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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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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부활사건
민중의 부활사건
어떤 부활을?

어제 여러분 중 한 분이 부활에 대한 질문을 하셨지요? 그래서 오늘 저녁에는 약속한 대로 부활에 대해서 말해보겠습니다. 저는 강연을 할 기회가 자주 있는데 그런 질문을 많아 받아왔습니다. 특별히 나를 당황케 하는 것은 "당신은 부활을 믿습니까?"라는 질문이었습니다.

나는 오랫동안 불트만의 영향 밑에 있었습니다. 그의 저서는 모두 정밀하게 읽었고 많은 공감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불트만학회라할 수 있는 '알터 마르부르크학회' 일원으로서 1년에 1주일씩은 그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부활에 관련된 한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어떤 용감하고 열성 있는 목사가 불트만의 집으로 찾아왔습니다. 그는 그의 방에 들어서자마자 "같이 기도하십시다" 하고 불트만과 그의 학문을 위해서 축복하는 기도를 드렸습니다. 기도가 끝난 후 불트만과 정면으로 마주앉자 그는 엄숙한 표정으로 이렇게 물었습니다. "불트만 교수, 당신은 부활을 믿습니까?" 이에 대해서 불트만은 가타부타 말하지 않고 입에 파이프를 문 채 잠깐 침묵을 지키다가 "어떤 부활 말입니까?" 하고 반문했습니다. 이 반문에 그 목사는 분개해서 "부활이면 부활이지, 어떤 부활이라니요? 당선의 말은 더 이상 들을 필요가 없소. 방금 내가 당신을 위해 한 축복의 기도는 전부 취소하겠소"라고 내뱉고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부활을?'이라는 질문에는 두 가지 뜻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어떤 형태로 대답해야만 묻는 자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느냐 하는 의미입니다. 까닭은 질문자마다 부활에 대해서 다양한 표상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성서에는 부활에 관하여 다양한 증언이 전승되어 있는 관계로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기 때문에 성서 가운데 어느 부활전승을 묻느냐라는 뜻입니다.

