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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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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으로

예수의 예루살렘 진격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불트만 같은 신학자에 의하면 예수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예루살렘에 진격한 것이 아니고 우연히 갔다가 우연히 죽게 되었다고 합니다만, 이것은 예수의 죽음을 교통사고로 죽은 것과 조금도 다름없는 것으로 취급한 것입니다. 나는 그와 같은 견해에 대해서 몹시 분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보른캄은, 예수는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예루살렘에 올라간 것이라고 합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봅시다. 예수의 예루살렘 진격은 어떤 목적이 있었던 것이라고 하는 것을 나타내주는 구체적인 구절이 있습니다. 예수는 제자들과 함께 예루살렘에 올라갔습니다. 그때의 예수의 태도가 너무나도 진지했기 때문에 아무도 입을 열어 무슨 말을 할 수가 없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마르 10, 32). 이것은 위의 가설을 뒷받침해주는 매우 중요한 자료입니다.

예루살렘 성전에서 예수가 도전한 사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론(異論)이 있어서 정확하게 사건의 진상을 재현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예수의 목표가 예루살렘이었고, 그중에서도 성전이었으며, 성전을 이런 꼴로 두어서는 안 된다고 하는 생각을 가지고 예수가 행동했다고 하는 사실만은 확실하며, 이 점에 대해서는 추호도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예수가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예루살렘에 진격했다고 하는 것을 뒷받침해주는 근거는 아래와 같은 맥락에서도 발견됩니다.

마카베오 전쟁이 일어나기 전부터 하시딤이라는 신앙집단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마카베오서에 나옵니다. 이 신앙집단의 사람들은 예루살렘이 너무나도 타락했기 때문에 예루살렘을 거부하여 탈예루살렘의 선구가 되었습니다. 예루살렘은 부패해버렸다, 그러니 거기에서 더 이상 살 수는 없다, 그래서 그들은 예루살렘에 가까운 지역에서 금욕생활을 했습니다. 이들은 마카베오 전쟁을 승리로 이 끄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자 권력욕에 사로잡힌 마카베오 가문은 하스몬왕가가 되었고, 이에 대한 반발이 내 부에서 일어나 하시딤은 두 개의 파로 분열했습니다. 하시딤의 탈예루살렘 전통을 그대로 계승한 그룹이 에쎄네파이고 잔존파가 바리사이파입니다. 젤롯타이도 탈예루살렘파였지만, 거기에 머무르지 않고 한걸음 더 나아간 반예루살렘파였습니다. 그들은 로마에 항거하여 해방을 위한 투쟁을 벌였습니다. 그런데 공격목표는 예루살렘이었습니다. '로마 등 외국세력이 침략해 들어오면 곧바로 타협해버리는 예루살렘을 깨끗이 숙청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한 가지 점에서 탈예루살렘파와 반예루살렘파의 의견은 일치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그 시대의 분위기였던 것입니다.

예수는 반예루살렘파에 속하고 있습니다. 갈릴래아는 토지가 없는 농민이 대부분이었는데, 예루살렘에는 놀랍게도 수많은 라삐들과 사제들이 부유하고 사치스런 생활을 하고 있었다는 많은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그들은 갈릴래아 지방에 토지를 가진 이른바 부재지주였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젤롯타이가 예루살렘을 공격했을 때 맨 먼저 토지문서와 빚문서와 노예문서를 전부 꺼내어 불살라버렸던 것입니다. 민중의 적 예루살렘! 그러한 열기 속에 예수가 예루살렘으로 올라간 것은 결코 우연일 수 없습니다. 목적이 있었음에 틀림없습니다. 유감스럽게도 복음서에 나타난 것 이외에는 예수가 그 이상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알 수가 없습니다. 게릴라부대를 이끌고 폭력으로 무언가를 하려고 했다는 주장도 있으나, 본문은 그런 상상을 허락치 않습니다. 함석헌 선생은 "손에 바늘 하나 들지 않고 예루살렘에 들어갔다"는 식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작은 나귀를 타고 몇 명 안 되는 시골사람들을 데리고 타박타박 입성한 것을 보면, 우스운 진격장면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예수는 '유머'가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이 삿포로든지, 동경이든지, 서울이든지 간에 그와 같은 꼴로 터벅터벅 걷어들어와 무언가를 하려고 한다면 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되기 십상이겠지요. 그러나 예수는 실제로 그렇게 입성했던 것입니다. 죽임을 당할 작정이었던 것입니다.

