈과 과부의 돈
    4) 말만 하는 자와 실천하는 자
    5) 자신을 철저히 비운(空) 자
4. 집요한 투쟁(간구)
    1) 참는 데도 한계가 있다
    2) 닫힌 문
    3) 빚진 자의 엉뚱한 마무리
    4) 한 과부의 투쟁
    5) 친구를 위한 투쟁
5. 심판
    1) 공존의 때와 심판의 때
    2) 그물 안에 든 고기
    3) 심판과 맡은 분깃
    4) 심판과 대비
    5) 너무도 어리석은 부자
    6) 한 부자와 거지
    7) 뜻밖의 심판의 기준
    8) 심판은 바로 관용의 한계
    9) 이미 문이 영원히 닫혔을 때
6. 하느님 나라에 관한 이야기
    1) 제 손으로 심은 씨가 어떻게 자라는지 알지 못하는 농
    2) 겨자씨 이야기
    3) 조용한 혁명(누룩의 이야기)
    4) 그만이 아는 숨겨진 보화
    5) 한 장사꾼의 모험
    6) 해방의 기쁨
    7) 밥상공동체
    8) 손익계산이 없는 세계
    9) 절망과 희망(씨 뿌리는 농부)
   
제3부 성서해석권은 민중에게
   
1. 한 책에 대한 두 가지 이름
2. 성서의 열쇠는 주머니 속에
3. 성서의 전승을 위한 노력들
4. 종교개혁시대와 성서해석
5. 다시 빼앗긴 성서해석의 권리
6. 성서해석권을 되찾으려는 평신도운동
7. 성서의 전승모체
8. 신약성서 성립
    1) 민중과 '지도층'의 상충
    2) 마르코복음의 성립
9. 제 것을 지키지 못하는 주인
   
제4부 역사의 예수
   
1. 역사의 예수
    1) 역사의 예수 추구
    2) 자료
2. 예수의 시대상
    1) 정치적 상황
    2) 유다 사회상
3. 공생애의 출발
    1) 세례자 요한
    2) 세례자 요한이 잡힌 후
    3) 갈릴래아로
4. 갈릴래아의 예수
    1) 민중과 더불어
    2) 제자 선택
    3) 예수의 시선이 머문 대상
    4) 자유를 위한 투쟁
    5) 하느님 나라의 선포
5. 예루살렘의 예수
    1) 예루살렘
    2) 예루살렘행
    3) 예루살렘 입성
    4) 죽음의 전야
    5) 심문과 처형
6. 그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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