그럼, 둘째 문제부터 개괄적으로 이야기해볼까요. 먼저 복음서에서 지적할 것은, 마르코복음에서 요한복음에 이르기까지 예외 없이 부활과 빈 무덤 사건을 직결시키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후에 다시 언급하겠습니다. 다음에 주목할 것은 고린토전서 15장 3절 이하와 데살로니카전서 4장 13절 이하에 전승된 이른바 '부활의 케리그마'입니다. 그중에 특별히 고린토전서의 것은 예수의 부활의 역사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도 견해가 갈립니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 크게 떠받드는 칼 바르트는 이것은 역사적 부활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에 대해서 원래 역사적 부활을 거부하는 입장에서 있는 불트만은 그러나 이 부활고백만은 역사적 부활을 의미한다고 봅니다. 저도 이것만은 역사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보는 입장입니다. 이 말은 예수가 부활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려고 했다는 의미이지, 부활한 예수의 목격자에 대한 배역(配役)이 역사적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런 전제를 가지고 생각할 때 다음의 문제가 제기됩니다. 하나는 그것이 역사성을 강조함에도 불구하고 빈 무덤에 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뿐만 아니라 목격자들의 현장도 전혀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사람들 중에는 고린토전서 15장 4절 "무덤에 묻힌 것과…… 사흘 만에 다시 사신 일입니다"를 빈 무덤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주장한 이도 있으나, 그런 추측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아시는 대로 3~7절까지는 3절 맨 처음에 바울로 자신이 말한 바와 같이 그가 전해받은 것으로서, 바울로 이전에 이미 성립된 초대 그리스도교단의 고백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8절 즉 "그리고 맨 나중에 달이 차지 못해 난 자 같은 나에게도 나타나셨습니다"라는 개인의 경험을 다른 목격자들과 같은 비중으로 첨가하여 부활의 의미를 바꿔놓았습니다. 이것은 사도권 주장과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예수의 제자들은 부활의 첫 목격자라는 데 그 권위의 근거를 두고 있었습니다. 전승에 따르면 부활현시의 장소는 갈릴래아와 예루살렘, 두 곳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루가는 부활과 승천을 구별함으로써 지상에서의 부활기간을 설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최소한 1년 내지 2년 이후에 일어난 바울로의 체험을 루가가 이해한 부활과 대비시키면 부활의 뜻이 달라집니다. 즉 바울로가 말한 부활은 죽었던 자가 살아 나서 지상에 배회하는 그런 부활이 아니라 언제나, 누구에게나, 어디서나 실존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부활을 말하는 것이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울로에게는 그리스도의 부활이 결정적으로 그의 신앙의 주춧돌이 되고 있음을 강조합니다. "만일 그리스도께서 다시 살아나시지 않았다면 여러분의 믿음은 헛된 것이 되고 여러분은 아직도 죄 가운데 있는 것입니다"(17절). 그는 그리스도가 부활했기 때문에 그를 따르는 그리스도인에게도 부활이 보장되었다고 확신합니다(고전 15, 20 이하). 이렇게 확고한 부활신앙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울로가 어떤 부활을 말하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이미 언급한 대로 바울로는 빈 무덤에 관해서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 런가 하면 "살과 피로 된 존재로서는 하느님 나라를 이어받을 수 없으며 썩을 것은 썩지 아니할 것임을 이어받지 못합니다"(고전 15, 50)라고 단언합니다. 이것은 육(sarks)의 부활을 거부하는 것이라고 보아도 무방한 것입니다. 그러면 그는 단순히 영(pneuma)의 부활을 말한 것인가? 그렇지 않습니다. 바울로에게는 언제나 기이한 표현이 있습니다. 그것은 '부활한 몸' 또는 '영의 몸'이라는 표현입니다. 이원론적으로 말하면 성립되지 않는 말입니다. 영이면 영이고, 몸이면 몸이지 왜 영의 몸입니까? 여기서 바울로는 '몸'(soma)을 독특한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즉 바울로가 말하는 몸은 '육'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영'도 아닙니다. 예수는 '몸'으로 부활했다는 것입니다. 동시에 사람들도 몸으로 부활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무엇인가? 분명한 것은 사람에 대한 이원론적인 이해를 극복하려는 것이며 '총체적인 인간'을 말하려는 것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는 육의 몸이 변하여 영의 몸이 된다는 말도 합니다. 이런 말들 중에서 그가 거부하려는 내용은 알겠으나, 어떤 부활을 말하려는지는 아직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우리들은 보통 '몸'과 '육'을 구별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서에서 몸의 부활을 말할 때, 그것은 곧 죽었던 육이 살아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나는 개인적인 입장에서도 부활에 관한 이런 표상에는 반대합니다. 까닭은 만일 그렇게 된다면 부활한 삶은 죽기 이전의 삶의 연장이 될 테니까요. 죽은 어린애는 어린애로 부활하고, 여자는 여자로, 노인은 노인으로, 거기다가 미운 사람은 미운 대로, 고운 사람은 고운 대로 영원한 삶을 누린다는 이 표상이 얼마나 잘못된 것입니까? 여기서 우리는 몸의 부활은 육의 부활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해둬야 할 것입니다. 동시에 몸의 부활을 말하는 바울로는 부활이 무슨 유령과 같은 것으로 된다는 말도 아니라는 것을 입증한 것이 됩니다. 그러나 바울로는 그 당시의 사람들이 지니고 있던 부활에 대한 표상이 잘못된 것을 시정했을 뿐, 그것이 실상 어떤 부활인가에 대해서는 이미 언어의 차원을 넘어선 것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상 요한복음에서도 이런 한계를 볼 수 있습니다. "부활의 현장에 있지도 않았던 토마가 부활을 극구 부인할 때 다시 나타난 예수는 그 사실을 토마에게 확신시키기 위해 십자가에 달려서 상처받은 손의 못자국을 만지게 하고 옆구리의 창 자리를 만지게 했다"(요한 20, 24 이하)는 전승으로써 육체의 부활을 말하는가 하면, 문을 잠그고 두려움에 떨고 있는 제자들에게 문이 잠긴 채로 유령처럼 방안으로 들어섰다는 기록(20, 19 이하)도 있어서 부활이 무엇을 말하는가 하는 관심에 혼선만 가져다줍니다. 한마디로 모두 예수가 부활했다는 확신에 차 있기는 했으나 '어떻게'라는 서술은 불가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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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권
표지
증보판에 부치는 말
머리말
       
