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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병무전집1 |
역사와 해석
(한길사)
제2부
약속을 믿고 산 민족사 : 구약
제1장 한 책의 민족 이스라엘

1948년 이스라엘 민족이 팔레스틴에 나라를 재건했을 때 사람들은 3천 년 묵은 고목에서 꽃이 피는 기적이 일어났다고 했다. 이 민족의 이름은 셋이다. 히브리, 이스라엘 그리고 유다이다. 국가 형태로는 이스라엘과 유다 왕국이 합쳐졌다 갈라졌다 했는데, 이스라엘 북왕조가 아시리아에게 망한 것은 B.C. 721년, 유다 남왕조가 바빌론에게 망한 것은 B.C. 586년이다. 그후부터는 가끔 지배국의 관용으로 자치권이 확대된 기간과, 잠시 동안 제 힘으로 예루살렘 수도를 다시 찾고 판도를 넓혀 비록 완전한 자유는 누리지 못했으나 실질적인 주권행사를 했던 하스몬왕조시대(일명 마카베오 가, B.C. 142~63년)의 79년 동안을 제외하고는 줄곧 시리아, 바빌론, 셀류커스 그리고 로마제국의 식민지로서 그 세력 밑에서 신음하였다. 이러한 가운데서 그들의 억울함과 분노는 극에 이르러 마침내 로마에 대한 민중봉기를 일으켜 유다 전쟁을 일으켰는데(A.D. 66~70년), 결과적으로는 완전히 패배당하여 그들의 생명의 상징과 같은 예루살렘성과 그것의 상징인 성전은 초토화되고 민중이 된 이들은 자기 땅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되었다. 로마는 유다인을 숙청한 셈이다. 그 구체적인 증거로는 그 땅의 이름을 저들의 고대의 숙적이었던 불레셋에서 따서 '팔레스틴'이라고 변경한 것에서도 볼 수 있다.

이처럼 주권은 고사하고 자기 땅에서마저 쫓겨나서 온 세계로 흩어져서 방랑하는 민족이 된지 어언 2천여 년, 저들의 풍속은 물론 자기들의 말마저도 깡그리 잊어버릴 수밖에 없게 되었던 것이다. 이 같은 떠돌이 생활은 저들로 하여금 역사에 유례없는 악명 높은 민족으로 만들었는데, 그것은 백인들의 우월감과 배타성에 첫째 원인이 있겠지만 저들도 살아남기 위해 가난과 박해 속에서 쪼들리고 움츠 러든 탓도 있다. 그러나 바로 그런 수난 속에서 저들은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사는 방법을 배워서 국제경제에서 상당한 세력권을 이루었고, 또 이따금 세계를 주름잡는 무관(無冠)의 왕 같은 천재들이 돌출하여 세계를 놀라게 하면서도, 또 그만큼 질투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예수도 유다인이지만 바로 그에 의해 이루어진 그리스도교에 반기를 든 사람들 중 칼 마르크스(Karl Marx, 1818~1883년)를 비롯하여, 정신세계에서 그리스도교에 도전하면서 혁명을 일으킨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S. Freud, 1856~1939년), 대철인(大哲人) 스피노자(B. Spinoza, 1632~1677년), 천재적인 문학가 중 카프카(F. Kafka, 1883~1924년), 토마스 만(T. Mann, 1875~1955년), 음악계의 멘델스존, 그리고 현대 과학과 기술에 혁명을 일으킨 아인슈타인(A. Einstein, 1879~1955년) 같은 이가 모두 이 민족의 피를 이어받았다. 그리고 최근에 와서 철학의 좌파 내지 네오 마르크시스트로 알려진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아도르노(T. W. Adorno, 1903~1969년), 호르크하이머(M. Horkheimer, 1895~1973년), 마르쿠제(H. Marcuse, 1898~1979년), 하버마스(Jürgen Habermas, 1929년~)그리고 에리히 프롬(Erich Fromm, 1900~1980년) 등도 유태인이며, 새로운 각도에서 그리스도교에 도전함으로써 역으로 영향을 끼쳐 희망의 신학을 촉발시킨 블로흐(E. Bloch, 1885~1977년)도 빼고 생각할 수 없다.

