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전집

전집은 OCR 스캔 잡업으로 진행되어 오탈자가 있습니다.
오탈자를 발견하면 다음과 같이 등록해 주시면 관리자가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1. 수정 요청을 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2. 본문을 읽는 중에 오탈자가 있는 곳을 발견하면 앞뒤 텍스트(전체 10~30글자)와 함께 마우스로 선택합니다.
3. 그 상태에서 [오른쪽 마우스]를 클릭하여 나타나는 창에서 수정 후 [수정요청]을 클릭합니다.
4. 각주의 경우에는 각주 번호를 마우스오버하여 나타난 창을 클릭하면 수정요청 창이 열립니다.

※ 컴퓨터 브라우저에서만 가능합니다.
| 안병무전집4 |
예수의 이야기
(한길사)
2) 신약성서

신약성서는 구약에 비해 양도 훨씬 적고 내용도 그렇게 다양하지 않습니다.

신약을 크게 역사적인 것과 그 사건을 고백하는 편지형식으로 된 것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역사서 형식으로 된 것은 네 복음서와 예수 초기의 민중들의 발자취를 서술한 사도행전이 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모두 편지형식인데, 그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바울로의 편지들입니다.

복음서나 사도행전은 역사를 서술하고 있으나 절대로 연대기나 전기양식을 띤 것들은 아닙니다. 가령 복음서를 읽어보면 일반적으로 말하는 전기와 얼마나 다른지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전기라는 것을 손에 들면 먼저 그 중심인물의 선조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가기도 하고 그를 기른 어머니, 아버지의 이야기부터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비롯해서 생애 전체를 연대기적으로 써 나아갑니다. 그리고 전기는 그 주인공의 인품을 묘사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그의 성격이 어떻다든지, 풍모가 어떻다든지, 어떤 습관을 가지고 있다든지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러나 네 복음서를 통틀어도 예수가 어떻게 생겼는지, 키는 얼마나 크고, 어떤 풍모를 가졌으며, 어린 시절은 어떻게 보냈는지를 전혀 알 길이 없습니다. 맨 처음 씌어진 마르코복음은 모든 것을 생략하고 다짜고짜로 예수가 공적인 활동을 시작하는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그의 조상이나 부모에 대해서도 아무런 관심을 나타내지 않습니다. 루가나 마태오복음은 그보다 적어도 2, 30년 후에 씌어진 것인데 거기서도 그의 부모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볼 수가 없습니다. 두 복음서에 예수의 혈통을 나타내려는 족보가 실려 있으나 각기 다 릅니다. 또 예수를 낳았을 때의 이야기가 있으나 역시 두 복음서는 각각 다른 내용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의 성장과정에 대한 이야기는 루가가 그가 12살 때 있었던 일화 한 토막을 불쑥 소개했을 뿐 사실상 아무것도 전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것은 일반적인 전기가 아니라 예수의 생애 중에서 가장 성격적인 것을 점을 찍듯이 찍어 하나의 굵은 선을 만듭니다. 크게 나누면 갈릴래아 지방에서 민중들과의 활동 그리고 예루살렘에서 불의한 자들 손에 체포되어 억울하게 재판을 받고 정치범으로 처형됐다는 것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예수의 이야기는 예수의 생애 중에서 인상 깊은 특이한 것들로 이루어졌다고는 하지만 그것도 반드시 연대기적으로 서술하지는 않았습니다. 시간과 장소를 분명하게 밝히려는 노력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엄밀한 의미에서 '역사서'라는 말은 맞지 않습니다. 사도행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안에는 교회가 세워진 이야기, 예수의 민중에 대한 기록들이 있으나, 크게 보면 전반부는 예수의 수제자로 알려진 베드로를 중심으로 그려나가고 후반부는 그리스도를 박해하다가 일대 전환을 하여 팔레스틴 안에 있던 그리스도교를 그 밖으로 확대해나가서 마침내 당시 세계의 제국으로 알려진 로마의 수도에까지 진입하는 바울로를 중심으로 기록합니다. 그러나 이 기록에도 시간과 공간에 대한 정확성이 무시되고 있으며, 베드로나 바울로의 인간 됨을 알 만한 구절도 거의 없습니다. 한마디로 그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몇 살이나 됐는지 전혀 알 길이 없으며 그들의 최후도 전달하지 않고 있습니다. 두 사람 모두 로마에서 순교당했다고 알고 있지만 그것도 전설일 뿐 사도행전에서는 알 수 없습니다.

역사서라는 복음서들과 사도행전은 결국 한 점을 향해 모이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것은 예수가 '세계의 구원자'라는 사실을 입증하려는 것입니다. 이 기록들은 그들의 신념을 역사적 서술형식으로 토로한 것이지 그 객관성을 입증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았습니다.

다음의 편지들은 몇 개만 제외하고 개인에게 보낸 것들이 아니라 예수의 민중의 공동체 앞으로 보낸 것입니다. 바울로의 이름으로 된 것이 13개인데, 그중 7개만이 진짜 바울로의 편지이고 나머지는 그를 따르던 제자들이 훨씬 후에 기록한 것으로 시기적으로 보아서 대체로 30~40년의 차이가 있습니다.

