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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병무전집3 |
갈릴래아의 예수
(한길사)
열두째 마당
민중은 일어나다
부활이야기
열두째 마당
민중은 일어나다
부활이야기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난 예수

고린토전서 15장 12절은 일찍부터 형성된 초대 그리스도인들의 고백형식이다. 이른바 부활신앙과 예수의 죽음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불트만은 부활과 십자가사건은 두 가지 사건이 아니라 한 사건의 양면이라고 함으로써 그 관계의 밀착성을 강조한다.1)R. Bultmann, "Neues Testament und Mythologie", in : Kerygma und Mythos, 1948/ 유동식 역, 『성서의 실존론적 이해』, 대한기독교서회, 1969, 62면. 그렇다면 부활이해는 예수의 죽음에 대한 이해와 끊어서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상 복음서에서 주목되는 것은 예수의 수난과 죽임당함에 대해서는 상당히 집중하는 데 비해 그의 부활사건에 대해서는 의외로 간단히 전하고 있는 점이다. 마르코는 무덤 안에서의 한 청년의 메시지로 끝내고 있지만(마르 16, 1~8a), 그것을 전승하고 확대한 그외의 복음서들에서도 그 내용은 다음에 볼 수 있는 대로 극히 간단하다. 부활신앙에서 시작된 것이 그리스도교라고 볼 때 이 점은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사실상 예수의 부활의 현실은 그의 수난사와 떼어서 볼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예수의 민중들이 예수의 죽음을 어떻게 이해했는지를 다시 묻는 데서 그 다음에 이어지는 이야기의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이미 앞마당에서 언급한 대로 예수는 처참하게 처형되었다. 당시 반로마투쟁의 선봉에 선 젤롯당의 눈으로는 굴욕 이상의 의미가 없었을 것이며, 유신론자의 눈으로는 저주받은 죽음이요, 무신론자의 입장에서 보면 그 신념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을 것이고, 영웅주의의 입장에서 보면 비겁한 죽음일 수밖에 없다. 게쎄마니 동산에서부터 최후의 비명까지가 그렇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2)아니면 그것은 메시아적 죽음인가? 그런 무능한 메시아상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마르코복음서에는 특히 체포, 신문 그리고 처형에 이르기까지 예수가 생명을 걸었던 그 신의 개입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 신 부재(不在)의 캄캄한 현실, 불의가 철저히 자행되고 어떠한 초자연적인 힘도 개입되지 않는 현실로 묘사되어 있다. 그를 조롱하는 사람들이 했던 말, 곧 "이제 십자가에서 내려오라. 그러면 우리가 보고 믿겠다"(마르 15, 32), 또는 "엘리야가 와서 그를 내려주나 두고 보자"(마르 15, 36) 등은 당시 유다 사회가 '하느님의 사람'(열왕하 1, 9~10 등)3)"하느님의 사람"은 예언자의 별칭이었다(열하 1, 9~10. 그 밖에 신명 33, 1도 참조). 예언자에게 이적을 기대하는 것은 보편적인 일이었다. 이것은 예언자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엘리야의 경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열상 17, 8ff.18, 20ff.18, 41ff.; 열하 2, 1ff.). 엘리야를 메시아의 선구자로 생각하는 전통도 있었음직하다(마르 9, 12f. 참조). 엘리야를 곤경 가운데서 돕는 자로 생각하는 경우는 신약에서는 마르 15, 36에서만 확인된다(J. Gnilka, Mk, II, S. 322/ 한역본 427면). 그렇지만 이것도 예언자에 대한 유다인들의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에게 거는 기대를 반영한 것인데, 그의 죽음의 모습은 그것과 정반대였다. 그러면 부활신앙이 그의 죽음과 직결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할까? 당시 유다 사회에서, 예수의 죽음이라는 것은 그 죽음에서 특수한 경험을 하지 않는 한 쉽게 잊혀질 수많은 비극적 사건 중의 하나일 수 있다. 까닭은 그 시대의 많은 메시아운동가들이 예수처럼 처형되었는데4)둘째 마당 '예수의 시대상'을 참조. 그 처형과 더불어 그들을 추종하던 무리들이 그대로 흩어지고 말았으며(사도 5, 36~37), 결국 쉽게 잊혀지는 인물들이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나아가 또 하나 그들에게 실망을 안겨줄 수밖에 없었던 것은 예수가 겨냥한 현실, 아니면 적어도 십자가의 사건과 더불어 도래할 것으로 기대되었던 하느님의 나라가 실현 될 징조가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수가 사흘 만에 부활했다는 증언에도 불구하고 로마제국의 횡포나 헤로데 가문 그리고 예루살렘파들의 불의가 그대로 성행하는 현실만이 지속되었을 뿐이다. 마침내 주후 66년에 하느님의 주권 수립을 위하여 일으킨 유다 전쟁은 많은 유혈과 함께 민족의 종말이라는 비극을 가져오게 했을 뿐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 소수였던 예수의 민중들의 입장은 누구보다도 처참했다. 로마제국에게는 공인되지 않은 소수의 소요분자 집단으로 난폭한 취급을 받았으며, 자국인인 유다인으로부터는 반민족적 집단으로 박해를 받아5)주후 35년경에 일어난 스데파노의 순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스데파노를 고발한 사람들은 디아스포라 유다인들이었는데, 그들은 젤롯당과 유사한 율법주의와 시온주의를 신봉했다(사도 6, 9~13). 이미 주후 44년경부터6)팔레스틴이 총독관구로 편입되었다. 주후 44년부터 46년까지는 젤롯당원들의 활동이 크게 강화되는 시기였다. 한편 이 시기가 주후 66~70년의 유다 전쟁을 준비하는 시기였다고 평가하기도 한다(Bo Reicke, a.a.O., S.151/ 한역본 218면). 생존의 근거지를 자진해서 떠나거나 쫓겨나7)사도 8, 10장에 따르면, 예루살렘 교회가 박해받을 때 사도들만이 잔류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흩어졌다고 하는데, 이것은 유다계 그리스도인들만이 예루살렘에 남고 이방인 개종자들은 추방되거나 살해당한 상황을 암시하고 있다(Bo Reicke, a.a.O., S. 143/ 한역본 207면). 죽음의 위협이 언제나 감도는 이방에서 나그네의 처지가 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사실들은 하느님 나라의 즉각적인 도래를 선포한 예수를 거짓 예언자로 규정하고 영원히 기억에서 지워버리기에 충분한 조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들은 예수가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났으며, 우리는 그 사건의 증인이라는 자부심과 더불어 팔레스틴이라는 게토(ghetto)를 깨고 세계로 진출했으며, 박해를 받으면 받을수록 저들의 운동은 치열해져 마침내는 그들의 뿌리를 이방에 넓게 그리고 깊게 박기에 이르렀다. 무엇이, 어떻게 이런 결과를 가져왔나?


