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전집

전집은 OCR 스캔 잡업으로 진행되어 오탈자가 있습니다.
오탈자를 발견하면 다음과 같이 등록해 주시면 관리자가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1. 수정 요청을 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2. 본문을 읽는 중에 오탈자가 있는 곳을 발견하면 앞뒤 텍스트와 함께 마우스로 선택합니다.
3. 그 상태에서 [오른쪽 마우스]를 클릭하여 나타나는 창에서 수정 후 [수정요청]을 클릭합니다.
4. 각주의 경우에는 각주 번호를 마우스오버하여 나타난 창을 클릭하면 수정요청 창이 열립니다.

※ 컴퓨터 브라우저에서만 가능합니다.
| 안병무전집1 |
역사와 해석
(한길사)
제1부
고전으로서의 성서
제1장 고전의 의미
1. 인류와 고전

인류는 귀중한 보물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고전(古典)이다. 고대로부터 인류세계에 여러 갈래의 문화권이 있었다. 그러나 그 문화권 중에는 존재한 흔적만 파편처럼 전해내려왔을 뿐 완전히 자취를 감춘 것이 많다. 따라서 저들이 어떤 사상을 가졌으며 어떤 체계를 형성했었는지는 알 길이 없다.

역사상에 많은 종족 또는 민족이 일어났다 쓰러졌다 하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에 단지 그 이름이 전해지거나 부분적인 유적이 남아 있을 뿐 그들이 어떤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는지는 알 길이 없다. 그중에는 아직도 그 민족이 살아남아 있으나 저들의 전(前)역사가 어떠하였는지 밝힐 수 없는 것들도 있다. 가령 남북아메리카에 산재한 인디언의 경우가 그렇다. 저들이 과거에 웅장한 종교를 가졌던 사실은 지금도 남아 있는 그들의 옛 신전의 터들이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어떤 세계관과 교리를 가지고 있었는지 보여주지는 않는다. 건축의 구조로 보아서 어떤 의식(儀式)으로 예배했었는지는 어느 정도 재생하여볼 수 있으나, 어떤 정신이 저들을 지배했는지는 알 길이 없다.

세계에 무수한 종교들이 있었던 것은 고고학의 발굴이나 단편적인 역사기록에서 언급된 것으로 찾아낼 수 있다. 그러나 그것들은 대부분 역사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중동의 바빌론이나 에집트의 종교들이 그러한 예다. 왜 그런가? 그것은 저들이 아무런 기록도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 다행하게도 우리는 몇 가지 고전들을 가지고 있다. 가령 인도 아리안족의 경전인 『베다』, 불교의 대장경, 그리스 호머의 『일리아드』, 『오디세이』를 위시하여, 플라톤의 『대화』, 유교의 사서오경, 그리고 히브리 민족에게서 이루어진 『성서』 등이그것이다. 이상의 고전들의 성립연대는 불투명하다. 그러나 적어도 대체로 2천 년을 상회한다. 그러나 그 안에 수집된 내용은 그보다 훨씬 전부터 구전(口傳) 또는 부분적으로 성문화(成文化)된 것들이 수록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에서 그보다 수천 년 전의 인간들의 호흡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이 고전이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사람들 중에는 고전이라면 이미 사물화(死物化)된 골동품의 하나처럼 외면해 버리는 이들도 있다. 이유를 물으면, "지금 그날그날 새로 일어나는 일에 관심하기에도 바쁜데 수천 년 전의 낡은 기록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다는 것이냐", 또는 "그 기록들은 그 시대의 사람들에게 유용한 것이었는지 몰라도 지금은 이미 타고 남은 재이고, 죽어 뼈만 남은 해골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 하는 말들을 한다. 이러한 입장은 무리가 아니며 일면 옳은 견해이기도 하다. 확실히 고전 속에는 우리와 전혀 상관없는 부분들이 많으며, 하나의 옛날 이야기를 읽는 정도의 의미는 있을지 몰라도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는 듯한 부분들도 있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자. 이 세상에는 무수한 책들이 계속적으로 쏟아져나온다. 인류역사상에 나온 책들을 다 모아보면 오히려 지구가 좁을는지 모른다. 그런데 그중에 우리에게 전해진 책이 얼마나 되는가? 또 전해진 책이라 하여도 그것이 세계인에게 여전히 살아서 영향을 끼치는 책이 몇 권이나 되는가?

