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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역사의 담지자

by 운영자 posted Dec 1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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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역사의 주인
1. 역사의 담지자

"누구든지 나를 따르려거든 제 십자가를 지고"라는 말씀은 많은 수수께끼를 안은 채 여러 가지 것을 말하고 있다. 사람들이야 알아듣건 말건 간에.

십자가를 지는 자는 권력에 있어서 패배자이고, 권력자에게 저주 받은 자이다. 그런 의미에서 눌린 자, 약자이다. 그렇다면 제 십자가를 지라는 말의 본뜻은 역설적으로 약자, 패배자만이 십자가를 질 수 있다는 말이다. 알렉산더대왕 이후 권좌에 앉게 된 그리스도는 패배자일 수는 없고, 그렇다고 십자가를 내버릴 수도 없어서, 결국 그것을 교리적(영적) 솜방망이에 싸고 싸서 황금의 십자가로 만들어 장식품으로 삼았다. 까닭은 그것을 지고 가기가 싫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십자가를 지고"의 '십자가'를 '역사'라는 말로 바꾸어 생각해본다. 이렇게할 수 있는 것은 예수의 십자가사건이 인류의 죄를 걸머짐으로 역사에 전환을 가져왔다는 교리가 이러한 사변의 다리를 쉽게 놓아주기 때문이다. 그러면 역사를 짊어지고 가는 자는 누구인가?

헤겔은 세계정신이 자기 전개를 완성하는 과정을 역사라고 보았다. 그리고 이 역사를 짊어지는 것은 민족(Volk)이라는 단위라고 보았다. 한 민족이 역사를 짊어지고 가다가 기진하면 다른 민족이 그 배턴을 받아 전진한다고 본 것이다. 그러면 성서는 어떠한가? 여기에서는 예수 당시와 맨 처음 교회 그리고 그 다음 단계의 그리스도 공동체, 이렇게 세 단계에서 한 가지씩 예를 찾아 분석하여 그 공통점을 제시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