| 안병무전집3 |
갈릴래아의 예수
(한길사)
List of Articles
표지
예수를 예수로 만든 힘의 담지자
머리말
   
첫째 마당 一 예수의 수수께끼
    예수를 향한 추구
    너무도 평범한 사람
    예수의 수수께끼
    전권을 이양받은 자
둘째 마당 一 예수의 시대상
    마카베오의 봉기와 하스몬왕권
    로마·헤로데 왕조시대
    헤로데왕가
    총독정치
    경제적 상황
셋째 마당 一 세례자 요한과 예수
    세례자 요한은 누구인가
    세례자 요한과 예수의 관계
넷째 마당 一 갈릴래아로:예수의 소명
    석가와 공자와 예수
    갈릴래아로!
다섯째 마당 一 하느님 나라
    하느님의 나라
    하느님 나라 도래를 위한 투쟁
여섯째 마당 一 예수와 민중
    유다 사회의 민중
    예수가 만난 사람들
    오클로스
    하느님 나라와 민중
일곱째 마당 一 사탄과의 투쟁
    치유
    민중사건으로서의 기적
    반로마 민중운동의 한 예
여덟째 마당 一 예수와 여인
    유다 사회에서 여성의 위상
    여인에 대한 예수의 관심
    예수를 움직인 여인들
아홉째 마당 一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에게(公) : 회개
    땅은 하느님의 것
    물(物)의 사유화에서 해방
    권력의 사유화로부터 해방
    카이사르의 것과 하느님의 것
    예수를 따라서
열째 마당 一 체제와의 충돌
    예수운동의 적대자들
    예루살렘세력
    예루살렘세력과의 대결
    정치권력과의 충돌
열한째 마당 一 수난사
    그리스도교와 십자가
    복음서와 예수의 수난
    예수의 수난의 맥락
    예수의 민중운동
    처형
열두째 마당 一 민중은 일어나다:부활이야기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난 예수
    부활이야기 분석
    부활의 의미
    예수의 고난에서 찾은 부활의 현실
    우리의 수난, 우리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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