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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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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복음서의 과제

테마를 조금 바꾸어서 마르코의 삶의 자리(Sitz im Leben)에 대해서 얘기해보기로하지요. 어제 잠깐 언급했습니다만, 마르코복음에 대해서 내가 『신약성서개론』에 썼던 것이 1968년인가 69년이었는데, 거기에는 그 저작연대를 A.D. 64년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생각으로는 예루살렘이 파괴되고 이스라엘이 멸망당한 A.D. 70년 이후라고 생각합니다. 가톨릭의 성서학자 그닐카는 A.D. 73년경이라고 상정하는데, 아마 그쯤이 맞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 시대의 유다 전쟁이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피비린내나는 것이었는가하는 데 대해서는 여러분이 아시는 바와 같습니다. 속임수에 넘어가 죽임을 당한 자가 8천 명에 달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로 대참상이었습니다. 그 전쟁은 갈릴래아에서 시작해서, 예루살렘으로 로마의 공격이 집중됐던 것입니다.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5개월 간이나 치열한 전무가 계속되었습니다. 작은 성에서 5개월간의 격전이라고 하는 것은 대단한 것입니다. 기록에 의하면, 그 전쟁에서 어느 날에는 하루 500명이 죽었다고 합니다. 로마에 반항하는 자는 십자가형에 처해졌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십자가형에 처하려고 하면 많은 양의 목재가 필요합니다. 일시에 500명을 죽였으므로, 그후에는 목재가 달려서 일일이 십자가에 달아 죽이지를 못하였다는 것이 요세푸스의 기록에 나와 있습니다. 그처럼 피범벅이 된 잔인한 전쟁이 계속된 데는 물론 유다인의 책임도 있지만, 로마의 가차없는 공격이 그런 결과를 가져왔던 것입니다. 결국 예루살렘은 함락되었고, 신전은 파괴되고 말았습니다. 로마 당국은 그때부터 '주피터'란 이름과 같은 뜻을 가진 '엘리아 카피톨리나'(Clolonia Aelia Capitolina)라고 하는 이름을 예루살렘에 붙였습니다.

우리들이 지금 사용하고 있는 '팔레스틴'이라고 하는 이름은 '필리스트'(불레셋)에서 나온 것입니다. 필리스트는 이스라엘의 숙적이었습니다. 영원한 적이었지요. '팔레스틴'은 대단히 잔인하고 구체적인 명칭입니다.'이 땅은 필리스트의 것이다'라고 하여 그 땅에 살 던 유다인을 전부 쫓아내고 거기를 '팔레스틴'이라고 명명했던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전쟁이 일어나자마자 피란을 갔습니다. 지금은 대수롭지 않은 일로 생각될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시대에는 자기의 고향에서 쫓겨난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합니다. 당시는 부락공동체적 생활이 생존을 보장하는 유일한 기반이었으니까요. 거기로부터 추방되어 타지로 나가 떠돌아다니는 것은 죽음을 의미합니다. 먹을 것도 문제지만 생활의 위험은 대단한 것이었기 때문에, 그리스도인을 비롯하여 팔레스틴 바깥으로 내몰린 대부분의 유다인은 내일의 기약이 없는 하루하루를 정처 없이 떠돌며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입니다. 팔레스틴 주변 지역은 전쟁으로 인해 고향에서 내쫓긴 무수한 방랑자들로 득실거렸습니다. 이러한 현장에서 마르코(또는 마르코 교단 내지는 마르코공동체라고 해도 좋겠지요)에게는 몇 가지 중대한 과제가 있었습니다.

그중 하나는, 성전이 파괴되어 예루살렘도 없어지고, '유다'라는 나라가 멸망해버린 현장에서 이제까지의 유다교의 전통을 어떻게할 것인가, 그리스와 유다의 전통을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가라고 하는 과제였습니다.

두 번째는, 고향을 잃어버린 백성들을 어떻게 하면 좋은가, 둥지를 잃어버린 새처럼 보금자리를 잃고 생계의 보증도 없이 뿔뿔이 흩어진 사람들을 어떻게할 것인가 하는 문제였습니다.

세 번째로는, 놀랍게도 그때 이미 교권논쟁이 시작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 전쟁의 와중에서 말입니다. 바울로가 갈라디아서 1장 8~9절에서 한 유명한 말, "내가 전한 복음과 다른 것을 전하는 자는 저주를 받아 마땅합니다"는 이러한 사정을 반영하고 있는 것인데, 이미 교리적인 선전포고를 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고린토 전서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당시에 이미 여러 개의 교리적 분파가 생겨서 심각한 문제가 되어 있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하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사도권(使徒權)도 커다란 문제였습니다. 사도들은, 자기 자신들에게야말로 가르칠 권리가 있으니까 우리들의 가르침에 따르라고 합니다. '사도'라고 하는 것은 상징적인 것으로서, 사도행전에도 12사도가 필요하므로 한 사람을 더 선거해서 뽑아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12라고 하는 상징적 숫자만큼의 사도들이 '아포스톨로스'(사도)로서의 권리를 주장하는 데 대하여 어떻게 하면 좋은가 하는 문제였습니다. 이것은 교권논쟁과 깊이 관련된 문제입니다.