제1부 고전(古典)으로서의 성서
       
제1장 고전의 의미
    1. 인류와 고전
    2. 현대인과 고전
제2장 성서의 특성
제3장 성서를 보는 눈
제4장 성서에서 보여주는 역사의 주체
제5장 성서의 자료와 편집
       
제2부 약속을 믿고 산 민족사 : 구약
       
제1장 한 책의 민족 이스라엘
제2장 인간사 서장
    1. 창조된 세계와 인간(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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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도상의 나그네
    1. 족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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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엑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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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종족공동체의 형성
    1. 가나안 정착
    2. 이스라엘 종족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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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판관 삼손(판관 13~1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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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왕국시대
    1. 왕권과 국가
    2. 다윗왕조
    3. 왕국시대
        1) 솔로몬 왕
        2) 분단 200년
제7장 예언자
    1. 예언자의 현장
    2. 찬양과 저주一나단
    3. 왕권과의 대결자一엘리야
    4. 종교보다 정의를一아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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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해골의 부활一에제키엘
    8. 너 위한 수난一이름없는 예언자
    9. 예언자의 말의 성격
    10. 과거, 현재, 미래
   
제3부 새로운 개벽 : 신약
   
제1장 예수의 사건
    1. 예수의 시대상
    2. 역사와 해석자
    3. 예수의 선포
        1 ) 하느님 나라의 초대
        2) 낡은 질서와의 대결
    4. 예수의 행태
        1) 무슨 권위로
        2) 예수와 민중
    5. 십자가 처형
    6. 갈릴래아에서 만나자一부활사건
제2장 예수운동의 전진(사도행전)
    1. 예루살렘에서의 예수의 민중운동
    2. 이스라엘 민중운동의 목표와 사상
    3. 민중사실
제3장 바울로의 삶과 증언
    1. 그의 삶
        1) 바울로의 위치
        2) 민중사건에 항복한 사울
        3) 바울로의 연대기
    2. 바울로의 증언
        1) 인간세계 심판
        2) 사람됨의 조건
        3) 죽음에서의 탈출
    3. 그리스도와 역사
    4. 자유인의 길
        1) 앞을 향해 달리는 삶(필립 13,1~14)
        2) 하느님 앞에 선 존재 (갈라 4, 1~10)
        3) 이웃과 더불어의 존재
    5. 바울로의 민중론
        1) 고린토교회의 사회계층
        2) 민중을 보는 바울로의 눈
        3) 택함을 받은 민중
    6. 바울로의 수난기
        1)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
        2) 예루살렘에서
        3) 문제점들
        4) 바울로는 ‘정치범’이 아닌가
        5) 예수의 수난사와 바울로의 수난기
제4장 요한의 증언
    1. 요한복음의 특이성
        1) 공관서와의 관계
        2) 요한의 정신적 풍토
        3) 예수의 새 해석
    2. 개벽의 선언
    3. 갈림길
제5장 박해와 희망(계시록의 신앙)
    1. 묵시문학의 성격
    2. 로마제국과의 대결
    3. 결단할 때
    4. 영원의 노크
    5. 마라나타
한국어로 된 성서 연구 참고문헌
전집간행에 부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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