서구 문명에 접하는 사람들은 유태인의 문화적 침투에 놀랄 것이다. 내적으로는 반유태주의가 백인세계에 그토록 팽창하여, 반유태주의를 모르고는 백인 정신사의 이면을 이해할 수 없으리만큼 됐다. 사적(史的)으로 보면 로마의 네로시대부터 스페인, 러시아를 위시한 전 백인세계에서, 그리고 마침내 히틀러의 지휘로 역사상 다시 있을 수 없는 유태인학살, 아니 근절운동이 벌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구 문화의 유산을 보면 유태인의 것으로 범람하고 있다. 중세부터의 예술세계나 사상에 유태인의 역사가 테마가 되고, 헤브라이즘(Hebraism)이라는 것이 헬레니즘(Hellenism)과 함께 서구 문화의 두 산맥을 이루고 있다. 헤브라아즘은 속속 침투되어 서구인들이 이름을 짓는 데에까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무엇이 이렇게 했는가? 그것은 물론 그리스도교를 등에 업고 당당히 등장한 구약성서 때문이다. 유태인과 유다교는 배척하면서 구약을 그리스도의 경전으로 받아들인 결과 근원적으로 저들에게 굴복한 셈이 되었다. 그러기에 니체(F. Nietzsche, 1844~1900년) 같은 사람도 유태인의 문화를 미워한 나머지, 그리스도교는 유태인들이 계획적으로 세계를 정복하기 위해 꾸며낸 조작극이라고 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결국 유태주의의 위력을 폭로한 것뿐이다. 무엇이 이렇게할 수 있었는가?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오직 그들의 민족사이자 경전인 '구약'이라는 단 한 권의 책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저들이 나라를 잃고, 독립된 나라를 갖는 것이 독립된 민족이 될 수 있는 요소라는 정설마저 깨고 역사에서 소멸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세계를 여러 형태로 주름 잡은 것은 이 책에 담긴 얼에 의한 것이었다. 저들은 비록 알알이 흩어졌어도 이 책 하나만은 어디를 가나 갖고 다니면서 그 안에서 자기들의 뿌리를 찾아서 과거와 단절되지 않았으며, 저들의 조상이 앙모하면서도 이루지 못했던 미래를 향한 희망을 이어올 수 있었다. 그들의 조상이 하느님의 약속이라고 믿은 희망은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의 땅'과 직결된 것이었다.

그러나 이 책은 누가 다른 데서 얻어다 준 것도 아니며 하늘에서 떨어진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보편적인 진리를 말하는 것도 아니다. 아니, 이 책은 이 민족과 더불어 형성된 피맺힌 기록이며, 저들의 얼 이 현실에 대항해 벌인 투쟁에서 이루어진 사건의 기록이다. 거기에는 삶의 응결, 그 웃음과 눈물과 고백, 그리고 고투, 이런 것들이 얽히고 설켜 있다. 그러기에 이 책은 우리나라의 『삼국사기』나 『삼국 유사』와 같은 연대사적인 서술이 아니라, 철저히 삶의 몸부림 속에서 형성된 그 민족신앙의 집약이며 동시에 민족사이다.

