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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병무전집4 |
예수의 이야기
(한길사)
3) 갈릴래아로

갈릴래아는 세례자 요한을 처형한 헤로데 안티파스가 지배하던 영역임을 이미 지적했는데, 이 지역은 역사적으로 많은 상처와 한이 맺힌 곳이다. 주전 733년 아시리아에 점령되어 강제로 그 한 주(州)로 편입된 것이 이방의 직접 통치지역이 된 출발이다. 그후부터 분단의 슬픔을 안게 된 상징적 지방인데, 하스몬왕가 때 그 판도를 갈릴래아와 그와 접경한 이두메까지 확대함으로써 비로소(B.C 104~103년) 600년 만에 분단의 비극에서 해방되었다.

그러나 예수 당시에는 이미 로마에 의해 이스라엘 전역이 그 손 안에 들어갔다. 첫 헤로데왕 치하에서는 그래도 통일된 영역에 속해 있었으나 그가 죽음과 동시에 또다시 유다 지방과 분리되어 그 자체가 봉건주 밑에 놓이게 된 것인데 그가 바로 안티파스인 것이다. 그는 주전 4년에서 주후 39년까지 그 자리에 있었으니까 예수의 전생애 동안 갈릴래아의 통치자였던 셈이다. 이미 600년 동안 이방인의 손에 넘어간 과거가 있는데다가 헤로데 가(家)는 이두메의 피를 받았기에 비록 유다인화했으나 끝끝내 유다인임을 거부하던 유다인들은 헤로데 가의 통치를 내적으로 거부할 뿐 아니라 행동으로 항거했는데, 갈릴래아 지방이 통치구역상 구별되므로 여전히 "이방인의 땅"이라고 불리었다.

한걸음 나아가서 그곳은 전 북이스라엘의 영토였기 때문에 남유다 왕국의 후예이면서 그것을 자부하는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한 유다 지방인들은 갈릴래아 지방과 사람들을 멸시했는데, 그것은 역사적인 뿌리를 갖고 있었다. 그러므로 갈릴래아와 예루살렘(유다 지방) 간의 긴장이 예수시대에도 뚜렷하게 작용했다.

갈릴래아는 과거부터 비옥한 지대로 이름이 높았다. 반면에 농민들은 가난하기로 이름이 높았다. 그 이유는 지주들이 대부분 도시에 있었기 때문에 직접 땅을 파는 농민은 높아야 관리인 아니면 소작인, 그렇지 않은 자는 날삯품을 파는 농노의 처지에 있었기 때문이다. 로마의 정치체제는 도시 중심이었고 주변 농촌은 그 도시의 위성지 역할을 했다. 따라서 농사도 도시의 식량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한 역할이 될 수밖에 없었다. 지주들은 대부분 로마의 점령 지배층과 그에 아부하는 유다의 부유층들이었다. 로마는 쉽게 공로자에게 봉지(封地)를 주었는데, 그것도 농민을 가난하게 한 중요한 이유이다. 또 하나 지적할 것은 유다 지방과의 관계이다. 유다 지방은 기후가 고르지 못하고 박토라서 식량의 자급자족은 불가능했기 때문에 갈릴래아 지방에 의존해야 했다. 이는 갈릴래아의 도시 지주층이 착복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이 되기도 했지만, 한걸음 나아가서 유다 지방의 부유충이 갈릴래아의 농토를 많이 점유하게 한 까닭이기도 했다. 공관서에도 극히 가난한 농민사회가 자주 언급되지만, 요세푸스도 농민들이(특히 헤로데 치하 때) 빈곤에 시달렸음을 전하고 있다.

이렇듯 정치경제적으로 소외된 지역은 한(恨)이 맺히게 마련이고, 막다른 골목에 이르면 뒤돌아 물게 마련이다. 갈릴래아가 민중봉기의 중심이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갈릴래아' 하면 우범지대의 대명사고 '갈릴래아 사람' 하면 반란자라는 뜻으로 취급하게 된 것은 그곳이 젤롯당 독립운동의 거점이 된 이후의 일이다. 젤롯당이 구체적으로 조직된 것은 로마제국이 시리아 주재 총독 퀴리노를 통해서 유다 지방의 정세를 목적으로 호구 조사를 실시한 때(주후 6년)부터이다. 그런데 당장에는 호구조사 대상이 되지 않았던 갈릴래아 민중이 봉기했는데 그 중심인물은 에스기아의 아들 유다였다. 그를 일명 '갈릴래아인' 또는 '갈릴래아 유다'라고 불렀다. 그가 사독이라는 바리사이계 사람과 봉기하여 갈릴래아 지방의 주도(州都)인 세포리스 시를 점유하여 무기를 만들어 낼 정도로 강력했으나 무장한 로마의 정규군에게 패하여 일거에 2천여 명이 십자가에 처형되었다.

