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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병무전집1 |
역사와 해석
(한길사)
2. 다윗왕조

이스라엘 왕조시대는 세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첫 왕조시대는 다윗과 솔로몬을 잇는 B.C. 1005~926년으로서 통일왕국시대요, 제2기는 솔로몬왕 사후(死後) 통일왕국이 남북으로 분열되어 북왕국이었던 사마리아가 몰락된 북왕조 이스라엘시대로서 B.C. 926~722년인데, 이때 내적으로는 예언자 엘리야를 시작으로 아모스, 호세아 등이 나타나서 준엄한 비판을 하던 때이다. 그리고 제3기는 남은 남왕조시대로서(B.C. 722~587년) 밖으로 아시리아의 침공을 받아 결국 예루살렘 함락과 더불어 끝난 시대인데, 이 시기에 저 유명한 요시야왕의 대개혁 시도(B.C. 622년)가 있었으며 신명기학파가 이 때 활약했고 예언자로는 이사야, 미가를 위시해서 예레미야가 마지막 인물로 유다의 멸망을 지켜보았다.

이러한 왕조의 흥망사에서 다윗왕이 번영의 절정을 이루어서 후대에 와서는 이스라엘의 선망의 대상으로 미화되고, 마침내 민족적 메시아 사상과 직결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다윗왕조내에는 망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 있었는데, 다윗의 생애가 그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다윗이 판도를 확대한 방법이나 과정, 그리고 그의 삶의 양상은 그의 왕국의 성격을 말하고 있다. 다윗에 관한 이야기는 사무엘하 9~20장과 열왕기상 1~2장에 있다. 사울을 다윗 편에서 그림으로써 사울 자체가 애매하게 될 만큼 다윗을 적극적으로 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객관화하면 대체로 다음의 역사적 줄거리를 추려낼 수 있다.

사울이 왕이 되자 상비군(고용병)과 정병제를 아울러 실시했는데, 다윗은 상비병으로 지원하여 군인으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사무엘상 18~20장 사이에는 다윗에 대한 사울의 질투로 서로간에 야기되는 알력을 서술하고 있으나 실은 다윗이 간교하게 자기 세력을 구축하는 과정이다. 그의 추종자들은 그의 혈족과 함께 이른바 무법자(Desprodos)로 구성되어 있었다(삼상 22, 2). '데스프로도스'란 권력자에게 박해받는 자, 채권자들에게 시달림을 당하는 여러 종류의 사람들로서 불만에 찬 계층이다.17)H.J. 군네벡, 앞의 책, 104면. 말하자면 피압박 민중이다. 이 같은 민중이 다윗에게 기대를 걸었던 것은 사울왕국의 체질을 간접적으로 노출하는 것인데, 그것은 동시에 다윗의 사명이—민중의 기대 —무엇인가를 말한다. 그러나 다윗과 그 왕조는 그런 성격의 것이 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이를 배신했다.

물론 이스라엘의 판도를 넓히고, 남북을 통합하고, 중앙에 확고한 지배체제를 구축하여 강력한 왕국을 세운 다윗왕의 공로는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그는 그의 위치를 굳히고 야욕을 채우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는 판도와 재력을 획득하기 위해서 정략적 결혼을 계속한다. 그 맨 처음 경우인 아비가일이란 여인과의 결혼(삼상 25장)이야기는 그 결혼의 성격이 어떤 것인지를 잘 나타낸다. 나발이라는 부자에게 조공을 바칠 것을 요구하다가 거부당하자 마침내 폭력으로 그의 재산을 빼앗으려고 했는데, 그의 아내인 아비가일의 중재로 그만두었으나 그후 나발은 수수께끼의 죽음을 당하고 그 여인은 다윗의 아내가 된다.

