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민중신학과 교회론

나는 민중신학에 대해서 많은 논문을 쓰고 강연을 했다. 그런데 '민중과 교회'라는 주제로 글을 쓰거나 말을 한 적은 한 번도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 좀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교회론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많은 분들이 민중신학에는 교회론이 없다고 한다. 외국에서 민중신학을 연구하는 사람들도 민중신학에서 '그리스도론'은 어느 정도 발전하고 있는데 '교회론'은 아주 없다고 인정하고 있다.

민중신학에 공감하고 지지를 보내고 있는 분들은 민중신학자들이 '교회론'을 다루어주기를 바라기도한다. 나 자신도 이와 같은 현실 때문에 민중신학에서 '교회론'을 다루어야겠다는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민중과 교회'라는 제목으로 어렵풋이 '교회론'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싶다. 이 글이 '민중과 교회'라는 문제에 대해 분명한 해결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전문적이지는 못하다. 나 자신이 가능성을 조명해가는 첫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린토서와 공관복음서—특히 마르코복음과 루가복음—를 통해 민중신학이 말할 수 있는 교회론의 범위는 설정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