여기서 놀라운 것은 50년대 후반부터 60년초까지 씌어진 바울로의 편지가 복음서보다 먼저 그리스도인들에게 퍼져나가 애독되었다는 사실입니다. 편지의 내용을 보면 위에서 말한 '역사서'들과 대조적입니다. 위의 것들은 이야기로 시종하는데 바울로의 편지는 논쟁적이고 교훈적입니다. 그는 역사의 예수에 대해서 별로 이야기하지 않고 벌써 예수의 민중의 공동체인 교회문제에 마음을 쏟고 있으며 동시에 그리스도교를 팔레스틴이 아닌 이방세계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려고 변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그의 관심은 그가 믿는 그리스도교를 당시 세상의 끝이라고 생각한 스페인까지 전파하겠다는 불타는 일념에 쏠려 있었습니다.

바울로의 이름을 빌렸으나 그보다 훨씬 뒤에 씌어진 글들은 대부분 그들이 속한 교회내의 문제에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바울로의 이름을 빌린 것을 보아 이미 바울로의 이름은 그리스도인들 사이에 상당한 권위를 가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은 그의 권위를 빌려 그들의 주장을 펴려고 했던 것입니다.

그외에 베드로, 요한, 야고보 등의 이름으로 된 짧은 편지들이 있는데 그 편지들도 이 사도들의 권위를 빌려 무게를 더하려는 것이었지 그 사도들이 쓴 것은 아닙니다.

히브리서나 맨 마지막 책인 묵시록도 마찬가지로 누가 썼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 편지들은 다른 편지들처럼 사도들을 위시한 어떤 권위있는 이름을 빌리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바울로의 편지를 비롯한 이 편지들은 이야기로 되어 있지 않고 따지고 가르치는 성격을 지닌 교리적인 내용이 많습니다. 그러나 결코 희랍의 철학서처럼 어려운 내용이 아니라 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단 하나 우리와 이 책 사이에 거리감을 느끼게 하는 게 있다면, 이 책들은 지금으로부터 2천 년 전 우리와 풍속과 언어 그리고 상황이 다른 문화권에서 씌어졌다는 시간과 공간적 거리에서 오는 장벽입니다.

그러므로 이 거리를 좁히려면 전문적인 연구결과에 도움을 받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그 내용들을 객관적으로 정확히 알아야겠다는 집념이 필요하다는 것이지 그런 도움 없이는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이 결코 아닙니다.


| 안병무전집4 |
예수의 이야기
(한길사)
List of Articles
표지
예수는 논하지 않았다
   
제1부 민중의 언어, 이야기
   
1. 성서라는 책의 성격
2. 성서의 서술양식
    1) 구약성서
    2) 신약성서
    3) 민중언어
   
제2부 예수의 이야기(비유)
   
1. 만성병에 걸린 세대
    1) 피리를 불어도 춤추지 않고
    2) 이 때를 모르는 세대
    3) 악마가 악마라는 죄목으로 박해하는 세상
    4) 어둠에서 썩어가는 세대
2. 잃어버린 자를 찾아서
    1) 목동과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
    2) 잃은 돈 찾은 여인
    3) 돌아온 아들의 아버지
3. 가치의 전도
    1) 누가 ‘그’의 이웃이냐?
    2) 오! 하느님!
    3) 부자의 돈과 과부의 돈
    4) 말만 하는 자와 실천하는 자
    5) 자신을 철저히 비운(空) 자
4. 집요한 투쟁(간구)
    1) 참는 데도 한계가 있다
    2) 닫힌 문
    3) 빚진 자의 엉뚱한 마무리
    4) 한 과부의 투쟁
    5) 친구를 위한 투쟁
5. 심판
    1) 공존의 때와 심판의 때
    2) 그물 안에 든 고기
    3) 심판과 맡은 분깃
    4) 심판과 대비
    5) 너무도 어리석은 부자
    6) 한 부자와 거지
    7) 뜻밖의 심판의 기준
    8) 심판은 바로 관용의 한계
    9) 이미 문이 영원히 닫혔을 때
6. 하느님 나라에 관한 이야기
    1) 제 손으로 심은 씨가 어떻게 자라는지 알지 못하는 농
    2) 겨자씨 이야기
    3) 조용한 혁명(누룩의 이야기)
    4) 그만이 아는 숨겨진 보화
    5) 한 장사꾼의 모험
    6) 해방의 기쁨
    7) 밥상공동체
    8) 손익계산이 없는 세계
    9) 절망과 희망(씨 뿌리는 농부)
   
제3부 성서해석권은 민중에게
   
1. 한 책에 대한 두 가지 이름
2. 성서의 열쇠는 주머니 속에
3. 성서의 전승을 위한 노력들
4. 종교개혁시대와 성서해석
5. 다시 빼앗긴 성서해석의 권리
6. 성서해석권을 되찾으려는 평신도운동
7. 성서의 전승모체
8. 신약성서 성립
    1) 민중과 '지도층'의 상충
    2) 마르코복음의 성립
9. 제 것을 지키지 못하는 주인
   
제4부 역사의 예수
   
1. 역사의 예수
    1) 역사의 예수 추구
    2) 자료
2. 예수의 시대상
    1) 정치적 상황
    2) 유다 사회상
3. 공생애의 출발
    1) 세례자 요한
    2) 세례자 요한이 잡힌 후
    3) 갈릴래아로
4. 갈릴래아의 예수
    1) 민중과 더불어
    2) 제자 선택
    3) 예수의 시선이 머문 대상
    4) 자유를 위한 투쟁
    5) 하느님 나라의 선포
5. 예루살렘의 예수
    1) 예루살렘
    2) 예루살렘행
    3) 예루살렘 입성
    4) 죽음의 전야
    5) 심문과 처형
6. 그는 누구인가?
   
판권
Board Pagination Prev 1 Next
/ 1
위로
원본 텍스트 ▼
수정 텍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