원래 그는 사울왕 휘하의 용병사령관이었다. 그런 그가 이스라엘의 숙적인 불레셋왕 아기스의 수하에 들어가서 봉건주가 된다(삼상 27장). 이것은 그가 어디에서든지 유리한 조건을 내세우는 쪽의 손발 노릇을 할 수 있는 용병의 장(長)이었다는 증거다. 그렇게 하여 그는 가나안의 도시국가 조직 속에 들어가서 그들의 전술을 배울 절호의 기회를 갖게 된다. 그는 불레셋왕 아기스를 속여가면서 그의 용병을 거느리고 계속적으로 약탈과 착취를 일삼는다(삼상 28, 1~2; 29장). 그러므로 이스라엘과의 대결에서, 에집트 편에 서서 자기의 조국 로마에 대적하던 안토니우스(Antonius)와 같은 위치에 서게 되나, 교묘히 빠져나와 이스라엘의 숙적인 아말렉을 쳐부수고 그 공을 등에 업고 개선장군으로 고향에 돌아왔기에 그런 배신의 과거는 은폐된다. 그가 고향에 돌아온 때는 사울과 그의 아들들이 전사한 것과 같은 때로, 우연이 아니다(삼하 1~5장). 그는 그의 고향 베들레헴에서 남부 팔레스틴 산지의 중심인 헤브론으로 그의 부대를 거느 리고 이동해왔다. 이때 "유다의 사람들이 그리로 찾아와 다윗에게 기름을 붓고 그를 유다의 왕으로 삼았다"(삼하 2, 4)고 기록했는데 이것은 그의 과거로 보아서 강제로 한 결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유다는 북부 이스라엘동맹과 상관없는 지역이다. 그러므로 다윗이 유다의 왕이 된 것은 사울의 왕위계승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다윗이 유다의 왕이 된 후 길보아의 전투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울의 아들 이스바알이 요르단 강 동부지역 마하나임에서 왕으로 추대되고 사울의 군장관 아브넬이 그를 보좌한다. 그렇다면 이 나라가 이스라엘의 정통성을 고수한 것이다. 그러나 다윗은 아브델과 밀통하여 마침내 헤브론에서 모종의 협상을 했는데(삼하 3, 12~13), 그 길에서 돌아가던 아브넬은 다윗의 장군 요압에 의해서 암살되었다(삼하 3, 26~27). 사무엘서는 다윗이 그런 사정을 몰랐다고 기록함으로써 그 책임을 다윗에게 돌리지 않으려고 하나, 다윗이 요압을 벌했다는 기록은 없다. 이 사건 직후에 이스바알이 피살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다윗이 그 암살자들을 처형했다고 하는 기록이 있으나 바로 처형해버렸기에 그 암살동기는 오리무중에 빠지게 된다.

다윗은 사울계(系)의 어떤 사람에게서 "꺼져라! 이 살인자야, 꺼져라! 이 불한당 같은 놈아. 사울 일족을 죽이고 나라를 빼앗은 놈, 그 원수를 갚으시려고 이제 야훼께서 이 나라를 네 손에서 빼앗아……"(삼하 16, 7~8)란 욕을 듣는다. 이것은 사울과 그 집안에 대한 다윗의 관대함을 길게 서술한 것과는 상반되는데, 사무엘하 21장 1~4절에서는 사울 집안에 대한 다윗의 잔인함이 기록되어 있다.

이 같은 음흉한 과정을 거쳐서 결국 다윗은 이스라엘의 왕으로 추대되며 남북을 통일하게 된다. 그로부터 불레셋을 재기불능의 지경으로 쳐부수고 판도를 넓혀 주변 군왕에 필적할 만큼 강대한 세력을 구축했는데, 그렇게 되기 위해서 두 가지 커다란 방식으로 포석을 깔았다. 하나는 예루살렘 시(市)를 점유하여 그의 성(城)을 세운 것이요, 또 하나는 예루살렘에 전통의 법궤를 이송안치한 일이다.

원래 예루살렘은 유다나 이스라엘에 속하지 않고 여부스족의 도성이었다. 다윗은 이 성을 빼앗아서 자기의 사영(私營)으로 삼았고 동시에 왕도(王道)로했다. 예루살렘은 유다와 이스라엘의 중간에 있어서, 그가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전체의 왕임을 시위하는 데에 적절한 장소였다. 여기에 그는 자신의 궁(宮)을 세운 것이다. 이것은 또 하나의 왕권정착의 사건인데 이것으로 다윗은 세 번에 걸쳐 왕권을 다진 셈이다. 법궤를 자기의 사영에 안치함으로써 그는 야훼의 신을 독점하게 됐다. 따라서 하나의 목동으로 출발한 그가 제사장들을 임명하는 권한까지 행사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는 제사장을 그의 수하의 다른 관리와 같은 범주에 두고 있다(삼하 8, 15~18).

이로써 다윗이 비록 이스라엘의 왕은 되었으나, 이스라엘은 그 본 모습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이스라엘은 이제 야훼가 직접 이끄는 제의적 종족이 아니라 군주왕국이 된 것이다. 따라서 그 국체를 이끌려면 계속 전쟁을 해야 했고, 그만큼 잔인하게 많은 피를 흘려야만 했다. 이후로 모압, 암몬, 아람 그리고 에돔 족속들을 속속 쳐부수고 영토를 확대한 과정이 그러했다. 빼앗는 자는 빼앗기는 위협을 당하게 마련이고, 칼을 쓴 자는 칼로 자신을 유지하거나 아니면 망하는 것이다. 결국 다윗왕국에서도 반란이 일어났다. 그것은 그의 아들 압살롬(삼하 15~19장)과 세바에 의한 반란(삼하 20장)이었다. 그들은 민중에게 큰 지지를 받았다. 그것을 사무엘하의 기록은 "이스라엘 사람들의 마음을 훔쳤다"(삼하 15, 6)고 표현한다. 아무튼 그들의 세력이 얼마나 강대했는가 하는 것은 다윗이 예루살렘에서 피란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에서 입증된다. 결국 압살롬은 요압에게 사살됨으로써 끝장을 보았으나, 부자간의 세력다툼에서 피를 흘리는 참극을 노정한 것이다. 노년의 다윗은 남은 아들 중 이복형제 아도니아와 솔로몬 사이의 싸움을 주견(主見)을 갖고 처리하지 못하고, 불륜으로 얻은 아내 밧세바의 조종을 받아 솔로몬을 후계자로 정하고, 사독이라는 제사장과 나단에게 기름을 붓도록 했는데 이것으로 이미 왕조의 운명은 결정된 셈이다.