우리는 요사이 베스트셀러로서 세계를 들었다 놓는 듯한 책들을 알고 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의 수명이 얼마나 긴가? 대부분은 불과 몇 년 사이에 사람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만다. 그것들은 새로운 '베스트셀러'가 속출하는 통에 유행가의 운명처럼 무대에서 사라진다. 그런 것들은 발달된 오늘날의 인쇄기술에 의해서 오래 보존될지는 모른다. 그러나 그것들은 인간의 삶과 아무런 상관이 없이 사장(死藏)되고 마는 것이 대개의 현실이다. 그런데 적어도 수천 년 전, 인쇄술도 없었고 보존의 과학적인 방법도 없었으며, 전달의 길도 극히 제한된 때에 사람의 손으로 계속 옮겨 씌어진 것들이 그대로 남아서 오늘 우리의 손에까지 전달되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이 수천 년을 내려오면서도 사람들의 손에서 버림받지 않고 간직되어 온 까닭은 무엇일까? 세대가 변하고 상황이 달라져도 그런 것을 넘어서서 호소하는 내용이 없었던들 오늘까지 인류가 그것을 간직하여 두지 못하였을 것이다.

다음에, 이 고전들은 어떤 종족이나 민족이 자기들의 시대적인 수준과 상황 때문에 제약될 수밖에 없었던 내용을 함유하고 있는데, 그것이 그 족속에 그치지 않고 수천 년 동안 여건이 전혀 다른, 민족적인 담이나 국경을 넘어서 존중을 받고 있을 경우, 그것은 어느 한 구석에서 발생된 것이면서도 그것을 넘어서 인간 전체의 어떤 문제와 관련이 있는, 보편성을 지니고 있다는 산 증거이다. 더욱이 과거 민족간의 배타성, 그리고 교통의 불편 등을 고려한다면 그런 것도 무색하게 할 만큼 강력히 호소하는 것이 있다는 산 증거가 아닐 수 없다.

다음으로, 이 고전은 수천 년 동안 계속적으로 재해석됨으로써 그것이 전해진 문화권의 모든 분야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쳐왔다. 그렇기 때문에 이 고전이 영향을 미치는 영역의 모든 분야의 본모습을 찾아 밝히려면 이 고전에까지 더듬어 올라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가령 인도의 '멘탈리티'(mentality)나 사상의 본모습을 밝히려면 『베다』에까지 소급하지 않을 수 없으며, 중국의 많은 후기 사상이나 그 민족성을 밝히려면 '사서오경'에까지 눈을 돌리지 않으면 안 된다. 후기의 사상적 발전은 피차 다른 모습을 드러낸다. 그런데 그것들을 더듬어 올라가면 같은 출발점인 고전에서 마주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마치 압록강과 두만강이 정반대의 방향으로 흐르나 둘다 백두산 천지에 그 수원을 가진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것처럼.

고전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일생을 고전과 대화함으로써 그 안에 있는 내용을 현재화하려는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떤 고전이나 우리와 수천 년이 격리된 시대적인 제약을 받은 잡다한 요소들이 섞여 있다. 연구자들은 이미 사물화된 그 시대의 제약이라는 정글을 헤쳐가면서 그 중추적인 본모습을 찾아나가고 있다. 그리 함으로써 수천 년의 간격을 메우고 우리와 고전을 직접 마주서게 하고 있다. 그러한 연구에서 우리들은, 그것이 비록 지역적으로 다른 데서 형성되었고 오랜 시간의 거리를 가지고 있으나 그 안에서 오늘을 사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는 희열을 느끼고 있다. 그 안에 우리와 통하는 것이 없다면 아무리 연구해도 전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고전연구자들은 인간의 사상의 자취가 고대(古代)로 울라가면 올라갈수록 순수하며, 분석적이 아니라 전체로서 생동감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 안병무전집1 |
역사와 해석
(한길사)
List of Articles
표지
증보판에 부치는 말
머리말
       
