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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병무전집1 |
역사와 해석
(한길사)
9. 예언자의 말의 성격

지금까지 예언자들의 생각과 주장에 대하여 서술해왔다. 그러나 예언자들은 하나같이 그것은 자기들의 사상이나 주장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이라고 한다. 즉 저들은 단순히 하느님의 말씀의 전달자로 자처하고 자신들은 그 그늘에 숨어버린다. 그러면 어떤 뜻에서 하느님의 말씀인가?

하느님은 영원불변하다는 주장이 있다. 그런데 예언자들의 주장들은 똑같은 말의 반복도 아니며 일관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 때로는 심판의 하느님, 때로는 무조건적인 은혜의 하느님을 말한다. 어떤 이는 하느님과의 관계를 이스라엘 전체에 대해 말하고, 어떤 이는 남은 무리 또는 이스라엘의 각 개인에 대해서 말한다. 어떤 이는 하느님이 이스라엘을 심판에 넘겼다고 하고, 또 다른 이는 하느님은 이미 용서했다고 한다. 이스라엘의 수난을 심판이라고 말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어떤 이는 남을 위한 적극적인 뜻이 있다고 한다. 그러면 하느님의 영원한 뜻은 어느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의문에 대해 다음 몇 가지 사실을 밝힐 필요가 있다.

첫째, 예언자들은 사색이나 신비 속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들은 것이 아니다. 저들은 언제나 이스라엘의 역사 한복판에서 민중과 함께 살았으며 그 안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들었다. 즉 하느님의 말씀은 상황의 소리와 유리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상황에 따라서 하느님의 말씀도 다르다. 가령 여기 한편으로 부모를 모시고 또한 어린 동생들을 돌보는 성인(成人)이 된 맏아들이 있다고 하자. 어린아이들은 부모의 뜻이 무엇인지 잘 모르지만 맏아들은 부모의 뜻을 안다. 그런데 그 맏아들이 부모를 대신해서 어린 동생들을 타이를 일이 있을 때 어떻게 할까 생각해보자. 그는 구체적인 경우마다, "이런 일을 하면 아버지가 야단해", 또는 "이렇게 하면 아버지가 좋아하신다"라고 할 것이다. 이런 경우 그 아들의 말은 곧 아버지의 말씀을 대신한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러한 구체적 상황을 설정하고 그 아버지의 뜻을 말하는 것이다. 그 뜻을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적용시킨 것도 그 아들의 일이며, 그 말을 안 들을 때 꾸짖기도 하고 달래기도 하는 것은 그 아들의 말이다. 예언자가 이스라엘에게 하느님의 말씀이라고 한 것은 바로 이런 아들의 입장과도 같다.

둘째, 예언자들은 하느님의 뜻을 역사를 통해서 알았다. 저들은 하느님의 뜻을 개인적으로 경험했을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경험한 것은 새로운 하느님의 뜻이 아니라 이스라엘 전역사를 통해서 전승된 뜻이다. 그러므로 저들은 아브라함, 이사악, 야곱의 하느님이며 에집트에서 인도해낸 하느님인 것을 반복한다. 그 하느님은 이스라엘의 역사를 통해서 활동하며 이스라엘을 선택하고 축복을 약속하신 그 하느님이다. 이 하느님의 뜻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에서 말한 성인이 된 아들은 그의 삶을 통해서 자식에 대한 부모의 뜻을 경험했다. 그런데 이렇게 개인으로 경험한 것은 오랜 인간의 역사를 통해서 밝혀진 부모의 뜻이다. 이처럼 예언자가 하느님의 말씀이라고 하는 것은 개인의 체험이면서 역사의 근거를 가진 공적(公的)인 것이다.

셋째, 따라서 하느님의 말씀을 법의 조항처럼 직접적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그것은 언제든지 당면한 그 구체적인 상황에서 해석해야 한다. 예언자들의 말은 하느님의 뜻을 역사적 상황에서 해석한 것이다.

넷째, 끝으로 하느님의 '말씀'이라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하느님의 '말씀'이란 상징적인 표현이다. 그것을 생리적인 기관을 통해서 전달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하느님을 인간화하는 것이다. 말이란 행동과는 구별된다. 우리가 누구에게 말한다고 할 때는 내 의견이나 판단을 전달하는 것이다. 그것은 상대방을 맹목적으로 굴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를 이해시켜 그의 응답을 요청하는 일이다. 하느님의 말씀이라는 것도 결국 일방적으로 응답을 강제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이해를 전제하며, 인간의 자주적인 응답, 즉 결단을 요구한다는 뜻을 상징하는 것이다.

예언자들이 '하느님의 말씀'으로써 이스라엘에게 촉구하는 것은 이러한 의미에서이다.


| 안병무전집1 |
역사와 해석
(한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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