다윗은 사무엘의 입을 통해서 예고한 대로 왕이 되면서 민중을 위한다고 했으나 실은 민중을 배반했다. 성서의 기자는 다윗 편에 서서 미화되어 전승된 다윗설화를 토대로 편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목할 것은 다윗의 치부를 주저없이 폭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자는 다윗을 통해서 실현되는 하느님의 뜻을 존중한다. 그러나 그의 뜻과 하느님의 뜻을 동일시하지는 않는다. 그의 치부를 주저없이 폭로한 것으로는 무엇보다도 우리야의 아내를 빼앗은 일인데 그것은 예언자 나단에게서 언급된다. 한편 한 인간으로서 권력을 가졌기에 치명적인 잘못을 저지르는 인간 다윗을 볼 수 있는 반면에, 다른 한편으로는 하느님 앞에 무조건 무릎을 꿇는 또 한 면의 다윗을 볼 수 있는데, 이 점에 그의 위대함이 있음을 또한 인정해야 할 것이다.


| 안병무전집1 |
역사와 해석
(한길사)
List of Articles
표지
증보판에 부치는 말
머리말
       
제1부 고전(古典)으로서의 성서
       
제1장 고전의 의미
    1. 인류와 고전
    2. 현대인과 고전
제2장 성서의 특성
제3장 성서를 보는 눈
제4장 성서에서 보여주는 역사의 주체
제5장 성서의 자료와 편집
       
제2부 약속을 믿고 산 민족사 : 구약
       
제1장 한 책의 민족 이스라엘
제2장 인간사 서장
    1. 창조된 세계와 인간(아담)
    2. 잘못 출발된 역사
제3장 도상의 나그네
    1. 족장들
    2. 탈출의 족장 : 아브라함
    3. 하느님과 겨룬 사나이一야곱
제4장 엑소더스
    1. 히브리
    2. 모세
    3. 하느님과의 계약
    4. 십계명
제5장 종족공동체의 형성
    1. 가나안 정착
    2. 이스라엘 종족동맹
    3. 판관들
        1) 판관 삼손(판관 13~16장)
        2) 판관 기드온(판관 6~8장)
제6장 왕국시대
    1. 왕권과 국가
    2. 다윗왕조
    3. 왕국시대
        1) 솔로몬 왕
        2) 분단 200년
제7장 예언자
    1. 예언자의 현장
    2. 찬양과 저주一나단
    3. 왕권과의 대결자一엘리야
    4. 종교보다 정의를一아모스
    5. 남은 무리 一이사야
    6. 심판과 새 가능성 一예레미야
    7. 해골의 부활一에제키엘
    8. 너 위한 수난一이름없는 예언자
    9. 예언자의 말의 성격
    10. 과거, 현재, 미래
   
제3부 새로운 개벽 : 신약
   
제1장 예수의 사건
    1. 예수의 시대상
    2. 역사와 해석자
    3. 예수의 선포
        1 ) 하느님 나라의 초대
        2) 낡은 질서와의 대결
    4. 예수의 행태
        1) 무슨 권위로
        2) 예수와 민중
    5. 십자가 처형
    6. 갈릴래아에서 만나자一부활사건
제2장 예수운동의 전진(사도행전)
    1. 예루살렘에서의 예수의 민중운동
    2. 이스라엘 민중운동의 목표와 사상
    3. 민중사실
제3장 바울로의 삶과 증언
    1. 그의 삶
        1) 바울로의 위치
        2) 민중사건에 항복한 사울
        3) 바울로의 연대기
    2. 바울로의 증언
        1) 인간세계 심판
        2) 사람됨의 조건
        3) 죽음에서의 탈출
    3. 그리스도와 역사
    4. 자유인의 길
        1) 앞을 향해 달리는 삶(필립 13,1~14)
        2) 하느님 앞에 선 존재 (갈라 4, 1~10)
        3) 이웃과 더불어의 존재
    5. 바울로의 민중론
        1) 고린토교회의 사회계층
        2) 민중을 보는 바울로의 눈
        3) 택함을 받은 민중
    6. 바울로의 수난기
        1)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
        2) 예루살렘에서
        3) 문제점들
        4) 바울로는 ‘정치범’이 아닌가
        5) 예수의 수난사와 바울로의 수난기
제4장 요한의 증언
    1. 요한복음의 특이성
        1) 공관서와의 관계
        2) 요한의 정신적 풍토
        3) 예수의 새 해석
    2. 개벽의 선언
    3. 갈림길
제5장 박해와 희망(계시록의 신앙)
    1. 묵시문학의 성격
    2. 로마제국과의 대결
    3. 결단할 때
    4. 영원의 노크
    5. 마라나타
한국어로 된 성서 연구 참고문헌
전집간행에 부치는 말
판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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