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생애란 예수가 본격적 활동에 나선 때부터의 그의 삶이다. 마태오와 루가복음에는 예수의 탄생설화가 있다. 그런데 그 둘은 완전히 다른 자료들이며, 공생애와는 상관이 없다. 제일 먼저 씌어지고 위의 두 복음서의 원본이 된 마르코복음에는 예수의 탄생설화가 없고 직접 공생애만 서술한다. 이 점은 요한복음서도 같다. 마태오는 예수가 태어난 곳, 즉 그의 고향이 다윗과 같은 곳인 베들레헴임을 시사한다(마태 2, 1 이하). 루가에도 예수가 탄생한 곳이 베들레헴이라 하나, 갈릴래아 나자렛이 그 고향이고 베들레헴은 본관지임을 시사한다(루가 2, 4). 그러나 마르코에는 그러한 흔적이 없다. 예수의 본향은 갈릴래아이며 나자렛이라는 동리가 고향이다. 역사의 예수를 밝히는 사람은 마태오나 루가의 탄생설화를 중요시하지 않는다. 그것은 예수가 메시아로서 다윗계보에 속했다는 사실을 밝히려는 하나의 교리적 고백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예수는 한동안 세례자 요한의 회개운동에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 세례자 요한파와의 관계가 깊었던 것은 네 복음에서 한결같이 볼 수 있다. 예수가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았다는 것도 확실하다. 마르코는 세례자 요한을 예수의 선구자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이사야서를 인용하여 세례자 요한의 역할부터 서술한다(마르 1, 2~8). 마태오는 세례자 요한을 새 시대의 반열에 둔다. 그러므로 세례자 요한 때부터 지금까지 하늘나라는 공격을 받고 있다(11, 12)고 한다. 루가는 그러나 그를 구세대에 놓는다. 그러므로 "율법과 예언자의 시대는 요한 때까지다"(루가 16, 11)라고 한다.
예수와 세례자 요한과의 관계에서 주목할 것은 마르코복음 1장 14~15절이다.
"요한이 잡힌 후에 예수께서 갈릴래아에 오셔서 하느님의 복음을 전파하셨습니다. '때가 찼다.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이상의 14절은 공생애 출발의 동기를 밝힌 마르코의 편집구이며 15절은 예수 설교의 요약인데, 이 두 절에 예수의 생애에서 결정적인 다음세 가지 사실이 집약되어 있다. 그것들을 각각 풀이하면 다음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