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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병무전집2 |
민중신학을 말한다
(한길사)
 
민중예수
민중예수

▶ 오늘은 전통적인 서구 그리스도론을 비판하고 나서, 성서에 나타난 그리스도론을 살펴보고, 민중 그리스도론을 말씀하시는 순서로 이야기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선 서구 그리스도론에 대해서 말하자면 그리스도의 인격과 업적에 관한 문제, 다시 말해서 이제까지는 '그리스도가 누구인가?' 하는 문제와 '그리스도는 어떤 일을 했는가?' 하는 구원론적인 문제를 중심으로 그리스도론이 전개되었습니다. 그 가운데 그리스도의 인격문제에 있어서는 신성과 인성을 함께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도 신성(神性)을 일방적으로 강조하고, 인성(人性)은 그리스도가 신화적인 존재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일종의 안전판 구실을 하는 데 불과했을 뿐입니다. 이런 현상이 최근에 와서는 케리그마 그리스도론같이 아주 첨예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그래서 민중신학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물음인, '예수가 실제로 어떻게 살았느냐?'라는 물음은 중요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먼저 이러한 서구 신학의 그리스도론에 대한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제 판단으로는 현재까지 지배적인 그리스도론은 성서를 해석하여 얻은 결론을 전개한 것이 아닙니다. 성서에 나타난 그리스도를 전하겠다는 목적보다 변증적인 요청이 앞섰고, 이 요청에 의해 시작된 그리스도론적 논의가 발판이 되어서, 그것이 마치 그리스도론의 본질적인 것처럼 그대로 이어져왔다고 생각됩니다. 헬레니즘 세계에서는 어떻게 하면 철학적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납득이 될 수 있는 그리스도상을 제시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적이었기 때문에 성서와 상당히 거리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서 타 종교와 철학의 세계, 특히 그레꼬 로마 세계 속에서 예수가 어떻게 우월하고 특수한가 하는 것을 밝혀야 할 선교적 목적 때문에, 예수의 생활이 아주 특수함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론이 당시의 그레꼬 로마 세계에서 일반적이었던 신격화된 구원자상과 별로 다르지 않은 종교적인 영웅으로 서술될 수밖에 없었다고 봅니다.

이렇게 해서 결국 양성론(兩性論)을 내세우게 되었는데 그것은 신성만 내세우면 지상에 온 그리스도가 성립이 안 되므로 인성과 결부시켜 신인(Gott-Mensch)이라고 해명한 것입니다. 신인상(神人像)은 결코 그리스도교적인 것이 아니고 그레꼬 로마 세계에 흔히 있는 표상을 예수에게 뒤집어씌운 겁니다. 불트만과 같은 이도 신인이란 표상에 의해 그리스도론이 형성되었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로서는 이것이 성서적이냐 또는 그리스도교적이냐고 물을 가치조차 없다고 봅니다.

그리스도교가 발전한 장(場)이었던 서구 사회에서 그것이 그렇게 오래 지속된 것은 그레꼬 로마적인 체제 혹은 그런 세계관이 오랫동안 서구 세계를 지배했기 때문이며, 이제 그레꼬 로마적인 체제나 세계관이 무너졌으므로 그런 그리스도론은 설 자리가 없어졌습니다. 그런데도 이 그리스도론을 그대로 반복하는 것은 그리스도론 자체보다 그 위에 세워진 제도적 교회를 존속시키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므로 그러한 그리스도론이 아무런 호소력이 없기 때문에 교회는 껍질만 남게 되고 역사현장에서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그리스도론을 우리가 받아들여 반복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 그리스도론을 전혀 풍토가 다른 제3세계, 다른 종교가 지배하고 있는 세계 특히 한국처럼 불교, 유교, 도교 같은 여러 가지 다른 종교가 깊이 뿌리를 박고 있는 영역으로 그대로 끌고 들어왔기 때문에 아주 이질적이고 호소력이 없는 것으로 되고 말았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그리스도론을 기준으로 설교가 이뤄지고 독단적인 신학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앞에서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을 언급했는데 이것은 '그리스도가 누구이며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답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물음은 동양에는 없다고 봅니다. 신과 인간을 완전히 구별해놓고 신이라고 하기도 힘들고 인간이라 하기도 힘든 딜레마 속에서 결국 신인이란 기형적 결론을 내려놓고 그리스도의 신성을 주장해야만 그리스도교적이라고 하는데, 동양에는 그런 표상은 없습니다.


| 안병무전집2 |
민중신학을 말한다
(한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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