제1부 고전(古典)으로서의 성서
       
제1장 고전의 의미
    1. 인류와 고전
    2. 현대인과 고전
제2장 성서의 특성
제3장 성서를 보는 눈
제4장 성서에서 보여주는 역사의 주체
제5장 성서의 자료와 편집
       
제2부 약속을 믿고 산 민족사 : 구약
       
제1장 한 책의 민족 이스라엘
제2장 인간사 서장
    1. 창조된 세계와 인간(아담)
    2. 잘못 출발된 역사
제3장 도상의 나그네
    1. 족장들
    2. 탈출의 족장 : 아브라함
    3. 하느님과 겨룬 사나이一야곱
제4장 엑소더스
    1. 히브리
    2. 모세
    3. 하느님과의 계약
    4. 십계명
제5장 종족공동체의 형성
    1. 가나안 정착
    2. 이스라엘 종족동맹
    3. 판관들
        1) 판관 삼손(판관 13~16장)
        2) 판관 기드온(판관 6~8장)
제6장 왕국시대
    1. 왕권과 국가
    2. 다윗왕조
    3. 왕국시대
        1) 솔로몬 왕
        2) 분단 200년
제7장 예언자
    1. 예언자의 현장
    2. 찬양과 저주一나단
    3. 왕권과의 대결자一엘리야
    4. 종교보다 정의를一아모스
    5. 남은 무리 一이사야
    6. 심판과 새 가능성 一예레미야
    7. 해골의 부활一에제키엘
    8. 너 위한 수난一이름없는 예언자
    9. 예언자의 말의 성격
    10. 과거, 현재, 미래
   
제3부 새로운 개벽 : 신약
   
제1장 예수의 사건
    1. 예수의 시대상
    2. 역사와 해석자
    3. 예수의 선포
        1 ) 하느님 나라의 초대
        2) 낡은 질서와의 대결
    4. 예수의 행태
        1) 무슨 권위로
        2) 예수와 민중
    5. 십자가 처형
    6. 갈릴래아에서 만나자一부활사건
제2장 예수운동의 전진(사도행전)
    1. 예루살렘에서의 예수의 민중운동
    2. 이스라엘 민중운동의 목표와 사상
    3. 민중사실
제3장 바울로의 삶과 증언
    1. 그의 삶
        1) 바울로의 위치
        2) 민중사건에 항복한 사울
        3) 바울로의 연대기
    2. 바울로의 증언
        1) 인간세계 심판
        2) 사람됨의 조건
        3) 죽음에서의 탈출
    3. 그리스도와 역사
    4. 자유인의 길
        1) 앞을 향해 달리는 삶(필립 13,1~14)
        2) 하느님 앞에 선 존재 (갈라 4, 1~10)
        3) 이웃과 더불어의 존재
    5. 바울로의 민중론
        1) 고린토교회의 사회계층
        2) 민중을 보는 바울로의 눈
        3) 택함을 받은 민중
    6. 바울로의 수난기
        1)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
        2) 예루살렘에서
        3) 문제점들
        4) 바울로는 ‘정치범’이 아닌가
        5) 예수의 수난사와 바울로의 수난기
제4장 요한의 증언
    1. 요한복음의 특이성
        1) 공관서와의 관계
        2) 요한의 정신적 풍토
        3) 예수의 새 해석
    2. 개벽의 선언
    3. 갈림길
제5장 박해와 희망(계시록의 신앙)
    1. 묵시문학의 성격
    2. 로마제국과의 대결
    3. 결단할 때
    4. 영원의 노크
    5. 마라나타
한국어로 된 성서 연구 참고문헌
전집간행에 부치는 말
판권
Board Pagination Prev 1 Next
/ 1
위로
텍스트를 수정한 후 아래 [수정요청] 버튼을 클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