그후부터 저들의 지휘자들은 십자가를 질 각오를 하고 "나를 따르라"는 말을 구호로 삼게 되었는데, 그후부터 젤롯당의 독립운동은 그치지 않았다. 이 집단은 대체로 그 사회에서 소외되거나 억압받고 있는 계층으로 구성되었다. 요세푸스는 한때 이 집단에 가담했던 바리사이파 사람인데 변절하여 로마 편에 선 후 이 집단을 "강도"라고 불렀고, 저들을 "큰 강도떼가 계속적으로 습격을 감행하고 가장 유력한 사람들을 죽였으며 표면상으로는 공동의 나라를 되찾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실상은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서다"라고 서술하였다. 또 "그것(자유의 요구)은 그들의 가면이고 그것으로 저들의 잔인성과 사욕을 감추려고 했다는 것은 그들의 행동이 입증하는 대로다"라고 하였다. 한마디로 독립운동을 표방했으나 먹고 살기 위한 방편느로 남의 재산을 약탈하고 사람을 죽였다는 것이다. 저들은 대지주나 세무관의 집에서 쫓겨난 일꾼들, 탈출한 고용병, 노예, 목동 등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이었다(요세푸스). 저들의 싸움이 치열해져서 갈릴래아에서 예루살렘으로 진격해 들어갈 수 있을 만큼 강대했는데, 저 둘이 입성하자마자 관청 등에서 가장 먼저 모든 채무장부를 불살라 버렸다는 것은 저들의 사회 경제적 신분을 반영한다.

이 같은 현장 갈릴래아로 갔다는 것은 예수의 생애를 결정짓는 조건들이다. 특히 젤롯당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은 예수의 제자 중에 젤롯당원이었던 시몬이 있었으며, 가리옷 사람 유다의 정체도 불투명하며, 예수가 처형될 때 좌우에 두 '강도'가 함께 처형되었다고 했는데 그들이 정치범에 해당되는 십자가처형을 받은 것으로 보아 일반 잡범이 아니라 젤롯당원이었음을 알 수 있다. 또 루가에서 '강도'라는 일반 용어를 쓰면서도 "바라빠는 그 도시에서 일어난 폭동과 살인 혐의로 감옥에 갇힌 사람"(루가 23, 19)이라고 한 점, 그리고 군중에게도 유명하여 그의 석방을 요청했던 것으로 미루어보아 저들은 독립운동의 게릴라 부대원들이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과 함께 예수가 처형되었다는 사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젤롯당 구성원의 사회성분이 예수를 환영하며 싸고돌던 민중과 상통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예수는 정치운동을 하기 위해서 갈릴래아로 갔을까? 그 여부는 다음에 밝혀질 것이다.


| 안병무전집4 |
예수의 이야기
(한길사)
List of Articles
표지
예수는 논하지 않았다
   
제1부 민중의 언어, 이야기
   
1. 성서라는 책의 성격
2. 성서의 서술양식
    1) 구약성서
    2) 신약성서
    3) 민중언어
   
제2부 예수의 이야기(비유)
   
1. 만성병에 걸린 세대
    1) 피리를 불어도 춤추지 않고
    2) 이 때를 모르는 세대
    3) 악마가 악마라는 죄목으로 박해하는 세상
    4) 어둠에서 썩어가는 세대
2. 잃어버린 자를 찾아서
    1) 목동과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
    2) 잃은 돈 찾은 여인
    3) 돌아온 아들의 아버지
3. 가치의 전도
    1) 누가 ‘그’의 이웃이냐?
    2) 오! 하느님!
    3) 부자의 돈과 과부의 돈
    4) 말만 하는 자와 실천하는 자
    5) 자신을 철저히 비운(空) 자
4. 집요한 투쟁(간구)
    1) 참는 데도 한계가 있다
    2) 닫힌 문
    3) 빚진 자의 엉뚱한 마무리
    4) 한 과부의 투쟁
    5) 친구를 위한 투쟁
5. 심판
    1) 공존의 때와 심판의 때
    2) 그물 안에 든 고기
    3) 심판과 맡은 분깃
    4) 심판과 대비
    5) 너무도 어리석은 부자
    6) 한 부자와 거지
    7) 뜻밖의 심판의 기준
    8) 심판은 바로 관용의 한계
    9) 이미 문이 영원히 닫혔을 때
6. 하느님 나라에 관한 이야기
    1) 제 손으로 심은 씨가 어떻게 자라는지 알지 못하는 농
    2) 겨자씨 이야기
    3) 조용한 혁명(누룩의 이야기)
    4) 그만이 아는 숨겨진 보화
    5) 한 장사꾼의 모험
    6) 해방의 기쁨
    7) 밥상공동체
    8) 손익계산이 없는 세계
    9) 절망과 희망(씨 뿌리는 농부)
   
제3부 성서해석권은 민중에게
   
1. 한 책에 대한 두 가지 이름
2. 성서의 열쇠는 주머니 속에
3. 성서의 전승을 위한 노력들
4. 종교개혁시대와 성서해석
5. 다시 빼앗긴 성서해석의 권리
6. 성서해석권을 되찾으려는 평신도운동
7. 성서의 전승모체
8. 신약성서 성립
    1) 민중과 '지도층'의 상충
    2) 마르코복음의 성립
9. 제 것을 지키지 못하는 주인
   
제4부 역사의 예수
   
1. 역사의 예수
    1) 역사의 예수 추구
    2) 자료
2. 예수의 시대상
    1) 정치적 상황
    2) 유다 사회상
3. 공생애의 출발
    1) 세례자 요한
    2) 세례자 요한이 잡힌 후
    3) 갈릴래아로
4. 갈릴래아의 예수
    1) 민중과 더불어
    2) 제자 선택
    3) 예수의 시선이 머문 대상
    4) 자유를 위한 투쟁
    5) 하느님 나라의 선포
5. 예루살렘의 예수
    1) 예루살렘
    2) 예루살렘행
    3) 예루살렘 입성
    4) 죽음의 전야
    5) 심문과 처형
6. 그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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