예수가 만일 폭력을 행사했더라면 그것으로 끝장나지 않았을까? 그리스도인이 젤롯타이와 손잡지 않은 것은 현명했습니다. 젤롯타이는 깡그리 멸망해 버렸으나, 그리스도인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예수는 폭력으로 폭력에 맞선다고 하는 악순환에 말려들지 않았다고 나는 보고 있습니다.

어쨌든 예수는 정치범으로 체포되었고 유다의 정치지도자로서 로마제국과 관련된 일로 십자가형에 처해졌던 것입니다.

예수가 죽임당한 후, 바로 그 결과로 그렇게도 비접했던 갈릴래아의 민중이 일어나서 세계를 정복하게 되리라고는 어느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입니다. 이 사건을 둘러싼 사정은 수수께끼일 뿐 확실한 자료를 통해서 알 수는 없습니다만, 그것은 어찌되었든지간에 바로 이러한 예수를 마르코는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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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고전(古典)으로서의 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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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성서의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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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성서에서 보여주는 역사의 주체
제5장 성서의 자료와 편집
       
제2부 약속을 믿고 산 민족사 : 구약
       
제1장 한 책의 민족 이스라엘
제2장 인간사 서장
    1. 창조된 세계와 인간(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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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엑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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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하느님과의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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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종족공동체의 형성
    1. 가나안 정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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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판관 삼손(판관 13~16장)
        2) 판관 기드온(판관 6~8장)
제6장 왕국시대
    1. 왕권과 국가
    2. 다윗왕조
    3. 왕국시대
        1) 솔로몬 왕
        2) 분단 200년
제7장 예언자
    1. 예언자의 현장
    2. 찬양과 저주一나단
    3. 왕권과의 대결자一엘리야
    4. 종교보다 정의를一아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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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해골의 부활一에제키엘
    8. 너 위한 수난一이름없는 예언자
    9. 예언자의 말의 성격
    10. 과거, 현재, 미래
   
제3부 새로운 개벽 : 신약
   
제1장 예수의 사건
    1. 예수의 시대상
    2. 역사와 해석자
    3. 예수의 선포
        1 ) 하느님 나라의 초대
        2) 낡은 질서와의 대결
    4. 예수의 행태
        1) 무슨 권위로
        2) 예수와 민중
    5. 십자가 처형
    6. 갈릴래아에서 만나자一부활사건
제2장 예수운동의 전진(사도행전)
    1. 예루살렘에서의 예수의 민중운동
    2. 이스라엘 민중운동의 목표와 사상
    3. 민중사실
제3장 바울로의 삶과 증언
    1. 그의 삶
        1) 바울로의 위치
        2) 민중사건에 항복한 사울
        3) 바울로의 연대기
    2. 바울로의 증언
        1) 인간세계 심판
        2) 사람됨의 조건
        3) 죽음에서의 탈출
    3. 그리스도와 역사
    4. 자유인의 길
        1) 앞을 향해 달리는 삶(필립 13,1~14)
        2) 하느님 앞에 선 존재 (갈라 4, 1~10)
        3) 이웃과 더불어의 존재
    5. 바울로의 민중론
        1) 고린토교회의 사회계층
        2) 민중을 보는 바울로의 눈
        3) 택함을 받은 민중
    6. 바울로의 수난기
        1)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
        2) 예루살렘에서
        3) 문제점들
        4) 바울로는 ‘정치범’이 아닌가
        5) 예수의 수난사와 바울로의 수난기
제4장 요한의 증언
    1. 요한복음의 특이성
        1) 공관서와의 관계
        2) 요한의 정신적 풍토
        3) 예수의 새 해석
    2. 개벽의 선언
    3. 갈림길
제5장 박해와 희망(계시록의 신앙)
    1. 묵시문학의 성격
    2. 로마제국과의 대결
    3. 결단할 때
    4. 영원의 노크
    5. 마라나타
한국어로 된 성서 연구 참고문헌
전집간행에 부치는 말
판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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