이 책은 위에서 말한 대로, 여러 잡다한 요소와 제목을 가졌으며 문학적으로 보아 무수한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그 주제는 하나다. 그것은 그 민족의 역사를 통해서 경험한 하느님의 뜻이다. 이 책의 내용은 오랜 세월을 두고 여러 계층에서 되풀이 해석되면서 전해내려온 것들을 편집한 것이다. 그런데 구약은 이스라엘의 민족사와 같이 발전한 것이므로 출애굽기가 처음 책이다. 그것은 저들의 거듭되는 민족적 고백에서도 볼 수 있다(신명 26, 5~9). 이전 것은 그것에 준한 전(前)역사다. 그러나 편의상 성서의 순서를 따르기로 한다.


| 안병무전집1 |
역사와 해석
(한길사)
List of Articles
표지
증보판에 부치는 말
머리말
       
제1부 고전(古典)으로서의 성서
       
제1장 고전의 의미
    1. 인류와 고전
    2. 현대인과 고전
제2장 성서의 특성
제3장 성서를 보는 눈
제4장 성서에서 보여주는 역사의 주체
제5장 성서의 자료와 편집
       
제2부 약속을 믿고 산 민족사 : 구약
       
제1장 한 책의 민족 이스라엘
제2장 인간사 서장
    1. 창조된 세계와 인간(아담)
    2. 잘못 출발된 역사
제3장 도상의 나그네
    1. 족장들
    2. 탈출의 족장 : 아브라함
    3. 하느님과 겨룬 사나이一야곱
제4장 엑소더스
    1. 히브리
    2. 모세
    3. 하느님과의 계약
    4. 십계명
제5장 종족공동체의 형성
    1. 가나안 정착
    2. 이스라엘 종족동맹
    3. 판관들
        1) 판관 삼손(판관 13~16장)
        2) 판관 기드온(판관 6~8장)
제6장 왕국시대
    1. 왕권과 국가
    2. 다윗왕조
    3. 왕국시대
        1) 솔로몬 왕
        2) 분단 200년
제7장 예언자
    1. 예언자의 현장
    2. 찬양과 저주一나단
    3. 왕권과의 대결자一엘리야
    4. 종교보다 정의를一아모스
    5. 남은 무리 一이사야
    6. 심판과 새 가능성 一예레미야
    7. 해골의 부활一에제키엘
    8. 너 위한 수난一이름없는 예언자
    9. 예언자의 말의 성격
    10. 과거, 현재, 미래
   
제3부 새로운 개벽 : 신약
   
제1장 예수의 사건
    1. 예수의 시대상
    2. 역사와 해석자
    3. 예수의 선포
        1 ) 하느님 나라의 초대
        2) 낡은 질서와의 대결
    4. 예수의 행태
        1) 무슨 권위로
        2) 예수와 민중
    5. 십자가 처형
    6. 갈릴래아에서 만나자一부활사건
제2장 예수운동의 전진(사도행전)
    1. 예루살렘에서의 예수의 민중운동
    2. 이스라엘 민중운동의 목표와 사상
    3. 민중사실
제3장 바울로의 삶과 증언
    1. 그의 삶
        1) 바울로의 위치
        2) 민중사건에 항복한 사울
        3) 바울로의 연대기
    2. 바울로의 증언
        1) 인간세계 심판
        2) 사람됨의 조건
        3) 죽음에서의 탈출
    3. 그리스도와 역사
    4. 자유인의 길
        1) 앞을 향해 달리는 삶(필립 13,1~14)
        2) 하느님 앞에 선 존재 (갈라 4, 1~10)
        3) 이웃과 더불어의 존재
    5. 바울로의 민중론
        1) 고린토교회의 사회계층
        2) 민중을 보는 바울로의 눈
        3) 택함을 받은 민중
    6. 바울로의 수난기
        1)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
        2) 예루살렘에서
        3) 문제점들
        4) 바울로는 ‘정치범’이 아닌가
        5) 예수의 수난사와 바울로의 수난기
제4장 요한의 증언
    1. 요한복음의 특이성
        1) 공관서와의 관계
        2) 요한의 정신적 풍토
        3) 예수의 새 해석
    2. 개벽의 선언
    3. 갈림길
제5장 박해와 희망(계시록의 신앙)
    1. 묵시문학의 성격
    2. 로마제국과의 대결
    3. 결단할 때
    4. 영원의 노크
    5. 마라나타
한국어로 된 성서 연구 참고문헌
전집간행에 부치는 말
판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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