네 번째는 두 번째 것과 관계가 있습니다만, 언제나 죽음의 위험에 직면하고 있는 고난의 민중, 단 한 순간의 목숨도 보장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 예수의 고난과 예수의 십자가를 어떻게 설명하면 좋은가 하는 문제였습니다.

끝으로, 예수의 부활과 하느님 나라의 문제였습니다. 예수의 부활과 동시에 하느님 나라가 도래하리라고 믿고 있었는데, 그대로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예수가 부활하면 그것으로 만사가 해결될 것으로 믿었는데 오히려 정반대로 비참은 극한 상황에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부활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부활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부활을 부정할 것인가? 등등. 이러한 물음들에 대하여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하는 과제를 가지고 마르코는 고민해야 했던 것입니다.

이상의 과제에 전제가 되는 것이 있습니다. 앞에서 이미 말씀드렸듯이, 마르코복음은 유다전쟁이 일어난 후에 즉 A.D. 70년 이후에 기록된 것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얘기를 해왔는데, 거기에는 두 가지 근거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마르코복음 13장에 있는 '소묵시록'은 유다 전쟁이 이미 있었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뿐만 아니라, 예루살렘 성전이 전부 파괴되고 말 것이라는 예수의 예언도 이미 일어난 일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합니다만, 나의 생각은 거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두 번째로 들 수 있는 것은—이것은 나 자신의 견해입니다만—마르코에 두 번이나 5천 명과 4천 명의 굶주린 군중이 예수를 따라 갔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이렇게 작은 복음서에 그것이 두 번씩이나 반복되고 있는 것은 상식적인 일일 수가 없다고 나는 보고 있습니다. 3일간이나 먹지 못하고 다만 예수를 따라다니는 군중, 그들을 보고 예수가 한 말이 중요합니다. "목자를 잃은 양의 무리에게 무언가 먹을 것을 줘야 한다", "지도자도 없이 뿔뿔이 흩어져 중심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무언가 먹을 것을 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한 그 말 말입니다. 그러한 일이 역사적으로 예수시대에 있었던가 없었던가는 별문제로 하더라도, 어쨌든 바로 여기에 마르코복음이 씌어지던 당시의 그리스도인을 포함한 유다인의 상황이 반영되어 있다고 나는 생각하는 것입니다. 즉, 이것이 A.D. 70년 이후의 민중의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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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약속을 믿고 산 민족사 : 구약
       
제1장 한 책의 민족 이스라엘
제2장 인간사 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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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분단 200년
제7장 예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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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예언자의 말의 성격
    10. 과거, 현재, 미래
   
제3부 새로운 개벽 : 신약
   
제1장 예수의 사건
    1. 예수의 시대상
    2. 역사와 해석자
    3. 예수의 선포
        1 ) 하느님 나라의 초대
        2) 낡은 질서와의 대결
    4. 예수의 행태
        1) 무슨 권위로
        2) 예수와 민중
    5. 십자가 처형
    6. 갈릴래아에서 만나자一부활사건
제2장 예수운동의 전진(사도행전)
    1. 예루살렘에서의 예수의 민중운동
    2. 이스라엘 민중운동의 목표와 사상
    3. 민중사실
제3장 바울로의 삶과 증언
    1. 그의 삶
        1) 바울로의 위치
        2) 민중사건에 항복한 사울
        3) 바울로의 연대기
    2. 바울로의 증언
        1) 인간세계 심판
        2) 사람됨의 조건
        3) 죽음에서의 탈출
    3. 그리스도와 역사
    4. 자유인의 길
        1) 앞을 향해 달리는 삶(필립 13,1~14)
        2) 하느님 앞에 선 존재 (갈라 4, 1~10)
        3) 이웃과 더불어의 존재
    5. 바울로의 민중론
        1) 고린토교회의 사회계층
        2) 민중을 보는 바울로의 눈
        3) 택함을 받은 민중
    6. 바울로의 수난기
        1)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
        2) 예루살렘에서
        3) 문제점들
        4) 바울로는 ‘정치범’이 아닌가
        5) 예수의 수난사와 바울로의 수난기
제4장 요한의 증언
    1. 요한복음의 특이성
        1) 공관서와의 관계
        2) 요한의 정신적 풍토
        3) 예수의 새 해석
    2. 개벽의 선언
    3. 갈림길
제5장 박해와 희망(계시록의 신앙)
    1. 묵시문학의 성격
    2. 로마제국과의 대결
    3. 결단할 때
    4. 영원의 노크
    5. 마라나타
한국어로 된 성서 연구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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